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째 공주, 저승 서방님을 길들이다

일곱째 공주, 저승 서방님을 길들이다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8-20
โดย:  라온하제อัปเดตเมื่อครู่นี้
ภาษา: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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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으면, 저와 결혼하십시오." 아빠 병원비 벌다가 트럭에 치여 죽은 스물여덟, 눈떠보니 저승 관리국 민원실. 살릴 방법은 단 하나, 49일간 관문을 통과해 생명수를 얻는 것. 근데 조건이 하나 더 있단다. 냉미남 심사관 무장승과의 계약결혼. 500년째 웃음을 잃은 저승 조각상 팀장, 사원증 걸어주다 손끝 스치자 표정 관리 실패한다. 계약결혼으로 시작해 관문을 하나씩 넘을 때마다 깊어지는 로맨스와 손등에 뜨는 수상한 문양까지. 죽어서 시작된 오피스 로맨스, 이보다 더 웃프고 애틋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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บทที่ 1

1화 죽었는데요, 오늘부터 출근이라뇨?

この1ヶ月間、柚月は完全に別人のようになった。

帰りが遅くても理由を問いたださず、スマホをチェックすることもなくなり、彼の周りにどんな女性が現れようと、微塵も気にする素振りを見せなくなった。

この前、莉子が足を捻挫した際、彼が病院まで送り、深夜まで付き添って帰ってきた時でさえ、柚月は先にベッドで眠っており、翌日もその件については一言も触れなかった。

彼女の様子は、突然さざ波を失った深い淵のようだった。恐ろしいほどに静まり返り、かえって永和の胸に言い知れぬ焦燥を掻き立てる。

「もう抜ける」永和は上着を手に取った。「お前は元々こういう集まりが好きじゃないだろ。帰ろう」

柚月は困ったように言った。「まだ始まったばかりじゃない……」

「いいから!」

彼は有無を言わさず彼女の手を引いて立ち上がらせ、皆に一言断りを入れて個室を後にした。

車に乗り込んだ途端、コンコンと窓がノックされた。

永和が窓を下ろすと、そこには莉子が立っていた。長い髪が、夜風にさらりと舞い上がっている。

彼女は笑みを浮かべて空に立ち込める雲を指差した。「雨が降りそうだから、みんなお開きになっちゃった。タクシーが捕まらなくて……ついでに私を送ってくれない?」

永和が口を開く前に、柚月はにっこりと車のドアを開けた。

「もちろんいいわよ。そういえば、あなたは車酔いしやすかったわよね。助手席に座って」

永和は言葉を失った。

莉子もまた、不意を突かれたように固まっていた。作りかけた笑みが口元で凍りつく。彼女は柚月を凝視した。その瞳に一瞬、激しい当惑がよぎったが、結局は促されるまま助手席へと滑り込んだ。

「それじゃあ……ありがとう」

夜闇の中を走る車内に、莉子の甘い声が響き渡った。

「永和、覚えてる?高校の時もこんな雨の日があったわよね。私が傘を忘れて、あなたが何も言わずに制服を脱いで頭に被せてくれた。自分は雨に濡れながら私を家まで送ってくれて、次の日熱出しちゃったじゃない」

永和はごくりと唾を飲み込み、少し低い声で答えた。「ああ、覚えてるよ」

「あとね、私が生理痛でひどかった時、あなたは授業をサボって、学校の塀を乗り越えて痛み止めを買いに行ってくれたわよね。先生にばっちり見つかっちゃって、全校集会で反省文を読まされたりして……」

「覚えてる」

「大学受験の前、プレッシャーで押しつぶされそうだった私に、あなたは毎日折り鶴を一つ折って机の引き出しに入れてくれた。励ましの言葉が書いてあって、箱いっぱいに溜まっちゃった……」

「覚えてる」

二人は傍若無人に言葉を交わし続けた。莉子の声には甘い懐かしさが滲み、永和の返事は簡潔だったが、彼女の言葉を一言も聞き流すことなく、すべてに確実に応答を返していた。

莉子はそう言いながら、ルームミラー越しに後部座席へ向けて、勝利者のような挑発的な視線を投げかけた。

柚月が取り乱すか、必死に耐え忍ぶか、せめてほんの少しでも不快そうな顔をするのを、莉子は待ち構えていた。

しかし柚月はただ静かに後部座席に座り、少しうつむいたまま、スマホの画面の上で指を素早く滑らせているだけだった。

莉子は信じられないというように目を見開いた。

これほどあからさまに挑発し、永和と二人で昔話に花を咲かせているのに、柚月は……なんとスマホのパズルゲームに没頭しているなんて!?

