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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민여진은 돌아오지 않아

Author: 연의 수정
경찰이 현장 상황을 캐묻자 남자는 시큰둥한 태도로 대답하다가 민여진 얘기가 나오자 눈빛이 돌변하며 분노를 터뜨렸다.

“그년 때문에 내가 죽을 뻔한 걸 알아요? 그 마당에서 진짜 거의 죽을 뻔했다고요.”

“말조심하시죠.”

경찰이 책상을 두드리며 엄숙하게 말했다.

“죽을 뻔했다는 건 무슨 뜻입니까?”

남자는 즉시 자기 머리를 가리켰다.

“이거 보여요? 이 심각한 상처는 바로 그 여자가 낸 겁니다. 벽돌을 들고 와서 그대로 내리쳤다고요. 난 그 충격으로 기절할 뻔했어요. 내가 좀 튼튼한 체질만 아니었으면 다음 날 해 뜨는 걸 보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럼 민여진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도망갔죠.”

남자는 씩씩대다 이내 싸늘하게 웃었다.

“근데 난 똑똑히 봤거든요? 그 여자가 절벽 끝까지 달려가더니 내가 손 뻗기도 전에 그대로 굴러떨어졌어요. 뭐 다 제 팔자죠. 장님 주제에 여기저기 막 돌아다니다가 그렇게 된 거죠. 애초에 얌전히...”

남자는 갑자기 입을 다물고 피식 웃었다.

그 모습을 본 경찰이 눈살을 찌푸렸다.

“얌전히 뭐요? 우리가 봤을 땐 민여진 씨를 묶었던 밧줄이 풀려 있었는데, 그건 어떻게 된 거죠? 민여진 씨가 스스로 푼 겁니까?”

“아니요, 내가 풀었죠.”

“왜요?”

남자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입맛을 다시며 대답했다.

“그년이랑 한 번 하려고 그랬죠. 날 계속 유혹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밧줄을 풀고 그년 옷을...”

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재윤이 경찰의 제지를 뚫고 안으로 들이닥쳐 주먹을 꽉 쥔 채 그대로 남자의 얼굴에 날렸다.

남자는 고꾸라져 바닥에 처박혔고 뺨이 화끈거리는 걸 느끼며 고래고래 소리쳤다.

“봤죠? 이 자식이 날 때렸어요! 당장 이 자식을 잡아가야죠!”

경찰들이 임재윤을 막아섰고 그제야 남자는 임재윤이 누군지 제대로 봤다.

