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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Autor: 유월냥이
윤홍주가 방으로 돌아왔을 무렵에는 어느덧 묘시가 가까워져 있었다.

그녀는 다시 침상에 몸을 누인 채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어깨의 상처가 욱신거릴 때마다 가슴마저 함께 찢기는 듯했다. 숨을 한 번 들이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다.

잠시 뒤 강현우가 돌아왔다.

이미 목욕을 마친 뒤라 몸에서는 김영란의 흔적이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말없이 침상에 올라 윤홍주를 품에 안으려 손을 뻗었다.

“배가 고픕니다.”

윤홍주가 불쑥 입을 열자, 강현우는 놀란 듯 뻗었던 손을 거두었다.

“어젯밤엔 어디 계셨습니까?”

강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미안한 기색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우선 먹을 것을 가져오마.”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어젯밤에는 서재에서 일을 보다가 너무 피곤해서 그만 잠이 들었소.”

“그러셨군요.”

윤홍주는 그의 거짓을 굳이 들추지 않았다.

“많이 피곤하셨겠어요.”

그의 대답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처음부터 속일 생각이었다면 진실을 말할 리 없었다.

하지만 강현우는 그녀의 말뜻을 알아채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을 걱정해 준다고 여긴 그는 몇 마디 다정한 말을 건넨 뒤 방을 나서려 했다.

문턱을 넘던 그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윤홍주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달싹이다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강현우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불안해졌다.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가슴 한켠을 파고들었다.

강현우는 황급히 되돌아와 다시 침상 곁에 무릎을 꿇었다.

“홍주야, 아직도 내게 원망이 남아 있는 것이냐? 영란이는 현수의 처다. 내가 그녀를 보살피는 것도 모두 현수 때문이지, 다른 마음은 추호도 없다. 나는 결코 너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이 후부에서 지내는 것이 괴롭다면 우리 둘이 나가 따로 살자. 설령 분가하는 한이 있어도 나는 너와 함께할 것이다. 나는 네가 조금이라도 상처 입는 것을 차마 볼 수 없다. 진심이다.”

윤홍주는 말없이 강현우를 바라보았다.

애틋한 눈빛도, 사랑이 넘치는 표정도,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도, 조금의 망설임조차 없는 말투도 모두 진심처럼 보였다.

‘그는 어찌 저토록 태연하게 거짓을 진실인 양 내뱉을 수 있는 것일까?’

‘이제 와 따져 본들 무슨 소용이랴. 곧 떠날 사람인데.’

윤홍주는 속으로 조용히 한숨을 삼켰다.

“그저 야채죽이나 좀 끓여 달라고 말씀드리려던 것뿐입니다.”

그녀가 나지막이 말했다.

“참말이냐?”

강현우는 그제야 긴장이 풀린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홍주야, 다시는 나를 그리 놀라게 하지 말아다오. 참으로 두려웠다.”

윤홍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만큼은 정말 채소죽이 먹고 싶었다.

자신과 김영란 앞에서 전혀 다른 얼굴을 보이는 강현우를 보고 있자니 속이 메스꺼웠다. 무엇이라도 먹어 울렁이는 속을 가라앉히고 싶었다.

강현우는 그날 직접 죽을 끓였다.

이날 강현우는 손수 죽을 쑤었다. 직접 떠먹여 줄 생각이었으나, 윤홍주의 몸은 좀처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입맛은 전혀 돌지 않았고, 속은 오히려 더욱 메스꺼워졌다.

“제가 먹겠습니다. 서방님께서는 어서 가서 볼일을 보세요. 이러다 오늘 밤도 서재에서 지새우시겠습니다.”

강현우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홍주야, 내가 곁에 있는 것이 싫은 것이냐?”

강현우는 그제야 윤홍주의 태도가 전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이제껏 단 한 번도 자신을 내보낸 적이 없었다.

최근 자신의 행동을 떠올릴수록 미안함이 더욱 짙어졌다.

“아니다. 오늘부터는 서재에서 자지 않겠다. 오늘은 일찍 돌아와 네 곁을 지키마.”

“그러세요.”

