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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화

Author: 일설연우
사황자는 선의 공주의 속내를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는 얼굴에 긴장한 기색을 드러내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 안에 누가 갇혀 있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아바마마께서 아무리 너를 아끼신다 해도, 그 사람만큼은 절대 너에게 내어주지 않으실 것이다.”

“선의야, 이쯤에서 체념해.”

그러자 선의 공주는 팔짱을 끼고 오히려 으름장을 놓았다.

“오라버니가 안 알려주면, 전 내일도 또 올 거에요!”

사황자는 정말 그녀가 또다시 말썽을 부릴까 두려웠다.

선의는 어릴 적부터 고집이 세기로 유명했다.

한 번 마음먹은 건, 이루기 전엔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한참을 고민하던 사황자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 사람은 남제의 황제야.”

“아바마마께서 온갖 수를 써서 붙잡은 인물이란다.”

그녀에게 소욱의 정체를 알리는 게 가장 효과적인 제지 방법이라 여긴 것이다.

선의 공주의 눈이 순식간에 커졌다.

그리고 곧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저… 정말…?”

남제의 젊은 황제. 그 명성은 이미 북연에까지 널리 퍼져 있었다.

오늘 처음 마주했지만, 소문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잘생긴 얼굴이었다.

그 어떤 황자, 황제가 골라준 부마 후보들보다도 수려했다.

게다가 그 눈빛과 기세는 강인하기 짝이 없었다.

선의 공주는 흥분한 듯 사황자의 옷자락을 붙들었다.

“오라버니, 착한 우리 오라버니!”

“저 진짜 약속할게요! 오라버니랑 아바마마의 일엔 절대 방해 안 할게요!”

“그냥… 그냥 그 사람을 조금만 더 보고 싶습니다. 네?”

“어떻게 그런 인물이 우리 북연을 이겼는지… 정말 궁금하단 말이에요.”

사황자는 처음엔 단호하게 거절하려 했지만, 곧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 자신은 여러 형제들과 태자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었다.

만약 선의가 자기 편에 서준다면,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결국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잠깐 보는 정도라면 허락하마.”

선의 공주는 눈을 반짝이며 기뻐서 팔짝 뛰었다.

“오라버니는 정말 최고예요!”

곧바로 그녀는 다시 지하 감옥으로 들어갔다.

사황자는 감옥 밖에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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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207화

    영화궁.태후와 녕비가 도착했을 땐, 봉구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어린 황자는 폐를 찢는 듯한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고, 듣고 있던 둘도 마음이 저려왔다.태의는 황자에게 약을 먹이고 있었다. 그 손이 떨릴 정도로 위태로워 보였다.녕비는 걱정스레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조심하거라! 황자께서 약에 사레라도 들리면 어쩌려고!”태후는 그보다 더 날카롭게 나무랐다."황후는 어디 있느냐? 황자는 황후가 직접 낳은 자식이다. 어찌 이리 무심할 수 있단 말이냐!"궁녀 만추가 조심스레 대답했다. "국경에서 급보가 도착하여, 황후마마께서 어전에 계시며 장군들과 논의 중이십니다..."태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루 종일 논의만 하고, 황자들은 마음에 두지도 않는다더냐? 한 명은 정치의 도구로 쓰고, 한 명은 궁에 내팽개쳐 두고... 어찌 그리 무정할 수 있단 말이냐!"태후 역시 봉구안이 힘든 상황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황자가 저토록 아픈데 곁에 없으니, 결국 서운한 감정이 앞섰다. 만추는 감히 더 말을 잇지 못했다.녕비가 나섰다. "태후마마, 황후마마께서도 나라를 우선하신 것이지요. 황자 곁엔 태의가 있으니, 틀림없이 무사하실 겁니다."태후는 침상 위의 황자를 바라보며 간절히 중얼거렸다."그래야만 할 텐데..."황자의 울음소리는 전각 전체를 울렸고, 태의는 더욱 당황한 듯 보였다.유모는 눈물을 흘리며 속삭였다. "울지 마세요, 황자님, 약 드시고 나면 나아질 거예요... 이제 곧 괜찮아질 테니..."녕비도 그 광경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른도 먹기 힘든 쓴 약을 황자에게 먹이는 모습이 너무나 가혹했다.한 시진쯤 지났을 때, 봉구안이 큰아들을 안고 돌아왔다. 이미 막내아들의 병세를 전해 들은 후였다. 황후가 들어서자 첫째 황자의 유모가 즉시 황자를 건네받았고, 봉구안은 막내아들이 있는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뜻밖에도 태후와 녕비가 안에 있었다. 두 사람은 마치 석상처럼 앉아 있었다. 봉구안이 모습을 드러내자, 태후가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206화

