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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Author: 풍월
하객들의 눈썹이 잔뜩 찌푸려졌다.

왠지 듣기만 해도 욕설처럼 느껴졌다.

“내가 약속한 건, 네가 내 아내를 고의로 물에 빠뜨린 일뿐이지, 네가 나를 먼저 유혹한 일을 숨기겠다고 한 적은 없어.”

육강민은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게다가 너 같은 사람 상대하는 데 신의까지 필요할까?”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서은주를 일부러 물에 빠뜨렸다고?’

순간, 모든 시선이 양이나에게 꽂혔다.

마치 수많은 날카로운 칼날에 질책과 충격, 혐오가 뒤섞여 그녀를 위협하는 것 같아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

너무 힘이 들어간 손톱이 살을 파고들었지만, 아픔조차 느낄 여유가 없었다.

육강민은 양이나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결국 그는 모든 걸 폭로해 버렸다.

육강민이 먼저 그녀를 찾아온 그 순간부터, 그녀는 이미 그가 치밀하게 설계한 함정 속으로 걸어 들어갔고,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그녀를 그는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선택을 하기 만든 것도 배려가 아니라, 피를 나눈 모녀가 서로 물어뜯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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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133화

    모든 준비가 끝났다.이제 송지아가 나타나기만 하면 됐다.“삼촌…”허경빈의 품에 안겨 있던 송민정이 그의 목에 바짝 붙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우리 고모가 설도윤 삼촌이랑 결혼하면 삼촌은 어떡해요?”“네 고모는 저 사람과 결혼하지 않아.”허경빈의 대답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정말요?”그가 확신에 차 고개를 끄덕이자 송민정은 눈을 반짝이며 조건을 내걸었다.“나한테 거짓말한 거면 하랑이를 주세요.”허경빈은 어이가 없었다.이 꼬마는 대체 왜 자꾸 하이석의 고양이만 탐내는 걸까?고양이가 그렇게 좋다면 나중에 직접 한 마리를 선물해 주면 될 일이었다.아니면 하랑이의 짝을 찾아 새끼를 낳게 하는 방법도 있었다. 한 배에서 여러 마리가 태어나면 그중 한 마리를 송민정에게 주면 되지 않을까?*십여 분 뒤, 쇼핑몰 직원이 CCTV를 확인하고 설도윤에게 송지아가 주차할 곳을 찾고 있다고 알려 왔다. 곧 쇼핑몰 안으로 들어올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설도윤은 주변 사람들에게 준비하라는 눈짓을 보냈다.그는 긴장을 가라앉히려 몇 번이나 크게 심호흡한 뒤, 커다란 꽃다발을 품에 안고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섰다.설씨 부모도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 청혼을 보러 가자고 권했다.설씨 가족들은 모두 격식을 갖춘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청혼을 준비하는 자리라기보다 당장 결혼식이라도 치를 듯 지나치게 성대하고 엄숙해 보였다.허경빈은 송민정을 안고 있다가 영문도 모른 채 송씨 집안의 네 어르신에게 둘러싸였다.서로 제대로 아는 사이도 아니어서 그는 잔뜩 몸을 낮춘 채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의지할 곳 하나 없는 난처한 처지였다.그때 송지아의 친할아버지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너는 어릴 때와 별로 달라진 게 없구나.”허경빈은 최대한 공손하게 웃어 보였다.“할아버님께서 어릴 때 저를 보신 적이 있으세요? 저는 왜 기억이 안 날까요?”“네가 우리 지아를 울렸다기에 학교 앞에서 기다린 적이 있지. 어떤 못된 꼬마 녀석이 감히 내 손녀를 괴롭히나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132화

