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다음 날 아침.서율은 눈을 뜨자마자 최태혁을 봤다.그는 이미 깨어 있었다.“왜 봐.”“그냥.”“얼마나 봤어.”“5분.”“미쳤어.”서율은 이불을 얼굴까지 끌어올렸다.최태혁이 웃었다.“귀도 빨갛습니다.”“아침부터 말 많아.”“어제 못 해서.”서율이 이불을 내렸다.“뭘.”“말.”“말만?”최태혁이 잠깐 멈췄다.서율이 웃었다.“봐.”“뭘.”“또 생각했지.”“생각은 자유입니다.”“행동은?”“물어봐야죠.”서율은 그 대답이 마음에 들었다.“그럼.”“네.”“물어봐.”최태혁의 눈빛이 바로 달라졌다.“지금?”“응.”“키스해도 됩니까.”“응.”바로 입술이 닿았다.짧게.최태혁이 먼저 떨어졌다.서율이 눈을 떴다.“끝?”“한 번만 허락한 줄 알았습니다.”“그런 말 안 했는데.”“그럼.”“다시 물어.”태혁이 웃었다.“한 번 더 해도 됩니까.”“응.”이번에는 조금 더 길었다.서율이 그의 셔츠 앞을 잡았다.입술이 떨어지자 최태혁이 물었다.“더?”서율은 잠깐 고민했다.그리고 고개를 저었다.“지금은 됐어.”“네.”즉시 멈췄다.서율이 웃었다.“잘하네.”“연습 많이 했습니다.”“하루 했잖아.”“효과 좋습니다.”서율은 침대에서 일어났다.최태혁도 따라 일어났다.세면대 앞.서율이 머리를 묶으면서 말했다.“근데.”“왜.”“너 매번 물어보는 것도 피곤하지 않아?”“아닙니다.”“진짜?”“확실한 게 편합니다.”“어떤 게.”“당신이 지금 원하는지.”서율은 거울로 그를 봤다.“그럼 나도 물어봐야겠다.”“뭘.”“지금.”서율이 돌아섰다.“안아도 돼?”최태혁이 잠깐 굳었다.“왜.”“대답.”“네.”서율이 먼저 다가가 안았다.최태혁의 팔이 조금 늦게 올라왔다.서율이 웃었다.“왜 늦어.”“당신이 먼저 물어본 게.”“응.”“좋아서.”서율이 그의 등을 툭 쳤다.“그 말 진짜 자주 한다.”“안 질립니다.”“나는 좀.”“거짓말.”서율이 웃었다.둘은 이제 조금씩 역
저녁.서율이 먼저 침실로 들어갔다.최태혁은 뒤에서 따라오다가 문 앞에서 멈췄다.“들어가도 됩니까.”서율이 돌아봤다.“왜 물어.”“거절 연습.”“너 진짜 열심히 하네.”“필요하니까.”서율은 잠깐 생각했다.그리고 말했다.“오늘은 안 돼.”최태혁의 표정은 움직이지 않았다.“알겠습니다.”그는 바로 돌아섰다.서율이 오히려 당황했다.“어디 가.”“게스트룸.”“진짜?”“들어오지 말라면서.”“침실만.”최태혁이 멈췄다.“그럼 거실은?”“가능.”“같이 있어도?”“응.”“접촉은.”서율의 눈이 가늘어졌다.“오늘 질문 많네.”“범위.”“안는 것까지.”“키스.”“오늘은 안 돼.”“알겠습니다.”너무 잘 받아들였다.서율은 조금 이상했다.평소 같으면 아쉬운 얼굴이라도 했을 텐데—오늘은 아무렇지 않았다.거실.둘은 나란히 소파에 앉았다.서율은 영화에 집중하려 했지만 자꾸 옆을 봤다.최태혁은 정말 얌전히 보고 있었다.10분.20분.“태혁아.”“네.”“안 아쉬워?”“뭐가.”“키스.”“아쉽습니다.”“근데 왜 티 안 내.”“티 내면 부담될 수도 있잖습니까.”서율이 잠깐 말이 없었다.“그 정도까지는 아닌데.”“그래도.”최태혁은 화면을 보며 말했다.“안 된다고 했으니까.”서율은 그 옆얼굴을 한동안 봤다.이상하게 마음이 간질거렸다.거절을 받아들이는 방식이—생각보다 다정했다.한 시간 뒤.영화가 끝났다.서율이 먼저 일어났다.“잘 자.”“네.”최태혁도 일어났다.게스트룸으로 향하려 했다.서율이 그의 셔츠 끝을 잡았다.“잠깐.”태혁이 돌아봤다.“왜.”서율은 잠깐 망설였다.“침실.”“오늘은 안 된다고.”“바뀌었어.”“확실합니까.”“응.”“키스는.”서율이 눈을 가늘게 떴다.“그건 아직.”“알겠습니다.”둘은 같이 침실로 들어갔다.최태혁은 정말 키스하지 않았다.대신 옆에 누워 서율을 안아줬다.서율이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태혁아.”“네.”“오늘은 안 된다는 말
