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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ผู้เขียน: 일설연우
문이 열리자, 예상대로 소욱이 서 있었다.

봉구안은 손에 쥐고 있던 단도를 내려놓고, 흔들림 없는 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소욱 역시 단 한순간도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마치, 조금이라도 눈을 돌리면 그녀가 사라져버릴 것만 같았다.

원래대로라면 그는 곧장 서여국으로 향해야 했다.

하지만 은위로부터 그녀가 남제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 없이 이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다행히도, 눈보라가 그녀를 붙잡아 두었다.

“부인…”

이름을 부르고 싶었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호칭을 바꿨지만, 담긴 감정만큼은 그대로였다.

봉구안은 방 안에 외부인이 있는 만큼, 소욱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오백에게 계속 감시를 맡긴 뒤, 객잔 주인에게 은화 한 덩이를 건넸다.

주인은 본능적으로 알아챘다.

오늘 밤, 자신이 본 것도, 들은 것도… 그 무엇도 기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이다.

방 안으로 들어서고 문이 닫히자마자, 소욱이 그녀를 힘껏 끌어안았다.

그의 외투는 눈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축축한 모피 깃이 목덜미에 닿자 싸늘한 감촉이 전해졌다.

봉구안은 그를 가볍게 밀어내고, 손수건을 꺼내 눈을 닦아주었다.

“어찌 이곳까지 오셨습니까? 눈보라가 심한데, 몸은 괜찮으십니까?”

소욱은 심한 눈 공포증을 앓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 험한 날씨를 뚫고 직접 찾아오다니… 그녀는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소욱이 그녀의 손목을 조용히 잡았다.

그의 눈빛에는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서려 있었다.

“나는 괜찮다.”

“그보다… 서여국의 일은 어떻게 된 것이냐? 너 정말…”

그는 말을 다 잇지 못했다.

하지만 봉구안이 여기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답이 되지 않을까.

그녀가 선택한 것은 서여국이 아니라, 바로 이곳이었다.

그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소욱은 다시 한 번 그녀를 끌어안으며 낮게 속삭였다.

“구안아, 너는 언제까지나 내 황후다.”

봉구안은 그가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음을 직감했다.

“서여국의 이야기는 차근차근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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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백은 손이 빠른 자였다. 며칠을 밤낮으로 잠복한 끝에 마침내 모용가에서 목격된 수상한 인물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마마, 어떻게 처리하시겠습니까? 지금 당장 심문할까요?”봉구안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일단은 잘 지키고 있거라. 목숨은 반드시 살려두어야 한다. 알겠느냐?”“예.”오백이 물러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진한길이 찾아왔다. 그는 잘 손질된 신선한 과일과 어화원에서 꺾은 꽃을 들고 왔다. 꽃은 봉구안이 창문을 열면 곧장 눈에 들어오는 자리에 놓여졌다. 그것은 황제의 뜻이기도 했다.“마마, 폐하께서는 정무에 바쁘셔서 오늘 밤은 들르시기 어렵다고 전하셨습니다. 마마께서는 일찍 푹 쉬시랍니다.”봉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가 조용히 물었다.“설가 사건은 어디까지 진행되었느냐?”진한길은 말끝을 흐렸다.“현재는 서왕 전하께서 조사 중입니다.”그러다 무언가 생각난 듯 말을 이었다.“오늘 수상한 자 몇 명을 붙잡았는데 모두 심한 연골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폐하께서 직접 심문 중이십니다.”연골병은 오랫동안 햇빛을 보지 못한 채 어둠 속에 갇혀 지내며 생기는 병이었다. 만약 운이 따른다면 이들 중 약쟁이단의 핵심 인물이 섞여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작지만 분명한 진전이었다.봉구안은 창밖의 꽃들을 바라보며 말없이 눈을 내리깔았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는 법. 아무리 찬란한 꽃이라도 언젠가는 시들기 마련이다. 이것은 세상의 이치였다.‘이 꽃처럼 언젠간 진실도 밝혀지겠지.’……천 리 너머 서여국봉장미는 언니 봉구안으로 위장해 서여국의 새 황제로 즉위한 지 어느덧 석 달이 넘었다. 그녀 곁에는 송려와 어머니가 함께하고 있었기에 외롭지는 않았다.그러나 이젠 어머니가 남제로 돌아가려 하고 있었다. 이별은 갑작스러웠고 봉장미는 몹시 아쉬웠다.떠나기 전 봉 부인은 딸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장미야, 엄마는 남제에서 태어나고 자랐단다. 이곳은 낯설고 낯선 사람들이 많아 마음이 편하지 않아. 이모도 떠났고 이제 엄마도 마지막 인사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7화