まったく何の反応も示さないというの!?

永和もルームミラー越しに柚月の様子を窺った。彼女はスマートフォンの画面を凝視し、わずかに眉をひそめている。どうやらゲームの難所に手こずっているらしい。完全に自分の世界に没入し、先ほどの二人の会話などまるで耳に入っていないようだった。

理由のない苛立ちが再び彼を襲った。ハンドルを握りしめ、口を開きかけたその時――

「ニャーッ!」

一匹の黒猫が突然道端から飛び出してきた。

永和が慌ててハンドルを切ると、車は制御を失い、そのままガードレールに激突した。

凄まじい衝撃と慣性が働く中、永和は本能的に手を伸ばし、助手席の莉子を庇っていた。

一方、後部座席にいた柚月は激しく前方につんのめり、前のシートの背もたれに額を強く打ち付けた。

激痛が走り、生温かい液体が瞬時に顔を伝い落ちる。

「柚月!」永和が勢いよく振り返る。血に染まった彼女の顔を見るなり、彼の顔から一瞬で血の気が引いた。「大丈夫か!?」

「平気よ」視界を遮る血を手の甲で無造作に拭いながら、柚月は答えた。声は少し弱々しかったが、その口調は驚くほど冷静だった。「少しぶつけただけだから。帰って薬を塗れば治るわ。それより先に莉子を送ってあげて」

永和は彼女の頑なな態度を曲げられず、再びエンジンをかけるしかなかった。

莉子を家まで送り届けた後、永和は猛スピードで車を飛ばして柚月を連れ帰った。

玄関に入るなり、永和は救急箱を引っ張り出したが、その手は小刻みに震えていた。

「柚月、さっきは俺……」彼は弁解しようとした。

「分かってるわ」柚月は彼から綿棒を受け取ると、玄関の鏡に向かって自分で傷の手当てを始めた。「彼女の近くにいたのだから、反射的に体が動くのは当然のことよ。理解できるわ」

永和は彼女の静かな横顔を見つめた。この1ヶ月間ずっと抑え込んでいた苛立ちが、得体の知れない焦燥感と混ざり合い、一気に激しく燃え上がった。

彼は柚月の手から乱暴に綿棒を奪い取ると、床に叩きつけた。

「柚月!もう1ヶ月だぞ!」彼は彼女の両肩を掴み、声を震わせた。「お前が俺に一番よく言う言葉が、『分かってる』『理解できる』『怒ってない』だ!お前は一体どうしたいんだ!?

あの夜のことでまだ怒ってるのか!?あの時は酔ってたんだ!ちゃんと謝っただろ!別れてもいないのに!これ以上俺にどうしろって言うんだ!?」

柚月は彼に激しく揺さぶられて目の前が真っ暗になり、傷口がズキズキと痛んだ。

彼女は小さくため息をつき、呆れたような口調で言った。「永和、私、本当に怒ってないし、気にも留めていないのよ」

「信じられるか!」

柚月は彼を真っ直ぐに見つめ、ゆっくりと言った。「誓うわ。もし私がまだあの事で怒っているなら、天罰が下ってもいい。これで満足?」

彼女の口調には一切の迷いがない。意地を張っているわけでも、強がっているわけでもない。

永和は呆然とし、彼女の肩を掴む手の力が少しずつ緩んでいった。

彼女は本当に怒っていないのか?

まさか本当に俺の考えすぎだったのか?彼女はただ……聞き分けが良くなっただけなのか?

