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육민찬은 금세 풀이 죽었다.“남혁아!”한주미가 미간을 찌푸렸다.“애한테 그런 말을 왜 해. 그 입 좀 어떻게 못 하니, 진짜.”육남혁은 그제야 조용히 입을 닫았다. 한주미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말을 이었다.“어릴 때 우리 집에 자주 놀러 오던 장씨 이모 기억나지?”“네.”“그분 조카딸이 스물일곱인데, 외국에 있다가 이번에 설 쇠러 들어왔대. 그래서 집에 한 번 부르려고 하는데, 겸사겸사 한 번 만나봐.”말끝에 한숨이 묻어났다.“그냥 친구 하나 사귄다고 생각하면 되잖아?”아들 혼사 문제로 한주미는 속을 꽤나 썩이고 있었다.“형, 그냥 한번 만나봐요. 당장 결혼하라는 것도 아니잖아요.”방주헌도 옆에서 거들었다.남 일이라 쉽게 말하는 것이다.육남혁이 뭐라 하기도 전에 한주미가 못을 박았다.“그렇게 정한 거다. 내일 꼭 들어와.”방주헌은 자꾸만 터져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았다.육남혁이 맞선이라니, 구경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강희진이 내일 떠나는 날이라 그럴 기분은 아니었다.육씨 가문을 나선 방주헌은 곧장 강희진의 집으로 향했다.각자 씻고 나온 뒤, 강희진은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물기가 가신 듯해 드라이기를 잡으려는 순간, 허리를 잡혀 그대로 끌려갔다.그렇게 강희진은 방주헌의 무릎 위에 앉았다.“그만 말리죠.”방주헌이 그녀 손에 있던 수건을 빼앗아 한쪽에 던졌다.갑작스럽게 그의 품에 안긴 강희진은, 잠깐 멍해 있다가 이내 몸을 굳혔다.…언제부터 목소리가 저렇게 잠겼지?방주헌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내렸다.강희진은 달라진 그의 호흡과 긴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방주헌은 이미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강희진이 작게 말했다.“나 생리 중이에요.”방주헌은 잠시 멈칫했다.“그냥… 입 맞추고 싶어요.”그의 목소리는 어느새 낮게 갈라져 있었다.그녀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고는 귓가를 지분거렸다.겉보기에 제멋대로인 사람 같아도, 방주헌은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육남혁은 칫솔을 들고 한참을 망설였다.연주가 단호하게 이별을 통보하던 말이 아직도 귓가를 맴돌았다.어젯밤 그녀의 “사랑하지 않는다”는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 팠다.이제는 과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더는 집착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진심을 짓밟히면서까지 매달릴 필요는 없다.그런데도 육강민의 말이 자꾸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결국 그는 알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칫솔과 자신의 머리카락을 봉투에 넣어 검사센터로 보냈다.“급하신가요?” 직원이 물었다.“아니요.”“그럼, 열흘 뒤에 결과 찾으러 오시면 됩니다.”결제를 마치고 검사센터를 나서자, 평소보다 훨씬 매서운 바람이 얼굴을 파고들었다.거리에는 신년 분위기가 짙게 깔렸고, 길가 가게들은 이미 단장을 마친 상태였다.육남혁은 알고 있었다.결과가 나오게 되면 연주와의 관계도 결론이 날 것이다.하룻빨리 알고 싶으면서도, 그 아이가 정말 자신과 아무 상관 없을까 봐 두렵기도 했다.그래서 일부러 급하지 않다고 했던 것이다.열흘 뒤면, 설 전에는 결과를 알 수 있었다.*신년을 앞두고 내린 큰 눈은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어, 모든 걸 삼켜버릴 듯했다.육남혁은 동생의 전화를 받고 본가로 향했다.“무슨 일 있어?”“이모가 내일 회성으로 돌아가셔서, 오늘 우리 집에서 저녁 드시기로 했어.”육남혁이 도착했을 때, 예상 밖의 얼굴, 방주헌도 와 있었다.마당에서 육민찬과 함께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는데, 육민찬은 꺄르르 자지러지다가 육남혁을 발견하고는 얌전히 인사했다.