    설 대인은 집을 나서자마자 곧장 황궁으로 향했다.몸은 앞으로 나아갔지만, 머릿속은 텅 빈 듯 혼란스러웠다.그 순간 그는 다가오는 위험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등 뒤에서 마차가 미친 듯이 질주해왔다.“비켜요!”쾅!설 대인이 고개를 돌린 찰나, 눈앞에는 질풍처럼 돌진하는 말발굽이 비쳤다.순식간에, 거리 양옆에서는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세상에… 사람을 쳤어!”“어서 관리에게 알려야 해!”설 대인의 몸은 힘없이 멀리 날아가 바닥에 처박혔다.일어설 틈도 없이 말발굽과 바퀴가 그의 온몸을 무참히 짓밟았다.주변을 지켜보던 백성들은 공포에 질려 말을 잃었다.……자유각“폐하! 설가에 큰일이 났습니다. 설 대인이 장터에서 마차에 치여 숨졌다 합니다!”설 씨 부녀가 하루 사이에 잇따라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우연으로 넘기기엔 석연치 않았다.특히 설 대인의 죽음은 누가 봐도 의심스러웠다.소욱은 망설임 없이 사람을 보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게 했다.곧 마차 주인이 밝혀졌다.그는 억울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마차는 분명 길가에 제대로 세워두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날뛰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설가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다.그리고 마침내 설 노부인이 황궁 정문 앞으로 달려가 등문고를 쳤다.“폐하! 제 아들이 억울하게 죽었습니다! 부디 폐하께서 제 아들의 원통함을 풀어주소서!”아들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역시 어머니였다.설 대인이 집을 나설 때부터, 그녀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관아에서는 사고사라고 발표했지만, 설 노부인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궁 안으로 들여졌다.황제를 뵙자마자, 설 노부인은 바닥에 이마를 찧으며 절을 올렸다.“폐하, 제 손녀가 유서를 남겼습니다. 제 아들은 그걸 보고는 곧장 집을 나섰습니다. 떠나기 전, 저와 며느리에게 짐을 싸라며 말했지요. 고향으로 당분간 내려가 있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 아들은 그 길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폐하, 제 아들은 분명 무언가 하려다 누군가에게 당한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6화

    소욱은 모두 봉구안에게 현비가 모용란에게 독을 쓴 일을 털어놓았다.그는 깊은 고심 끝에 결심을 내렸다."현비는 더는 궁에 둘 수 없다.”“비록 현비에게 나름의 사정이 있다 해도 그 마음속에 이미 원한이 깊이 뿌리내렸어. 궁에 계속 두었다가는 너와 아이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른다."한 번 뿌리내린 악의 씨앗은 언젠가 반드시 자라나게 마련이었다.그는 아내와 아이의 안위를 걸고 현비의 선의에 기대는 도박을 할 수는 없었다.봉구안은 그의 말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그러고는 조심스럽게 덧붙였다."현비의 집안도 다시 조사해봐야 해요. 홍련초 일은 왠지 아직 숨겨진 뭔가가 있어 보여요."소욱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네 말이 맞다."그는 그녀를 끌어안으며 말했다."구안아 잠시만 이렇게 안겨 있어도 될까. 나도 이제 좀 쉬고 싶구나."황성에 돌아온 이후로 그는 단 한 순간도 쉬지 못했다.약쟁이 사건뿐 아니라 변방의 문제까지 그를 끊임없이 짓눌렀다.타국과의 전쟁 뒤에 남제 땅으로 편입된 국경 도시들에선 문제가 끝없이 이어졌다.각국에서 밀려든 유민과 도적들이 그곳으로 몰려들었고 본래부터 남제에 반감을 갖고 있던 백성들은 매일같이 불안을 야기했다.파견된 관리 열 명 중 아홉이 폭동이나 저항에 시달리고 있었다.그는 제국의 황제였다. 나라를 우선해야 한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몸이 두 개였으면 싶을 만큼 지쳐 있었다.봉구안이 가만히 팔을 들어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힘드시면 잠깐 기대셔도 괜찮아요."……5일 뒤.천옥.현비는 다른 죄인들과 달랐다. 죄인의 옷으로 갈아입는 수모는 없었지만 더 이상 화려한 비단옷도 없었다. 이제 그녀는 수수하고 검소한 옷차림이었다.그 사이 염신의가 감옥을 찾아 그녀를 진찰했고 ‘약쟁이의 독’ 해독약을 복용시켰다. 지금 그녀의 몸에는 더 이상 큰 지장이 없었다.그러나 약쟁이 사건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기에 조심스러웠다. 궁에서는 그녀를 풀어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5화

