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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8화

작가: 풍월
사설탐정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다시는 이런 짓 하지 않겠다고 빌었다.

하이석은 아무 말 없이 온유란만 바라봤다. 마치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그녀에게 묻는 듯했다.

온유란은 온창섭이 사람까지 붙여 자신을 미행시켰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온유란 씨, 정말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사설탐정은 다급히 그녀를 향해 애원했다.

“아직 어떻게 할지 결정 못 했습니까?”

하이석이 그녀 곁으로 다가왔다. 온유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더 이상 온씨 가문과 얽히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온창섭은 귀신처럼 끈질기게 달라붙고 있었다.

“그럼 이번엔 내 방식대로 하죠.”

“어떻게 하려고요?”

“결혼하고 나서는 제 가족만 만났잖아요.”

하이석이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이제 당신 부모님도 뵈러 가야 하지 않겠어요?”

사설탐정은 멍해졌다.

결혼?

처음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걸 봤을 때만 해도, 그는 온유란이 하이석에게 후원받는 관계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 사이의 신분 차이가 너무 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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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58화

    방주헌은 육강민 앞에서는 감히 어른 행세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단체 채팅방에서는 더 이상 그를 육강민이라고 부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조카사위’라 칭하고 있었다.허경빈은 웃으며 메시지를 보냈다.[주헌아, 너무 신나 하지 마. 그러다 강민이가 너희 집으로 쳐들어간다.][걱정 마. 나 지금 지방 출장 중이야. 우리 집에 가 봤자 나 못 잡아.]그 메시지를 본 육강민이 이를 악물었다.출장을 갔으니 저렇게 겁도 없이 까부는 것이었다.곧이어 방주헌이 화제를 돌렸다.[경빈아, 삼촌이 너한테 절 지어 주신다던데. 그거 진짜냐?][꺼져!][이 형이 진심으로 충고하는데, 너도 이제 여자 친구 좀 만들어. 나도 예전에는 혼자가 편한 줄 알았거든? 그런데 우리 희진 씨 만나고 나니까 알겠더라. 연애가 참 좋다는 걸.]육남혁이 곧장 동조했다.[인정.]하이석도 뒤를 이었다.[나도 인정.]그 순간 시스템 알림이 떴다.[육강민 님이 채팅방 이름을 ‘외로운 솔로를 보살피는 모임’으로 변경했습니다.]허경빈은 속에서 피가 솟구치는 기분이었다.발끈해서 답장을 보내려던 순간,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화면에는 저장되지 않은 번호가 떠 있었다. 별생각 없이 전화를 받은 그가 퉁명스럽게 말했다.“여보세요?”“허, 허경빈 씨 맞죠?”여자의 목소리였다.“누구세요?”“저 하채린이에요.”허경빈은 뜻밖의 이름에 잠시 멈칫했다.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하채린이 억지로 가늘게 꾸민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한껏 수줍은 척하는 말투였다.“갑자기 전화해서 당황하셨죠? 다름이 아니라 그날 밤 일 때문에…….”“무슨 일이요?”단체 채팅방에서 실컷 놀림을 받은 탓에 허경빈은 그렇지 않아도 짜증이 난 상태였다.“우리 만나서 얘기해요.”허경빈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대뜸 욕설을 내뱉었다.“미친 여자네.”그러고는 곧바로 전화를 끊고 번호까지 차단했다.전화기 너머에서 수줍게 웃고 있던 하채린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눈빛마저 어둡게 가라앉은 그녀가 곁에 있던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5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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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56화