    봉구안을 죽여달라는 선의 공주의 요청에 북연 황제는 곧바로 거절하지 않았다. 남제 황제의 황후… 봉구안, 그 여인은 결코 평범한 여인이 아니었다. 남제가 수차례 북연을 이긴 데에는 그 여인의 공이 컸다. 선의가 언급하지 않았어도, 그 여인을 없애고 싶은 마음은 이미 있었다."좋다. 아비가 허락하마." 선의 공주는 비로소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바마마, 감사해요. 꼭 이뤄주셔야 해요!"자신이 얻지 못하는 건, 그 누구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하지만 북연 황제는 아직 할 말이 남아 있었다. 그는 눈빛을 가늘게 좁히고 물었다. "감옥에 갇혀 있는 자에 대해, 누가 대체 네게 말해준 것이냐."선의는 다행히도 눈치가 있었기에, 사황자는 팔지 않았다. "그건… 일곱째 오라버니요."북연 황제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 어리석은 놈…!"선의는 급히 팔짱을 끼고 북연 황제의 팔에 매달리며 애원했다. "아바마마, 오라버니는 제가 윽박질러서 말한 거예요. 그러니 혼내지 마시고, 제발, 제가 말했다는 것도 비밀로 해주세요. 그러지 않으면 오라버니가 절 다시는 예뻐하지 않을 거예요."황제는 겨우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 "…알았다. 그만 나가 보아라."……궁궐 밖. 선의 공주는 궁을 나서자마자 바로 지하 감옥으로 향했다. 이번엔 태도부터 달랐다. 지극히 거만하고 도발적이었다.묶여 있는 소욱을 내려다보며, 그녀는 음험한 미소를 지었다. "아바마마께서 허락하셨어. 남제 황후는 곧 죽게 될거야."소욱은 비웃는 듯한 짧은 냉소를 터뜨렸다. 선의는 그 반응에 분노가 치솟았다."믿지 않는 거지? 아바마마는 날 속이지 않으셔. 너 같은 사람도 잡았는데, 겨우 여자 하나 죽이지 못하겠어? 그년이 조금 무공이 있다 한들…"그녀의 말이 여기까지 이르렀을 때, 소욱의 눈빛이 서늘하게 바뀌었다. 그 시선을 마주한 순간 선의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황후 이야기만 나오면 눈빛이 변한다는 건가?"그년이 그렇게 좋아? 대체 뭐가 그리 좋다는 거야? 너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2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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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204화

    사황자는 선의 공주의 속내를 단번에 알아차렸다.그는 얼굴에 긴장한 기색을 드러내며 단호하게 말했다.“그 안에 누가 갇혀 있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아바마마께서 아무리 너를 아끼신다 해도, 그 사람만큼은 절대 너에게 내어주지 않으실 것이다.”“선의야, 이쯤에서 체념해.”그러자 선의 공주는 팔짱을 끼고 오히려 으름장을 놓았다.“오라버니가 안 알려주면, 전 내일도 또 올 거에요!”사황자는 정말 그녀가 또다시 말썽을 부릴까 두려웠다.선의는 어릴 적부터 고집이 세기로 유명했다.한 번 마음먹은 건, 이루기 전엔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한참을 고민하던 사황자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그 사람은 남제의 황제야.”“아바마마께서 온갖 수를 써서 붙잡은 인물이란다.”그녀에게 소욱의 정체를 알리는 게 가장 효과적인 제지 방법이라 여긴 것이다.선의 공주의 눈이 순식간에 커졌다.그리고 곧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저… 정말…?”남제의 젊은 황제. 그 명성은 이미 북연에까지 널리 퍼져 있었다.오늘 처음 마주했지만, 소문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잘생긴 얼굴이었다.그 어떤 황자, 황제가 골라준 부마 후보들보다도 수려했다.게다가 그 눈빛과 기세는 강인하기 짝이 없었다.선의 공주는 흥분한 듯 사황자의 옷자락을 붙들었다.“오라버니, 착한 우리 오라버니!”“저 진짜 약속할게요! 오라버니랑 아바마마의 일엔 절대 방해 안 할게요!”“그냥… 그냥 그 사람을 조금만 더 보고 싶습니다. 네?”“어떻게 그런 인물이 우리 북연을 이겼는지… 정말 궁금하단 말이에요.”사황자는 처음엔 단호하게 거절하려 했지만, 곧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지금 자신은 여러 형제들과 태자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었다.만약 선의가 자기 편에 서준다면,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었다.결국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잠깐 보는 정도라면 허락하마.”선의 공주는 눈을 반짝이며 기뻐서 팔짝 뛰었다.“오라버니는 정말 최고예요!”곧바로 그녀는 다시 지하 감옥으로 들어갔다.사황자는 감옥 밖에서 그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203화

