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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Author: 일설연우
소욱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말은 잘하는군. 황후가 그렇게까지 말하면 짐이 나라의 안녕을 위해 조사를 허락할 거라 생각하였는냐?”

봉구안은 공손히 답했다.

“신첩은 폐하의 현명함을 믿습니다. 천하를 사랑하시는 분이니 남제를 해하려는 세력을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겠지요.”

소욱은 싸늘하게 대꾸했다.

“그렇게까지 과장할 필요는 없어. 이 일이 그만큼 중요한 사건이라면 짐이 황후에게 조사를 맡길 이유가 없지. 짐의 부하들이 그리도 무능해 보이더냐?”

봉구안은 부인하지 않았다.

“예, 신첩의 능력은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신첩은 당사자이기도 하니 이 사건의 진실을 절실히 알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신첩보다 소문이 퍼지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으니 누구보다 조용히 조사하겠지요.”

“다른 사람에게 조사를 맡기셔도 상관없으나 입이 무거운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소욱은 인상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 그 역시도 이 일이 알려지길 바라지 않았다.

“좋다. 한 달을 주지. 한 달 안에 산적과 그 배후를 찾지 못한다면 다시는 짐의 앞에서 그 일을 거론하지 말거라. 뜬구름 잡는 소문보다는 사소한 일을 크게 만드는 사람이 더 싫으니까!”

말을 마친 그는 대문을 나가버렸다.

봉구안은 유유히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에 대고 공손히 예를 취했다.

“신첩, 명을 받들겠습니다.”

황제가 떠난 후, 연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폐하의 허락을 받아내고 금족령까지 풀렸네요. 다만 한 달 안에 과연 증거를 찾을 수 있을까요?”

봉구안은 고요한 눈동자로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 달이면 충분해. 오늘밤에 궁을 나가볼까 한다.”

“예? 또요?”

연상은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한편, 영화궁을 나온 소욱은 시위를 따로 불렀다.

“믿을만한 사람들을 소집해서 비밀 리에 황후를 납치해 갔던 산적들을 조사하거라. 배후에 누가 있는지 꼭 밝혀내야 한다.”

사건을 조사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그는 황후가 성공할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황후 말처럼 의문점이 많은 사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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