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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Author: 풍월
송지아가 약을 들고 병실로 돌아왔을 때, 송윤재는 막 딸을 달래 재운 참이었다. 여동생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그는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

민서윤은 비틀거리는 송지아를 보고 황급히 다가가 부축했다.

“형수님, 일단 이 약부터 민정이에게 먹여요. 이걸 먹으면 완전히 나을 수 있어요.”

송지아는 손에 쥐고 있던 약을 민서윤에게 건넸다.

“이걸…”

민서윤의 동공이 가늘게 흔들렸다.

“어디에서 구한 거야?”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에요. 이 약은 분명 효과가 있어요.”

그래도 송윤재 부부는 먼저 의사를 불렀다.

그러나 약의 성분을 분석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안전성과 임상 사용 가능성을 검토할 여유도 없었다.

송지아는 앞서 송민정의 상태가 호전된 것도 자신이 이 약을 먹였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출처조차 알 수 없는 약이었다.

송윤재는 그런 약을 딸에게 함부로 먹일 수 없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송지아가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송씨 가족은 또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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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237화

    허경빈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지아야, 너 평소에는 그렇게 똑똑하면서 이번에는 왜…”“설마 그 약이 가짜였어?”송지아의 충혈된 눈에 순간 초조함이 번졌다.“진짜인지는 아직 몰라. 그래도 민정이가 먹은 뒤 상태는 안정됐어.”그 말을 듣고서야 송지아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그럼 됐어. 민정이만 무사하면 돼.”“하지만 네가 무사하지 않잖아.”허경빈의 목소리가 울음에 잠겼다.“알아. 그래도 괜찮아. 나는 참을 수 있어.”“혈액검사 결과를 보니 네가 중독된 물질은 민정이가 중독된 것과 전혀 다른 종류래. 그러니까…”허경빈의 이마에 핏줄이 불거져 연신 꿈틀거렸다.“그 짐승 같은 인간은 처음부터 너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던 거야.”송지아는 잠시 굳어졌다가 이내 희미하게 웃었다.병상에 누운 그녀는 충혈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랬구나.”애초에 자신이 어떤 선택을 내리든 결말은 달라지지 않았다.그 사람은 처음부터 송지아에게 선택권 따위 주지 않았던 것이다.그런데도 송지아는 다급한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붙잡듯 상대를 믿었고, 어리석게도 그 함정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갔다.“경빈아, 나 너무 피곤해. 자고 싶어.”송지아가 가느다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그래. 아무 걱정 말고 자.”허경빈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내가 여기서 지켜 줄게. 이제는 누구도 너를 해치지 못하게 할 테니까.”송지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내 몸을 돌려 그에게 등을 보였다.새벽녘의 병원은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만큼 고요했다.송지아는 이불을 온몸에 단단히 감고도 추위를 떨칠 수 없었다.살을 에고 뼛속까지 파고드는 냉기가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사지가 저절로 떨렸고, 참으려 해도 눈물이 흘러 베개를 축축하게 적셨다.허경빈은 외투를 벗고 침대 위로 올라갔다.그는 뒤에서 송지아의 떨리는 몸을 조심스럽게 끌어안았다. 따뜻한 체온이 얼음장처럼 식은 몸을 서서히 녹여 주었지만, 송지아는 여전히 추웠다.그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236화