검은 노트에 새 규칙이 추가됐다.[거절에는 이유가 없어도 된다.]서율이 썼다.최태혁이 읽었다.“이유 설명도 없이?”“응.”“왜.”“싫으면 싫은 거지.”“그래도 상대는 궁금할 수 있습니다.”“물어보는 건 가능.”서율이 펜으로 밑줄을 그었다.“근데 대답 강요 금지.”최태혁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그리고.”[거절한 뒤 눈치 보기 금지.]태혁의 눈썹이 올라갔다.“그건 누가 합니까.”서율이 그를 빤히 봤다.“너.”“내가?”“응.”“언제.”“아까.”“뭘.”“같이 자자 거절했을 때.”최태혁이 잠깐 말이 없었다.“그건 게임이었잖습니까.”“그래도 표정 봤어.”“어땠는데.”“서운한 강아지.”최태혁의 표정이 굳었다.“그 표현 취소.”“싫어.”“사냥개로.”서율이 웃음을 터뜨렸다.“거기서 자존심 찾냐.”“중요합니다.”서율은 계속 적었다.[거절을 보복으로 사용하지 않는다.]최태혁도 이번에는 바로 동의했다.그리고 마지막.[한 번 거절한 것은 상대가 다시 물어볼 수 있다.][단.][압박하지 않는다.]최태혁이 물었다.“시간 제한은.”“없어.”“그럼 5분 뒤에도?”“상황 봐서.”“너무 애매한데.”“사람 마음이 원래 정확히 숫자로 안 돼.”최태혁은 잠시 노트를 보다가 말했다.“이것도 가이드라인이네요.”“원래 그렇잖아.”“플레이 말고.”“응.”서율이 노트를 덮었다.“우리가 사는 방식.”그 말에 태혁이 잠깐 조용해졌다.서율이 물었다.“왜.”“좋아서.”“또.”“이번엔 다른 의미.”“뭔데.”최태혁은 그녀의 손을 잡지 않았다.대신 물었다.“잡아도 됩니까.”서율이 웃었다.“응.”그제야 손이 맞닿았다.“거절했으면?”“안 잡습니다.”“서운해도?”“조금은.”“그럼.”“그래도 안 잡습니다.”서율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잘했네.”최태혁의 턱이 아주 조금 굳었다.“그 말.”“왜.”“아직도 효과 있습니다.”“알아.”“일부러?”“응.”서율이 손가락을 더
다음 날.서율은 검은 노트를 보자마자 덮었다.“안 해.”최태혁이 웃었다.“벌써 첫 번째 거절?”“게임 시작도 안 했거든.”“그럼 시작.”“싫어.”“두 번째?”“최태혁.”“네.”“진짜 얄미워.”그는 너무 만족스러운 얼굴이었다.이번 규칙은 간단했다.최태혁의 요청을 서율이 세 번 거절하면 서율 승.그런데 서율은 시작부터 불길했다.최태혁이 뭘 부탁할지 너무 뻔했다.“첫 번째.”“해봐.”“오늘 점심 같이 먹자.”서율이 멈췄다.“뭐?”“거절하십시오.”“그걸 왜 첫 번째로 해.”“싫습니까.”서율은 입을 다물었다.싫을 리가 없었다.그래도 게임.“싫어.”말하면서 표정이 썩었다.최태혁이 웃었다.“하나.”“좋아하지 마.”“좋습니다.”“말이 왜 그래.”두 번째.“손잡아도 됩니까.”서율의 시선이 바로 그의 손으로 갔다.최태혁은 일부러 손바닥까지 펴 보였다.“거절.”서율이 작게 말했다.“안 돼.”“두 번째.”“너 진짜.”태혁은 웃었다.서율이 점점 짜증이 났다.자기가 만든 게임인데—왜 자기가 더 힘든지 모르겠다.세 번째.최태혁은 바로 말하지 않았다.서율이 경계했다.“왜.”“고르는 중.”“큰 거 나오면 무효.”“그런 규칙 없습니다.”“지금 추가.”“기각.”서율이 한숨을 쉬었다.“말해.”최태혁이 그녀를 바라봤다.“오늘 밤.”“응.”“같이 자자.”서율의 표정이 굳었다.“그건 원래 같이 자잖아.”“그러니까.”“반칙.”“왜.”“거절할 이유가 없잖아.”“게임인데.”서율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최태혁이 기다렸다.“서율.”“왜.”“거절해야 이깁니다.”서율이 결국 말했다.“싫어.”세 번째.최태혁이 고개를 끄덕였다.“축하합니다.”서율은 전혀 기쁘지 않았다.“이 게임 이상해.”“당신이 만들었습니다.”“폐기.”“기각.”“내 노트야.”“공동 규칙.”서율은 쿠션을 던졌다.최태혁이 받아냈다.“그래서.”“뭐.”“이제 게임 끝났으니까.”태혁이 손을 내밀었
