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수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지나가던 학교 선배들이 곧바로 부지런이 달려왔다.“내가 도와줄게. 학교는 내가 잘 알지.”“아니지, 내가 도와줄게. 넌 좀 무섭게 생겨서 안 돼, 우리 후배가 놀라잖아.”“뭐라고? 갑자기 인신공격하기 있어?!”“그럴 리가, 난 그냥 사실을 얘기한 것뿐이야.”한수정은 외모가 몹시 뛰어나, 가만히 지나칠 만한 남자는 없었다. 모두 하나같이 달려들어 그녀를 채가려 했다.그렇게 서로 실랑이하던 그들은 이내 다투기 시작했고 곧 있으면 아예 싸움으로 번질 기세였다.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여진수는 다가가 한수정 대신 짐을 들어줬다.한수정은 부드럽게 웃었다.“정말 고마워요. 전 한수정이라고 해요. 전 아직 성함도 모르네요.”“여진수라고 불러줘요.”“여진수 학생, 안녕하세요. 1학년 신입생이에요?”“네.”고개를 끄덕이던 여진수는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다.“그러고 보니 한여름이라는 여자를 아는데, 혹시 아는 사이는 아니죠?”“네?”한수정은 붉은 입술을 달싹이더니 두 눈에 놀라운 기색이 가득했다.“친동생 이름이 한여름이긴 한데, 같은 인물인지는 모르겠네요.”“아마도 같은 사람일 겁니다. 보니까 조금 닮았네요. 지난번에 만났을 때, 옷차림이…”여진수가 간단하게 설명하자 한수정은 두 눈을 살짝 휘었다. 마치 반달 같은 모습으로 휜 두 눈은 참으로 예뻤다.“제 동생이 평소 그렇게 입기는 해요. 그렇다면 정말 연이 깊네요 우리.”여진수는 그건 좀 아니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는 한여름같이 오만방자하고 제멋대로인 여자와 엮이고 싶지는 않았다.하지만 이내 그는 두 자매의 성격 차이가 이렇게 크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대화를 하며 걸음을 옮기던 두 사람은 이내 학교에 도착했다.벌써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한여름을 본 뒤 홀린 것 같은 얼굴을 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그녀는 보는 순간 놀라게 되는 그런 미인은 아니었다. 한수정은 부드럽고 가냘픈 여자의 정석으로, 보통 남자들은 그녀 같은 스타일을 많이 좋아했다.한수정을 쳐
학교 안, 여신급의 여학생 둘이 함께 서 있자 그로 인한 시각적 충격은 너무나도 컸다.지나가던 남학생들은 그 광경을 보자 도무지 눈을 떼지 못했다.윤설아는 달려와 여진수에게 인사를 건네고 나서야 한수정을 이제 봤다는 듯 놀란 얼굴을 했다.“수정아, 네가 학교엔 웬일이야? 너 진수랑 아는 사이야?”한수정도 몹시 놀란 얼굴이었다.“응, 나 여진수 학생이랑 아는 사인데, 두 사람도 아는 사이야?”윤설아는 눈웃음을 지으며 환하게 웃었다.“나랑 진수는 친한 친구야.”“이런 우연이 다 있네.”한수정은 비록 겉으로는 아무런 티도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남몰래 경계하기 시작했다.그녀와 윤설아가 서로 알고 지낸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다.그리고 윤설아는 보통 남자와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오늘같이 먼저 남자에게 인사를 건네는 일은 더더욱 믿기지 않는 행위였다.“설마 윤설아도 여진수에게 마음이 있는 걸까? 역시 남자애가 능력이 있으니 윤설아도 마음을 주네.”그리고 윤설아도 똑같이 속으로 중얼거렸다.“수정이 내내 일 생각밖에 없는 거 아니었나? 어떤 남자한테도 상냥하게 대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왜 진수랑 같이 있지. 게다가 숙소로 옮기기까지 하고.”“일찍이 가문 경영 수업 듣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설마 진수 때문인가?”윤설아의 경계심이 대폭 상승했다.한수정은 모든 방면에 능한 데다 능력도 출중해 자신이 남자였어도 그녀를 좋아할 것 같았다.중간에 낀 여진수는 방금 만난 두 여자애가 벌써 상대를 가장 큰 경쟁 상대로 여기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그렇게 세 사람은 나란히 숙소로 향했다.중간에 낀 여진수는 이미 전교생의 미움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숙소에 도착하기도 전에 세 사람에 관한 사진은 학교 게시판, 친구들의 SNS에 가득 퍼졌다.수많은 남자들의 가슴이 찢어지는 소리가 잇따라 울렸다.그리고 여학생들은 뒤에서 연신 박수를 치고 있었다.남자친구가 있는 여신은 더 이상 여신이 아니니 어쩌면 그들에게 기회가 주어질지도 몰랐다.숙소에