강현우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진 뒤, 윤홍주는 손도 대지 않은 죽을 내다 버리고 곧장 해당원으로 향했다. 아직 정리하지 못한 물건들이 그곳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방 안에는 지난날 강현우가 선물한 물건들이 가득했다. 윤홍주는 그것들을 하나씩 깨끗이 닦은 뒤 나무 상자에 가지런히 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화사하게 단장한 김영란이 식함을 들고 해당원으로 다가왔다.

굳이 이곳까지 찾아온 이유쯤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일부러 윤홍주를 찾아와 시비를 걸려는 것이었다. 평소 강현우가 윤홍주를 빈틈없이 감싼 탓에 김영란은 그녀의 처소에 발도 들이지 못했다.

“형님, 안에 계신가요? 저 들어갈게요.”

김영란은 대답도 기다리지 않은 채 마당으로 성큼 들어섰다. 입가에는 숨길 수 없는 득의양양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

윤홍주는 굳은 얼굴로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누가 들어오라 했느냐? 당장 나가거라!”

“그야 당연히 아주버님께서 허락했지요.”

김영란은 천진한 얼굴로 웃으며 식함을 들어 보였다.

“형님께서 저 때문에 다치셨다고 해서, 제가 직접 음식을 만들어 왔어요. 형님 몸이 낫지 않으면, 아주버님께서 절 너무 괴롭히신다니까요.”

말끝마다 자랑이 묻어났다.

“아주버님은 큰 병을 앓으셨던 분 같지가 않아요. 밤마다 어찌나 힘이 넘치시는지... 한 번으로는 끝나질 않으세요. 계속 절 찾으셔서, 이제는 제대로 걷기도 힘들 정도예요.”

김영란은 혼잣말을 늘어놓듯 말하며 일부러 비녀를 고쳐 꽂았다. 그 바람에 목덜미에 남은 붉은 자국이 그대로 드러났다.

“아주버님은 참 짓궂으세요. 형님의 입으라 하시질 않나... 몇 번이나 그러시는 바람에 저도 이제는 감당하기가 벅찰 지경이에요...”

윤홍주의 눈빛은 한없이 담담했다.

하지만 김영란의 입에서 속적삼 이야기가 나오자, 속이 울렁거렸다.

강현우와 김영란, 생각할수록 역겨운 두 사람이었다.

김영란은 어느새 손수건 한 장을 꺼내 펼쳤다. 새하얀 천 위에는 붉은 핏자국이 매화처럼 번져 있었다.

김영란은 강현우와 합방하던 날까지도 자신은 처녀의 몸이었으며, 강현우가 자신을 더없이 아끼고 사랑해 주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두 사람이 가장 연모한 이는 오직 서로뿐이라고 했다.

윤홍주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담담히 입을 열었다.

“축하하네. 부디 두 사람 오래도록 함께하며 백년해로하게. 또한 아이도 일찍 보기 바라네.”

윤홍주가 처음으로 대꾸하자 김영란은 뜻밖이라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윤홍주가 화조차 내지 않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속이 뒤틀린 김영란은 다시 말을 이었다.

“형님, 다과는 방 안에 들여놓을게요. 산이는 제가 만든 다과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그 애가 그러더라고요. 제가 자기 어머니였으면 좋겠다고. 애도 참... 어찌 그리 입을 함부로 놀리는지 모르겠어요!”

“그뿐인 줄 아세요? 그림도 한 폭 그렸는데, 아주버님과 저, 그리고 산이를 함께 그려 넣었더라고요. 형님도 그 그림을 보셨지요? 그래도 제가 산이에게 일러 주었어요. 진짜 어머니는 형님이시니 그 그림도 형님께 드려야 한다고요.”

이미 무뎌질 대로 무뎌진 윤홍주의 마음이 순간 욱신거렸다. 산이는 열 달을 품어 낳은 자식이었다. 아무리 외면하려 해도 마음 한구석에는 늘 놓지 못한 정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친아들에게서 칼을 맞은 듯한 상처를 입고 나니 그 모든 미련은 고스란히 아픔으로 변해 버렸다.

역시 피는 속일 수 없는 모양이었다.

아비와 아들이 자신을 속이는 꼴이 하나같이 닮아 있었다.

