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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은경애는 화가 나서 몸을 약간 떨며 주먹을 불끈 쥐고 남하준에게 물었다.

“하준아, 이 여자가 지금 거짓말을 하는 거지? 그렇지?”

남하준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할머니, 이 친구가 백하린이에요.”

은경애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아 얼굴이 붉어졌고, 떨리는 손으로 옆에 있는 서다인을 잡고 물었다.

“완자야, 지금 너희들이 나를 속이고 있는 거지? 너야말로 내 손자며느리잖아!”

서다인은 할머니의 불안한 감정의 변화를 눈치챘다. 드디어 그날이 온 것이다.

전에는 할머니가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는 줄 모르고, 할머니의 호의를 마음 편히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 모든 것이 오해라는 걸 알았으니, 서다인은 무슨 자격으로 계속 남하준의 아내로서 할머니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서다인은 마지막으로 남은 사랑을 잃게 될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질 것 같지만 꿋꿋하게 말했다.

“할머니가 저를 계속 완자라고 부르셔서, 저는 제 얼굴이 동그랗고 또 늘 완자 머리를 해서 그렇게 부르시는 줄 알았어요. 할머니가 저를 전에 아끼던 예비 손자며느리로 착각하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은경애의 눈가가 촉촉해지더니 서다인의 손을 꼭 잡고 흐느끼며 말했다.

“난 착각하지 않았다. 네가 바로 완자야. 이미 잊은 거냐? 네가 어릴 때 통통하고 얼굴이 동글동글하고 핑크빛이 돌아 하준이가 너보고 완자 같다고 해서 계속 너를 완자라고 불렀잖아.”

“하준이는 어릴 때부터 너를 아주 많이 좋아하고 아꼈어. 하지만 넌 그때 너무 어리고 순진해서 그 마음을 전혀 몰랐지. 네가 유학을 떠나 우리와 연락이 끊긴 후로 하준이는 몇 년 동안 거의 혼이 나간 채로 지냈단다.”

“그리고 네가 커서 귀국하면 어떻게든 너와 결혼하게 도와달라고 나한테 부탁했어. 다시는 너를 떠나지 못하게 하겠다고 했어. 내가 너희 둘 결혼을 얼마나 어렵게 성사시켰는데.”

은경애는 말할수록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더욱 흐느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내가 사람을 잘못 봤다고?”

서다인은 할머니가 울자 심장이 불에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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