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밀러저택에서의 사고 이후,밀러저택은 물론 병원, 특히 병원 옥상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뉴욕의 밤바람은 더없이 차가웠고..병원 옥상 환풍기가 돌아가는 소음만이 적막을 깨고 있었다.아리나를 지키려는 루카스,의학적 상식으로 상황을 이해하려는 테리,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카시엘이 마주하고 있었다."이제 속이려고 하지 마. 그 샹들리에....당신이 멈춘 거잖아. 내 몸으로 느끼고 ,내 눈으로 봤어.마치 세상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루카스가 한 걸음 다가서며 카시엘은 몰아 세웠다.항상 그의 특유의 위압적인 기운이 옥상을 가득 채웠다.곁에 서 있던 테리 역시 팔짱을 낀 채 날카로운 눈빛으로 카시엘은 훑었다."난 의사야. 중력 가속도를 무시하고 샹들리에 파편이 공중에 멈추는 것을 봤어요.이것을 이라고 하면, 난 오늘부터 과학을 믿을 수 없을 거고, 의사 면허도 반납할 거야."카시엘은 잠시 아리나를 바라보았다.그녀의 맑은 눈동자에는 두려움보다는 그에 대한 깊은 걱정이 서려 있었다.카시엘은 더 이상 숨기는 것이 아리나의 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나는 당신들의 상식 너머에 있습니다."카시엘이 입을 뗐다.그 순간, 그의 평소 뚝딱거리던 걸음걸이가 서투른 말투는 사라지고서늘한 정도의 우아하고 성스러운 기품이 흘러 나왔다.카시엘이 눈동자가 순식간에 투명한 유리알처럼 푸른 정식으로 빛나기 시작했다.밤하늘의 별들을 응축해 놓은 듯한 광채였다."나는 천계의 수호천사, 카시엘이다.지상의 선한 영혼, 아리나를 덮치려는 악의 세력을 막기 위해 강림했다."그의 달라진 말과 함께 그의 등뒤로 거대한 날개의 잔상이 일렁였다."그러나 인간의 육신에 고착되어서 능력이 제한 되었다. 그대들은 성은의 능력이 있는 인간들이기에 남들이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나늬 천력을 보고 느낀 것이다"실체가 아닌 영적인 형상이었지만.압도적인 성스러움에 루카스는 본능적으로 총에 손을 올렸다가 멈칫했다.자신의 수호령이 카시
루카스가 아리나에게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아리나, 저 남자에 대해 얼마나 알아요? 저 남자를 어디가지 믿어요? 오늘 사고...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분명 평범하지 않았어요." 아니라는 잠시 침묵하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도 알아요. 하지만 카시엘이 제 옆으로 온 뒤로, 제 삶을 괴롭히던 불행들이 조금씩 의미를 찾기 시작하고 있어요. 그것이 기적인지, 마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게는 중요하지 않아요." 루카스는 아리나의 단단한 믿음에 묘한 패배감을 느꼈다. 자신의 재력도, 수호천사의 힘도, 아리나의 마음속에 가득 들어찬 카시엘이 존재감을 밀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한편, 병실에 혼자 남은 카시엘이 앞에 다시 라파엘이 나타났다. "능력을 썼더군, 카시엘. 인간을 위해 천곙의 질서를 흔드는 것은 반역이야." "아니라는 질서 이상의 가치가 있다." "과연, 그럴까? 네가 인간의 감정을 배우게 되는 순간, 너의 권능은 독이 되어 너는 물로 그녀의 모든 것을 파괴하게 될 거야." 라파엘이 경고에 카시엘은 가슴에 찌릿한 통증을 느꼈다. 처음 느껴보는 이라는 감정이었다. 아리나를 지키기 위해 내려왔지만,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 그녀에게 가장 큰 재앙이 돌 수도 있다는 사실. 카시엘은 창밖의 뉴욕 거리를 내려다보며 결심했다. 