    밸런타인데이 당일, 경성의 번화한 상업 지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설도윤이 보내 준 장소로 차를 몰고 가는 동안, 허경빈은 거리 곳곳에서 장미 꽃다발을 품에 안은 연인들을 마주쳤다. 상점마다 붉은 하트 장식과 반짝이는 조명이 가득했고,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도 달콤한 꽃향기와 들뜬 웃음소리가 떠돌았다.차가 정체 구간에 들어서자 허경빈은 잠시 휴대전화로 SNS를 확인했다.오늘만큼은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러 나온 모양이었다.서은주는 네 식구가 함께 수족관에 간 사진을 올렸다. 육남혁은 집에서 아기를 돌보느라 외출하지 못하면서도 연주에게 잊지 않고 선물을 건넸다.하이석과 온유란은 집에서 함께 저녁을 만든 뒤 손을 맞잡고 야경을 보러 나가는 중이었다.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요란한 사람은…역시 방주헌이었다.그는 강희진이 근무하는 건물 맞은편의 거대한 옥외 전광판을 통째로 빌려 공개 고백을 했다.화면에는 강희진의 사진과 함께 방주헌이 준비한 사랑 고백 문구가 번갈아 나타났다.정작 방주헌 본인은 아무것도 게시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허경빈의 SNS에는 온통 그의 전광판 사진과 영상이 가득했다.사람들은 역시 방씨 집안 도련님답게 연애할 때마다 씀씀이부터 남다르다며 앞다투어 놀려 댔다.허경빈도 방주헌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주헌아, 제법인데? 이렇게 요란하게 고백했으니 이모가 감동해서 울었겠네.]허경빈은 방주헌이 지금쯤 강희진과 붙어 있느라 답장을 보낼 여유도 없으리라 생각했다.하지만 메시지는 곧바로 돌아왔다.[경빈아, 나 망했어![왜?][우리 자기가 나랑 헤어지겠대!][왜 헤어지재?][내가 전광판을 빌려서 고백했잖아. 내가 보기에는 정말 잘 나온 사진만 골랐는데, 우리 자기는 전부 못생기게 나왔다면서 내 미적 감각까지 의심하더라고. 어떻게 내 미적 감각을 의심할 수가 있어?][둘이 싸웠어?][아니. 희진 씨는 오늘도 출근했거든. 주문 제작 보석을 상담하러 온 손님이 너무 많아서 내가 지금 옆에서 차 나르고 물 따르는 중이야.]잠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1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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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130화

    다음 날, 설도윤은 진이화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짐을 모두 정리했고 이제 역으로 출발한다는 내용이었다.설도윤은 회의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만 남긴 채 휴대전화를 꺼 버렸다. 이후 진이화가 보내는 연락에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오늘은 밸런타인데이였다.그는 송지아에게 청혼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그 시각, 진이화는 홀로 아파트에서 여행 가방을 끌고 내려오고 있었다.문을 나서기 전, 그녀는 한때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눴던 집 안을 천천히 돌아봤다. 함께 고른 가구와 곳곳에 남은 추억을 바라보자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그러나 결국 마음을 다잡고 문을 닫았다.건물 밖으로 나온 진이화가 택시를 부르려던 순간, 입구 앞에 미리 세워져 있던 검은색 승용차에서 남자 두 명이 내렸다.“진이화 씨 맞으십니까?”두 사람은 모두 키가 185센티미터쯤 되어 보였다. 단단한 근육이 검은색 정장 위로 불룩하게 드러나 있었고, 움직임만 봐도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사람들임을 알 수 있었다.진이화는 놀라 몸을 움찔하며 경계 어린 눈으로 그들을 바라봤다.“누구세요?”“설도윤 씨가 역까지 안전하게 모셔다드리라고 저희를 보냈습니다. 믿기 어려우시다면 직접 전화해서 확인하셔도 됩니다.”“설도윤이요?”“네.”하지만 설도윤의 휴대전화는 이미 꺼져 있었다.몇 번을 걸어도 연결되지 않자 진이화의 얼굴에 망설이는 기색이 떠올랐다.그러자 남자 중 한 명이 정중한 말투로 설명했다.“저희를 믿지 못하시겠다면 직접 택시를 타셔도 됩니다. 저희는 뒤에서 따라가겠습니다. 역에서 안전하게 열차에 타시는 것까지만 확인하면 임무는 끝납니다. 그래야 설도윤 씨에게도 제대로 보고드릴 수 있고요.”두 사람은 시종일관 예의 바르게 행동했고, 심지어 직접 택시를 불러 주겠다고까지 했다.그 정도로 말하자 진이화의 경계심도 조금씩 누그러졌다. 결국 그녀는 두 남자가 여행 가방을 차에 싣도록 내버려 둔 뒤 뒷좌석에 올랐다.차 안에는 그녀를 위한 아침 식사까지 준비되어 있었다.진이화는 설도윤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129화