여진수를 향해 손을 흔든 윤설아가 머리를 넘기자 검은 머리카락이 휘날리며 젊음과 생기가 넘쳐났다.여진수의 기분도 따라서 많이 좋아졌다.어렸을 때부터 각종 엄격한 훈련에 참여한 탓에 그는 아직 저렇게 단순한 여자는 겪어 본 적이 없었다.여진수도 무술 학과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현재의 대한민국은 모든 국민이 무술을 연마하며 많든 적든 조금의 무공이 이었다.그러니 모든 학교마다 다 무술과가 있었다.여진수가 무술과에 도착하자 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무술과에는 여학생이 세 명뿐이었는데 전부 외모가 사나운 편이었다.여진수를 반기는 건 한 쌍 한 쌍의 뚱한 눈빛들이었다.게시판과 SNS에 여진수가 양대 여신과 함께 있었다는 소식이 미친 듯이 퍼졌다.한수정은 지난 학번의 여신이었고 윤설아는 이번 학기의 여신이었다.둘 다 수많은 남자들이 꿈에 그리는 이상형이었다.조금의 과장도 없이, 이 교실 안의 7, 8할의 남학생들이 윤설아를 이상형으로 삼았었다.그런데 그런 그들의 여신이 한 남자와 함께 걸으며 웃고 떠들었다고 하니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특히 무술과 학생들은 혈기가 왕성해 늘 주먹으로 대화하기를 좋아했다.그러니 여진수가 안으로 들어오자 몹시 건장하게 생긴 남학생 일곱, 여덟 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여진수의 앞으로 왔다.“야 너, 설아 여신님이랑 무슨 사이야?”“친군데.”여진수가 담담하게 말했다.“앞으로는 여신님이랑 가까이 지내지 마. 여신님의 명성이 안 좋아지잖아.”“그래, 설아 여신님이 얼마나 순진한데, 여신님을 망치지 마.”이러쿵저러쿵 말을 해대는 그들은 오자마자 도덕적 고점에 서서 지적을 해댔다.그들은 여진수가 계속 윤설아와 가깝게 지내는 게 무슨 극악무도하고 도리에 어긋나는 일인 것처럼 말했다.그 말에 여진수는 웃음을 터트렸다.“내가 누구랑 같이 있으면 있는 거지, 너희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그 말을 들은 그들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 중 유난히 체구가 건장한 남자는 아예 소매를 걷어붙이더니 곧장 여진
쿵!벽으로 다가간 그는 주먹을 들어 벽을 향해 내리쳤다.커다른 굉음과 함께 7, 8센티미터의 벽이 그대로 그의 주먹에 뚫려버렸다.여진수와 싸우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던 사람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그대로 자리에 앉았다.온 교실은 바늘 소리도 울릴 만큼 조용해졌다.여진수는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난 시끄럽게 굴고 싶지 않아. 그냥 조용히 학교에서 공부만 하고 싶어.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찔러볼 수 있을 만큼 만만하지 않아.”“나에게 손을 대려면 우선 자기의 몸이 이 벽만큼 단단한지부터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거야.”“과 대표는 누구야?”“나야…”깍두기 머리를 한 남학생이 덜덜 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여진수는 가방에서 5만 원권을 꺼내 건넸다.“가서 업자를 불러다 벽 수리 좀 해줘, 남은 건 너 해.”과 대표는 정말 울고 싶었다. 저렇게 커다란 구멍을 메우려면 5만 원 가지고는 부족하다 못해 자신이 돈을 보태야 했다.하지만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얼른 돈을 받은 뒤 고개를 숙였다.여진수는 구석 자리에 앉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교수님이 도착했다.그러다 벽에 뚫린 커다란 구멍을 발견하고는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과 대표가 얼른 일어나 대답했다.“벽에 벌레가 있었던 건지 갑자기 무너졌습니다. 강의 끝나면 제가 업자를 불러서 수리하겠습니다.”’교수님은 비록 의아하긴 했지만 더 묻지는 않았다.“오늘은 이론 수업이다. 다들 책 펴, 오늘은 너희들에게 인체 경락에 대해 설명할 거야.”여진수는 가방에서 조금 색이 바랜 서적을 꺼냈다.표지에는 ‘천하약전’ 이라는 네 글자가 옛글자체로 적혀 있었다.이 책에는 수백만 가지 약초의 특징과 희귀 질환의 치료 방법 등이 적혀 있었다.과장 하나 보태지 않고, 나이 든 한의사나 학자들이 이 책을 보게 된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든 미친 듯이 손에 넣으려 했다.교수님이 설명하는 인체경락을 여진수는 진작에 손바닥 꿰듯 훤히 알고 있어 딱히 강의를 들을 필요성 못
