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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그냥 아이랑 함께 죽게 해주지

Auteur: 연의 수정
민여진은 절규하며 울부짖었다.

“이제야 만족해? 이제야 즐거워? 넌 내가 이렇게 모욕당하고 죽고 싶을 만큼 무너져야 속이 시원하지? 박진성, 너 나 엄청 싫어하잖아. 증오하잖아! 그냥 감옥에서 죽게 내버려두지 그랬어? 그냥 아이랑 함께 죽게 해주지! 그럼 억울하게 이런 고통을 겪을 필요도 없었을 텐데!”

박진성은 순간 굳어버렸다. 수천 개의 바늘이 가슴을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 고통에 치가 떨리고 살점이 찢기는 것 같았으나 아프다는 말을 뱉을 수 없었다.

“미안해.”

정신을 차린 그는 민여진을 힘껏 끌어안았다. 놓으면 사라질까 봐 두려운 듯 온 힘을 다해 그녀를 품에 안았다.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그는 고통스럽게 중얼거렸다.

“미안하다고?”

민여진은 실소가 나왔다. 이보다 더 잔인한 말은 없을 터였다.

가볍기 그지없는 세 글자, 아무런 무게도 느껴지지 않는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자 마치 모든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제발, 나 좀 놔줘...”

온몸이 얼어붙은 그녀는 여전히 미세하게 떨고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이미 차갑게 식어 있었다.

“역겨워.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역겨워!”

박진성은 반박할 힘이 없었다.

“여긴 안전하지 않으니 내가 데려다줄게.”

“안전하지 않다고?”

민여진은 헛웃음을 지었다.

“네 곁이 더 위험해! 네 곁에 있을 때가 가장 안전하지 않다고!”

박진성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민여진이 말했다.

“박진성, 그냥 멀리 떠나. 널 미워하게 하지 마.”

박진성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머리를 쇠몽둥이로 세게 얻어맞은 듯했고 눈앞은 먹구름에 덮여 새까매졌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 뼈저리게 깨달았지만 변명할 힘이 없었고 변명할 자격도 없었다.

민여진은 몸을 돌려 희미한 불빛과 윤곽에 의지해 오른쪽으로 걸어갔다.

박진성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그녀의 뒤를 바짝 따랐다.

그때, 스케이트보드를 탄 소년 하나가 쏜살같이 돌진하며 민여진에게 길을 비키라고 소리쳤다. 민여진이 당황하여 뒤로 물러서자 박진성이 손을 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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