    송지아가 약을 들고 병실로 돌아왔을 때, 송윤재는 막 딸을 달래 재운 참이었다. 여동생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그는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민서윤은 비틀거리는 송지아를 보고 황급히 다가가 부축했다.“형수님, 일단 이 약부터 민정이에게 먹여요. 이걸 먹으면 완전히 나을 수 있어요.”송지아는 손에 쥐고 있던 약을 민서윤에게 건넸다.“이걸…”민서윤의 동공이 가늘게 흔들렸다.“어디에서 구한 거야?”“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에요. 이 약은 분명 효과가 있어요.”그래도 송윤재 부부는 먼저 의사를 불렀다.그러나 약의 성분을 분석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안전성과 임상 사용 가능성을 검토할 여유도 없었다.송지아는 앞서 송민정의 상태가 호전된 것도 자신이 이 약을 먹였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하지만 출처조차 알 수 없는 약이었다.송윤재는 그런 약을 딸에게 함부로 먹일 수 없었다.그런데 바로 그때, 송지아가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송씨 가족은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소식을 듣고 달려온 허경빈이 본 것은 침대 위에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송지아였다.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입술에도 핏기라고는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에요?”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사람이 어쩌다 갑자기 쓰러졌단 말인가.송윤재의 얼굴이 어둡게 굳었다.“누군가 일부러 민정이를 중독시킨 뒤, 그 아이의 목숨을 빌미로 지아를 조종했어. 늘 영리하던 애가 이번에는 너무 다급한 나머지 아무에게도 상의하지 않고 움직이다가 상대의 함정에 빠진 거야.”송지아의 최근 통화 내역만 확인해도 사건의 전말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당시 송민정의 상태는 송지아가 이성과 냉정을 잃을 만큼 위급했다.그런 상황에서 다른 것까지 따질 겨를이 있었겠는가.누군가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면 조카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고 했다면, 송지아는 망설이지 않고 받아들였을 것이다.“함정에…”허경빈이 낮게 되뇌었다.순식간에 심장이 불규칙하고 거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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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집으로 돌아온 송지아는 침실에 걸린 원피스를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온유란이 디자인한 원피스는 무척 아름다웠다. 바느질 하나하나까지 정교하고 세심했다.송지아가 손을 뻗어 원피스의 천을 가만히 쓸어보던 그때, 휴대전화가 진동했다.화면에 뜬 것은 모르는 번호였다.그 순간, 송지아의 숨이 턱 막혔다.그녀는 애써 호흡을 가다듬은 뒤 전화를 받았다.“그 애, 상태가 좋아졌지?”“대체 나한테 뭘 시키려는 거야?”“역시 똑똑하군. 말이 통해서 참 편하네.”“당신이 원하는 건 돈이 아니지?”“돈은 필요 없어.”“그럼 대체…”“지금 당장 혼자 집을 나와. 그리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가. 도착하면 다시 연락할게.”상대는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덧붙였다.“누구에게도 말하지 마. 내가 계속 지켜보고 있으니까. 조카가 죽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면 말이야.”송지아는 알고 있었다.현재 송민정의 상태가 호전된 것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다.상대는 어린 조카의 목숨을 틀어쥐고 있었다. 그런데도 송지아에게는 그 손아귀에서 벗어날 방법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경찰에 신고하거나, 가족에게 알리거나, 허경빈에게 연락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어린 조카의 목숨을 걸고 도박할 수는 없었다.송지아는 평생 이토록 무력하다고 느껴 본 적이 없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 보아도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집을 나서기 전, 그녀는 가방 안에 호신용 스프레이를 넣었다.칼을 챙겼다가는 지하철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송씨 가족은 이미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송민정의 입원뿐 아니라 무산된 약혼식의 뒷정리까지 해야 했다. 그러니 송지아의 행동을 세심하게 살필 여유가 없었다.송지아가 외출한다고 하자 부모님도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또 병원에 가는 줄로만 알았다.운전기사와 경호원도 없이 혼자 나가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송지아는 상대의 지시대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몇 차례나 노선을 갈아타면서도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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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는 몇 번이나 경찰에 신고해서는 안 되며, 누구에게도 이 일을 알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하지만 송지아 역시 정체조차 알 수 없는 약을 어린 조카에게 선뜻 먹일 수는 없었다.그날 밤, 송민정은 견딜 수 없는 통증에 시달렸고 송씨 가족 모두가 고통 속에서 함께 밤을 지새웠다.아이는 온몸이 아프다며 침대 위를 데굴데굴 굴렀다. 그대로 두었다가는 스스로 다칠 수도 있어, 의료진은 어쩔 수 없이 아이의 몸을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병원에서도 송씨 가족에게 냉정한 현실을 알렸다.“최악의 상황까지 각오하셔야 합니다.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진통제를 투여하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효과도 좋지 않은 데다, 아이의 몸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그제야 송지아는 깨달았다.이제 자신에게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을.결국 한 번 모험을 걸어 보는 수밖에 없었다.오빠 부부가 잠든 사이, 송지아는 송민정에게 물을 먹여 주는 척하며 그 반쪽짜리 알약을 입에 넣어 주었다.그날 밤, 송지아는 한숨도 자지 않고 아이의 곁을 지켰다.날이 밝고 잠에서 깨어난 송민정은 배가 고프다며 먹을 것을 찾았다. 그 말을 들은 송윤재 부부는 뛸 듯이 기뻐했다. 중독된 뒤로 딸은 물 한 모금조차 제대로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다.송지아의 어머니는 손녀를 위해 집에서 정성껏 국을 끓여 왔다. 송민정은 국을 먹은 뒤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아이가 또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저녁이었다.다행히 병세는 어느 정도 안정된 듯했다.허경빈이 장난을 치자 송민정은 방긋방긋 웃기도 했다.모두가 아이가 드디어 고비를 넘긴 것 같다고 안도했다.하지만 송지아만은 알고 있었다.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고모…”송민정이 안아 달라는 듯 송지아에게 두 팔을 내밀었다.품에 안긴 아이는 고모의 목을 꼭 끌어안고 목덜미에 얼굴을 살며시 비볐다.“고모, 미안해요.”“왜 고모한테 미안하다고 해?”“사실 나는 고모를 제일 사랑해요. 고모가 정말 좋아요. 아빠랑 엄마보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233화