    현비의 눈엔 짙은 허망함이 어려 있었다."폐하, 폐하께서 단 한 번이라도 신첩을 이해하려 하셨더라면 아셨을 겁니다. 신첩은 본래 약리학에 정통했습니다.”“영비마마께 쓴 독은 신첩이 직접 조제한 것입니다. 하지만 의원이 제 몸을 고치지 못하듯, 신첩 또한 제 독을 온전히 해독하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몸속의 독성을 억누를 수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했습니다."더 할 말은 없다는 듯, 현비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소욱은 손짓으로 진한길에게 몸을 제압한 손을 풀라고 지시했다.양팔이 풀리자, 현비는 앞으로 푹 고꾸라지듯 무릎을 꿇고 이마를 바닥에 박았다. 그녀는 머리를 조아리며 간청했다."폐하, 제발 제 가족만은… 용서해주시옵소서."곁에서 지켜보던 진한길은 표정 없이 서 있었지만 마음 한켠에 얕은 동정이 스쳤다. 현비에게 분명 죄는 있었지만, 모든 시작은 모용란의 악행이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소욱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했고, 목소리는 단호했다."현비는 황제인 나를 속이고 궁중의 법도를 어겼다. 천형에 가두고 추후 처분을 기다리게 하라."현비는 이 결과를 받아들였다. 오히려 마음 한켠으론 안도했다. 그 죗값이 가족에게 미치지 않았으니 말이다.궁에서 끌려나가는 길에 현비는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내뱉었다."하늘이… 이렇게 넓었구나."수년간 좁디좁은 궁궐 안에 갇혀 살며 늘 발밑만 바라봤던 그녀. 하늘을 올려다보는 법도, 마음을 여는 법도 잊은 채 살아왔었다. 그렇게 그녀는 스스로를 가두었고, 걸을수록 길은 좁아졌다.……현비가 다시 천형에 갇혔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궁 안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았지만, 정작 무슨 죄로 잡혀간 건지는 알지 못하였다.현비의 궁녀인 동하는 자녕궁 앞에 무릎을 꿇고 울며 태후께 간청했다.태후는 전각 안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었다.곁에서 시중들던 계 상궁은 태후가 독경을 마친 뒤 몸을 굽혀 조심스럽게 말했다."태후 마마, 동하 저 아이가 벌써 두 시진째 무릎 꿇고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4화