「それなら……」永和の声が一段と低くなる。「もうこんなことはやめてくれ。昔のお前はこんなじゃなかった」

「昔の私はどんなだった?」

「昔のお前は……ヤキモチを焼いて、些細なことにも目くじらを立てて、俺のことばかり気にしていただろ」

それを聞いて、柚月はふっと口元をほころばせた。「それって、聞き分けがなくて思いやりがないってことじゃない?今のままの方がいいでしょ?」

永和は言葉に詰まった。

口を開きかけたが、返す言葉が見つからなかった。

最終的に、彼は自分自身を納得させるように手を離し、背を向けてバスルームへと向かった。

「シャワーを浴びてくる」

ドアが閉まり、シャワーの音が響き始める。

柚月の顔から、笑みがすっかりと消え去った。

彼女は窓辺へ歩み寄った。外は深い夜闇に沈んでいる。

スマホの画面が光り、新着メールの通知が表示された。

【星野柚月様。国立劇団ワールドツアーのヒロイン最終審査合格、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今月末までにA国へお越しいただき、3年間にわたる世界巡演の準備に入ってください。身の辺りの整理は各自で済ませておくようにお願いいたします】

彼女は伏し目がちに画面を見つめ、指先で返信を打った。【承知いたしました】

そして視線を上げ、バスルームの方向を見つめた。

すりガラスの向こう側は湯気に包まれ、人影がぼんやりと霞んでいる。

ザアザアという水音が絶え間なく聞こえてくる。

彼女は本当に怒っていなかった。

なぜなら、もう怒らないための前提として――彼女はすでに、彼を愛していないから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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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죽었는데요, 오늘부터 출근이라뇨?
눈을 떴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아 나 살았구나'였다.그런데 아니었다.천장부터가 이상했다. 병원 특유의 형광등 불빛이 아니라, 어딘가 낡고 오래된 사무용 조명이었다. 깜빡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은은하게 밝은데, 묘하게 사람 기운을 쭉 빼놓는 색이었다. 바리는 몸을 일으키려다 말고 잠깐 멈칫했다. 몸이 이상하게 가벼웠다. 아픈 데가 하나도 없었다. 트럭에 치이는 순간까지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지금은 어깨도 안 아프고 다리도 멀쩡했다.'어? 나 안 아파?'발밑을 내려다보니 사고 났던 순간 신고 있던 낡은 운동화 그대로였다. 신발끈에 흙 좀 묻어있는 것까지 똑같았다. 다만 피 한 방울 안 묻어있다는 게 좀 소름이었지만.주위를 둘러보니 여기는 딱 봐도 관공서였다. 파란색 플라스틱 의자가 열을 맞춰 늘어서 있고, 벽에는 큼지막한 전광판이 번호를 띄우고 있었다. 창구는 대여섯 개쯤 됐고, 그 위로 '친절 서비스 만족도 98%'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저 안쪽에서 "다음 번호 손님, 237번 손님" 하는 안내 방송이 울렸다.'여기... 동사무소야?'바리는 어리둥절한 채로 일어나 앞에 있던 창구로 다가갔다."저기요, 여기가... 어디예요?"접수처 직원은 서류에서 눈도 안 떼고 대답했다."명부 관리국 민원실이요. 사망 접수처. 대기표는 저기 기계에서 뽑으시고요.""사망... 접수처요?""네. 손님 방금 돌아가셨잖아요."직원이 너무 아무렇지 않게 말해서 바리는 잠깐 멍해졌다. 죽었다는 말을 이렇게 사무적으로 듣게 될 줄은 몰랐다. 마치 택배 도착 안내처럼, 세탁물 찾아가라는 문자처럼."저, 정말 죽은 거예요? 확실해요?""확실하죠. 저희가 그런 걸로 실수할 리가요. 대기표 뽑고 앉아 계세요. 손님은 412번이시니까 좀 걸리실 거예요."바리는 발권기 앞으로 걸어가 버튼을 눌렀다. 종이가 드르륵 소리를 내며 나왔다. 412. 숫자를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왔다.'와, 나 진짜 죽었는데, 여기 완전 동사무소잖아. 번호표까지 뽑아야 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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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혼인신고서에 도장을 찍으라고요?