    “아이 상태는 좀 어떠니?”허경빈의 어머니가 아들을 한쪽으로 끌고 가 조심스럽게 물었다.허경빈의 표정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정말 천벌 받을 짓이지. 대체 어떤 몹쓸 인간이 이런 짓을 저질렀대? 아무 죄도 없는 길고양이에게 독을 묻히다니.”“그만해. 지금은 그런 말 해 봐야 아무 도움도 안 돼.”허진강이 미간을 찌푸리며 아내의 말을 막았다. 그러고는 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너와 지아의 약혼식은 일단 미루도록 해라. 나머지 일은 우리가 처리하마. 지금 송씨 집안은 정신없이 바쁠 테니, 너는 여기 남아서 필요한 일을 도와주고…”그때 송지아의 휴대전화가 진동했다.“아가씨, 주문 제작을 맡기신 옷이 완성됐습니다. 직접 찾으러 오시겠어요, 아니면 저희가 보내 드릴까요?”옷이라고?송지아는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뒤늦게 떠올렸다.원래대로라면 내일은 허경빈과 약혼식을 올리는 날이었다.“그냥 집으로 보내 주세요.”전화를 끊은 송지아는 넋이 빠진 사람처럼 축 늘어졌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전화가 또다시 울렸다. 별생각 없이 전화를 받은 그녀가 힘없이 입을 열었다.“여보세요?”상대는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여보세요? 누구세요?”“그 애… 죽었어?”음성 변조기를 거친 목소리는 기괴하게 뒤틀려 있었다.송지아는 온몸을 세차게 떨었다.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가까스로 감정을 억누르며 물었다.“당신 누구야?”그러자 상대는 오히려 되물었다.“그럼 아직 죽지 않았나 보네.”곧이어 수화기 너머에서 날카롭고 섬뜩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귀를 찢을 듯한 웃음이 송지아의 고막을 사정없이 파고들었다.호흡은 갈수록 거칠어졌다. 끝내 송지아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대체 누구냐고!”“나?”상대는 한참 웃더니 느긋하게 물었다.“그 애를 살리고 싶어?”“원하는 게 뭐야?”“내 말을 얌전히 잘 들으면 목숨만은 살려 줄 수도 있어.”“내가 당신 말을 어떻게 믿어!”“지금 그 애의 증상을 보면, 고열이 내린 뒤에는 뼈를 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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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지아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어린 조카가 또다시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다.송민정의 조그마한 얼굴은 열기로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할 수 있는 온갖 해열 처치를 다 해 보았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그렇다고 약의 용량을 늘리자니 어린 몸이 견디지 못할까 걱정이었다.송민정은 고모를 발견하자마자 아프다며 울음을 터뜨렸다.“고모, 고모…”목은 잔뜩 쉬어 있었고 얼굴에는 핏기 한 점 없었다. 두 눈은 울어서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응, 고모 여기 있어.”송지아는 침대 곁에 앉아 불덩이처럼 뜨거운 아이의 손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저 너무 힘들어요. 너무 아파요…”“착하지. 이제 곧 안 아플 거야.”어떻게 달래야 할지 알 수 없었던 송지아는 그저 열에 벌겋게 달아오른 아이의 뺨을 가만가만 쓸어 주었다.송민정은 그녀의 품으로 파고들어 서럽게 울었다.뜨거운 눈물이 송지아의 가슴께를 흠뻑 적셨다. 그 온기가 살을 데는 듯했고, 그녀의 마음은 칼로 저미는 것처럼 아팠다.고모인 자신조차 이토록 견디기 힘든데, 송윤재 부부의 심정은 오죽하겠는가.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는 거대한 무력감이 그 자리에 있는 모두를 집어삼키고 있었다.열이 다시 내리고 나서야 송민정은 흐느끼며 부모를 바라보았다.“아빠, 엄마. 저 집에 가고 싶어요.”“다 나으면 집에 갈 수 있어.”송윤재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려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저는 언제 다 나아요?”“금방 나을 거야.”“저 병원에 있기 싫어요. 우리 집에 가면 안 돼요? 여기 냄새 너무 싫어요.”송민정은 연약한 새끼 고양이처럼 가냘픈 모습으로 엄마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칭얼거렸다.“집에 가고 싶어요.”“조금만 더 얌전히 있자.”“싫어요. 저 얌전히 안 있을 거예요. 집에 갈래요. 고모, 고모가 저 집에 데려가 줘요.”아이는 이번에는 송지아에게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어린아이에게는 병원만 나가면 병도 저절로 나을 것처럼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송민정은 제발 자신을 데리고 나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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