    현비는 텅 빈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영비마마와 폐하께서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사이였지요. 그 시절, 마마는 후궁 중에서도 가장 총애를 받았습니다. 제 아버지는 제가 영비와 닮았다는 이유로 서둘러 저를 궁에 들여보내셨죠.”“궁의 모든 이들은 영비마마가 온화하고 현명하다고 칭송했었습니다. 저 역시 처음 입궁했을 땐 그렇게 믿었고요. 하지만 곧 마마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습니다.”“겉으로는 자매처럼 지내며 장신구도 건네주고, 심지어 폐하를 뵐 때도 저를 데리고 가셨었죠."소욱은 그런 기억이 없었다. 그가 모용란을 후궁으로 맞이한 것도 정이 아닌 우정 때문이었다. 즉위 초창기 정사에 바빠 후궁을 찾을 여유도 없었다. 모용란이 어전 출입이 잦았던 것은 기억했지만, 그 자리에 현비가 있었다는 기억은 없었다.현비는 그의 표정을 보고, 그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걸 알아챘다."폐하께서는 단 한 번도 저를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으셨습니다. 하지만 영비마마는 다르셨죠. 간택 당시 폐하께서 제 시를 칭찬하신 그 한마디가 마마에게는 큰 상처였습니다.”“폐하께는 그저 흘려 넘긴 말이었겠지만 저에겐 큰 기쁨이었고, 영비마마에겐 시기와 질투의 씨앗이 되었습니다."소욱은 더는 후궁들 사이의 질투와 다툼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런 다툼을 혐오했지만, 그것을 바꿀 힘은 없었다."모용란이 어떻게 너에게 독을 먹였느냐. 왜 그때 나에게 말하지 않았느냐."현비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 마치 허탈한 이야기를 들은 듯 눈에 물기가 어렸다."그때 제가 폐하께 말씀드렸다면 과연 믿어주셨을까요? 폐하께서 영비마마를 벌하셨을까요?"소욱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가 먼저 단언하듯 말했다."아니요. 폐하께서는 안 그러셨을 겁니다."그 말은 속삭임이 아니라, 분노 어린 한숨에 가까웠다. 그녀의 시선엔 실망과 원망이 가득했다."폐하, 저는 한 번도 폐하께서 현명한 군주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황후 마마께서 나타난 후에야 폐하께서는 조금씩 달라지셨습니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3화

    이튿날 이른 아침, 소욱은 황궁으로 복귀했다.아침 조회 자리에서 신료들이 약쟁이 사건을 거론했다.“폐하, 각지에서 과도한 억제 조치가 이어지고 있사온데 약쟁이들이 그 틈을 타 소란을 일으켜 억울한 판결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무고한 지방 관원들이 연루되어 피해를 입고 있으니 부디 폐하께서 신중히 살펴주시옵소서.”소욱도 그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약쟁이들이 의도적으로 관료들의 집에 숨어들어 수사 대상이 되도록 만들고 사건을 키워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자신들은 혼란 속에 숨어 빠져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와 얽힌 관료들이 모두 무죄라고는 단정할 수 없었다. 결국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신들을 파견해 진상을 직접 조사하는 것이었다.조회가 끝난 후 소욱은 곧장 현흥궁으로 향했다.그가 입은 용포는 황제의 위엄을 더욱 드러냈고 냉랭한 분위기는 더욱 그를 권위 있게 만들었다.오랜만에 성상의 얼굴을 뵙는 궁인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외쳤다.“황제 폐하를 뵙습니다!”궁 안.궁녀 동하가 다급히 안으로 뛰어들었다.“마마! 마마! 폐하께서 오셨습니다!”현비는 탕약을 마시고 있던 중이었다. 얼굴은 병색이 완연했고 평소의 생기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뜻밖의 방문에 놀란 그녀는 눈빛에 당혹을 숨기지 못했다.폐하께서 왜 이곳에...그녀는 급히 약그릇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황제를 맞을 준비를 했다.소욱의 등장과 함께 전각 안이 시끄러워졌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위엄 넘치는 황제가 천천히 전각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가볍게 입술을 다문 채 예를 올렸다.“신첩,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소욱은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잘생긴 얼굴 위엔 차가운 무표정이 드리워 있었다.그는 손짓 한 번으로 전각 안의 궁녀들을 물리고 현비만 남겨두었다.현비는 당황한 얼굴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폐하…”“내가 묻는 말엔 진실만을 말해야할 것이다.”소욱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얼굴엔 엄중함이 어렸다.현비는 속내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2화