여진수같이 식사량이 많은 사람에게는 몹시 우호적인 식당이었다.여진수는 배식을 받은 뒤 구석 자리를 찾아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시작했다.막 절반쯤 먹었을 때 맞은편에 몇 명의 사람이 앉았다.고개를 들어 보니 그중에는 익숙한 얼굴도 있었다.김민준이었다.그는 잔뜩 악에 받친 얼굴로 말했다.“이 개자식,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그날부터 그는 완전히 설 수가 없었다.한약, 양약을 다 시도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심지어 열몇 명의 매혹적인 여자들에게 도와달라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완전히 망가진 것이다.여자를 그렇게 밝히는 사람으로서 그는 자신이 고자라는 걸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어쩔 수 없이 그는 다시 여진수를 찾아갔다.물론 큰돈 주고 고용한 실력이 대단한 2급 무사의 경호원 두 명도 함께였다.그는 두 경호원의 주먹에 몇 미리짜리 철판이 움푹 파이는 것도 직접 목격했었다.김민준을 흘깃 쳐다본 여진수는 그를 완전히 무시한 채 계속 식사를 이어갔다.김민준이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소리 낮춰 외쳤다.“너 내 말 안 들려? 여기서 손대게 하지 마!”여진수는 빠르게 식사를 마친 뒤 다시 고개를 들었다.“넌 내 상대가 못 돼.”김민준은 코웃음을 쳤다.“내 옆에 있는 두 사람 보여? 이 두 사람의 강함은 네 상상을 뛰어넘을걸!”퍽! 퍽!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옆에 있던 경호원이 아무런 징조도 없이 테이블에 엎어졌다.안색이 돌변한 김민준은 비싼 돈 주고 고용한 고수들을 있는 힘껏 흔들었다.하지만 그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너 무슨 짓을 한 거야?”김민준은 놀라기도 하고 화가 치미기도 했다.여진수는 그저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짓고 있었다.그는 의술에서도 조예가 몹시 깊어 소리소문없이 독을 쓰는 것쯤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여진수의 미소를 본 김민준은 순간 섬뜩함이 느껴졌다.경호원이 옆에 없자 자신감이 사라진 그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서둘러 떠나면서도 여진수에게 경고는 잊지 않았다.“너 거기 딱 기다려! 가만두지
식당에서 나오자마자 그 광경을 목격한 여진수는 순간 분노가 치밀었다.희롱을 당하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류미연이었다.류미연은 원래도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은 사람이었다.아버지는 오랜 기간 병상에 누워있어 혼자서 가정의 짐을 짊어지고 살다 겨우 아버지가 괜찮아져 공부할 기회를 얻었는데 학교에 오자마자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여진수는 두말하지 않고 달려들어 그들에게 발길질했다.진짜로 화가 난 터라 그 발길질에 적잖이 힘을 실었다.류미연을 희롱하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뼈가 몇 군데는 부러졌다.바닥에 엎어져 연신 앓는 소리를 내던 그들은 여진수를 향해 눈을 부릅떴다.“젠장, 너 뭐야? 왜 갑자기 우리를 때리는 건데?”순간 놀라 넋을 놓았던 류미연은 여진수를 보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진수 오빠, 왜 여기에 있어?”그녀는 못내 기뻐했다.여진수가 그녀를 도와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그녀는 여진수에게 빚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만 같았다여진수는 류미연에게 다정하게 말했다.“일단 눈 감고 있어.”류미연은 얌전하게 시키는 대로 눈을 감았다여진수는 바닥에 엎어진 남자들에게 다각 발을 들어 그대로 중요 부위를 밟았다.그는 이렇게 여자를 괴롭히는 행위를 세상에서 가장 싫어했다. 앞으로 그들도 김민준처럼 왕의 시중이나 들게 생겼다.“아, 벌건 대낮에 감히 폭행을 해?”“신고해, 당장 신고해!”이쪽의 소란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사람이 많은 것을 보다 그 남자들은 더 살판이 나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아이고, 여기 사람 죽네.”“대낮에도 감히 이러는데 밤이었으면 아주 더 했겠어!”“학생들 우리 증인 좀 해줘요. 저런 자식은 반드시 잡아가야 해!”여진수인 것을 알아본 사람들은 대뜸 그에게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저 사람, 그 여자 둘이랑 같이 있던 남자다!”“두 여신님도 참 불쌍하네. 어쩌다 폭력배를 가까이한대!”“얼른 사진 찍어. 여신님들이 속지 않게 저 자식의 가면을 벗겨야겠어!”대뜸 흥미가
그러자 남자들은 곧바로 변명하기 시작했다.“헛소리하지 마. 우리는 그런 짓 하지 않았어. 저기요, 저 자식에게 속지 마요.”“저희는 착실하게 할 일만 하던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짓을 저질렀겠습니까?”“저 자식한테 맞아서 어떤 꼴이 됐는지 안 보여요? 치료비로 몇천은 받아내야 속이 풀릴 것 같아요!”쌍방의 말을 다 들은 한수정은 당연히 여진수의 말을 믿었다. 그녀의 얼굴에 위엄이 드리웠다.“당신들은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할 거예요. 저는 대한 그룹의 사람이에요. 이 일 전 제 모든 힘을 사용해 경과를 똑똑히 조사할 거예요.”“만약 당신들이 먼저 잘못한 게 확인된다면 감히 장담하건대 한씨 가문의 모든 힘을 사용해 몇 년간 콩밥 먹게 할 겁니다!”