윤홍주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앞으로 산이를 잘 부탁하네. 그 아이도 언젠가는 자네를 친어머니처럼 따르게 되겠지.”

그 말을 내뱉는 순간, 가슴 깊이 남아 있던 마지막 미련마저 흔적 없이 사라졌다.

이 순간부터 윤홍주에게는 더는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었다.

“윤홍주, 너는 정녕 피도 눈물도 없는 것이냐?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어찌 슬퍼하는 기색 하나 없단 말이냐!”

‘어찌 슬프지 않았겠는가?’

처음 그 일을 알았을 때만 해도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다만 이제는 더는 아프지 않을 뿐이었다.

그때 김영란의 눈빛이 번뜩였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식함을 내던지더니 성큼 다가와 윤홍주의 팔을 붙잡았다. 그러고는 그대로 몸을 뒤로 젖혔다. 입가에는 희미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

김영란은 입술을 달싹이며 나직이 속삭였다.

“윤홍주, 네 지아비와 아들이 우리 두 사람 중 누구를 더 소중히 여기는지 알고 싶지 않으냐?”

김영란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뒤로 나가떨어졌다. 뒤통수가 돌에 부딪히며 피가 금세 바닥을 적셨다.

아니나 다를까, 그 모습을 본 강현우와 산이는 곧바로 한달음에 달려와 김영란을 일으켜 세웠다.

“영란아, 괜찮으냐?”

“전 괜찮아요. 어서 형님부터 살펴보세요. 상처가 다시 터졌어요.”

김영란은 눈물을 흘리며 아픈 몸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강현우를 가볍게 밀었다.

“형님께서 왜 갑자기 화를 내시며 저를 밀치셨는지 모르겠어요. 형님께서 이곳에 계신 데다 점심도 거르셨다기에, 드시라고 계화떡을 만들어 가져왔을 뿐인데.”

“아주버님, 제가 너무 경솔했던 걸까요?”

“형님, 정말 죄송해요. 그러니 이만 화 푸세요.”

강현우는 뒤를 돌아 문가를 바라보았다.

아무런 표정도 없이 서 있는 윤홍주를 보자 황급히 몸을 일으켜 그녀에게 다가갔다.

바로 그때 김영란이 배를 부여잡고 비명을 질렀다.

“배가... 배가 너무 아파요!”

“아버지, 숙모님이 피를 너무 많이 흘려요!”

산이는 울음을 터뜨린 채 김영란에게 연신 입김을 불었다.

“숙모님, 산이가 호 해 드릴게요. 그러면 안 아파요.”

강현우는 문득 김영란 뱃속의 아이가 떠올랐다. 그는 잠시 걸음을 멈추더니 이내 몸을 돌려 다시 김영란에게 향했다.

바닥에 쓰러진 그녀를 품에 안아 일으킨 뒤, 윤홍주를 바라보며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다.

“홍주야, 영란이가 더 크게 다쳤다. 우선 데려다주고 오겠다.”

“그래요. 어서 가 보세요.”

윤홍주가 담담히 입을 열었다.

그 말에 강현우의 몸이 굳어졌다. 윤홍주의 반응은 또다시 그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홍주야. 차라리 함께 가자꾸나. 너를 혼자 남겨 두기가 영 마음에 걸린다.”

“가는 길이 다르잖아요.”

윤홍주는 고개를 저었다.

앞으로 그들은 서로 다른 길을 걸으며 다시는 마주할 일이 없을 것이다.

“더 지체하다간, 그 아이 죽을지도 모릅니다.”

김영란이 죽을 수도 있다는 말에 강현우는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김영란을 안아 들고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몇 걸음 떼지 못하고 문득 걸음을 멈췄다.