“큰아빠 안녕하세요!”옆에 꼬리를 흔들며 앉아 있는 행복이는 마치 충직한 경호원같았다.“큰아빠!”빨간 솜옷에 빨간 모자를 쓴 육수린이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육남혁은 몸을 숙여 아이를 번쩍 안아 올렸다.육씨 집안은 형제 둘뿐이라 박명숙은 오래전부터 손녀를 무척 바랐다.이제는 증손녀가 생기니 그야말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존재였다.그만큼 육수린은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존재였다.마당에는 육강민도 나와 있었다.두 형제는
연주가 아들과 함께 떠난 뒤, 기분이 좋지 않았던 단체 채팅방에서 술 마실 사람을 찾았다.그들만 모이는 장소가 따로 있었다.육강민이 가장 먼저 도착했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 형이 이미 보드카 반병을 비운 상태였다. “무슨 일인데? 고백했다가 차이기라도 한 거야?”육남혁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쏘아봤다.“술 마실 거면 마시고, 아니면 꺼져.”“화가 이렇게 난 거 보면 제대로 까였는데?”“육강민!”“알았어, 알았어. 입 다물게.”그 뒤로 방주헌, 하이석, 허경빈도 도착했다.육남혁은 원래 절제되고 이성적인 사람이었기에, 이렇게까지 무너진 모습은 모두에게 낯설었다. 하지만 굳이 이유를 묻지 않았고, 그냥 함께 술을 마셨다.“맞다, 그날 밤 연주 씨 아들은 어디서 찾은 거예요?” 원래도 호기심이 많았던 방주헌은 육남혁이 연주 때문에 술을 마시는 줄도 모르고 말을 마구 던졌다.“진짜 놀랐다니까요. 어떻게 그렇게 큰아들이 있냐고요. 희진 씨도, 나도 순간 어안이 벙벙했어요.”육강민이 계속 눈짓을 보냈지만, 이미 술기운이 오른 방주헌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근데 얼굴을 자세히 보니까 팔할은 연주 씨를 빼다 박았던데요? 나머지는 뭔가 이상하게...”방주헌은 턱을 쓰다듬더니, 육씨 가문 형제를 바라봤다. “분위기가 강씨 가문 핏줄 같았단 말이죠.”“어디가 닮았다는 거야!” 그러자 육남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끊었고, 그 말에 방주헌은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왜 갑자기 살벌해?’그는 육강민을 바라봤다.“대체 무슨 일이야? 누가 보면 실연당한 줄 알겠어.”육강민은 한숨을 쉬었다.방주헌은 어쩜 저리도 분위기 파악 못 하는 걸까?무심코 던진 말이 육남혁의 아픈 심장을 제대로 찌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결국 하이석이 과일 조각을 집어 그의 입에 넣어버린 덕분에 방 안이 잠시 조용해졌다.그날 밤, 육남혁은 술을 많이 마셨고, 육강민이 그를 아파트까지 데려다줬다.이 공간은 육강민도 처음이었고 내부를 보자마자 머리가 아파왔다. 생
입술을 깨물던 연주는 작은 소리로 불렀다.“교... 교수님.”“안 들리는데.”분명 들었으면서 그가 일부러 그러는 걸 알고 있어 고개를 홱 들어 그를 노려보았다.“당신…”하지만 입술을 떼기도 전에, 육남혁이 갑자기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삼켰다.그녀의 몸이 굳어버렸다. 머릿속이 벼락 맞은 듯했고,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다.그의 뜨거운 입술이 사람의 신경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연주가 손을 들어 그의 가슴을 밀어내려 했지만, 허리에 감긴 육남혁의 손은 오히려 더 세게 조여왔다.그는 더 가까이 다가오며 그녀의 영역을 거침없이 침범했다.하지만 연주는 끝까지 이를 악물고 버티려 했다.그러나 밀어낼 수가 없었다.그러다 육남혁이 그녀의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고, 통증에 그녀가 입술을 벌렸다.그의 키스는 집요하게 파고들어 끝까지 몰아붙였다.점점 혀끝이 감각을 잃어가고 휘몰아치는 전율에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자꾸만 힘이 풀렸다.그의 손이 허리를 감싸고 있지 않았다면, 그대로 주저앉았을 것이다.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육남혁은 마침내 그녀를 놓아주었다.