바리는 자기 손목을 잡았던 손을 내려다보다가, 다시 무장승을 올려다봤다."저기요. 지금 저한테 프러포즈하신 거예요? 이런 식으로?""프러포즈가 아니라 규정 안내요."무장승은 손목을 놓고는 서류철에서 새 종이 한 장을 꺼내 책상 위에 반듯하게 내려놨다. 바리는 그걸 받아 드는 순간 눈이 튀어나올 뻔했다.혼인관계증명원 (임시직 보증용)"자, 잠깐만요. 이거 완전 혼인신고서잖아요? 이름 칸에 제 이름이 벌써 적혀 있는데요?""당연하오. 대상자가 정해지면 자동으로 기입되는 방식이오.""제 동의도 없이요?""동의는 지금 구하고 있소."바리는 헛웃음이 나왔다. 이게 무슨 동의를 구하는 태도인지. 서류 벌써 다 채워놓고 도장만 찍으라는 게 어딜 봐서 동의를 구하는 거란 말인가."제가 왜 팀장님이랑 결혼을 해요? 우리 오늘 처음 봤는데?"무장승은 미동도 없이 대답했다."명부 관리국 규정 17조 3항. 임시직 신분으로 관문 통과 자격을 얻으려면 정직원 신분의 보증인이 필요하오. 보증인은 배우자 관계에 한함.""아니 그럼 다른 사람은요? 다른 정직원 아무나 보증 서주면 안 돼요? 저기 아까 접수처에 계셨던 분이라도.""안 되오. 보증인은 심사 담당자 본인이어야 하오. 그게 규정이오.""그럼 결국 팀장님밖에 없다는 거네요?""그렇소.""근데 이거, 진짜 이상하지 않아요? 왜 하필 결혼이에요? 그냥 서류 보증인이면 되잖아요, 도장이나 서명 정도로."무장승은 잠깐 말을 멈췄다. 바리는 그 짧은 침묵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규정이 그렇소. 이유는 나도 모르오. 아니, 정확히는 알아도 지금 설명할 사항이 아니오.""뭐예요, 그거. 뭔가 숨기시는 것 같은데.""쓸데없는 생각 말고 서명이나 하시오."바리는 펜을 든 채로 한참을 무장승을 노려봤다. 저 표정 하나 없는 얼굴을 보고 있자니 이 사람이 지금 장난을 치는 건지, 아니면 원래 이런 인간인 건지 도무지 감이 안 왔다. 그런데 저기 아빠 얼굴이 자꾸 떠올랐다. 병원 침대에 누워서 마른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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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팀장님, 저 오늘부로 팀장님 부인입니다.
첫 출근이라는 게 이렇게 살벌할 줄은 몰랐다.바리는 사원증을 목에 건 채 덕순을 따라 관문통과심사팀 사무실로 들어섰다. 파티션 너머로 직원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아니, 힐끔이 아니라 대놓고 쳐다보는 거였다. 심지어 몇몇은 자리에서 슬쩍 일어나기까지 했다."저, 저 사람이야? 팀장님 신부님?""어머 진짜 사람이네. 나는 또 소문인 줄 알았지.""근데 되게 평범하게 생기셨는데? 팀장님 취향이 저런 스타일이었어?"수군거림이 파도처럼 번지는 가운데, 뒤늦게 도착한 무장승이 성큼성큼 앞장서 걸었다. 그가 지나갈 때마다 직원들이 후다닥 자기 자리로 돌아가 모니터를 쳐다보는 척했다."자리는 저기요."무심하게 가리킨 자리엔 이미 명패까지 놓여 있었다. 바리 (임시직). 옆자리엔 서류 더미가 산처럼 쌓여 있고, 모니터엔 이미 업무 매뉴얼이 띄워져 있었다.'와, 준비성 봐. 진짜 결혼식보다 업무 준비를 더 열심히 했네.'바리가 자리에 앉기 무섭게 무장승이 서류 한 뭉치를 툭 내려놨다. 쿵, 소리가 날 정도로 두꺼운 뭉치였다."관문 통과 심사 절차서요. 오늘 안에 숙지하시오.""오늘 안에요? 이거 몇 페이진데요?""삼백이십 페이지.""...진심이세요?""내가 농담하는 걸로 보이오?"바리는 무장승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진짜 저 얼굴은 농담이라는 걸 할 수 있는 근육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지지 않고 받아쳤다."팀장님, 저 오늘부로 팀장님 부인이잖아요. 남편이 아내한테 삼백이십 페이지를 하루 만에 외우라니 이거 가정폭력 아니에요?"순간 사무실이 조용해졌다. 옆자리 직원 하나가 숨죽여 웃음을 참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는 헛기침을 하며 딴청을 피웠다. 무장승의 눈썹이 아주 살짝, 정말 미세하게 움찔했다."...업무와 사생활은 구분하시오.""구분하고 계시잖아요. 지금 저한테 삼백이십 페이지 던지시는 거 보면요. 이게 무슨 업무예요, 이건 그냥 훈련소잖아요.""필요한 절차요.""필요한 절차치고는 좀 과하지 않아요? 저 어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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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저 코 안 골아요! 아마도