더 철저히, 가능한 빨리 아리나를 루카스에게 보내야 한다고. 하지만 아리나가 병실로 돌아와 환하게 웃으며 "카시엘이, 이제 집에 갈까요?!"라고 말하는 순간 그의 결심은 모래성처럼 허물어지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테리는 의사답게 본능적으로 아리나와 루카스에게로 달려갔다.'둘 다 괜찮아요? 루카스, 당신 어깨 상처 터졌잖아!!"테리는 루카스를 나무라면서도 손은 떨리고 있었다.루카스는 괘찮다며 손을 저었지만,그의 시선은 멀리 서 있는 카시엘에게 고정되었다.루카스는 방금 느꼈다.자신의 수호령이 누군가에게 를 표하며 딸을 바쿄주는 기이한 감각을."카시엘... 당신... 대체 정체가 뭐야?"루카스의 의문이 가득한 질문에 카시엘은 피 묻은 코를 소매로 닦으며 대답했다."저는 그저... 아리나를 지키는 사람입니다. 당신이 그런 것처럼.."테리는 두 남자 사이의 기류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상황을 정리하려 했다."일단, 다들 병원으로 가자. 루카스, 당신은 재벌가 막내답게 사고 수습이나 좀 하지."병원으로 돌아오는 길.아리나의 카시엘은 창백한 얼굴을 보며 의구심이 들었다.사고 순간, 분명 카시엘은 주변에서 음악소리가 들린것 같았다.마치 천사들의 합창 같은 신성한 음악 소리가 들린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녀는 조용히 카시엘이 손을 잡아 주었다.한편, 밀러 패밀리는 방금의 사고가 단순 사고가 아님을 눈치채고파티장의 곳곳을 살피기 시작했다.그리고 아리나와 카시엘, 테리에 대해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선과 악의 대립이 점점 심해지는 불안정한 뉴욕을 악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려고오랜 세월 사투를 벌인 밀러 가문이었기에.---------------------------------병원 옥상.루카스는 자신의 수호천사가 소통하려 애를 쓰고 있었다.밀러 가문의 사람들은 대대로 영적인 감각이 예민했고,선을 위해 고군분투 하는 사람들이였다."카시엘, 그자가 우리와 같은 편인가? 아니면 더 높은 곳에서 온 자인가?"루카스의 물음에 수호령은 형체없는 바람으로 대답했다.루카스는 복잡한 심정으로 병원으로 내려왔다.그곳에는 우리나라 카시엘에게 따뜻한 차를 먹여주고있었다.
사고는 순식간이었다.밀러 패밀리가 파티로 정신이 없고,루카스가 지인들에게 인사를 하려고 아리나에게서 잠시 떨어진 그 순간,악마의 장난으로 샹들리에를 지탱하던 굵은 와이어가 팅- 소리를 내며 끊어졌다.거대한 유리 덩어리가 아리나의 머리 위로 곧바로 떨어지고 있었다.사람들의 비명이 터져 나오려는 찰나,"안 돼 !"루카스가 아리나를 향해 몸을 날렸다.그 순간, 루카스의 등 뒤에서 조용히 잠든 것 처럼 있던 거대한 황금 수호령이 눈을 뜨고 발현되었다. 그리고,황금빌 날개가 펼쳐지며 샹들리에의 낙하 속도를 늦추는 압력을 만들어 냈다.하지만 그것으론 부족했다.루카스의 힘이 닿기 직전, 카시엘이 손을 뻗어 나직하게 읊조렸다."Halt(멈춰라)."인간들은 인지하지 못하는 0.1초의 순간.카시엘은 눈이 은색으로 번뜩이며 파티장의 시간이 멈추어 정지했다.천계의 위대한 능력이 허락된 짧은 그 시간,그 틈을 타고 카시엘은 샹들리에의 파편 하나하나를 공중에서 아리나를 비켜 아무에게도 닿지 않게 고정시켰다.루카스의 수호천사가 카시엘은 보고 미소지었다.시간이 다시 흐르자,샹들리에는 아리나를 빗겨나가 바닥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루카스는 아리나를 감싸 안은 채 바닥을 글렀다.아니라는 무시했다.카시엘은 다시 뚝뚝거리는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와 거칠게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능력을 쓴 대가로 코끝에서 붉은 피가 한 방울 떨어졌다.악의 방해가 오히려 루카스와의 아리나를, 그리고 카시엘까지 더 끈끈하게 이어주는 끈을 만들고 있었다.