    허씨 집안은 경성에서도 가장 번화한 중심지에 초고층 빌딩 한 채를 통째로 소유하고 있었다.그곳을 처음 방문한 설도윤은 건물 꼭대기 층에 자리한 허경빈의 집무실에 도착하자 통유리창 너머로 펼쳐진 도시를 내려다봤다.수많은 건물과 촘촘한 도로가 아득한 발아래 펼쳐져 있었다.마치 거대한 도시 전체가 자신에게 굴복해 발밑에 엎드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송지아와 결혼해 송씨 집안의 지원을 받을 수만 있다면, 언젠가는 자신도 허경빈처럼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을 터였다.“귀한 손님이 오셨네.”마침 고객과의 미팅을 마치고 집무실로 돌아온 허경빈이 설도윤을 바라봤다.“나한테 무슨 볼일이죠?”“밸런타인데이에 지아에게 청혼할 생각입니다. 허경빈 씨도 시간 되시면 오시겠습니까?”허경빈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설도윤은 전에 보석점에서도 자신을 초대했다. 그런데 굳이 회사까지 찾아와 같은 말을 반복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우리 사이에는 오해가 좀 있지 않습니까. 허경빈 씨도 송씨 집안과 계속 불편하게 지내고 싶지는 않으실 테고요.”설도윤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제가 두 집안의 관계를 중재해 보고 싶습니다. 송씨 가족들도 그 정도 부탁은 들어주시리라 생각합니다.”“송씨 가족들도 참석해요?”설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다만 지아는 아직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러니 당분간 비밀로 해 주십시오.”허경빈은 그저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나중에 시간과 장소를 보내 주세요. 시간 되면 갈 게요.”설도윤의 얼굴에는 승자의 여유가 가득했다.그는 목적을 이뤘다는 듯 의기양양하게 허씨 그룹을 나섰고, 곧장 진이화를 만나러 갔다.두 사람이 약속한 장소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좋은 식당이었다. 독립된 공간으로 꾸며진 방 안에는 부드러운 조명이 내려앉아 있었고, 테이블 위의 촛불이 잔잔하게 흔들렸다.설도윤은 정교하게 포장된 선물 상자를 진이화에게 내밀었다.진이화는 샤넬과 루이비통 정도의 포장만 알아볼 수 있었다. 상자를 열어 본 그녀의 얼굴에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128화

    송지아에게 몰래 입 맞추는 데 성공한 허경빈은 속으로 날아갈 듯 기뻤다.하지만 조금 지나 냉정을 되찾자 자신이 몹시 못된 짓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들었다.이건 순전히 잠든 사람을 상대로 몹쓸 짓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만약 송지아도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이 일을 알게 됐을 때 자신을 혐오하게 되지 않을까?허경빈은 식사하면서 송지아가 들려준 이야기를 다시 한번 되짚으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다음 날.허경빈은 하이석이 집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일부러 하씨 집안을 찾아갔다.온유란은 임신한 뒤로 유난히 먹고 싶은 것이 많아졌다. 허경빈은 그녀를 위해 새콤달콤한 매실 절임을 사 갔고, 하정현에게 줄 귀한 고량주도 몇 병 챙겼다.눈치 빠른 하이석이 그 속셈을 모를 리 없었다.허경빈은 아무 일 없이 선물까지 바리바리 싸 들고 찾아올 사람이 아니었다.“나한테 부탁할 일 있어?”단번에 속내를 들킨 허경빈은 어색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이석아, 우리 알고 지낸 지 꽤 오래됐지?”“할 말 있으면 바로 해. 새삼스럽게 옛날이야기 꺼내지 말고.”허경빈은 시작부터 말문이 막혔다.정말 매정한 녀석이었다.“우리 중에는 나만 혼자잖아. 너희가 다들 행복하게 사는 걸 보니까 나도 연애하고 싶더라고…”허경빈은 하이석을 향해 능글맞게 웃었다.“내가 우리 중에서 제일 막내잖아. 다들 평소에도 나를 제일 아껴 줬고. 내가 어려움에 빠졌으면 너도 당연히 몸을 던져서 도와줘야지!”하이석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없이 그를 살폈다.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에 허경빈은 괜히 뒤통수가 서늘해졌다.다행히 옆에 있던 온유란이 부드럽게 웃으며 물었다.“차 좀 마실래요?”“무슨 차예요?”“오렌지와 배, 대추를 넣은 과일차예요.”“고마워요, 형수님.”허경빈은 따뜻한 과일차를 한 모금 마셨다. 은은한 과일 향과 달콤한 맛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그는 맛있다며 온유란을 한껏 추켜세웠다. 그러자 하이석이 갑자기 한마디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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