뒤돌아보니 윤홍주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그 모습을 확인한 뒤에야 강현우는 안심한 듯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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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우는 방 안에 갇힌 채 윤홍주를 만나게 해 달라며 계속 소란을 피웠고, 이현은 문밖에 서서 그만 포기하라고 타일렀다.“강현우, 그렇게 매달릴수록 홍주만 더 괴로워질 뿐이다. 지난번 내가 했던 말은 한마디도 귀에 담지 않았구나.”“왕야의 속셈쯤은 다 압니다. 왕야는 제게서 홍주를 빼앗고 싶으신 거겠지요. 하지만 잘 들으십시오. 저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홍주를 왕야에게 넘겨줄 일도 없습니다.” 강현우는 문을 향해 주먹을 거세게 내리쳤다. 그는 이성을 잃은 채 문을 마구 흔들며 소리쳤다. “문 여십시오! 홍주를 만나야 합니다. 산이가 아픕니다. 나와 홍주가 함께 돌봐야 합니다!”문밖에서 이현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다. 강현우는 의자를 집어 문을 향해 내던졌고, 문은 산산조각이 났다. 의자는 이현의 발 앞에 떨어졌다.강현우는 눈이 충혈되고 광대뼈는 앙상하게 튀어나와 사람인지 귀신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몰골이었다.그는 앞뒤 가리지 않고 이현에게 달려들었다.“홍주를 돌려주십시오!”하지만 이현은 가볍게 몸을 피했고, 강현우는 그대로 허공을 향해 달려들다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는 다시 몸을 일으켜 이현을 공격했다.몇 차례나 덤벼들었지만 끝내 기력만 모두 소진했다.그러다 그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여 예를 올리며 윤홍주를 돌려달라고 애원했다. 그녀만 돌려준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거듭 빌었다.화가 치민 이현은 그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홍주는 사람이지 물건이 아니다! 그녀에게도 그녀만의 생각이 있어. 그녀의 선택을 좌우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너도, 나도 마찬가지다.” 이현은 윤홍주를 떠올리며 가슴이 뜨거워졌다. “진정한 연모는 소유가 아니다. 그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강현우, 너는 애정이 무엇인지조차 모른다. 홍주를 사랑한다고 말할 자격도 없느니라.”“나는 너보다 먼저 그 아이를 만났지만, 단 한 번도 내 뜻을 강요한 적이 없었다. 너는 이미 그녀를 얻고도 끝내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나는 절

  • 천 번 후회해도 늦은 사랑   제20화

    “절 보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저희 부자는 여기서 함께 죽겠습니다.” 강현우의 칼끝이 산이의 목을 스치며 피부를 베자, 아픔을 느낀 산이는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영안후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강현우는 이번에는 자신의 목에 칼날을 가져다 댔다. “아버지, 제발 허락해 주십시오.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이번에도 홍주를 데려오지 못하면 깨끗이 포기하겠습니다.”“업보로구나!” 영안후는 흐려진 눈으로 긴 한숨을 내쉬었다. “산이는 네 아들이다!”하지만 강현우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굴었다. 영안후가 끝내 막지 않자 그는 산이를 안고 마차에 올라탔다.“아버지, 이 불효자식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반드시 홍주와 함께하겠습니다.”강현우는 마차를 몰고 떠났다. 산이는 겁에 질려 계속 울었고, 몇 번이나 울다가 정신을 잃었다. 이제는 강현우의 얼굴만 봐도 아이는 두려움에 몸을 떨 지경이었다....대군이 관문 안으로 철수한 뒤 윤홍주와 이현은 나장군부에 머물게 되었다.나장군부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윤홍주가 어린 시절 살던 집이 있었다.하지만 그곳은 이미 모든 것이 변해 버린 뒤였다.홍주는 대문 앞에 오래도록 서 있을 뿐, 차마 문을 밀고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그녀의 기억 속 마당에는 늘 병장기와 말뚝이 가득했다. 아버지와 오라버니는 틈만 나면 무예를 겨뤘고, 어머니는 그녀에게 바느질을 가르치려 애썼지만, 그녀는 끝내 칼과 창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와 오라버니가 배신을 당해 목숨을 잃었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고 말했다.어머니는 그녀를 경성으로 보낸 뒤 반드시 혼인해 아이를 낳고 살아가겠다고 맹세하게 했다.그리고 그녀가 떠난 뒤, 어머니는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그날 이후 윤홍주에게는 더 이상 돌아갈 집이 없었다.“홍주야?” 이현이 조용히 그녀를 불렀다.그녀는 뒤돌아 미소를 지은 뒤 천천히 대문을 밀었다.윤홍주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 집은 조금도 황폐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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