    “혹시 필요한 게 더 있으시면 언제든 저를 찾아 주십시오.”호텔 지배인은 정중한 미소를 띤 채 말을 이었다.“저희 호텔은 보안은 물론이고 다른 시설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오늘 참석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부유하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이들이었고, 그만큼 사생활 보호에 민감했다. 그래서 경매장과 만찬장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의 감시 카메라는 모두 작동을 멈춘 상태였다.지배인은 준비해 온 객실 카드를 사람들에게 한 장씩 건넸다. 그러나 방주헌은 손을 내저으며 받지 않았다.“경빈아, 넌 언제 갈 거야?”방주헌이 손목시계를 내려다보았다. 어느덧 밤 열 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이제는 강희진을 집까지 데려다줘야 했다.그렇지 않았다가는 강정한이 당장이라도 이곳으로 쳐들어올 게 뻔했다.함께 카드놀이를 동 대표가 아쉬운 듯 물었다.“방 대표님, 벌써 가시게요?”방 안에는 동 대표를 비롯해 평소 어울려 놀기 좋아하는 이들이 몇 명 더 있었다.“벌써라니요, 시간 좀 보세요.”방주헌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여자 친구를 집에 데려다줘야 합니다.”허경빈은 손에 든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난 조금 더 놀다 갈게. 너희끼리 먼저 가.”그는 애초에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지금 들어갔다가는 아버지가 오늘 만난 여자라도 있느냐며 끈질기게 캐물을 게 분명했다.그런 집에 제 발로 어떻게 들어간단 말인가. 차라리 이곳에 남아 카드놀이나 하는 편이 나았다.*만찬이 끝나 갈 무렵, 하이준이 먼저 자리를 떠났다.덕분에 하채린과 박윤희에게는 기다리던 기회가 찾아왔다.박윤희는 주변에 사람이 없는지 살핀 뒤 딸에게 바짝 다가가 속삭였다.“알아보니까 허경빈은 아직 안 갔대. 오늘 호텔에서 자고 갈 가능성이 크다더라. 방 번호까지 알아 왔어.”그녀는 말과 함께 객실 카드 한 장을 하채린의 손에 쥐여 주었다.차가운 카드가 손바닥에 닿자 하채린의 호흡이 급격히 빨라졌다.“엄마,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요?”“방법을 조금만 쓰면 돼. 그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55화

    허경빈은 제 얼굴을 슬쩍 만져 보았다.내가 그렇게 무섭게 생겼나?방주헌은 그 모습을 보더니 소리 내어 웃었다.“봤지? 쟤는 너만 보면 그때 생각부터 나는 거야. 그런데 넌 어릴 때 왜 그렇게 쟤를 괴롭힌 거야?”왜 괴롭혔느냐고?초등학생 때의 일을 어떻게 일일이 기억하겠는가. 흐릿한 기억 속에서 어렴풋이 떠오르는 장면이 몇 개 있기는 했지만, 마침 자선 경매가 시작되면서 허경빈의 관심은 곧 단상 위의 경매품으로 옮겨 갔다.*경매가 시작되자 서은주는 고개를 숙이고 손에 든 경매품 목록을 천천히 넘겨 보았다.오늘 나온 물건은 모두 참석자들이 기부한 것으로, 종류도 가치도 제각각이었다. 그중 서은주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독특한 형태의 금 목걸이였다. 은은하게 빛나는 황금 위에 화려한 에나멜 장식이 더해져 있어, 딸의 생일 선물로 잘 어울릴 것 같았다.그녀가 한 페이지에 오래 시선을 두자 육강민이 가까이 몸을 기울이며 낮게 물었다.“이게 마음에 들어?”서은주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이걸로 하지.”보통 자선 경매에서는 누군가가 특정 물건을 몹시 마음에 들어 하는 기색을 보이면 굳이 경쟁하거나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특히 육강민이 반드시 낙찰받겠다는 태도를 보이자, 경매에 참여하던 사람들은 하나둘 들고 있던 번호표를 내려놓았다.마지막까지 육강민과 경쟁한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하이준.“저 두 사람, 또 맞붙은 거 아니야?”사람들 사이에서 낮은 수군거림이 번졌다.하이준이 갑자기 목걸이 가치의 세 배에 달하는 금액을 부르자, 경매장 곳곳에서 놀란 탄성이 흘러나왔다. 액수 자체가 그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것은 아니었지만 누가 보아도 물건이 탐나서라기보다는 육강민에게서 빼앗으려는 의도가 훤히 보였다.육강민이 다시 번호표를 들려 하자 서은주가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됐어요. 이제 별로 갖고 싶지 않아요.”육강민이 손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정말 안 사도 돼?”“이런 목걸이는 금은방에 가도 얼마든지 살 수 있잖아요. 세상에 하나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54화