남자는 임재윤을 박진성으로 착각하고 임재윤이 분노한 원인도 당연히 그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너 박진성이지? 자기 여자를 지켜주지도 못하고 양다리나 걸친 놈이 바로 너지? 어쩐지 민여진이 네 이름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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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현장 상황을 캐묻자 남자는 시큰둥한 태도로 대답하다가 민여진 얘기가 나오자 눈빛이 돌변하며 분노를 터뜨렸다.“그년 때문에 내가 죽을 뻔한 걸 알아요? 그 마당에서 진짜 거의 죽을 뻔했다고요.”“말조심하시죠.”경찰이 책상을 두드리며 엄숙하게 말했다.“죽을 뻔했다는 건 무슨 뜻입니까?”남자는 즉시 자기 머리를 가리켰다.“이거 보여요? 이 심각한 상처는 바로 그 여자가 낸 겁니다. 벽돌을 들고 와서 그대로 내리쳤다고요. 난 그 충격으로 기절할 뻔했어요. 내가 좀 튼튼한 체질만 아니었으면 다음 날 해 뜨는 걸 보지도 못했을 겁니다.”“그럼 민여진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도망갔죠.”남자는 씩씩대다 이내 싸늘하게 웃었다.“근데 난 똑똑히 봤거든요? 그 여자가 절벽 끝까지 달려가더니 내가 손 뻗기도 전에 그대로 굴러떨어졌어요. 뭐 다 제 팔자죠. 장님 주제에 여기저기 막 돌아다니다가 그렇게 된 거죠. 애초에 얌전히...”남자는 갑자기 입을 다물고 피식 웃었다.그 모습을 본 경찰이 눈살을 찌푸렸다.“얌전히 뭐요? 우리가 봤을 땐 민여진 씨를 묶었던 밧줄이 풀려 있었는데, 그건 어떻게 된 거죠? 민여진 씨가 스스로 푼 겁니까?”“아니요, 내가 풀었죠.”“왜요?”남자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입맛을 다시며 대답했다.“그년이랑 한 번 하려고 그랬죠. 날 계속 유혹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밧줄을 풀고 그년 옷을...”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재윤이 경찰의 제지를 뚫고 안으로 들이닥쳐 주먹을 꽉 쥔 채 그대로 남자의 얼굴에 날렸다.남자는 고꾸라져 바닥에 처박혔고 뺨이 화끈거리는 걸 느끼며 고래고래 소리쳤다.“봤죠? 이 자식이 날 때렸어요! 당장 이 자식을 잡아가야죠!”경찰들이 임재윤을 막아섰고 그제야 남자는 임재윤이 누군지 제대로 봤다.남자는 임재윤을 박진성으로 착각하고 임재윤이 분노한 원인도 당연히 그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너 박진성이지? 자기 여자를 지켜주지도 못하고 양다리나 걸친 놈이 바로 너지? 어쩐지 민여진이 네 이름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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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는 민여진이 익숙하게 장작을 넣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어머,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저 요리 꽤 잘해요. 요리 솜씨가 좋다고 칭찬도 많이 받았고요.”민여진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웃음은 오래가지 않아 곧 차가워졌다.민여진이 직접 음식을 해준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그 사람을 위해 애써 비위를 맞추고 더 잘하고 싶어 꾸준히 새로운 요리를 배워왔다.그러다 눈이 멀고 나선 주방 근처엔 얼씬도 하지 않았다.“그래?”여자가 웃으며 말했다.“그럼 내가 복덩이를 주운 거네. 몸이 좀 나아지면 자신 있는 요리를 한 번 해줘 봐. 기대할게.”“네, 물론이죠.”...“임재윤이 얼마나 저기 있었어요?”진시우가 병실 문 앞에 서서 안을 들여다봤다.창가 쪽에 선 임재윤은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했다.금서연이 진시우의 질문에 조심스럽게 대답했다.“돌아온 이후로 줄곧 저러고 있었어요. 밤새 한숨도 못 잤고요.”금서연은 이미 기진맥진이었지만 임재윤이 밖으로 나갈까 걱정돼 억지로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진시우는 그런 금서연의 모습에 안쓰러워하며 말했다.“수고했어요. 이제 들어가 쉬세요. 여긴 제가 대신 있을게요.”“네...”금서연은 한 번 더 임재윤을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를 떠났다.금서연이 자리를 뜨자 진시우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미간을 찌푸린 채 입을 열었다.“너 설마 계속 이럴 생각이야? 민여진이 돌아온다 쳐도 네가 먼저 죽을 수도 있어.”임재윤은 아무 대답도 없이 병원 창밖만 응시했다.지금 이 순간, 민여진이 택시에서 내려 아무 일 없이 자기 앞에 나타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그런 희망 하나만 마음에 품은 채, 임재윤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대답 좀 해봐!”진시우가 임재윤에게 다가가 어깨를 붙잡았다.“이렇게 건강 관리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민여진이 무사할 거란 보장은 없잖아? 너 지금 민여진을 대신해 고통받는 줄 알아? 그냥 네가 자신을 벌주는 거잖아. 마음의 위안 따위는 구하지 마. 결국 널 관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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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여진의 목소리는 아주 작았고 어딘가 슬픔이 배어 있었다.그 모습에 여자는 더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민여진의 손에 붕대를 다 감아주고는 말했다.“그럼 당분간 우리 집에 있어. 어차피 우리 애들 둘 다 외지에 나가서 일하고 있고 집에 나 혼자라 심심하기도 하거든. 너 밥도 많이 안 먹잖아, 그냥 수저 하나 더 놓는 셈이지. 나중에 연락할 사람 떠오르면 그때 가서 얘기해.”“고마워요.”민여진은 진심으로 고마워했다.여자는 손을 휘저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옆방을 깨끗하게 치워 따뜻한 이불까지 놓았다.“산 아래는 밤에 추워. 일단 이 이불을 덮어. 내일 해 뜨면 장롱에 있는 이불을 다 꺼내 햇볕에 말려서 하나 더 얹어줄게.”“알겠어요.”여자가 이런저런 당부를 하고 이내 방에서 나갔다.민여진은 그 자리에 누워 아무리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지 않았다.눈을 감기만 하면 임재윤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울렸기 때문이다.임재윤이 어떻게 약속했고 어떻게 고백했고 얼마나 다정했는지 잊히질 않았다.민여진은 가까스레 잠이 들긴 했지만 결국 그날 밤 악몽에 시달렸다.꿈속에서 안개 너머에 있는 임재윤의 또렷한 이목구비와 서늘한 눈동자가 점점 뚜렷해졌다.임재윤은 예전처럼 3층에서 내려오며 무심하게 민여진을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경멸과 탐색이 섞인 눈빛은 여전히 그대로였다.“민여진.”임재윤이 입을 열었다.“내가 뭐랬어, 넌 내 손바닥 안에서 못 벗어난다고 했잖아.”민여진은 목이 타들어가는 듯 아팠고 온 힘을 짜내어 간신히 말했다.“도대체 왜 그래? 왜 날 그냥 두지 못하는 거야?”남자는 천천히 다가왔고 싸늘한 눈빛으로 민여진을 내려다봤다.“그건 단순해. 난 널 너무 편하게 살게 둘 수 없거든. 난 네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볼 때 제일 즐겁거든. 이제 나랑 함께 독엔에 가면 그때 내 진짜 정체를 알려줄게. 네가 겁에 질린 얼굴을 할수록 난 더 신나니까. 민여진, 넌 평생 나한테서 못 벗어나. 그게 네가 날 사랑한 대가야.”민여진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순간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73화 남친이랑 다퉜어?

