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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Author: 풍월
상처받아 괴로워하는 서은주의 모습에 육강민도 심장이 바늘로 찔린 듯 아파왔다.

육강민은 서은주를 품에 꼭 껴안았다.

“서진우 부부에게 버림 받은 상황에서 형량 줄이려고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으니까. 서미진 말이라고 해서 전부 믿을 필요는 없어.”

육강민은 서은주의 등을 천천히 토닥여주었다.

“대신 알아봐 줄 수 있어요?”

확실히, 서미진의 말만 듣고 판단할 수는 없었다.

육강민은 서은주를 더 깊숙히 끌어안았다.

“내가 알아볼게.”

그날 밤, 서은주는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서씨 가문에서 지냈던 지난 시간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만약 서미진의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 절대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없었다.

육강민 역시 잠을 설쳤다.

서은주가 아파하는 것만큼 육강민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육지성의 일 처리가 놀라울 정도로 빨랐고 다음 날 아침, 바로 조사 결과를 들고 왔다.

부자들의 성공 이력 중에는 떳떳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아 조금만 파헤쳐도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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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205화

    “아니에요. 그럴 리 없어요. 내 아들이 나를 속일 리 없다고요!”설도윤의 어머니는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당신이 거짓말하는 거죠? 전부 가짜잖아요! 당신이 어떻게 저 여자와 사귈 수 있어요…”그녀는 무너져 내리는 이성을 붙잡으려는 듯 같은 말만 쉴 새 없이 되풀이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눈앞의 현실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아, 그러고 보니 하나 더 알려 드릴 게 있네요.”허경빈이 문득 입꼬리를 올렸다.그는 설도윤의 어머니를 내려다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느긋하게 휘어진 입매에는 어딘가 서늘하고 불온한 기색이 서려 있었다.“설씨 집안을 건드린 건 송씨 집안이 아닙니다.”잠시 말을 끊은 허경빈이 또렷이 덧붙였다.“바로 나예요.”연회장 안에 다시 한번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았다.“내 여자 친구를 괴롭혔잖아요. 삼촌과 이모는 너그러우셔서 참고 넘어가셨지만, 난 그렇게 착하고 관대한 사람이 아닙니다.”허경빈의 얼굴에서는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졌다.“그런 일이 벌어진 뒤에도 설씨 집안에서는 사과하러 찾아오기는커녕 설도윤을 용서해 달라고 했죠? 낯짝이 두꺼워도 정도가 있지, 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군요. 송씨 집안에서는 설씨 집안을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꼴을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었어요.”그는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차분한 목소리였으나, 한 마디 한 마디가 얼음처럼 서늘하게 연회장을 가로질렀다.“오늘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해 두죠. 앞으로 누가 내 여자 친구나 그 가족을 건드린다면, 송씨 집안은 마음이 너그러워서 넘어갈지 몰라도 나는 아닙니다.”허경빈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나는 이기적이고 속도 좁은 사람이거든요. 그자를 무너뜨릴 방법쯤은 수백, 수천 가지도 더 찾아낼 수 있습니다.”평소의 허경빈은 늘 웃음을 달고 다녔다. 능청스럽고 붙임성이 좋아 누구와도 쉽게 어울리는 사람처럼 보였다.하지만 아무리 가볍게 행동해도, 그에게는 결코 물러서지 않는 원칙과 선이 있었다.그리고 지금 그는 모든 사람에게 선포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204화

    송씨 집안 사람들은 하나같이 충격에 휩싸인 얼굴로 송지아를 바라보았다.가족들조차 저토록 놀랐으니, 다른 이들의 반응은 말할 것도 없었다. 어느새 연회장 안의 모든 시선이 송지아에게 집중되어 있었다.평범한 누군가가 남자를 집에 들여놓고 경제적으로 뒷바라지했다면 이토록 놀라지는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상대는 송지아였다.이 사교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귀한 공주님.우아하고, 지적이며, 영리한 여자.세상의 온갖 아름다운 수식어를 늘어놓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사람이 바로 그녀였다.그런 송지아가 젊은 남자를 집에 들여놓고 뒷바라지한다니.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다들 믿지 못하시겠죠? 하지만 내게는 증거가 있어요!”설도윤의 어머니는 기다렸다는 듯 주머니에서 사진 여러 장을 꺼냈다. 마침 허경빈이 가장 가까이에 서 있었기에, 그녀는 사진을 그의 손에 건네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당신이 직접 확인해 보세요. 내가 거짓말을 했는지 아닌지.”사람들은 사진에 대체 무엇이 찍혀 있는지 궁금해하며 허경빈의 반응을 기다렸다. 숨죽인 시선들이 그의 손끝으로 모여들었다.허경빈은 서두르지 않고 사진을 한 장씩 천천히 넘겨 보았다.대부분은 송지아가 라비엘 레지던스를 드나드는 모습이었다. 그와 송지아가 함께 찍힌 사진도 몇 장 섞여 있었다.문제는 그의 모습이었다.대체 어떻게 찍었는지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만큼 뿌옇게 찍혀 있었다.사진을 모두 살펴본 허경빈이 한쪽 눈썹을 비스듬히 치켜올렸다.“설 사모님, 사람을 시켜 송지아를 미행한 겁니까?”설도윤의 어머니는 작게 헛기침했다.남을 몰래 미행하는 행위가 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녀의 목소리는 자연스레 흐려졌다.“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잖아요. 그저 저 여자가 젊은 남자를 집에 들여놓고 뒷바라지한 게 맞는지만 말씀해 주세요.”“아니요,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요.”허경빈은 사진을 가볍게 흔들었다.“이 사진은 누가 찍었습니까?”“사설 탐정을 고용했어요.”“돈깨나 쓰셨겠네요.”허경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203화

