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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1화

Author: 풍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마음이 놓이네요.”

송지아는 고맙다며 백화점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 몇 장까지 박윤희의 손에 쥐여 주었다.

웬만한 부유층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길 물건이었다. 하지만 박윤희에게는 달랐다. 넉넉지 않은 집안에서 자란 데다 남편을 잃은 뒤로는 아들 하이준이 돈 쓰는 일까지 엄격하게 관리했다.

밖에서 자선가로 이름을 쌓고 있는 아들이 어머니의 호화로운 소비를 달가워할 리 없었다.

그래서 송지아가 준 보석과 상품권은 박윤희의 마음을 끌기에 충분했다.

집에 돌아온 그녀는 목걸이를 걸고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몸을 돌려 보았다. 아름다운 빛깔에 한참 눈을 두다가 입가에 비웃음을 띠었다.

고작 이 정도로 제 입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역시 어려서 세상 물정을 몰랐다. 제 발로 찾아와 귀한 물건을 주겠다는데 마다할 이유도 없었다.

다만 송지아는 정말로 딸의 행방을 모르는 것 같았다.

알고 있었다면 보석을 건네며 사정할 게 아니라, 하채린이 어디 있는지로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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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313화

    “멀쩡한 애가 갑자기 무슨 소리야?”어머니는 송지아의 이마에 손을 대 봤다. 열은 없었다.“어디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 왜 꼬집어 달라고 해?”“엄마, 방금 의사 선생님이 그러셨는데…”딸의 말을 끝까지 들은 어머니가 눈을 크게 떴다. 송지아의 얼굴을 빤히 보던 그녀는 잠시 뒤 손을 내밀었다.“지아야, 네가 나 좀 꼬집어 봐.”송지아는 그제야 웃음을 터뜨렸다.*송지아의 전화를 받은 허경빈은 라비엘 레지던스로 향했다. 집에 들어서니 그녀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평소에는 좀처럼 주방에 서지 않는 사람이라 그 모습부터 의외였다.“오늘 무슨 좋은 일 있어?”허경빈이 뒤에서 그녀를 안고 뺨에 입을 맞추려 했다.“네가 직접 요리까지 하고.”“이따 말해 줄게. 지금은 비켜 줘. 요리하는데 방해돼.”“그전에 한 번만.”허경빈은 물러서기는커녕 그녀를 안은 팔에 힘을 줬다. 송지아가 고개를 피했지만, 그는 기어이 몸을 돌려 세워 입을 맞췄다. 어느새 그녀는 싱크대 위에 앉아 있었다.차가운 상판이 몸에 닿자 송지아가 살짝 떨었다. 저도 모르게 허경빈의 목을 끌어안고 가까이 다가가자 그가 웃었다.“이렇게 꼭 안으면서 싫은 척하기는.”뻔뻔한 말에 대꾸할 틈도 없이 다시 입술이 닿았다. 고요한 주방에는 두 사람의 숨소리만 가까웠다. 숨이 차오른 송지아가 겨우 입술을 떼고 그의 어깨에 기대자, 허경빈이 이번에는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자국 남기지 마.”며칠 뒤면 약혼식이었다. 목에 흔적이 남으면 입을 옷부터 걱정해야 했다.“알았어.”허경빈은 대답하면서도 그녀의 허리를 감싼 채 놓아주지 않았다. 다시 입을 맞추는 사이 손끝이 바지 허리께로 내려왔다. 그가 손을 더 움직이려 하자 송지아가 급히 붙잡았다.“안 돼. 밥부터 먹자.”“나는 너부터.”허경빈은 그녀가 부끄러워 거절하는 줄 알았다. 맹장 수술을 받은 뒤로는 이렇게 가까이 있지도 못했으니, 쉽게 물러날 마음이 없었다. 귓가로 닿는 숨결이 뜨거웠다.“지아야, 오늘은 나 좀…”낮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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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마음이 놓이네요.”송지아는 고맙다며 백화점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 몇 장까지 박윤희의 손에 쥐여 주었다.웬만한 부유층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길 물건이었다. 하지만 박윤희에게는 달랐다. 넉넉지 않은 집안에서 자란 데다 남편을 잃은 뒤로는 아들 하이준이 돈 쓰는 일까지 엄격하게 관리했다. 밖에서 자선가로 이름을 쌓고 있는 아들이 어머니의 호화로운 소비를 달가워할 리 없었다.그래서 송지아가 준 보석과 상품권은 박윤희의 마음을 끌기에 충분했다. 집에 돌아온 그녀는 목걸이를 걸고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몸을 돌려 보았다. 아름다운 빛깔에 한참 눈을 두다가 입가에 비웃음을 띠었다.고작 이 정도로 제 입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역시 어려서 세상 물정을 몰랐다. 제 발로 찾아와 귀한 물건을 주겠다는데 마다할 이유도 없었다.다만 송지아는 정말로 딸의 행방을 모르는 것 같았다. 알고 있었다면 보석을 건네며 사정할 게 아니라, 하채린이 어디 있는지로 자신을 협박했을 테니까. 그래도 필요할 때 돈을 얻어 낼 상대가 생긴 건 나쁘지 않았다.그렇다고 송지아를 그냥 놓아줄 생각은 없었다. 허경빈이 사람들 앞에서 자신과 딸을 모욕하지만 않았어도, 하채린이 먼 나라로 떠났다가 실종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박윤희는 목걸이를 쥔 채 거울 속 자신을 바라봤다. 허씨 집안을 경성의 웃음거리로 만들 작정이었다. 송지아의 일을 폭로하려면 때만 잘 고르면 됐다.허경빈이 모녀에게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많은 사람 앞에서 그 집안을 망신 주고 싶었다. 다시는 경성에서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만큼.*박윤희와 헤어진 송지아는 곧장 차에 올랐다. 운전석에는 허경빈이 기다리고 있었다.“어땠어?”“잘됐어.”송지아가 옅게 웃었다. 박윤희에게 협박받는 일을 부모님께는 알리지 않았지만, 허경빈에게는 미리 털어놓고 상의했다. 갑자기 하채린에 대해 묻기 시작한 이상, 그가 알아보면 박윤희와 만난 사실도 금세 드러날 터였다.허경빈은 더 캐묻지 않고 차를 출발시켰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310화