그 말을 들은 남자들은 순식간에 안색이 돌변했다.대한 그룹을 서울에서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에게 있어 그들은 건드릴 수 없는 거물이었다.그리고 그 남자들의 표정을 보자 다른 사람들도 무언가를 알아챈 듯 무의식적으로 여진수의 사진을 찍어 게시판에 올려 모함하는 짓을 그만뒀다.한수정은 다시 류미연을 쳐다봤다.“학생, 방금 전에 저 사람들이 당신을 괴롭혔나요?”류미연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까 절 둘러싸고는 희롱까지 했었어요. 진수 오빠가 절 구해준 거예요.”한수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더 할 말 있습니까?”그 남자들은 사안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연신 사과했다.“죄송합니다!”“저희 순간 머리가 어떻게 됐던 것 같습니다. 악의는 없었습니다. 한 번만 봐주세요.”이제 그들은 배상을 요구할 엄두고 나지 않았다. 그저 이 일이 조용히 끝나기만을 바랐다.그때 여진수가 입을 열었다.“너희들 꼴을 보니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 같던데. 반드시 엄벌을 받게 될 거야!”한수정은 그대로 휴대폰을 꺼내 수사대에 신고했다.수사대가 오길 기다리는 동안 그녀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인터넷은 무법지대가 아니니 모두 함부로 타인을 모함하지 않기를 바라요. 안 그럼 전문적인 변호
“아니면 기숙사에 있지 말고 따로 나오는 건 어때? 나도 밖에서 월셋방을 구할 생각인데 거기서 같이 지내도 괜찮고.”여진수는 수련을 계속 해야 했기에 기숙사에 있기에는 불편했다.류미연은 원래 성격이 온순한데 외모는 눈에 띄게 예뻐서 가만히 있어도 귀찮은 일들이 꼬일 것 같았다.여진수는 그녀가 괜히 어디 가서 괴롭힘 당하지 않게 약간의 호신술 정도를 전수해 줄 생각이었다.하지만 그의 순수한 호의를 류미연은 다른 뜻으로 오해하고 얼굴을 붉혔다.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이상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이건 고백일까?옆에서 듣고 있던 한수정도 그 말을 듣고 경악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며 물었다.“둘이 사귀는 사이인가요?”여진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니에요. 얘가 성격이 워낙 온순해서 기숙사 생활하면서 괴롭힘 많이 당할 것 같아서 잠시만 그렇게 지내라는 거예요. 걱정 마. 너한테 이상한 마음 있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한수정은 그제야 긴장을 풀었다.류미연도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어쩐지 실망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지금 시간 있을 때 기숙사 퇴실 신청서를 내고 오자. 기숙사 짐 옮기는 것도 도와줄게.”“나랑 같이 가요.”한수정이 말했다.“내가 아는 선생님이 있어서 거추장스러운 절차를 생략할 수 있을 거예요.”여진수는 그런 그녀에게 감사를 표했다.그 뒤로 그는 류미연의 기숙사로 가서 그녀의 짐을 가지고 나왔다.확인 결과, 여진수의 추측은 정확했다.기숙사로 가서 짐을 옮기면서 그녀의 룸메이트들을 만나게 되었다.표정만 봐도 성격이 까칠하고 친하게 지내기 어려운 부류들이었다.류나연 성격에 이런 곳에 오래 있으려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우울증을 앓을 수도 있었다.여진수는 짐을 들고 교문 밖으로 나갔다.한수정이 말했다.“학교 밖에 빈 집이 있는데 방 세 개짜리예요. 어차피 비워뒀던
다음 날 아침, 학원에는 여러 가지 준비가 한창이었다.오늘은 신입생 대회다. 그들은 여진수의 첫 제자들이다.미래에 이들 중에 최고 강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각종 준비는 아래 사람들에게 맡기고, 여진수는 자기 숙소에서 수련하느라 바빴다.동시에 학원의 경호도 많이 느슨해졌다.호도 학원은 이름이 알려진 지 꽤 오래되었다.특히 학원 전체에 배치된 온갖 무서운 진법은 이미 각성한 강자들에 의해 기억되었다.심지어 매일 학원 밖에서 학원을 지켜보는 사람도 있었다.그들의 보기에 호도 학원은 그저 기름진 고깃덩어리 일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적수도 될 수도 있다.오늘 학원에 이렇게 큰 행사가 있으니, 어두운 곳에서 지켜보던 존재들은 참을 수 없었다.그리고 그들은 학원의 방어력도 많이 떨어졌다는 걸 알았다.누군가 몰래 숨어 들어가는 게 간단하다는 걸 발견하고, 즉시 더 많은 강자들이 뒤따라 들어갔다.그들은 모두 여진수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었다.그리고 기회만 있으면, 그들은 학원을 손에 넣기 위해 협력할 거다.큰 광장은 이미 인산인해였다.구명희 그녀들도 줄 서서 발끝을 세워 앞쪽을 바라봤다.