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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작가: 민들레
“작별 인사? 어디로 간다는 거니?”

박수미가 손을 꼭 쥐며 다급히 물었다.

순식간에 거실의 시선이 신지아에게로 쏠렸고 모두가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중에서도 변도영은 묘한 감정을 억누르듯 표정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

그러자 이나은이 곧장 그녀 옆으로 다가오더니 마치 다정하게 걱정해 주는 척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아야, 부부끼리 다투는 건 흔한 일이야. 무슨 말이든 차분히 하면 돼. 여기 변씨 가문에서 이렇게 토라지는 건 좋지 않지?”

목소리는 분명 낮췄는데 묘하게도 모두가 들을 수 있을 만큼 또렷했다.

신지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는 이번엔 도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도영아, 넌 남자잖아. 무슨 일이 있든 네가 먼저 사과하는 게 맞지 않겠어?”

변도영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역시 예상대로 그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 순간, 이나은의 입술이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두 사람 중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면 결국 자신이 말한 게 ‘사실’로 굳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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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7화

    하지만 고청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이진이 윤재혁과 헤어진 사실을 알게 되자 고청산은 격분했다.나중에 윤씨 가문이 이유 없이 고씨 가문에 대한 프로젝트 투자를 중단했을 때 고청산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고이진에게 윤씨 가문에 사과하러 가라고 강요했다. 심지어 고이진이 거절하자 고씨 가문과 관계를 단절하라고 협박하기까지 했다.한때 고청산이 화내는 걸 두려워했던 고이진이었지만 이번에는 마음을 굳게 먹고 홧김에 고씨 가문을 떠났다.고씨 가문을 떠난 후 고이진은 신지아를 찾아가려 했지만 당시 신지아는 엄마의 심각한 병을 알게 되어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기에 자신까지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우빈도 학업 때문에 정신없이 바빴다.다른 재벌가 아가씨들에게는 사정을 알리고 싶지 않아 거듭 고민한 끝에 결국 성훈에게 전화를 걸었다.만나자마자 고이진이 상황을 설명하기도 전에 성훈은 그녀의 붉게 물든 눈가를 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짐작했다.“아저씨와 싸웠어?” 성훈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고청산과는 고이진 때문에 고작 한번 만났지만 대화를 통해 고청산이 고이진을 윤씨 가문에 기어오르는 도구로 여긴다는 것을 대략 느낄 수 있었다.고이진은 남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성훈을 찾은 것도 딱히 갈 곳이 없었던 참에 기분을 전환하고 싶어서였다.그런데 성훈의 말을 듣자 왠지 모르게 억눌러 뒀던 서러움이 밀려와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고이진은 성훈을 껴안고 쌓여 있던 억울함과 무너진 마음을 모두 쏟아냈다.성훈은 그저 휴지를 건네주며 기다렸고 그녀가 울음을 그친 후에야 말했다. “일단 여기를 떠나자.”성훈은 고이진을 데리고 곧장 공항으로 가서 해외를 돌며 보름 동안 여행을 다녔다.그들은 섬에 놀러 갔고 해협을 건너 남쪽 들끓는 작은 마을에도 갔다.마지막으로 성훈은 고이진을 교회로 데려가 그곳 사람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었다.결혼식에서 잘생긴 신랑과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사회자의 서약문을 따라 읊었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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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5화