    하채린은 어머니의 말을 듣고 보니 그럴듯하다고 생각했다.한편 허경빈은 조금 전부터 누군가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따갑게 달라붙는 시선을 따라 주변을 훑어보던 그는 문득 하채린과 눈이 마주쳤다.허경빈은 뜻밖이라는 듯 잠시 멈칫했다.그녀는 수줍은 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곧바로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돌렸다. 그 모습만 보면 마치 허경빈이 먼저 그녀에게 추파라도 던진 것 같았다.허경빈은 영문을 몰라 멍하니 눈만 깜빡였다.뭐지?갑자기 속이 울렁거리는 기분이었다.‘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이에 왜 저렇게 보면서 웃어?’*이름난 집안의 어른들은 대부분 휴게실에 머물다가 경매가 시작되기 직전에야 하나둘 행사장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그들 사이에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도 적지 않았다. 이런 행사는 명목상으로는 자선을 위한 자리였지만, 동시에 인맥을 넓히기에도 좋은 사교의 장이었다. 그래서인지 집안 어른의 손에 이끌려 나와 처음 인사를 나누는 젊은 남녀가 곳곳에 보였다.어른들이 자리를 비우고 나면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두 사람만 덩그러니 남았다. 억지로 대화를 이어 가는 모습에서는 어색한 기색이 역력했다.그 광경을 바라보던 강희진이 웃으며 말했다.“자선 경매가 아니라 단체 소개팅이라도 하나 봐요.”온유란도 주위를 둘러보더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 시각, 허경빈은 아버지가 보낸 메시지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오늘 성과는 좀 있냐?]허경빈은 어이가 없었다.성과라니?아버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설마 연애와 결혼도 사업처럼 성과를 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가?곧이어 아버지의 메시지가 다시 도착했다.[경빈아, 네 주변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동창 중에도 벌써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은 사람이 많잖아. 너도 좀 보고 배워.]허경빈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아빠, 제 동창 중에는 절에 들어가 스님이 된 애도 있는데요. 그것도 보고 배워요?]잠시 뒤 답장이 왔다.[네가 정말 출가하고 싶으면 산 하나 골라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53화

    “엄마, 허경빈은 오늘 안 오나 봐요.”하채린은 한참 동안 연회장 안을 둘러보았지만 허경빈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딸의 목소리에 박윤희가 손등을 가볍게 토닥였다.“조급해하지 마. 오늘 못 만나면 다른 방법을 찾으면 돼.”“그래도…”하채린은 불안한 얼굴로 말을 흐렸다. 뱃속에 아이를 품고 있는 시간이 하루씩 늘어날수록 마음은 더욱 조급해졌다. 임신 사실이 언제 들통날지 몰라 하루도 편히 지낼 수 없었다. 게다가 허경빈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매일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모녀가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방주헌과 강희진이 연회장에 들어섰다.그 뒤를 이어 하이석과 온유란이 나타났다. 두 사람을 발견한 하채린은 화들짝 놀라 황급히 어머니 뒤로 몸을 숨겼다.하지만 하이석은 이미 그녀를 본 뒤였다. 그의 입가에 싸늘한 비웃음이 떠올랐다.결혼식에서 그런 일을 겪고도 저토록 화려하게 치장하고 돌아다니다니. 하채린이 이토록 낯 두꺼운 사람인 줄은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그때 누군가가 먼저 다가와 하이석 부부에게 인사를 건넸다.뜻밖에도 온유란을 쫓아다니며 온갖 소동을 일으켰던 동 대표였다.그는 한때 온유란에게 끈질기게 구애하다가 숱한 웃음거리를 만들었다. 급기야 지구대에 끌려간 적까지 있었고, 하이석이 보낸 사람들에게 호되게 얻어맞은 뒤로는 더 이상 온유란을 괴롭히지 못했다. 그 일로 충격을 받은 탓인지 한동안 정신까지 온전치 못했다.결국 동씨 가문은 그를 외국으로 보내 요양하게 했다. 온유란과 하이석이 무사히 결혼식을 올린 뒤에야 귀국을 허락했다.오랜 시간이 흐른 뒤 이렇게 다시 마주하고 보니, 아득한 옛일처럼 느껴졌다.동 대표가 처음부터 하이석이 온유란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아무리 간이 컸어도 감히 그녀를 쫓아다니지는 못했을 것이다.누가 하이석더러 속마음을 그토록 철저하게 감추라고 했단 말인가.“오, 오랜만입니다. 결혼 축하드려요.”동 대표가 다소 어색하게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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