다들 이 멋진 자리에 여진수가 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엄청 멋질 거다.전무성과 장소용은 제일 앞에 서서, 각각 선도와 무도를 대표한다.두 사람은 눈빛이 가끔 마주치더니, 무형의 불꽃이 반짝였다.전무성은 콧방귀를 뀌더니 더는 장소용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그가 머리를 돌려 사람들 속에서 누군가를 찾더니 곧 눈이 번쩍 뜨였다.그는 구명희를 보고 저도 모르게 자세를 곧게 세웠다.마음속으로 끊임없이 자기를 쳐다봐 달라고 외쳤다.이렇게 중요한 자리에 그가 제일 앞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실력과 영예의 상징이다.그는 자신이 이렇게 멋진 모습을, 사랑하는 여자가 볼 수 있기를 갈망했다.하지만 구명희는 그를 전혀 거들떠보지 않자, 전무성은 크게 실망했다.각 구역에는 상계에서 내려온 강자들이 잠복해 있으며 서로 의념으로 소통했다.“전설의 호도 학원 원장
숙소마다 여러 가지 오락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방음 효과도 좋아, 문과 창문을 닫으면 아무리 큰 소리도 밖에서는 들리지 않는다.이 시설들이 있으니, 그녀들은 수련을 마치고 가끔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다.다른 여자애들도 좋다더니 노랫소리가 터져 나왔다.비록 그녀들은 다 귀엽고 예쁘게 생겼지만.하지만 그녀들의 노랫소리는 차마 들어줄 수 없을 정도였다.여진수도 듣더니 침묵했다.하지만 그녀들은 서로 칭찬하며 즐거워했다.여진수는 어이가 없었다.그녀들은 그렇게 한시 넘게까지 미친 듯이 놀더니, 다들 기진맥진해서 소파 위에서 쿨쿨 잠 들었다.여진수는 어이가 없어 머리를 흔들며, 그녀들을 한 명씩 안아 침대 위에 눕혔다.이 침대는 커서 네 명이서 잘 수 있다.여진수는 그녀들 중 4명을 침대에 눕히고, 수지가 남았는데, 그녀는 그냥 소파에서 자게 놔뒀다.그렇게 4명의 여자 아이들을 침대에 눕혔다.다시 거실로 나오자, 수지가 오줌이 마려워 잠에서 깨어나 급히 화장실로 들어가더니 몇 분 뒤 다시 나왔다.그녀는 거실에 여진수가 혼자 있는 걸 보고 수줍어했다.그녀는 섹시한 허리를 흔들며 여진수를 향해 걸어왔다.오늘 그녀의 옷차림은 매우 자극적이다.흰색 나시에 검은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밑에는 검은색 스타킹을 신었다.청순하면서도 섹시했다.그녀의 나시 끈이 갑자기 흘러내렸다.하지만 수지는 못 본 듯, 그대로 여진수 앞으로 걸어와 살짝 허리를 굽혀 그의 코와 1 센치메터의 거리에서 멈췄다.그녀는 살짝 쉰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나 예뻐요?"여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예뻐."“그럼... 나랑 뭐 하고 싶지 않아요?”"하고 싶지."여진수는 얼굴에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수지는 눈을 번쩍 떴다.“그럼 뭘 기다리세요? 모두 잠들었거든요. 빨리 해요.”"좋아..."그러더니 여진수는 갑자기 손을 내밀어 수지의 목을 졸랐다."억..."수지는 놀란 얼굴로 숨을 쉴 수 없었다."오빠... 이건... 무슨… 설마...이런 스타일 좋아해요?"여진
여진수는 구명희의 기숙사로 돌아와 문을 열자, 기숙사에서 은방울같이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구명희, 모한별, 수지, 몽화와 장영아 모두 거기 있었다.그녀들은 채소를 씻고 썰고, 각종 재료를 만드느라 한창 바빴다.상 위에는 훠궈가 있고, 벌써 물이 끓고 있어 뜨거운 김이 무럭무럭 나고 있었다.여진수를 보고 그녀들은 이구동성으로 오빠라고 불렀다.이 장면을 본 어느 남자가 흔들리지 않을까?구명희는 잘 씻은 채소를 탁자 위에 놓았다."오빠 빨리 앉아. 이제 먹으면 돼. 무슨 음료를 마실래? 사이다랑 코코넛 주스밖에 없어. 술은 안돼."여진수는 웃으며 말했다.“사이다.”"그래 오빠."몇 분 후, 그녀들은 탁자에 둘러앉았다.훠궈는 두 가지 맛이다.모명희와 모한별은 매운 걸 먹을 수 없어서 안 매운 맛을 먹었다.나머지 세 계집애는 어려서부터 매운 음식을 즐겨 먹어, 매운맛을 먹었다.“먹자.”구명희는 환호를 질렀다.모두 젓가락을 들고 좋아하는 음식을 훠궈에 넣었다.이런 분위기는 더없이 좋다.여러 미녀가 여진수 한 사람을 둘러싸고 있으니, 인간 복을 다 누린 셈이다.그리고 밥상에서 이들은 쉬지 않고 여진수를 오빠라고 불렀다.의지력이 약한 자들은 이 달콤한 오빠란 말에 벌써 정신을 잃었을 거다.1시간이 넘도록 훠궈를 먹더니, 다들 배가 불룩해져, 의자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았다.수지는 자기 뚱뚱한 배를 어루만지며 말했다."아이고, 배불러 꼼짝도 못 하겠네. 누가 설거지하지?"장영아는 힘없이 말했다.“나 생리야, 물 쓰면 안 돼, 너희가 수고해.”몽화가 유유히 말했다."나도 거의 올 때 됐어, 혹시 오면 몸에 안 좋아."수지는 그녀를 째려보며 말했다."너 일주일 뒤잖아?"몽화는 당당하게 말했다.“혹시 앞당겨질 수도 있잖아? 미리 대비해야지.”수지는 몽화를 째려봤다, 그 핑계는 너무 졸렬했다.갑자기 수지는 뭔가 생각이 나서 여진수를 쳐다보았다."오빠, 대단하잖아요? 혹시 작은 법술을 부려 설거지해 주실 수 없어요?"