    윤재혁은 그저 고이진이 한발 물러서 주기를 바랐을 뿐이었다.성훈과도 관련된 일이라 고이진이 한발 물러선다면 정말로 그냥 내버려둘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고이진의 말을 듣자 윤재혁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지금 개 한 마리 때문에 나랑 헤어지겠다는 거야? 좋아, 고이진. 넌 후회하게 될 거야. 오늘 내가 있는 한 어느 병원에서도 그 개를 받아주지 않을 거야.”윤재혁이 홧김에 고이진에게 이런 말을 뱉은 뒤 과연 어느 병원에서도 이 개를 받아주지 않았다.고이진은 성훈과 함께 여러 병원을 돌았지만 병원에선 번번이 정중한 말로 거부했다. 그들이 둘러대는 핑계조차 하나같이 똑같자 윤재혁이 이번에는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도 고개를 숙여 사과할 수 없었다.고이진도 나름대로 고집이 있었다.이번 일에 자신이 잘못한 건 없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고개를 숙이면 윤재혁이 날이 갈수록 횡포를 부릴 것이고 본인의 무정함이 옳다고 생각하며 위협하는 게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성훈은 그녀의 망설임을 눈치챘다.“괜찮아, 개인 병원도 있잖아.”그러면서 성훈은 전화를 걸어 강아지를 한 개인 병원으로 보냈다.“부상이 너무 심해서 저희가 최선을 다해 살려보겠지만 마음의 준비는 하셔야 합니다. 게다가 저희는 개인 병원이라 의료 장비도 당연히 다른 대단한 병원들만 못합니다. 그래도 저희 능력 내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의사의 솔직한 말에 고이진의 가슴이 조여들었다.고이진은 무의식적으로 성훈을 바라보았다. 성훈이 슬퍼하며 그녀를 탓할 줄 알았다. 그녀가 윤재혁을 건드린 탓에 지금 이런 처지가 되었다며 화를 낼 줄 알았다. 심지어 성훈이 걱정되는 마음에 당장 윤재혁에게 사과하라고 부탁하는 상상까지 했다.예전 고청산이 그랬던 것처럼.고이진이 윤재혁을 화나게 하면 윤재혁이 고씨 가문에 대한 투자나 다른 이익을 도로 가져갈까 봐 고청산은 끈질기게 윤재혁과 화해하라고 구슬렸다.“체면 따위 뭐가 중요해? 돈이 제일 중요한 거지. 고씨 가문이 여기까지 올 수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4화

    그런데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윤재혁의 냉담함은 곧 생명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것을.고이진은 여전히 진지하게 말했다.“이건 쓸데없는 일이 아니라 목숨이 달린 거잖아.”윤재혁은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그냥 개 한 마리일 뿐이야. 게다가 심하게 다쳐서 살 수도 없는 데 굳이 시간 낭비할 필요는 없잖아.”성훈에게도 같은 말을 했지만 성훈은 듣지 않고 강아지를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하겠다고 고집했다.윤재혁이 덧붙여 말하려는데 고이진은 그를 무시한 채 아직 멀리 가지 않은 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돌아와 성훈을 병원으로 데려다주라고 지시했다.윤재혁이 그녀를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따라가려 했지만 고이진은 그를 밖에 내버려둔 채 문을 쾅 닫았다.“이진아, 뭐 하는 거야? 문 열어!”윤재혁은 화가 나서 차창을 내리쳤다.고이진은 그를 무시한 채 기사에게 바로 동물병원으로 가라고 지시했다.사실 성훈은 고이진의 차를 타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특히 지금처럼 고이진과 윤재혁이 서로 신경전을 벌일 때는 더더욱 그랬다.하지만 지금 그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앞좌석에서 다소 화가 난 고이진을 바라보며 성훈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부잣집 도련님들은 다 그래. 남의 고통을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영원히 깨닫지 못해.”고이진은 담담하게 대꾸하며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강아지를 바라보았다.노란 털을 가진 강아지는 태어난 지 고작 몇 개월밖에 안 된 듯한 모습이었다. 강아지는 낮은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살짝 떨고 있었는데 몸에 마른 핏자국이 묻어 있어 더럽지만 불쌍해 보였다.몸이 불편한지 강아지는 자꾸만 꿈틀거렸고 피 묻은 발톱이 차 시트에 닿아 선명한 발자국을 남겼다.마침 그때 고이진이 심하게 다친 강아지의 모습에 가슴이 아파 참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렸다.성훈은 강아지가 차를 더럽힌 것에 불만을 품었다고 오해하며 본인의 양복 재킷을 벗어 강아지 발 앞쪽에 깔아주었다.“그런 뜻이 아니었어.”고이진의 말에 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3화