    황궁.현흥궁.현비는 병이 도지자 오래 지나지 않아 정신을 잃었다.그녀는 시녀 동하가 태후를 찾아가 홍련초를 구하려 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마마...”찰싹!갑작스레 손이 날아와, 동하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당황한 동하는 그 자리에 굳어섰다.무엇이 잘못된 건지, 어째서 현비가 이토록 격앙된 건지 알 수 없었다.현비는 힘겹게 가슴을 짚으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나가.”동하는 현비의 기분이 몹시 나쁜가 보다 여기고 조용히 물러나려던 찰나, 누군가 궁 안으로 들어섰다.“황제 폐하의 명이다. 염 신의를 모셔와 현비마마의 병을 진찰하게 하라!”그 순간 현비의 얼굴빛이 확 변했다.겉으로는 태연한 듯했지만, 장막 너머의 목소리에 단호하게 응했다.“폐를 끼쳐 송구하네. 폐하께는 괜찮아졌다 전해주게.”그러나 염 신의는 말을 자르며 곧장 앞으로 나섰다.“마마, 폐하께서 직접 전하셨습니다. 반드시 병을 완쾌하라 하셨습니다.”그는 허락도 받지 않은 채 장막 앞으로 다가가 진맥을 청했다.“손을 내어주시옵소서. 진맥을 해야 합니다.”한동안 장막 안은 고요했다.잠시 후, 하얀 손 하나가 조심스레 틈 사이로 뻗어 나왔다.동하는 재빨리 비단 손수건을 꺼내 손목 위에 덮었다.여인의 살이 남성에게 닿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궁녀들은 눈치도 없이 염 신의에게 의자 하나 내주지 않았다.그는 묵묵히 허리를 굽혀 그대로 맥을 짚었다.현비는 말없이 입술을 꼭 다물고 있었다.잠시 후 염 신의는 맥에서 손을 거두며 말했다.“마마, 피 한 방울이 필요합니다.”그는 말하면서 옆에 있던 동하에게 바늘과 작은 사기그릇을 건넸다.동하는 조심스레 다가가 속삭였다.“마마, 소녀가 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현비는 익숙한 듯 손을 내밀며 다정히 말했다.“괜찮아. 어서 하렴.”동하는 피를 모아 염신의에게 전해주었다.염 신의는 약상자를 열어 조그만 병 하나를 꺼냈다.그 안의 약가루를 그릇 위에 조심스레 부었다.그의 손길은 침착했고 집중력 넘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1화

    모용가에 대한 조사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었다.소욱은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모용가를 은밀히 조사하라고 했을 때,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들었느냐.”“갑자기 왜 그 얘길 꺼낸 것이냐? 혹시…”그는 말을 끝맺지 않았지만, 봉구안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그녀는 모용가가 약쟁이 사건과 얽혀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었다.봉구안은 단정한 목소리로 답했다.“사형이 약쟁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 시점은 폐하께서 즉위하신 이후입니다.”“그 말은 곧 선황제께서 돌아가시기 전부터 이미 약쟁이들이 활동하고 있었다는 뜻이지요.”“그 시점을 고려하면, 선황제께서 무언가 눈치채셨을 가능성도 있습니다.”“소첩은 그래서 모용가가 이 사건과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다만 어디까지나 제 추측일 뿐, 아직 뚜렷한 증거는 없습니다.”그녀의 말에 담긴 확신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소욱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지금 네 말은… 모용가를 억지로 몰아세우겠다는 것이냐.”농담조였지만, 소욱 역시 마음속으로 봉구안의 의심을 부정하지 못하고 있었다.선황제의 유언은 분명 모용가를 경계하고 있었다.하지만 지금껏 감찰을 맡은 자들이 어떤 흔적도 찾지 못했다는 건, 그들이 그만큼 은밀하게 움직였다는 뜻이었다.그런 점에서 모용가의 행적은 약쟁이들의 수법과 닮아 있었다.그 생각에 이르자 소욱의 눈빛에 서늘한 기운이 스쳤다.“사람을 더 붙이도록 하마. 이번엔 제대로 조사하게 하자.”그날 밤 소욱은 평소처럼 자유각에 머물렀다.궁 안의 일은 이미 손을 놓아도 될 만큼 정돈되어 있었고, 후궁의 일은 태후가 맡아 관리하고 있었다.빈들 또한 조용한 편이었으나, 단 하나. 약쟁이 사건만큼은 태후의 골칫거리였다.태후는 후궁들에게 자중할 것을 명하며, 그 본보기로 현비를 들었다.그날 밤 현비의 시녀 동하가 태후를 찾아와 다급히 울부짖었다.“태후마마, 제발 저희 마마를 살려주십시오!”이미 잠자리에 들었던 태후는 몸을 일으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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