"방이 하나뿐이라고요?"바리는 문 앞에 선 채로 눈을 몇 번 깜빡였다. 잘못 들은 줄 알았다."그렇소."무장승은 아무렇지 않게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바리는 얼떨떨한 얼굴로 그 뒤를 따라 들어섰다가, 거실 겸 방 하나로 이루어진 구조를 보고는 헛웃음이 나왔다. 침대는 하나, 그 옆에 놓인 낡은 소파 하나. 그게 전부였다. 부엌이라고 해봐야 싱크대 하나에 냉장고 하나, 책상 하나가 벽에 붙어 있는 정도였다."저기요, 이거 완전 원룸이잖아요? 신혼집 컨셉으로다가?""관리국 사택은 전부 이 규격이오. 임시직 배정 사택은 특히 더.""근데 팀장님은 여기서 원래 혼자 사셨던 거예요?""...그렇소. 500년째.""500년을 이 좁은 방에서요? 안 답답하셨어요?"무장승은 대답 없이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침묵이 뭔가를 감추고 있는 것 같았지만, 바리는 더 캐묻지 않기로 했다. 오늘 하루만 해도 캐물을 게 너무 많았다."저는 소파에서 자면 되죠?""아니오. 소파는 내가 쓰겠소."무장승은 대답과 동시에 이미 서랍에서 이불을 꺼내고 있었다. 바리는 뭔가 말하려다 말고, 그냥 입을 다물었다. 이 남자, 이상하게 계속 자기가 손해 보는 쪽을 택했다. 아까 삼백이십 페이지 던질 때는 그렇게 매정하더니."팀장님, 진짜 괜찮으세요? 침대가 편할 텐데.""괜찮소. 신경 쓰지 마시오.""아니 근데 그러면 제가 마음이 불편하잖아요. 그냥 반씩 나눠 써요, 침대."바리가 무심코 던진 말에 무장승의 손이 이불을 개다 말고 딱 멈췄다. 정적이 잠깐 흘렀다."...그건 안 되오.""왜요?""규정 위반이오.""침대 나눠 쓰는 게 무슨 규정 위반이에요, 그건 또 무슨 조항인데요?""...풍기 문란 조항."바리는 그 말에 웃음이 터졌다."팀장님, 지금 저랑 저 서류상 부부거든요? 근데 풍기 문란이요? 그럼 애초에 결혼 자체가 풍기 문란 아니에요?"무장승은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한 듯 잠깐 굳어 있다가, 헛기침을 하며 다시 이불을 개기 시작했다. 귀가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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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1관문: 재무팀 오해영 대리의 첫인상 심사
출근하자마자 무장승이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오늘부터 관문 통과 절차 시작이오. 첫 번째는 재무팀 심사.""재무팀이요? 저 돈 문제 있어요? 저 살아있을 때 카드값도 밀린 적 없는데.""생전 지출 내역 심사요. 살아있을 때 쓴 돈의 용처가 관문 통과 자격 판단 기준 중 하나요. 지출 패턴을 보고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파악하는 거요.""그거 좀 무섭네요. 제 지출 내역 다 까발려진다는 거잖아요.""부끄러운 지출이 있소?""아니요, 근데 그냥... 사생활이잖아요, 그것도."무장승은 대답 없이 서류를 정리했다. 바리는 어쩐지 찜찜한 기분으로 재무팀을 향해 걸었다.문을 열고 들어서자, 안경을 치켜올리며 모니터에 코를 박고 있던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 책상 위엔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지만 하나같이 각이 딱딱 잡혀 있었다."바리 씨죠? 재무팀 오해영입니다. 여기 앉으세요."오해영 대리는 딱 봐도 깐깐함이 몸에 밴 사람이었다. 책상 위엔 각 잡힌 서류철, 색깔별로 분류된 포스트잇, 그리고 계산기 세 대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심지어 펜꽂이 안 펜들도 색깔 순서대로 정리돼 있었다."자, 생전 카드 내역 다 뽑아봤는데요. 여기 지출 항목마다 증빙 서류 필요해요. 영수증 없으면 관문 통과 불가입니다.""네? 저 죽은 지 며칠 됐는데 영수증을 어떻게 챙겨요? 그리고 저 지갑도 없거든요, 지금.""규정은 규정이에요. 저도 어쩔 수 없어요. 자, 여기 3월 12일자 지출, 백이십만 원. 