    차가 윤씨 가문의 저택으로 들어선 뒤 고이진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성훈이 서둘러 집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그의 손에는 무언가를 들고 있었다.가까이 다가와 곁을 지나갈 때 고이진은 그것이 강아지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강아지는 심각한 상처를 입었는지 몸에 피가 묻어 있었다. 소름 끼치는 핏자국을 보자 고이진의 심장이 철렁했다.“성훈, 살릴 수 없으니까 괜히 애쓰지 마.”윤재혁은 그렇게 말하며 뒤따라 집에서 걸어 나왔다.성훈과 달리 그의 표정은 냉담했고 마치 산책하듯 여유롭게 걸어 나왔다.성훈은 윤재혁을 무시한 채 빠른 걸음으로 저택 내 주차장 쪽으로 향했다.성훈에게서 거대한 이끌림을 느낀 고이진은 저도 모르게 그를 쳐다보고 싶었지만 윤재혁을 떠올리며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에 결국 시선을 거두었다.그때 윤재혁도 고이진을 발견하고 얇은 입술에 저절로 미소가 번지더니 말투도 한층 가벼워졌다.“아저씨가 말씀하길 계속 바다에 가고 싶어 했다면서, 마침 요즘 날씨도 좋은데 주말에 같이 갈까? 이건 나한테 주는 거야? 정말 정교하네.”윤재혁은 고이진 손에 든 선물 상자를 집어 들고 뜯어보더니 안에 와인색 넥타이가 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고이진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저택 내 주차장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저씨, 저 정말 급해요. 제발 좀 봐주세요.”성훈의 목소리엔 걱정과 초조함이 묻어 있었다.아저씨라고 불리는 상대 남자가 말했다.“도련님, 저도 도와드리고 싶지만 여사님께서 동물 털 알레르기가 있으셔서 이 개를 차에 태울 수 없습니다. 안 그러면 저도 직장을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차 사용하고 깨끗이 청소할게요.” 성훈이 말했지만 남자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이건 규칙입니다. 도련님, 저를 난처하게 만들지 말아주세요.”“...”윤재혁은 저쪽의 다툼이 들리지 않는 듯 넥타이를 꺼내 몸에 대어 보더니 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고이진은 참지 못하고 성훈 쪽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야?”윤재혁이 힐끔 쳐다보았다.“차에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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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103화

    신영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전화 안 받아. 문자해도 답이 없어.”신하나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 모습을 본 임문영이 옆에서 나직이 말했다.“하나야, 아마 바쁘겠지. 무슨 급한 일이 있었을 거야. 내가 보기엔 어제 너한테 꽤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그 말을 듣자 신하나의 얼굴에 금세 안도와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맞다.사실 그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어젯밤 고우빈은 자신에게 놀라울 만큼 부드럽게 대해줬다.목소리엔 온기가 있었고 대화에도 끝없는 인내가 묻어 있었다.그의 성격이 원래 까칠하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8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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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8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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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83화

    신지아가 담담히 말했다.“화낼 일도 아니잖아요.”다음에 마주칠 일이 있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스무날쯤 지나면 이혼 서류가 나오고 자신과 변도영은 더 이상 아무 관계도 아닌 사이가 된다.만나든 안 만나든 그게 무슨 상관이랴.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일 때문에 괜히 마음만 다치는 건 의미가 없었다.“다른 일 없으면, 이만 끊을게요.”신지아가 차분히 말했다.변도영은 그녀의 말투에 삐친 기색이 전혀 없음을 느끼자 가라앉지 않던 화가 조금씩 풀렸다.“사과는 됐고 저녁에 별장으로 와.”“저녁에는 약속 있어요.”“무슨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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