    송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체면과 품위를 중히 여겼다. 더구나 이곳은 박명숙의 생일 연회였다. 이런 자리에서 설도윤의 어머니와 고성을 주고받거나 몸싸움이라도 벌였다가는 그들만 손해였다.결국 지금은 체면을 지키려는 쪽이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설도윤의 어머니는 그들이 함부로 나서지 못하는 것을 보고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위선자들 같으니라고.”“설 사모님.”그때 허경빈이 돌연 앞으로 나섰다.“지금 하신 말씀에 무슨 근거라도 있습니까?”뜻밖의 등장에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쏠렸다.허경빈은 한때 송씨 집안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지금은 겉보기에 화해한 듯했지만, 하필 이 순간 그가 나서자 몇몇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같은 의문이 떠올랐다.설마 허경빈이 이 틈을 타 송씨 집안을 짓밟으려는 건가?“우리 설씨 집안은 평소 남들과 원만하게 지냈어요. 원한을 살 만한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설도윤의 어머니는 기다렸다는 듯 억울함을 토로했다.“그런데 내 아들이 잡혀가자마자 회사에 문제가 생겼어요. 송씨 집안이 한 짓이 아니라면 대체 누구겠어요?”그녀는 분을 삭이지 못하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나도 내 아들을 감싸려는 건 아닙니다. 송씨 집안이 우리에게 보복하고 싶어 하는 것도 이해해요. 하지만 기왕 일을 벌였으면 떳떳하게 인정해야 할 것 아닙니까?”이어 허경빈을 바라보며 목소리를 높였다.“당신이 말씀해 보세요. 이런 게 위선이 아니면 뭡니까? 겉으로만 고상한 척하는 거잖아요!”“그래요?”허경빈이 한쪽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그래서 증거는요?”“이렇게 뻔한데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해요? 송씨 집안이 아니고서야 누가 이런 일을 벌일 능력이 있겠습니까!”설도윤의 어머니는 송씨 집안의 소행이 틀림없다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그 억지스러운 태도에 송현근은 또다시 속이 뒤집힐 듯 화가 치밀었다.그때 구경거리가 커질수록 신이 나는 방주헌이 기다렸다는 듯 끼어들었다.“설 사모님, 아까 송지아도 무슨 일을 저질렀다고 하셨죠?”그는 호기심을 감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202화

    그녀는 곧장 송씨 집안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그러나 육씨 집안 경호원들은 처음부터 그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가 방향을 틀자마자 재빨리 앞으로 나서 빈틈없이 길을 가로막았다.“설 사모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한주미가 미간을 찌푸리며 엄한 목소리로 꾸짖었다.“생신을 축하하러 오셨다기에 자리까지 마련해 드렸는데, 대체 뭘 더 하시려는 거죠?”“박명숙 여사님의 생신 연회라면 가까운 친지와 귀한 벗들만 초대받았겠지요. 저야 당연히 초대받을 복이 없는 사람이고요.”설도윤의 어머니는 입가를 비틀며 송씨 집안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그래도 손님을 고르실 때는 꽤 오랫동안 신중하게 살펴보셨을 줄 알았어요. 초대받은 분들도 하나같이 인품과 덕망을 갖춘 분들일 테고요. 그런데 그런 자리에 어떻게 근본도 모를 잡것들이 섞여 들어왔나 모르겠네요.”말끝마다 날이 서 있었고, 그녀의 시선은 시종일관 송씨 집안을 향하고 있었다.바보가 아닌 이상 그 말이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 모를 수 없었다.두 집안 사이에 얽힌 사정을 아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설도윤이 송지아에게 청혼했을 당시 워낙 떠들썩한 소동이 벌어졌던 탓이었다.하지만 그 일에 아직 끝나지 않은 뒷이야기가 있으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설 사모님, 지금 그게 무슨 뜻입니까?”송현근이 싸늘하게 물었다. 굳게 찌푸린 눈가에는 이미 분노가 짙게 서려 있었다.“당신 딸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정말 모르세요?”설도윤의 어머니는 이미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생각했다.어차피 송씨 집안의 심기를 거스른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철저하게 등을 지는 편이 나았다.어떤 수를 써서라도 송지아를 끌어내려야 했다.“말조심하십시오.”송현근이 이를 악문 채 경고했다. 치솟는 분노를 가까스로 억누르고 있다는 것이 굳어진 턱선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그러나 사람들의 시선은 어느새 송지아에게로 쏠리고 있었다. 마치 가만히 서 있는 그녀의 얼굴에서 감춰진 비밀이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201화