    후궁.전각 안 후궁의 빈들 사이에서도 전조의 소식은 어느 정도 퍼져 있었다.“황후마마께서 그 어린 황자를 즉위시키셨다던데, 이건 너무 무리한 처사가 아닐까요?”“누가 봐도 천자를 빙자해 정치를 하겠다는 거잖아요!”“그렇다고 달리 방법이 있었겠어요? 대신들이 그리도 몰아붙이고, 황족들도 안절부절이니…”“맞아요. 황후마마께서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면, 우린 오히려 더 위험했을 거예요. 새 황제가 등극하면, 후궁부터 다시 정비할 게 뻔하잖아요.”모두가 전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한 시진쯤 지난 뒤, 내시 하나가 급히 소식을 전하러 왔다.“마마, 황자님께서 무사히 용상에 오르셨습니다. 다만 일부 대신들이 쌍생아를 문제 삼아 황후마마께 다른 황자를 포기하라 압박하고 있습니다.”이 말을 들은 후궁의 빈들은 다들 얼굴이 굳어졌다.황후가 걱정되었다.어미 된 입장에서, 제 뱃속으로 낳은 아이를 포기한다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그 대신들이 너무도 가혹했다.하지만 쌍생아는 확실히 복잡한 문제였다.황후마마께서 어떻게 처리하실지 모두가 걱정스러워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내시가 도착했다.“마마, 전조 문무백관들이 모두 해산하였습니다!”빈들은 놀라 서로 눈을 마주쳤다.“벌써 끝났다고?”“결과가 어떻게 됐다는 거지?”내시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들리는 말로는… 황후마마께서 혼자 힘으로 대신들을 설득하셨다 합니다.”후궁은 곧 어안이 벙벙해졌다.저 고집 세고 완고한 대신들을 황후마마 혼자 힘으로 설득했다라.무엇이 되었든 쌍생아 논란은 당분간 잠잠해질 터였다.태후 역시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태황태후는 옥양산으로 돌아가기 전 일부러 영화궁을 찾아 두 황자를 보고 갔다.이제는 노쇠하여 관 속에 한 발을 들인 몸.하지만 증손을 직접 보고 나니, 인생에 미련은 없었다.“참말로… 황상을 꼭 닮았구나.”태황태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손을 뻗어 아이의 볼을 쓰다듬었다.그러곤 봉구안을 바라보며 당부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202화