    박윤희는 애초에 송지아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연락했다. 딸의 행방을 알아내는 게 먼저였고, 송지아의 비밀을 쥐고 있는 이상 자신이 불리할 것도 없었다.다시 만난 자리에서 박윤희는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물었다.“아가씨, 생각할 시간은 충분히 줬잖아요. 우리 딸이 어디 있는지 알아냈어요?”“아니요.”송지아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하채린에 관해 자신이 아는 것을 박윤희에게 말할 생각은 없었다.“분명히 알고 있을 텐데.”박윤희는 이를 악물고 송지아의 얼굴을 살폈다. 하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속내를 짐작할 만한 표정은 찾을 수 없었다.“박윤희 씨.”느닷없이 이름을 부르자 박윤희가 눈을 들었다.“뭐라고요?”“저희 어머니와 비슷한 연세시고, 딸을 둔 어머니이기도 하시잖아요. 하채린 씨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전에도 분명히 말씀드렸어요.”송지아는 차분히 말을 이었다.“딸을 찾으려면 경찰에 도움을 청하시면 되잖아요. 왜 제 사생활을 들먹이며 협박하세요? 허씨 집안에 원한이 있으신 건 알아요. 하지만 저까지 끌어들이실 이유는 없잖아요. 저희는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하세요?”“오늘은 말이 많네요.”박윤희가 차갑게 웃었다.“모른다는 말을 내가 믿을 것 같아요?”“제가 안다는 증거라도 있으세요?”“당신은 몰라도 허경빈은 알겠죠.”“그럼 그 사람한테 물으세요. 왜 저를 협박하세요?”송지아의 목소리가 한결 낮아졌다.“제 일을 남들에게 알리지만 말아 주세요. 하채린 씨의 행방은 정말 몰라요. 대신 돈이든 보석이든 원하시는 걸 드릴게요. 저 좀 그냥 놔주세요.”갑자기 태도를 낮추는 모습에 박윤희가 웃음을 터뜨렸다. 아까는 이름을 부르며 따지더니, 결국 비밀이 알려지는 게 두려운 모양이었다.송지아는 들고 온 큰 가방에서 작은 상자 몇 개를 꺼냈다. 뚜껑을 열자 값비싼 보석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박윤희는 가난한 형편에서 자라 이런저런 수를 써 하씨 집안에 들어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씨 집안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309화

    교통경찰의 말을 듣고 허진강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 허경빈은 얼른 앞으로 나섰다.“그럼 지아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초범이고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벌금이 부과되고 면허는 취소됩니다.”교통경찰은 송지아에게 따라오라고 했다. 그녀가 방을 나가자 허씨 부자만 남았다. 허진강은 방금까지 아들을 몰아세운 게 민망했지만, 허경빈은 그 얼굴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아빠, 이제 아시겠죠? 제가 운전한 거 아니라고 했잖아요.”“웃음이 나와? 지아가 그렇게 달리는데 옆에서 왜 안 말렸어? 얌전하던 애가 갑자기 과속을 하겠냐. 네가 잘못 가르친 게 분명해.”“아빠 눈에는 제가 그렇게 한심해 보여요?”“그래.”허경빈은 수술한 자리까지 더 아픈 것 같았다. 결국 무슨 일이 일어나든 다 자기 탓이었다. 아버지 눈에는 숨만 쉬어도 못마땅할 모양이었다.조사를 마치고 나온 송지아는 부모님과 오빠가 모두 와 있는 걸 보고 걸음을 멈췄다. 하채린의 일은 허경빈과 입 밖에 내지 않았다. 허경빈은 자신이 곁에서 말렸어야 했다며 잘못을 인정했지만, 송지아도 운전한 책임을 그에게 떠넘길 생각은 없었다.송씨 가족은 그녀를 다그치지 않았다. 요즘 마음고생이 컸다는 걸 알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위험하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을 뿐이었다.*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 송지아는 가족을 놀라게 한 게 미안해 내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런데 송윤재는 그런 동생을 보고도 빈정거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우리 얌전한 지아가 과속 운전까지 할 줄은 몰랐네. 경찰관님한테 직접 듣지 않았으면 안 믿었을 거야.”“넌 좀 조용히 해.”송현근이 아들을 향해 눈을 흘겼다.“아버지, 이번 일은 지아 편만 드시면 안 돼요.”“나도 위험했다는 건 알아. 지아야, 다음부터는 절대 그러면 안 된다.”집에 돌아온 송현근은 딸을 앉혀 놓고 제법 ‘엄하게’ 타일렀다. 그렇게 한참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송지아는 새벽녘에 방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어머니가 따뜻하게 데운 우유 한 잔을 들고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3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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