하지만 몸은 여전히 밀착된 상태였다.두 사람의 숨결이 겹쳐지고 얽히며, 여전히 아슬아슬한 공기가 주변을 감쌌다.입술과 입술이 닿을 듯 말 듯 스쳤고, 그가 남긴 흔적에는 여전히 뜨거운 열기가 남아 있어 금방이라도 타오를 것만 같았다.“나랑 헤어지고, 후회한 적 없어?”그의 목소리는 낮게 깔려 있었다.“다 지나간 일이에요.”연주는 방금전 키스의 여운으로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강민이 말이 맞아. 나는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어. 학교에 남아 강의하고, 이 아파트를 산 것도… 전부 네가 다시 돌아올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야.”육남혁은 그녀의 얼굴을 조용히 쓰다듬었다.“돌아온 네가 나를 못 찾을까 봐 겁났어.”그 몇 마디에 연주는 마음이 흔들렸다.심장이 요동치고 코끝이 시큰해졌다.“바보예요? 내가 당신을 버렸는데 왜 이렇게 고집스러운 거예요?”“지금은?”“뭐요?”“나 아직 여기
이 아파트에는 그들만의 추억이 너무 많았다.달콤했던 순간들, 깊게 얽혀 있던 시간들…….기억은 밀려오는 파도처럼 그녀를 덮쳤고, 저항할 틈도 없이 마음을 뒤흔들었다. 연주는 목이 타는 듯한 느낌에 숨조차 편히 쉴 수 없었고 겨우 숨을 내뱉을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었다.육남혁,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이 계절엔 실내 난방이 항상 켜져 있어 공기가 답답할 정도로 뜨거웠다. 그녀는 발코니로 나가 창문을 살짝 열었다.차가운 바람이 스며들어 연주는 조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물 좀 마셔.”육남혁이 따뜻한 물을 들고 와 그녀에게 내밀었다.“고마워요.”목이 바짝 마른 상태라 연주는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컵을 잡았다.그런데 육남혁이 그녀의 손을 놓지 않았다.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빼려는데 육남혁의 다른 손이 그녀의 손목을 단단히 붙잡았다.뜨겁고 강한 힘에 도저히 빠져 나갈 수 없었다.혹시라도 아이에게 들켜버릴까 봐 그녀는 목소리를 낮췄다.“육남혁, 뭐 하는 거예요?”그는 컵을 옆에 내려놓고 그녀를 응시했다.“나 피하는 거야?”“일단 좀 놔요.”“오늘 동생이 한 말에 생각이 좀 많아졌어.”“무슨 말을 했는데요?”“너는 이미 자기 삶을 살고 있는데, 나는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연주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육남혁이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당기는 바람에 그녀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겨버렸다.순식간에 좁혀진 거리, 너무 가까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게다가 허리에 닿는 손길 때문에 몸이 점점 더 굳어갔다.“육남혁!”연주는 방 쪽을 흘끗 보며 아이가 갑자기 튀어나올까 봐 긴장했다.지금 이런 모습이면, 뭐라 해명할 길이 없었다.“그렇게 두려워?”육남혁이 고개를 숙였다.그의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그 열기가 가슴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 찬바람으로도 식힐 수 없었다.“당장은 안 나올 테니, 걱정 마.”그녀의 귓가를 스치듯 낮게 울리는 목소리에 그녀
집에 꼬마 손님이 온 덕분에 저녁상은 유난히 푸짐했다.그리고 곧 연우진이 파는 곧잘 먹는데 생강은 싫어하고 고수는 극혐한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런 식습관이 놀랍게도 육남혁과 똑같았다.서은주는 미소를 지으며 연우진에게 새우를 하나 집어 주었다.그러자 육수린도 작은 손을 흔들며 자기도 먹겠다고 조르기 시작했다.“남이 먹는 건 다 따라 하네. 막상 주면 또 안 먹을 거면서.”서은주는 미간을 찌푸렸다.연우진은 아무 말 없이 새우 껍질을 까서 육수린의 작은 그릇에 놓았다.육수린은 새우를 먹으며 까르르 웃었다.아직 어린 나이였지만 남을 배려할 줄 알았다.동생들을 잘 챙기는 모습이 꼭 맏이 같았다.