    봉구안은 아이를 품에 안고 높은 자리에 섰다.그 눈빛은 흔들림 없이 단호했고, 그 태도는 절제된 위엄으로 가득했다.“내가 정말로 대리청정을 하겠다고 해도, 그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이 말이 떨어지자, 전각 안은 술렁이기 시작했다.“황후마마! 암계가 새벽을 울면 나라가 망한다 하였습니다. 지금 마마께서는 종법을 어기시는 겁니다!”“감히 거역하겠나이다!”태황태후는 노쇠한 얼굴로 봉구안을 바라보다가, 안타까운 듯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황후의 이 발언은 너무도 과감했다.속내를 저리도 드러내면, 과연 어느 대신이 받아들이겠는가.하지만 봉구안은 조바심 하나 없이 황자를 용상 위에 올려놓았다.“황제 폐하께서는 아직 붕어하시지 않았다.”“설사 만일의 일이 있었다 해도, 황자가 즉위하는 것이 정당하다.”“그대들이 떠드는 걸 들어보니, 권력을 빼앗고자 하는 야심만 가득하구나!”무관 중 한 명이 기세등등하게 소리쳤다.“황후마마, 저희는 떳떳합니다! 어찌 저희를 욕보이십니까!”한 왕족이 태황태후를 향해 소리쳤다.“태황태후마마! 마마께서도 말씀 좀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갓난아기가 어찌 나라를 지키겠는가?국본을 이렇게 정할 수는 없었다.그때 태황태후는 머리가 아프다며 일어나려 했다.궁녀들이 급히 부축했고,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전각 밖으로 걸어 나갔다.왕족들이 다급히 그녀의 뒤를 쫓았다.“마마! 안 됩니다, 가시면 아니 되옵니다!”태황태후는 애초에 옥양산에서 강제로 궁으로 끌려온 몸이었다.황권 다툼에 얽히고 싶지 않았다.아픈 몸을 이끌고,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오히려 젊은 궁녀들보다 더 빠르게 걸었다.“마마…!”한편, 봉구안은 이미 궁중 금군을 장악한 상태였다.황자의 즉위는 명분 있는 일이며, 다수의 신하들도 그녀의 편에 섰다.황후는 비록 여성이지만 전장에서 공을 세운 군공이 있었고, 그 어떤 왕족도 그녀의 능력을 능가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그녀는 어진 인품으로 나라를 걱정하고 있었다.권력을 잡는다 한들, 반대파를 모조리 숙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201화

    남제.황성.황후가 궁으로 복귀하고, 쌍생아를 출산했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조정 안팎으로 퍼졌다.궁 안에서는 태후가 황자들의 탄생을 기뻐하면서도 황자가 두 명이라는 사실에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그녀는 황후를 자녕궁으로 불러 부드럽게도 때론 엄하게도 말을 이어갔다.“황실에서 쌍생아. 특히 황자가 태어날 경우, 반드시 그중 하나는 궁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황후, 애간장 타는 건 안다. 손등도 살이고 손바닥도 살이지. 하지만 왕실을 위해선 결단이 필요하다.”예전 봉가에서도 쌍생으로 태어난 딸 중 하나를 버렸었다.하물며 제국의 황실이라면 더욱 엄중한 규율이 따랐다.봉구안은 감정 없는 눈빛으로 태후의 말을 흘려보내듯 대답했다.“두 아이 모두 내보내지 않을 것입니다.”소욱 또한 그녀에게 약속했었다. 자신의 아이는 반드시 지키겠노라고.태후는 어머니로서 그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규율은 규율이었다.“황후, 내가 무정한 게 아니다. 설사 내가 허락하더라도, 조정의 대신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오늘은 그저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온 것이다. 결국엔 네가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후궁전.후궁전의 몇몇 빈들이 한곳에 모여 수군거렸다.속내는 각기 달랐지만, 얼굴엔 다들 긴장과 호기심이 엿보였다.“들으셨나요? 폐하께서 사고를 당하셨다던데, 그게 정말인가요?”“그럴 가능성도 크지요. 아니면 어찌하여 황후마마 혼자 돌아오셨겠어요?”“그나저나 황후마마도 참 팔자도 사나워. 하필 쌍생아를 낳다니… 한 명을 버리지 않겠다고 하시더라고요.”그때 구석에 있던 한 후궁이 소근소근 말했다.“쌍생황자는 불길하다고들 하지요. 혹시 폐하께 무슨 일이 생긴 게, 그 때문이라면…”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녕비가 그 말을 듣고 호통을 쳤다.“막말을 하다니. 그 입을 다물지 못할까! 여봐라, 이자를 끌어내어 뺨을 쳐라!”후궁이 허겁지겁 무릎을 꿇고 빌었다.“마마, 제발 살려주십시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녕비는 단호했다.“끌어내라!”지금처럼 민심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200화