그 관장 주인의 명성은 널리 알려져 있었다. 8급 무자다.현장에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 이름을 듣고 곧 물러났다.미인도 좋지만, 자신의 명이 더 중요한 건 분명하다.이 남자들이 물러서는 걸 보고 그 여자는 차갑게 웃었다.“겁쟁이 놈들…”다들 엄청 화 났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그녀는 빙하를 보며 말했다."봤지? 이제 아무도 너를 구할 수 없어, 순순히 말 듣는 게 좋을 거야.”“나랑 한 번만 있어 주면 돈도 많이 벌 수 있어. 네가 여기서 힘들게 일하는 것보다 훨씬 나아."그녀는 빙하의 절세의 외모와 완벽한 몸매를 보면서 몰래 군침을 삼켰다.그녀는 다른 취미는 없고, 오직 이것만 좋아한다.쇼를 거의 다 본 여진수는 내려가 빙하 곁으로 갔다.그리고 그 빨간 머리 여자에게 말했다."그녀는 내 친구야, 당장 꺼져."그 여자는 여진수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너 누구야? 네가 뭔데 감히 내 앞에서 까불어?”우리 오빠는 맹호 무관의 주인이야. 내가 네 새대가리를 쏴 버리겠어!"여진수는 그녀에게 쓸데없는 말을 할 생각 없어, 영패를 꺼내 그녀 앞에서 흔들었다.“이게 뭔지 알겠어? 호도 학원의 신분 영패야.”“네 오빠가 아무리 강해도 무사인데, 수선자인 나와 견줄 수 있겠어?”빨간 머리 여자는 순간 대경실색했다.그녀는 호도 학원의 영패를 본 적 있다.그때 그녀는 그 영패의 소유자를 엄청 부러워했으며 미친 듯이 아부까지 했다.조금이라도 지식 있는 사람이라면 호도학원의 화장실 청소부라 하더라도 외부의 많은 사람들보다 지위가 훨씬 높다는 걸 알 수 있다.방금 전의 당당함은 일순간에 사라졌다.빨간 머리 여자는 창백한 얼굴로 즉시 웃으며 말했다.“전부 오해입니다, 제가 눈이 멀었습니다, 절대 신경 쓰지 마세요.”여진수는 그녀를 쉽게 봐줄 생각 없었다.“그냥 무성의하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면 돼?”“짝짝짝…”이 여자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자기 뺨을 예닐곱 대 갈겼다.그리고 가방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공손하게 내
빙하는 여진수의 제안에 거절하지 않고,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말했다."그 제안 괜찮네요, 저 진지하게 고려해 보겠습니다."여진수는 그녀가 재밌다고 생각해 다시 물었다."그럼, 앞으로 계획은 뭐예요? 혹은 단기적 목표라든지."빙하는 생각하더니 진지하게 대답했다.“여기가 좋아, 이곳에 집을 하나 사려고요.”“하지만 너무 비싸요. 나중에 친구한테 이곳을 소개해 주세요, 그럼 제가 인센티브도 벌 수 있어요.”여진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문제없어요. 앞으로 자주 친구들을 데리고 올 게요."그는 빙하에게 돈을 주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이 여자 능력으로 거금을 요구하는 건 거뜬한 일이다.그들의 진짜 목적은 속세에서 자신을 단련하려는 거다. 여진수가 즉시 돈을 주겠다고 하면 오히려 빙하가 그를 무시할 수도 있다."나 바쁜 일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빙하는 말을 마치고 자리를 떴다.여진수는 차를 한 잔 따라 마시며 간식을 먹으니 마음이 엄청 편했다.이게 바로 여진수가 지향하는 생활이지, 매일 싸우고 죽이고 서로 속이는 생활이 아니다.이때, 여진수의 마음속에 갑자기 아주 대담한 생각이 떠올랐다.만약 어느 날, 그에게 충분히 강한 능력이 있어, 진정한 수진 세계를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모두 앉아서 고행하거나 한가하게 수련만 할 뿐, 출정하지도 않고 살육하지도 않는다.모든 사람은 장생과 대도를 위해 노력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진정한 완벽한 선계다.여진수는 또 과자를 하나 먹고, 중얼거렸다."사람은 반드시 목표가 있어야 하니, 그렇다면, 이걸 최종 목표로 정하자."그가 이렇게 생각하자, 보이지 않는 강력한 규칙의 힘이 그의 몸에 강림했다.그리고 여진수는 갑작스레 천선 최고봉에 도달했다.아주 자연스레 이루어졌고 아무런 저항도 없었다.여진수의 눈에 빛이 번쩍였다."이것이 바로 명심건성인가?"그는 자신의 마음을 읽자, 나아갈 길이 분명히 보였다.안개가 걷히니 실력은 자연스레 늘어났다.이제 여진수는 이 세상의 제한을 완전히