육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연우진을 예뻐했다.식사를 마친 뒤, 육민찬은 그를 끌고 방으로 들어가 장난감 놀이를 했다.박명숙은 손잡고 들어가는 두 아이의 모습을 보며 나직이 감탄했다.“참 예의 바른 아이구나. 연주가 혼자서 저렇게 잘 키워냈다니, 고생이 많았을 거다.” “앞으로 자주 놀러 오라고 할게요.” 한주미가 웃으며 말했다.박명숙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덧붙였다.“남편 일찍 떠나보냈으니… 연주도 참 안 됐구나.”*박명숙과 한주미가 아무리 붙잡아도 육남혁은 연우진과 함께 자신이 머물고 있는 아파트로 향했다. “아저씨는 왜 결혼 안 해요?”연우진은 육민찬이 선물한 장난감 자동차를 품에 안고 물었다.“갑자기 왜 그런 걸 묻지?”“아까 할머니가 소개팅하라고 했잖아요.”한주미는 늘 아들의 결혼 문제를 걱정하며 몇 마디씩 잔소리를 하곤 했고, 아이는 그 말을 우연히 들은 것이었다.육남혁은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그럼, 소개팅 갈 거예요?”아이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너랑 상관없는 일이다. 어른 일에 끼어드는 거 아니야.”“그럼...”아이는 입술을 깨물더니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상대에게 아이가 있는 거 어떻게 생각해요?”육남혁은 잠시 멈칫했다. 운전 중이던 그는 룸미러로 뒷좌석에 앉은 아이를 바라보았다.연우진은 고개를 숙이고 눈
“두 분도 보셨죠?”육가희가 갑자기 흥분하며 소리쳤다.“이렇게 두 분 앞에서도 저를 욕하잖아요!”“정말… 저 아이가 너를 때렸다는 거야?”박명숙은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네, 맞아요. 저 사람이 때렸어요!”육가희는 단호하게 말했다.“일부러 작은 아빠에게 꼬리 친 것도 다 저랑 백현 씨에게 복수하려고 그런 거예요. 그러니 절대 저 여자 말 믿으시면 안 돼요.”그 말은 듣고 보니, 그럴듯하게 들리기도 했다.서은주가 진백현을 좋아했다는 건 강성에선 모르는 이가 없었고, 파혼하자마자 육강민과 함께한 것도 확실히 의문
병원에서 나온 뒤, 육강민은 차를 몰아 서은주를 외곽에 있는 식당으로 데려갔다.위치는 다소 외졌지만, 재료가 신선하고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었다.자리에 앉은 서은주는 룸을 한 번 훑어보며 말했다.“왜 이렇게 먼 곳까지 온 거예요?”“어머니께서 네가 임신하고 입맛이 없다는 얘길 듣고 일부러 이 집을 추천해 주셨어.”서은주는 잠시 멍해졌다.임신 사실이 알려진 뒤로도, 육씨 가문의 반응은 지나칠 만큼 차분했다.“사실 가족들이 너를 궁금해하는데, 부담 줄까 봐 애써 참으셨어.”육강민은 메뉴판을 넘기며 말했다.“당장 같이 살
서은주 역시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육민찬은 겁먹은 얼굴로 그녀의 뒤에 바짝 숨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모습이었다.“일단 앉아서 밥부터 먹어.”육강민은 아직 분이 풀리지 않은 얼굴이었지만 억지로 감정을 눌러 담았다.아이는 자기 몫의 식사를 들고 서은주 옆으로 바짝 붙어 앉았다.육강민을 바라보는 그 눈빛은 마치 맹수를 보듯 경계심 가득했다.식사를 마친 뒤, 서은주는 돌아가려 했지만, 육민찬이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결국 서은주는 아이와 함께 육씨 가문의 저택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육씨 가문 식구들은 서은
살짝 잠긴 듯한 그 음성이 유독 사람을 홀리는 바람에, 서은주는 듣기만 해도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부끄러움이 많은 그녀라 이런 말을 해도 쉽게 입에 올리지 못하리라는 것도, 육강민은 잘 알고 있었다.“그럼… 강민이라고 부르든가, 아니면 오빠라고 해도 되고.”늘 이름 뒤에 “씨”를 붙이기엔, 확실히 거리감이 느껴졌다.“은주야?”육강민은 가까이에서 다가가 일부러 말끝을 늘였다.그 낮은 음성이 귓가를 스치자, 서은주의 심장은 쿵쾅거렸고 급기야 귀 끝까지 붉게 물들었다.오늘 밤 뜻대로 해주지 않으면 절대 잠을 재우지 않을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