이거 뭐죠?"바리는 내역을 들여다보다가 순간 목이 메었다. 그날은 아빠 응급 수술비를 급하게 마련하려고 적금을 깬 날이었다. 은행 창구 앞에서 손이 벌벌 떨렸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아빠 수술비예요.""증빙은요?""병원 영수증이 있긴 한데, 지금 저한테 없잖아요. 죽었는데 영수증까지 챙기고 죽었어야 됐나요?"오해영 대리는 잠깐 말없이 화면을 스크롤했다. 지출 내역이 쭉 이어졌다. 편의점 삼각김밥, 아르바이트 교통비, 그리고 반복되는 병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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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그 문양, 함부로 얘기하시면 안 돼요
점심시간, 바리는 식판도 안 들고 곧장 재무팀으로 향했다. 아까부터 손등이 자꾸 신경 쓰여서 밥이 넘어갈 것 같지 않았다."오해영 대리님, 저 아까 그거요."오해영 대리는 모니터에서 눈도 떼지 않은 채 손사래를 쳤다."아, 그 문양 얘기시죠? 별거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근데 아까 표정이 별거 아닌 표정이 아니셨는데요. 저도 눈치 있거든요.""제가요? 아닌데요, 저 원래 표정이 좀 그래요. 놀라면 다 저래요."오해영 대리는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는 게 너무 티가 났다. 손가락이 마우스를 클릭하는 척하면서 실은 계속 같은 자리만 클릭하고 있었다. 바리는 책상에 손을 짚고 몸을 살짝 기울였다."대리님, 저 지금 진짜 궁금해서 그래요. 제 손등에서 빛난 거, 그거 뭐예요? 저 그거 보고 나서부터 계속 신경 쓰여서 아무것도 손에 안 잡혀요.""...그건 제 담당 구역이 아니라서요. 죄송한데 저 지금 마감이라.""마감이요? 아까는 여유 있어 보이셨는데.""갑자기 바빠졌어요. 재무팀이 원래 이래요, 바리 씨. 죄송해요."오해영 대리는 서둘러 모니터 뒤로 몸을 숨기듯 앉았다. 심지어 의자까지 살짝 돌려서 시선을 아예 차단해버렸다. 바리는 더 캐물으려다가, 어차피 여기서는 답이 안 나올 거란 걸 직감하고 발걸음을 돌렸다.'담당 구역이 아니다? 그럼 대체 누구 담당인데. 이렇게까지 피할 일이야?'사무실로 돌아오는 길, 마침 탕비실에서 커피를 타고 있던 덕순을 발견하고 바리가 다가갔다. 덕순이라면 뭐든 알고 있을 것 같았다. 사내 정보통이라고 자기 입으로 그랬으니까."덕순 씨, 저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네네, 뭐든지요! 저 모르는 거 없어요, 여기서 5년 넘게 굴렀거든요.""제 손등에 떴던 그 문양 있잖아요. 그게 뭔지 알아요?"덕순의 손이 순간 멈칫했다. 커피 스틱을 뜯다 말고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 반응이 오해영 대리보다 더 컸다."어, 그, 그게...""덕순 씨도 뭔가 알고 있는 눈치인데요? 표정이 딱 그래요.""아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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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저 사람, 팀장님 전 정혼자래요
"오랜만이네요, 장승 씨."그 한마디에 사무실 전체가 숨을 죽였다. 바리는 서류를 보는 척하면서도 곁눈질로 두 사람을 살폈다. 무장승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평소보다 동작이 딱딱하다는 걸, 바리는 알아챘다."인사팀장님. 무슨 일이십니까."목소리마저 평소보다 한 톤 낮았다. 존댓말을 쓰는 것도 처음 들었다. 바리는 그동안 무장승이 팀원들에게도, 자기한테도 하오체를 쓰는 걸 당연하게 여겼는데, 저 여자 앞에서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별건 아니고요. 이번에 새로 들어온 임시직 인사평가 건 때문에 왔어요."여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시선을 슬쩍 바리 쪽으로 돌렸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바리는 저도 모르게 등을 곧게 폈다. 