    바위 아래로 떨어진다면 추락사하지 않더라도 물에 빠져 익사했을 것이다.민여진의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흘렀다.민여진이 옆에 난 풀뿌리를 잡아당기니 꽤나 튼튼했다.민여진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 이를 악물며 양손으로 풀을 움켜쥐고 거의 90도에 가까운 가파른 산비탈을 따라 오른쪽으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손등에는 살이 찢긴 자국이 여러 군데 생겼고 몸 곳곳도 긁히고 찢어져서 상처투성이였다.손바닥은 불에 덴 듯이 따가웠지만 민여진은 한순간도 힘을 풀지 않았다.결국, 덜 가파른 오솔길에 다다랐을 때야 비로소 손을 놓을 수 있었다.정신을 차리고 보니 민여진의 손바닥은 이미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눈물이 나올 만큼 아팠지만 민여진은 여전히 이를 악물고 오솔길을 따라 내려갔다.아직도 그 남자가 쫓아올까 두려웠기 때문이다.조금 앞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민여진의 몸 상태는 이미 한계에 다다라 뛸 기운조차 없었다.얼마나 걸었을까.민여진의 머릿속은 점점 더 흐릿해졌다.그때 갑자기 민여진의 눈앞을 스치는 강한 빛과 함께 누군가의 경계심 가득한 목소리가 들렸다.“누구야?”민여진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 다급하게 목소리를 냈다.“도와주세요.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산 아래의 집으로 옮겨졌을 때, 중년의 아주머니가 투덜거리며 말했다.“아이고 얘야, 그런 위험한 산에 왜 올라간 거야? 거기서 굴러떨어졌다고? 진짜 천운으로 살아났네. 너 몸을 좀 봐, 멀쩡한 데가 한 군데도 없구나. 얼굴은 또 왜 이렇게...”민여진은 씁쓸하게 웃었다.“얼굴은 원래부터 그랬어요.”“그래?”여자는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내쉬고 물을 받아오며 말했다.“상처가 너무 많아서 뜨거운 물 쓰면 아플 거야. 일단 찬물로 대충 닦고 있어. 내가 약 가져올게.”“네...”민여진은 칸막이 안으로 들어가 옷을 벗고 몸을 물에 담갔다.차가운 물이었지만 살아 있다는 감각이 민여진을 조금 위로해 줬다.민여진은 고개를 물속에 파묻었다.그리고 갑자기 임재윤과의 기억이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와 질식하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72화 시력을 되찾은 민여진

