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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Author: 민들레
그런 생각이 스치자마자 신지아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불과 지난달만 해도 변도영은 이나은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한밤중 비행기를 끊어 해외로 달려갔다.

그녀 곁에서 사흘 밤낮을 지새우며 돌봤고 기분을 풀어주겠다며 수십억짜리 목걸이까지 선물했다.

집에 돌아온 뒤에도 꿈속에서조차 이나은의 이름을 불렀다.

그 정도로 사랑하는데 어떻게 이혼을 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변도영의 시선은 그녀가 돈을 못 가져가 실망한 거라고 오해했다.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비웃었다.

“변씨 가문은 네가 원할 때 들어오고 원할 때 나갈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애당초 약혼을 깨지 않으려고 버텼던 네가 이젠 쉽게 돈 챙겨서 떠날 거라 생각해?”

신지아는 답답하게 물었다.

“이 돈... 당신이 첫사랑이랑 같이 있기 위해서라면 값어치 없는 거 아니에요?”

그 말에 변도영은 잠시 멍해졌다.

‘이나은? 이게 왜 나은이랑 이어지는 거지?’

그러나 곧 그녀의 속뜻을 알아챘다.

즉, 자신과 이나은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희생’의 태도를 보이는 것처럼 포장했다는걸.

변도영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자기 엄마랑 똑같네.’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억지로 눈을 맞추게 했다.

“누가 그랬어? 내가 이혼해야만 나은이랑 함께할 수 있다고?”

차갑게 흘러나온 목소리에 신지아의 심장도 얼어붙는 것 같았다.

‘그렇지.’

변도영은 도덕이나 결혼 따위에 매여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이 이혼을 하든 말든 변도영이 이나은을 찾는 건 막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그는 더욱 얄밉게 웃어 보였다.

“신지아, 그만 좀 꾸며. 이런 꼼수... 지겹지도 않아?”

변도영은 큰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잡아끌었다.

그리고 이혼 서류를 그대로 내던졌다.

“빈손으로 나가든가, 아니면 변씨 가문의 안주인답게 고개 숙이고 살든가. 선택은 네 몫이야.”

말을 마친 그는 더 이상 신지아를 돌아보지 않았다.

“아주머니, 요즘 일 잘하더라. 다음 달부터 월급 더 올려.”

집을 나서기 전 변도영은 기분이 한결 좋아진 듯한 말투로 신지아에게 말했고 오영희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변도영을 떠나보낸 뒤, 오영희는 흘끗 신지아를 바라보고는 미소를 숨기지 않은 채 다시 청소를 시작했다.

하지만 난간에 기대앉은 신지아의 눈가는 이미 빨개졌다.

솔직히 예상은 했지만 막상 겪으니 숨이 막힐 만큼 모욕적이었다.

변도영은 신지아의 지난 세월을 짓밟았다.

아니, 발로 밟고도 모자라 몇 번이고 비틀며 짓이겼다.

그의 눈에 신지아는 오영희보다 못한 존재였다.

손에 쥔 이혼 합의서를 내려다보며 신지아는 오히려 이상하리만큼 차분해졌다.

변도영이 돈을 아까워하는 게 아니라 오직 자신을 괴롭히려 한다는 걸 이제는 너무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가 끝까지 바라는 건 신지아의 철저한 패배와 고통이었다.

그러나 이혼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끝없는 고통뿐일 것이다.

유산의 상처, 아이를 잃은 절망.

그 모든 걸 또다시 겪을 자신은 없었다.

방금 전 변도영의 태도는 명확한 답이었다.

이 집에 남는 건, 곧 자신의 미래를 버리는 일.

그녀는 오랫동안 난간에 기대 생각했다.

별장이 고요해지고 혼자 남았을 때에야 천천히 몸을 일으켜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변호사에게 연락해 새로운 합의서를 작성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때,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렸고 받자마자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혼한다는 소문이 들리던데?”

잔잔하지만 단호한 남자의 목소리.

“혹시 돌아올 생각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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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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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재탕도 안되는데 이게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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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숙
재미있게 잘 보고있는 데 끊긴 게. 아쉬워요
goodnovel comment avatar
신용수
재미 있게 보고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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