    소욱은 여전히 고개를 떨군 채 입꼬리에 냉소적인 웃음을 띠었다. 말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그 눈빛엔 오만하고 냉담한 기색이 서려 있었다. 그 앞에 선 사내가 스스로를 소개했다. “나는 북연의 사황자네. 이번 일은 아바마마를 대신해, 남제 황제에게 미미한 환대를 표하러 온 것이지.” 사황자가 눈빛을 보내자, 수하가 음식을 들여왔다. 그러나 소욱은 그쪽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사황자는 꾹 참고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오해 마시게. 우리 북연은 진심으로 귀하를 초대한 것이니.” “다만 외부가 너무 위험해 이런 장소에 모실 수밖에 없었을 뿐이다. 걱정 마시게. 북연이 남제 군을 물리치고, 우리가 잃었던 영토를 되찾으면 그때 돌려보내드릴 걸세.” 소욱은 입꼬리를 희미하게 비틀었다. 그럴듯하게 말했지만, 결국 자신을 인질로 삼아 남제를 견제하려는 속셈일 뿐이었다. 사황자는 그의 무반응에 더 말을 잇지 않고 물러났다. 하지만 감옥 밖으로 나서자, 냉소적인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포로 주제에, 여전히 저리도 거만하다니!” 그의 곁을 따르던 책사 하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황자님, 폐하께서 이 일을 황자님께 맡긴 것이 과연 복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남제 황후는 무공이 뛰어나고 인맥도 막강하다 들었습니다.” “혹여라도… 정말로 남제 황후가 저 자를 구해낸다면, 오히려 황자님께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황자는 어리석지 않았다. 그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나는 분명 그 자에게 전했다. 이번 일은 아바마마의 명이라는 걸 말이야.” “게다가 나름 예우도 갖추었고. 한이 있다면 아바마마에게 있을 터, 살아 돌아간다 해도 내 탓으로 돌리진 못할 걸세.” 그가 직접 붙잡은 것도 아니니, 책임은 자신에게 없다는 논리였다. 책사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알겠습니다. 황자님, 그리고 들리는 말로는 칠황자께서 또 폐하의 부름을 받아 궁에 들어가셨답니다.” 사황자의 미간이 불쾌하게 찌푸려졌다. “아우는 정말 아바마마의 총애를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99화

    봉구안은 대의를 우선으로 여겼기에 반드시 남제로 돌아가야 했다.오백은 염려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마마, 그 자객들이 다시 폐하를 노릴지도 모릅니다."하물며 폐하는 갓 출산한 몸이었다. 그 긴 여정의 고단함을 어떻게 견디겠는가.그러나 봉구안의 얼굴엔 냉기가 서려 있었다. "남제로 돌아간다."천난만고가 앞을 가로막더라도, 반드시 돌아가야 했다. 두려운 것은 그 자객들의 목적이 남제의 혼란을 꾀하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었다.그녀는 결코 그들의 뜻대로 두지 않을 것이다. 소욱을 찾기 전까지는 그가 지키던 남제를 반드시 자신이 지켜야 했다.봉구안은 서여국에서의 모든 일을 정리했다. 북연군을 격퇴하는 방안부터 새 황제의 선출까지. 특히 새로운 군주의 독단을 막기 위해 삼왕 의정제를 도입했다. 그중 한 명은 남성으로 임명했다. 이는 서여국의 남성들을 안심시키고, 불필요한 분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정리가 끝나자마자 봉구안은 즉시 남제로 향했다. 호원아는 아쉬움에 마음이 저렸지만, 일이 급박함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황후가 실종된 남제는 이미 군주의 공백 상태였다. 타국이 그 틈을 노린다면, 서여국 역시 안전할 수 없었다.봉구안의 몸은 다소 회복되었다. 출산은 여인에게 극한의 고통이었고, 무공을 익힌 그녀라 해도 온전히 회복될 수는 없었다.그러나 지금은 지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아직 너무 작은 두 아이를 품에 안고 떠났다. 세상일을 알 리 없는 두 아이는 내내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봉구안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다행히 동행한 유모가 능숙하게 아이들을 달랬다.…..황성.서왕은 봉구안이 보낸 급한 서신을 받았다. 소욱이 자객에게 습격당하고 실종되었다는 소식에 그의 마음은 급속히 무너져내렸다.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었다. 황후를 찾는 일이 급선무였다.서왕은 곧장 인원을 조직해 서방으로 파견했다. 자신도 함께 가고 싶었지만, 황성을 지켜야 했기에 발을 뗄 수 없었다.동시에 그는 봉구안과 황자들을 맞이하러 인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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