    임재윤의 눈동자가 급격히 흔들리며 급히 앞으로 나섰다.너무 성급한 탓에 수술 부위인 복부가 찢어질 듯 아파 임재윤은 몇 차례 기침하며 붉어진 눈으로 물었다.“어디인가요?”경찰이 모니터 화면 오른쪽 하단을 가리켰다.“이쪽으로 끌려가는 여성이 혹시 민여진 씨인가요?”화면에 잡힌 건 여성의 얼굴은 아니었지만 옷차림은 정확히 일치했다.임재윤은 손가락을 꽉 움켜쥐며 즉시 대답했다.“맞아요.”“그럼 방향은 제대로 잡은 거네요. 이제 주요 교차로 CCTV만 추적하면 이 검은 차가 어디로 이동했는지 전부 알 수 있어요. 민여진 씨가 어디로 끌려갔는지도 말이죠.”경찰은 바로 전화를 돌리고 다른 화면들을 계속 불러왔다.그리고 마침내 한 지점이 특정되었다.그 지점은 바로 이주로 근처에 있는 산속의 폐가였다.경사도 가파르고 외진 그곳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피하기엔 딱 적합한 장소였다.경찰은 일말의 지체도 없이 구출 작전에 착수했다.임재윤은 그 소식을 들은 순간부터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경찰차가 앞서고 임재윤은 진시우의 차를 타고 그 뒤를 따랐다.그 짧은 시간 동안 임재윤은 독엔행 항공 티켓을 손에서 쥐어짜다시피 하며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민여진이 무사하길 되뇌었다.본래 30분 걸릴 거리를 경찰과 임재윤은 10분 만에 도착했다.경찰은 이미 산으로 들어갔고 임재윤도 뛰어들려 했지만 진시우가 급히 그를 제지했다.“그만해, 이제야 겨우 몸 상태가 진정하기 시작했는데 또 무리하면 이번엔 정말 끝이야. 경찰들이 알아서 구조할 거니까 넌 여기 있어. 우리가 개입하면 오히려 일이 꼬일 수도 있어.”임재윤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앉았지만 그의 정신은 이미 산 위로 날아가 있었다.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임재윤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불안감이 미친 듯이 몰려왔다.십여 분이 더 지나자 멀리서 경찰들이 돌아오는 모습이 보였다.임재윤은 제지하는 진시우을 뿌리치고 억지로 차에서 내려 비틀거리며 경찰 쪽으로 걸어갔다.선두에 있던 경찰이 임재윤을 보고 굳은 얼굴로 말했다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71화 그가 차라리 임재윤이었이면

    진시우가 해가 뜨기 전에 병원에 도착했을 때, 병실 안엔 한 여자가 얼굴을 가리고 울고 있었다.진시우는 그 여자의 이름이 금서연이란 걸 알고 있었다.머리를 든 금서연이 진시우를 발견하자 구세주라도 본 듯 외쳤다.“진 선생님!”“상황은 이미 전해 들었어요. 임재윤은요?”“임 선생님은 이미 경찰서에 가셨어요.”“미친 거 아닌가요? 침대에 누워 회복하기도 부족한 판에 뭘 하는 건가요?”진시우는 얼굴을 찌푸리며 임재윤에게 전화를 걸었고 한편으로는 차로 향했다.하지만 전화는 끝내 통하지 않았다.진시우가 경찰서 앞에 도착하자 경찰서에서 환자복을 입은 채 혼자 서 있는 임재윤이 보였다.임재윤은 휴대폰을 꼭 쥐고 있었고 외투는 경찰이 덮어준 걸로 보였다.모든 경찰은 임재윤에게 극도로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그중 한 명은 심지어 따뜻한 물을 가져오기도 했다.“선생님, 따뜻한 물 드세요...”진시우는 급히 달려가 임재윤의 팔을 잡았다.“재윤아, 도대체 뭐 하는 거야? 내가 뭐랬어? 이미 사람 보내서 조사하고 있다고 했잖아. 수술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렇게 오래 서 있으면 되겠어? 당장 돌아가자.”하지만 임재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병색이 짙은 임재윤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고 워낙 눈부신 외모는 이제 지쳐 보였으며 까맣고 깊은 눈동자는 초점을 잃은 상태였다.한참 지난 후, 임재윤은 조용히 진시우의 손을 뿌리쳤다.“내가 반드시 여진을 구해야 해.”임재윤은 쉰 목소리로 한마디를 남겼다.이번엔 휴대폰 자판을 두드려 소리를 낸 게 아니라 직접 입을 열어 말했다.하지만 현장에 있던 누구도 그 모습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그때 경찰 한 명이 서류를 펼치며 말했다.“선생님, 안심하세요. 우리는 이미 CCTV 추적에 들어갔고 수색 인원도 대량으로 투입됐습니다. 조만간 민여진 씨의 행방을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진시우는 말 없이 임재윤을 바라보았다.오래 알고 지낸 임재윤이었지만 지금은 마치 껍데기만 남은 듯했다.“내가 여진을 해친 거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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