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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2화 : 사라지기를 부탁한 사람》

Penulis: 에이르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10-20 18:36:50

오전 10시 18분.

은서율은 정이현과 3화 마지막 장면을 검토했다.

“작가님, 지워진 사람이 주인공을 살리려고 사라졌다는 설정은 좋은데요.”

이현이 물었다.

“그럼 주인공은 왜 그 사실을 잊었을까요?”

“자신이 직접 약속했기 때문이에요.”

“무슨 약속이요?”

서율은 대본을 펼쳤다.

여자: “내가 널 기억하면 어떻게 되는데?”

상대: “네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려고 할 거야.”

여자: “그곳이 어딘데?”

상대: “네가 겨우 빠져나온 곳.”

이현은 잠시 생각했다.

“그럼 누군가 주인공을 감금했던 건가요?”

“그렇게 단순한 사건은 아니었으면 해요. 주인공이 스스로 벗어나기로 결심했던 관계일 수도 있잖아요.”

이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4화에서는 그 관계를 보여주죠.”

오후 1시 32분.

제작사에서 폐역 답사 일정이 확정됐다는 연락이 왔다.

서율과 이현, 미술감독이 함께 현장을 확인하기로 했다.

“작가님, 실제 역사를 활용할 수 있으면 세트 제작비를 많이 줄일 수 있대요.”

이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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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10시 18분.은서율은 노트 한가운데 이름 하나를 적었다.윤해온.정이현이 화면 너머로 물었다.“주인공 이름 정하셨어요?”“네. 윤해온이요.”“뜻이 있나요?”“따뜻한 곳으로 돌아온다는 느낌이 좋아서요.”이현은 이름을 소리 내어 읽었다.“윤해온. 한유리 배우님하고도 잘 어울리겠네요.”“다만 극 중에서는 공개하지 않아요.”“알겠습니다. 배우님께만 전달할게요.”서율은 이름 아래 작은 문장을 덧붙였다.《윤해온은 자신이 누구였는지보다 앞으로 누구로 살아갈지를 선택하는 여자다.》오후 1시 24분.제작사 연습실에서는 첫 대본 리딩 준비가 한창이었다.서율과 이현이 도착하자 한유리가 먼저 다가왔다.“작가님, 이름 받았어요.”서율이 웃었다.“마음에 드세요?”“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요.”유리는 대본을 펼쳤다.“해온이는 자기 이름을 잊은 걸까요, 아니면 일부러 말하지 않는 걸까요?”“처음에는 잊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나중에는 알고도 말하지 않기로 하죠.”“왜요?”서율은 잠시 생각했다.“그 이름으로 살던 시절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정했으니까요.”유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마지막에 명부에 이름을 적는 건 과거로 돌아간다는 뜻이 아니겠네요.”“맞아요. 그 이름을 다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거예요.”오후 3시 07분.리딩이 시작됐다.유리는 장례식장 장면에서 대본을 내려놓았다.“제 이름으로 장례식을 치르려면, 적어도 저한테는 물어봤어야죠.”상대 배우가 대사를 받았다.“손님, 고인과 어떤 관계십니까?”유리는 잠시 침묵했다.“그걸 저도 알고 싶어서 왔어요.”서율은 고개를 들었다.원고에는 없던 대사였다.감독이 손뼉을 쳤다.“좋네요. 이 대사는 살려봅시다.”이현이 서율에게 속삭였다.“이제 정말 해온이가 말하는 것 같아요.”서율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오후 6시 42분.최태혁은 리딩을 마친 서율을 데리러 왔다.“주인님!”그녀가 달려와 팔짱을 꼈다.“오늘 어땠어?”“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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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10시 32분.은서율은 정이현에게 수정된 4화 대본을 보여주었다.“주인공이 명부에 직접 이름을 쓰는 장면을 마지막에 넣었어요.”이현은 화면을 읽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런데 네 번째 방문이라는 사실은 언제 밝힐까요?”“이름을 쓰고 나서요.”서율은 다음 장면을 펼쳤다.《여자는 자신의 이름을 적고 펜을 내려놓았다.》《그 순간 명부 아래쪽에서 오래된 도장이 발견됐다.》《방문 횟수: 4회》이현이 웃었다.“누군가 이미 네 번째 방문을 예상했다는 뜻이네요.”“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을 거예요.”오후 1시 46분.제작사에서 반가운 연락이 왔다.“작가님, 한유리 배우의 출연 계약이 체결됐습니다.”서율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정말요?”“네. 6부작 주연으로 확정됐습니다.”담당자는 말을 이었다.“다음 주에 대본 리딩 일정을 조율할 예정입니다. 제작비 최종 승인도 진행 중이고요.”통화를 마친 서율은 정이현에게 소식을 전했다.은서율: 한유리 배우님 출연 확정됐대요!정이현: 드디어 우리 주인공이 생겼네요!서율은 한참 동안 휴대전화를 바라봤다.자신이 혼자 썼던 짧은 이야기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오후 5시 18분.최태혁은 서율의 연락을 받고 꽃다발을 들고 돌아왔다.“주인님!”서율이 현관으로 달려왔다.“축하해, 서율아.”태혁이 꽃다발을 건네자 서율은 환하게 웃었다.“어떻게 이렇게 빨리 준비하셨어요?”“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서율은 꽃을 받아 들고 그의 품에 안겼다.“주인님, 저 오늘 정말 행복해요.”“알아. 목소리부터 다르더라.”그녀는 고개를 들었다.“오늘은 제가 주인님한테 상 드릴래요.”“무슨 상?”“세상에서 제일 든든한 남편상.”태혁은 웃으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그 상은 매년 받고 싶은데.”“그럼 매년 심사할게요.”오후 8시 24분.두 사람은 거실에서 작은 축하 파티를 열었다.서율은 케이크에 초 하나를 꽂았다.“주인님, 이건 드라마 첫 주연 배우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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