루카스의 본가인 밀러 저택에서 거대한 자선파티. 밀러가문은 뉴욕은 물론 미국 전역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선한 대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밀러패밀리가 여는 파티는 미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석하고 싶어하는 아기였다. 루카스는 실종 사건 수사 협조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아리나를 초대했고, 카시엘은 를 핑계로 턱시도를 입고 동행했다. "카시엘, 넥타이가 너무 꽉 조여요?" 우리나라 카시엘은 나비넥타이를 만져주자, 카시엘은 목을 뻣뻣하게 세운 채 답했다. "인간들은 왜 스스로 목을 조르는 천을 감고 축제를 즐기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턱시도를 입은 카시엘이 파티장에 들어서자 장내는 정적에 휩싸였다. 모델 뺨치는 비율과 신성한 분위기에 귀빈들의 시선이 쏠렸다. 루카스는 아리나에게 다가와 자연스럽게 에스코트했다. "아리나, 오늘 정말 아름다우세요 카시엘은...... 여전히 화보 촬영 중인 것 같군요." 루카스가 웃으며 농담을 던지자, 카시엘이 눈에 파티장의 천장에 매달린 거대한 샹들리에 위로 검은 기운이 모이는 것이 보였다. 하급 악마들이 아리나의 빛을 시기하고 루카스와의 만남을 방해하기 위해 대형 사고를 계획하는 것이 분명했다. 다행히 지금 이 곳은 대대로 성스러운 기운이 가득한 밀러 가문의 저택이었고 , 강력한 수호령이 있는 루카스가 아리나를 에스코트 하고 있어 무사하긴 했지만, 루카스에게서 떨어지거나, 이곳을 벗어나는 순간 그녀는 바로 위험에 노출 될 것이다. 카시엘은 신경을 바짝 곤두세웠다.
카시엘의 상처를 치료한 것은 테리였다.그녀는 사나운 표정으로 카시엘의 팔을 꿰맸다."당신, 바보야? 우리가 지켜줘야 할 환자를, 때려잡으면 어떡게 해?""저는 때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잡은 것이 아니라, 그를 붙잡고 있었을 뿐입니다."테리는 한숨을 내쉬며 루카스를 쳐다봤다.루카스는 복도에서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었다.테리는 문득 짓궃은 심술이 났다."형사님, 그렇게 걱정되면 들어와서 직접 보시든가요.아리나를 걱정하는 거예요, 아니면 이 사고뭉치 걱정하는 거예요?""둘 다입니다! 교수님은 왜 매번 그렇게 삐딱하게 말합니까?"루카스가 버럭 화를 내며 들어오자, 테리는 피식 웃었다."엄살 부리는 건 형사님 전공이고... 카시엘, 당신은 당분간 팔 쓰지 마. 아리나한테 더 이사의 민폐 끼치기 싫으면."치료를 마친 후, 루카스는 테리에게 비타민 음료 하나를 툭 던졌다.“먹고 힘내쇼. 교수님 쓰러지면 아리나 씨가 슬퍼할.. 아니, 더 피곤해 질 테니까."테리는 음료수를 만지작거리며 루카스의 뒷모습을 바라 보았다.그 차가운 눈빛에 아주 잠깐, 따스한 무언가가 서렸다.그날 저녁, 아리나는 카시엘을 위해 정성껏 죽을 끓였다.팔을 다친 카시엘을 위해 그녀가 직접 숟가락을 들었다."천사님, 오늘은 제가 떠먹여 줄게요. 이제 뚝딱거리지 말고 제발 얌전히, 가만히 좀 있어요. 알았죠?"카시엘은 아리나가 내미는 죽을 받아먹으며 생각했다.루카스와 아리나를 연결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인데,왜 아리나가 떠먹여 주는 이 죽이,루카스의 수호천사보다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일까.인간의 사랑도, 사랑하는 법도 모르는 천사는,자신도 모르는 사이에,'질투'나 '설렘'이라는 단어를 느끼고 배우기 전..아주 원초적인 평온함을 느끼고 있었다.그리고 그것이 훗날 닥쳐올 거대한 폭풍의 전조임을,그는 아직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