    “송지아, 거기 서! 네가 나를 몰라? 어떻게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런 거짓말을 해!”설도윤의 어머니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격앙된 목소리가 길게 뻗은 복도에 날카롭게 울려 퍼졌다.“이만 나가 주십시오.”앞을 막아선 경호원이 냉담하게 말했다.간신히 사람들의 눈을 피해 안으로 들어온 그녀가 순순히 물러날 리 없었다. 송지아를 쫓아가려 몸을 내밀었으나, 건장한 경호원이 한 치의 틈도 내주지 않고 길을 가로막았다. 결국 그녀는 발을 구르며 경호원에게 삿대질했다.“네가 뭔데 나를 막아?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설조경의 아내야!”그러나 경호원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계속 나가지 않으시면 물리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억울하시다면 경찰에 신고하셔도 좋습니다.”“너…!”그녀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입술을 부들부들 떨었다. 얼굴은 순식간에 시뻘겋게 달아올랐다.경호원은 그녀가 끝까지 버티자 어쩔 수 없이 팔을 붙잡았다. 그 순간, 저만치 멀어지던 송지아의 뒷모습이 복도 모퉁이 너머로 사라지려 했다.다급해진 설도윤의 어머니가 목이 터져라 외쳤다.“송지아! 네 추잡한 짓을 모조리 까발려도 괜찮겠어? 너 때문에 내 아들은 이미 인생을 망쳤는데, 내가 왜 너만 편히 살게 내버려 둬야 해! 이판사판이야! 죽더라도 너 하나는 반드시 끌고 갈 거야!”서슬 퍼런 외침이 등 뒤까지 쫓아왔지만, 송지아는 끝내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그녀의 걸음은 잠시도 흔들리지 않은 채 점점 멀어져 갔다.모진 말을 쏟아 낸 설도윤의 어머니는 뜻밖에도 더는 발버둥 치지 않았다. 순순히 물러나는 듯한 모습에 경호원도 비로소 긴장을 조금 풀었다. 그는 그녀의 팔을 붙잡은 채 출구 쪽으로 끌고 갔다.바로 그 순간이었다.설도윤의 어머니가 느닷없이 고개를 숙이더니 경호원의 팔을 힘껏 깨물었다.“윽!”살을 파고드는 통증에 경호원의 손에서 순간적으로 힘이 빠졌다. 그녀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몸을 홱 돌려 연회장을 향해 내달렸다. 급박한 발소리가 매끄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200화

    설도윤의 어머니는 송지아의 얼굴에 스친 미묘한 변화를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순간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역시 제대로 약점을 잡은 게 분명했다.아무리 영리한 척해도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계집애였다. 속내 하나 감추지 못하지 않는가.“대체 뭘 원하시는 거예요?”송지아가 미간을 찌푸렸다.설도윤은 자신과 허경빈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송지아는 설씨 집안사람들도 그 사실을 모두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굳이 라비엘 레지던스를 언급한 것은, 두 사람이 그곳에서 동거한다고 여기고 이를 빌미로 협박하려는 모양이었다.“내가 아까 말한 두 가지 조건을 들어줘.”설도윤의 어머니는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하며 희미하게 웃었다.그러나 송지아의 입꼬리도 천천히 올라갔다.그 미소에는 숨길 생각조차 없는 조소가 어려 있었다.“고작 그 일로 저를 협박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연세도 있으신 분이 어떻게 그렇게 순진하실 수 있죠?”설도윤의 어머니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눈을 부릅뜨고 송지아를 노려봤다.“내가 이 일을 세상에 폭로해도 정말 두렵지 않다는 거야?”“마음대로 하세요.”“송씨 집안의 체면은 생각하지도 않아?”송지아가 가볍게 비웃었다.“체면은 스스로 세우는 것이지, 남이 베풀어 주는 게 아니니까요.”설도윤의 어머니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 일이 알려지면 송지아 혼자만이 아니라 송씨 집안 전체의 명예가 훼손될 터였다. 그런데도 어떻게 저토록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단 말인가.그녀 또한 알고 있었다.일이 세상에 알려져 송씨 집안이 궁지에 몰리면, 그들은 절대로 자신의 아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가장 좋은 방법은 조용히 만나 타협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정작 송지아는 자신의 협박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예상과 전혀 다른 반응에 설도윤의 어머니는 순식간에 당황했다. 송지아의 팔을 붙잡고 있던 손에서도 저절로 힘이 빠졌다. 준비했던 수가 모두 어긋나자,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그러나 두 사람은 아직 알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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