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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Author: 민들레
“뭐라고요, 누나? 신지아 씨 때문에 유산했다는 증거를 꾸미자고요?”

방 안에 있던 하민재는 비명을 지르듯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그날, 변도영에게 말을 전하고 돌아간 뒤에도 이나은이 순순히 사과를 받아들인다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결국 그는 참지 못하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신지아가 보복할까 봐 주의하라고, 그리고 괜히 건드리다 또 일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려고 했다.

아이를 잃은 사람의 감정은 통제하기 어렵기에 사과한다고 다 끝날 리 없었다.

그런데 말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텐데 되레 조심하라고 한 뒤에 나온 말은 전혀 다른 방향이었다.

오히려 그 사과를 이용해 신지아가 자신을 유산시키려 했다는 식으로 덮어씌우자는 제안.

그리고 그걸로 이미 만들어둔 임신 거짓말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하자는 계획이었다.

하민재는 집 안에서 통화 중이었지만 혹시 들릴까 봐 동태를 살피고는 문을 닫았다.

“누나, 이건 위험해요. 정말 위험하다고요! 혹시라도 들키면 도영이 형에게 남은 신뢰도 완전히 잃어요.”

그리고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들키는 순간, 변도영은 분명 범인을 추적할 거고 그 끝은 자신에게 닿을 게 뻔했다.

예전 같으면 이렇게 겁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변도영은 신지아 문제만 나오면 사람이 달라진 듯 집요했고 공격적이었다.

그래서 이럴 때 굳이 역풍 맞을 짓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이나은은 이미 그의 반응을 예측한 듯, 침착한 목소리로 설득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아이가 나오지 않으면 임신이 거짓이었다는 걸 결국 도영이도 알게 되겠지. 민재야, 이미 이 미친 거짓말에는 너도 들어와 있어. 우리는 이미 같은 배를 탄 거야.”

그건 맞았다.

그녀의 가짜 임신 서류를 만드는 데 동참한 순간 둘은 같이 묶인 셈이었다.

곧, 한 명이 무너지면 두 사람이 함께 무너지는 구조였다.

그런데 방금 이나은의 말투는 마치 협박 같았다.

하민재는 지금의 그녀가 자신이 알던 사람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전에 이나은은 늘 해맑고 순수해 마치 해를 품은 사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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