다음 날 아침.서율은 검은 노트를 펼쳤다.최태혁은 맞은편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서율이 적었다.[게임 규칙.][서율의 명령을 최태혁이 세 번 거절하면 최태혁 승.][한 번이라도 이유 없이 따르면 서율 승.]최태혁이 읽고 한참 말이 없었다.“이걸 왜 합니까.”“재밌잖아.”“전혀.”“자신 없어?”태혁의 눈이 가늘어졌다.“도발?”“응.”“좋습니다.”서율이 바로 첫 번째 명령을 던졌다.“커피 줘.”최태혁은 컵을 들었다가 멈췄다.그리고 다시 내려놓았다.“싫습니다.”서율의 눈썹이 올라갔다.“오.”“첫 번째.”“생각보다 잘하네.”“게임이니까.”서율이 직접 커피를 가져왔다.두 번째.“이리 와.”최태혁의 몸이 반사적으로 움직이려다 멈췄다.서율이 바로 웃었다.“방금 움직였어.”“안 갔습니다.”“마음은 왔네.”“판정 기준에 없습니다.”“말 잘하네.”서율은 소파에 앉아 손가락을 까딱였다.“진짜 안 와?”“싫습니다.”두 번째 거절.서율의 표정이 조금 바뀌었다.생각보다 재미있었다.평소라면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움직이던 사람이—일부러 버티고 있었다.세 번째.서율은 잠깐 고민했다.그리고 말했다.“안아줘.”최태혁의 표정이 그대로 굳었다.서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왜.”“다른 걸.”“명령은 내가 정해.”“서율.”“거절해야 이긴다며.”최태혁은 한동안 그녀를 바라봤다.“……싫습니다.”세 번째.게임 종료.서율이 박수를 쳤다.“축하해.”최태혁은 전혀 기쁘지 않은 얼굴이었다.“상품.”“뭐 원하는데.”“게임 다시.”서율이 웃었다.“왜.”“이번에는.”최태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앞에 섰다.“거절 안 해도 되는 걸로.”서율이 고개를 들었다.“안아달라고 한 거 거절한 게 그렇게 싫었어?”“네.”즉답.서율이 웃음을 참았다.“사냥개 맞네.”“그 말도.”“왜.”“오늘은 좋습니다.”서율이 팔을 벌렸다.“그럼 이제.”최태혁의 눈빛이 바로 달라졌다.“명령?”“아니
다음 날 오후 6시 12분.서율이 집 문을 열었다.최태혁은 이미 와 있었다.약속대로.재킷도 벗은 채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서율이 신발을 벗으며 말했다.“진짜 먼저 왔네.”“명령.”“몇 시.”“5시 40분.”“일찍 왔네.”“당신보다 먼저라고 했잖습니까.”서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이상하게 좋았다.집에 들어왔을 때—누군가 먼저 기다리고 있는 것.“됐어.”“뭐가.”“내 명령 완료.”최태혁이 손을 닦았다.그리고 그녀 앞에 섰다.“그럼.”서율이 바로 긴장했다.“네 차례?”“네.”“말해.”태혁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한참 서율을 바라봤다.“오늘.”“응.”“여왕 하지 마.”서율의 표정이 굳었다.“뭐?”“대표도.”“응.”“판 짜는 사람도.”“또.”“아무것도.”서율의 눈이 가늘어졌다.“그럼 뭘 하라고.”최태혁이 한 걸음 가까이 왔다.“그냥 서율.”몇 초.서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게 네 명령?”“네.”“어떻게 해야 하는데.”“아무것도 안 해도 됩니다.”“그게 더 어렵거든.”“압니다.”“그래서 시킨 거야?”“네.”최태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서율이 헛웃음을 흘렸다.“진짜 제대로 골랐네.”“이겼습니까.”“게임 아니야.”“당신이 만들었습니다.”서율은 가방을 내려놓았다.휴대폰도.노트도.그리고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최태혁이 밥을 차렸다.서율은 그냥 먹었다.설거지도 태혁이 했다.서율은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그러다 결국 말했다.“태혁아.”“네.”“나 뭐 하면 돼.”“아무것도.”“답답해.”“그럼.”태혁이 옆에 앉았다.“원하는 거 하나만 말해.”서율은 잠시 생각했다.그리고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이거.”“안아주는 거?”“응.”최태혁이 팔을 둘렀다.“그다음.”“없어.”“정말?”“응.”서율은 눈을 감았다.오늘만큼은—이길 필요도.누군가보다 먼저 움직일 필요도.다음 판을 계산할 필요도 없었다.그냥 최태혁 품 안에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