위아래로 훑어보는 시선이 노골적이진 않았지만, 뭔가 재는 듯한 느낌이 확실하게 느껴졌다."이분이시구나. 얘기 많이 들었어요.""아, 네. 바리라고 합니다."바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어색하게 고개를 숙였다. 여자는 그런 바리를 보며 살짝 미소 지었는데, 그 미소가 이상하게 냉기를 품고 있었다."인사팀장 길례예요. 반가워요.""네, 반갑습니다.""임시직 채용 규정상 배우자 보증인 건에 대해선 제가 서류로 검토하긴 했는데, 이렇게 실물로 보니까 느낌이 또 다르네요."느낌이 다르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바리는 정확히 짚어낼 수 없었다. 칭찬인지 아닌지 애매한 화법이었다. 길례는 다시 무장승 쪽으로 몸을 돌렸다."장승 씨, 잠깐 얘기 좀 할까요. 업무적으로.""...여기서 하시죠.""아니요, 잠깐이면 돼요. 자리 좀 옮기죠."길례는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몸을 돌려 회의실 쪽으로 걸어갔다. 무장승은 잠깐 그 자리에 서 있다가, 결국 뒤따라갔다. 그 뒷모습을 바리는 물끄러미 지켜봤다. 왜인지 모르게 가슴 한구석이 답답했다.두 사람이 사라지자마자 덕순이 바리 옆으로 슬금슬금 다가왔다. 눈치를 보며 목소리를 한껏 낮췄다."바리 씨, 저분 누군지 알아요?""인사팀장이라고 하셨잖아요.""그거 말고요. 저 두 분, 예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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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질투 아니거든요, 그냥 궁금한 거에요
퇴근하고 관사로 돌아오는 길, 바리는 내내 말이 없었다.원래 같으면 오늘 있었던 일을 조잘조잘 떠들며 무장승을 놀렸을 텐데, 오늘은 이상하게 입이 안 떨어졌다. 낮에 들었던 얘기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500년 만의 최연소 팀장 커플. 사내에서 거의 기정사실처럼 돌았다는 정혼 얘기. 그리고 갑자기 쏙 들어갔다는 그 이유 모를 파혼.'내가 왜 이게 신경 쓰이는 거야.'바리는 몇 번이고 속으로 되뇌었지만, 자꾸만 낮에 봤던 길례의 미소가 떠올랐다. 위아래로 훑어보던 시선도, "이번 임시직은 좀 특이하네요"라던 그 의미심장한 말투도.관사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도 바리는 평소와 다르게 조용했다. 신발을 벗고, 가방을 내려놓고, 아무 말 없이 침대에 걸터앉았다.무장승은 그 침묵을 눈치채지 못할 사람이 아니었다. 넥타이를 풀면서 슬쩍 바리 쪽을 살폈다."...오늘 무슨 일 있었소?""아니요, 아무 일도 없었는데요.""근데 왜 이렇게 조용하오.""원래 조용한 사람이거든요, 저."무장승은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걸 딱 알아챈 눈치였다. 첫날부터 지금까지 바리가 조용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 그는 잠깐 서서 바리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물었다."...혹시 아까 인사팀장 때문이오?"정곡을 찔린 바리는 순간 움찔했다. 그러다 오히려 발끈했다."아니거든요? 왜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에요?""...아까부터 계속 표정이 안 좋았소.""제 표정이 어때서요. 저 지금 완전 평소랑 똑같은데요."무장승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바리를 바라봤다. 그 시선이 너무 정확하게 속을 꿰뚫는 것 같아서, 바리는 오히려 더 방어적으로 나갔다."그냥 궁금해서 그래요. 두 분이 무슨 사이였는지.""...업무 외 사항이오.""거봐요, 또 그 소리. 팀장님은 맨날 그러시더라. 뭐 좀 물어보면 업무 외 사항, 규정 위반, 이런 말로 다 피해가시잖아요.""...알아서 뭐 하려고 그러오.""그냥 궁금해서요! 서류상 부부라도 저희 관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거잖아요. 만약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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