마계의 피안화, 신계의 천녀, 선계의 유리선초, 요계에는 또 뭐가 있을까?"응?"여진수는 고개를 돌려 왼쪽 어느 곳을 바라봤다.그곳에 개업한 지 얼마 안 되는 찻집이 하나 있었다.입구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여진수는 유리창을 통해 1층에서 한 여인이 손에 차를 들고 왔다 갔다 하는 걸 보았다.이 여자는 화장기 없는 얼굴이었지만 외모는 더 놀라웠다. 그녀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꽃무늬 치마를 입고 있었다.기질도 좋고 몸매도 감탄스러울 정도였다.다름 아닌 얼음공주 빙하다.여진수는 의외였다. 그녀가 이곳에서 웨이터로 일하고 있다니?어쩐지 새로 연 찻집인데 장사가 이렇게 잘 되더라니.그리고 손님들은 모두 남자들뿐이다. 이 남자들의 제일 큰 목적은 차가 아니다, 여진수도 그 손님들을 대신해 긴장했다.만약 이 남자들이 노리는 이 여자의 내력을 알게 된다면 다리까지 후들거릴 것이다.찻집에서 빙하는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창밖에 있는 여진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여진수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그는 찻집 2층으로 향했다.마침 룸에 있던 손님 하나가 나왔다. 여진수가 안으로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빙하가 들어왔다."안녕하세요, 뭐 마시겠어요?"빙하는 능숙하게 물었다.여진수는 웃으며 말했다.“나는 당신이 인간 세상에 와서 웨이터를 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어요. 무슨 생각이에요?”“직업에는 귀천이 없습니다, 속세의 마음을 단련시키러 왔습니다.”한 요족이 이런 말을 할 수 있음에 여진수는 깜짝 놀랐고, 동시에 표정도 더 어두워졌다.그는 빙하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언젠가 우리가 적이 되지 않기를 바라요."비록 빙하의 본체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혈맥은 틀림없이 아주 높은 등급일 것이다.그리고 심성도 착하다. 이런 존재는 흠이 거의 없다.일단 이런 존재와 적으로 맞선다면, 제일 좋은 방법은 뇌뢰의 수단으로 그를 격살하고 전혀 소생할 기회를 주지 않는 거다.여진수를 이렇게까지 긴장하게 할 동급의 존재는 그리 많
이른 아침, 여진수는 청동연차에서 나와 눈에서 금빛이 반짝였다.여진수는 밤새 또 몇 가지 비술을 장악했다.거실로 오자 김효연은 이미 푸짐한 아침 식사를 차려 놓았다.링링도 일어나 여진수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만 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앞치마를 두른 김효연은 여진수에게 다가가 의자를 당겨주며 말했다.“여진수 씨, 좋은 아침이에요. 어서 아침식사 하세요.”여진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링링 옆에 앉으며 김효연에게 말했다."같이 먹어요.""네..."김효연도 사양하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오랫동안 함께 지내면서 그녀는 여진수가 어떤 성격인지 알게 되었다.그는 엄청 직설적인 사람이다. 그가 같이 먹자고 하는 건 절대 빈말이 아니다.여진수는 링링에게 계란을 하나 주며 말했다."많이 먹어, 너는 아직 몸이 자랄 때야."링링은 고개를 끄덕이며, 혼자 먹었다.여진수는 빵 한 조각을 집어 크림을 듬뿍 묻힌 뒤 링링에게 말했다."나랑 같이 놀러 가자."링링은 즉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밖에 나가기 싫어요. 전 그냥 집에서 책 보고 싶어요."그녀의 말투에 거리감이 역력했다.여진수도 웃으며 억지로 강요하지 않았다.앞날이 창창하니, 어쨌든 기회는 있을 거다.아침 식사를 마치고, 여진수는 학원으로 갔다.내일 점심 신입생 대회를 위한 장식이 한창이었다.여진수는 구명희의 기숙사를 찾아갔다.그녀의 세 룸메이트도 거기에 있었다.그녀들은 여진수를 보자마자 비린내를 맡은 고양이처럼 달려와 여진수를 둘러쌌다."오늘 저 달라진 데 없어요?"“저도요, 저도요.”“히히, 모르겠죠?”이 세 여자애는 며칠 동안 여진수를 보지 못하고 격동된 나머지 여진수의 신분을 잊어버리고 전과 다름없이 주동적으로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여진수는 웃긴다고 생각했다.“너네 몸에 영력이 생긴 거잖아?”세 여자아이는 원래 여진수에게 자랑하려고 왔는데, 그가 단번에 알아채자 하나같이 깜짝 놀랐다."세상에, 어떻게 알았어요?"“깜짝 놀래키려고 했는데.”“우리 너무
10여 초가 지나서야 문이 열리고 문밖으로 약간 멍한 얼굴이 나타났다.여진수는 온화하고 진지하게 웃었다."여기서 잘 지내지?"링링은 고개를 끄덕였다.여진수는 다시 물었다."요즘 뭐 하고 지내?""책을 봐요.""책을 읽어? 좋아,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 내가 다 들어줄게."링링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럼 방해하지 않을게."몇 마디도 하지 않고 여진수는 가버렸다.그는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이 여자 아이는 그리 상대하기 쉽지 않다.그녀의 호감을 얻으려면 크게 공을 들여야 할지 모른다.그런데 링링은 지금 그의 집에 있으니,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내일 그녀를 데리고 나갈 생각이었다. 혹시 그녀의 마음을 열 수 있을지도 모른다.여진수는 자기 방으로 돌아가 청동연차를 꺼내 안으로 들어가 계속해서 위에 공법을 연구했다.현재 여진수가 터극한 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만약 모든 걸 다 터득하고 잘 사용한다면 그의 실력은 질적인 향상이 있을 것이다.…약문, 한 맑은 강 옆.마연수는 그곳에 앉아 강물에 맨발을 담구고 차갑고 맑은 강물이 큰 손처럼 그녀의 발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것 같았다.그녀의 눈빛은 차갑고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은 그녀 등 뒤에 있는 초원을 전부 얼어붙게 했다.갑자기 그녀 왼쪽에 허공이 일그러지더니 검은 가죽옷과 가죽바지를 입고 머리를 하나 묶은, 화끈한 몸매의 여인이 나타났다.그녀는 여진수를 보더니 격동하여 한쪽 무릎을 꿇고 말했다."공주님, 하늘도 저를 가엾게 여겨 드디어 당신을 찾았습니다."마연수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물었다."넌 어느 쪽이야?""공주님께 알립니다, 전 마황 폐하의 친위대입니다. 얼마 전에 전생의 기억을 각성해 이렇게 빨리 당신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마황 폐하의 축복이 있었음이 틀림없습니다."마연수의 눈빛이 드디어 살짝 흔들리기 시작했다.“내 몸에 속박을 풀어줄 수 있어?”그 여인은 멈칫하더니 물었다."공주님, 왜 그러십니까?"
강한 힘이 그의 체내에서 흐르더니, 나중에는 모두 단전으로 들어갔다.역시 여진수의 추측대로 그날 밤, 그의 수위는 천선경 후기, 최고봉에 도달했다.원래 그는 이 정도에까지 도달하려면, 영석으로 환산한다면 몇십만억도 모자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모한별과 단 하루 놀아주니 얻었다. 그러나 동시에 여진수의 마음속에 또 하나의 의구심이 들었다.구명희의 룸메이트들도 구명희와 관계가 깊은데, 왜 수위가 늘지 않았을까?그녀들이 아직 수련을 시작하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반드시 남녀관계여야만 할까? 아니면 딱 한 사람만 이득을 볼 수 있는 걸까?만약 마지막 가능성이라면 여진수는 즉시 링링과 좋은 관계를 맺어 다른 사람이 먼저 이득을 볼 수 없게 해야 한다.이렇게 생각하더니 여진수는 집으로 돌아가 먼저 구명희의 세 룸메이트들을 수련의 길에 들게 하고 반응이 어떤지 보기로 했다.만약 그녀들의 수위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세 번째 가능성일 것이다.놀이터에서 나오니 두 여자아이는 모두 지칠 대로 지쳤다.여진수 또 그녀들을 데리고 저녁을 먹고 온천으로 갔다.두 소녀가 수줍어하자, 여진수는 그녀들과 함께 온천을 즐기지 않고, 밖에서 그녀들을 기다렸다.방안에서 두 소녀는 시원한 옷차림에 온천물에 몸을 담그니 얼굴에는 즐거움과 행복이 가득했다.특히 모한별은 오늘 여진수가 자기를 관심해 준 걸 생각하니 마음이 훈훈하고 흐뭇해졌다.온천에 몸을 담근 탓인지, 모한별의 빨간 얼굴은 먹음직스러워 보였다.요 며칠 그녀는 잘 먹고 잘 잤기 때문에 얼굴에 살이 살짝 올라 너무 말라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온천물에 몸을 담그며 생각했다. 나중에 능력이 있으면 꼭 여진수에게 잘 보답하겠다고.그러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여진수의 실력은 부쩍 늘었다.온천을 끝내고 여진수는 두 여자애를 학원에 돌려보낸 후 조용히 수지 그녀들 기숙사로 갔다.먼저 수지의 방으로 갔다.그녀는 팩을 하면서 책상에 앉아 두꺼운 책을 들고 밤늦게까지 책을 읽었다. 정교한 얼굴에 진지함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