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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Autor: 레몬과 향수
“짝!”

날카로운 파열음과 함께 배유리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여씨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딸의 이마를 세게 찌르며 다그쳤다.

“말해 보거라. 대체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어머니, 어머니…… 제가 잠시 정신이 나갔던 거예요. 이 아이는 당씨 큰공자의 아이입니다.”

겁에 질린 배유리는 앞뒤도 제대로 가리지 못한 채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며칠 전 춘풍루에서 당학을 우연히 만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술에 취해 감정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이었다.

여씨의 얼굴에 깊은 실망이 번졌다.

“헌데 오늘은 어째서 당윤 공자에게 시집가겠다고 소리친 것이냐?”

그 말을 들은 배유리는 멍하니 눈을 깜박였다.

분명 자신을 향해 웃던 사람은 당학이었다. 그는 자신을 부인으로 맞아 평생 아끼고 사랑해 주겠다는 말까지 했었다.

틀림없이 당학의 얼굴이었는데, 어찌 그 사람이 당윤 공자였단 말인가?

배유리는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듯 연신 고개를 내저었다.

“이게……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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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안을 거슬러   제508화

    수장이 정해졌다.출정은 사흘 뒤였다.저택으로 돌아온 경왕은 배현준을 보며 몇 번이나 머뭇거렸다. 당장이라도 따져 물을 듯하던 기세가 갑자기 한풀 꺾였다."네가 양성 장군이었다니, 어찌하여 진작 말하지 않은 게냐?"배현준은 진작에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채, 경왕을 힐끗 보고는 대꾸했다."전하께서 저를 버리지 않으셨다면, 제게 어찌 오늘 같은 성취가 있었겠습니까?"그 한마디에 말문이 막힌 경왕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눈앞의 아들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던 그는 허리를 굽히며 자리에 앉았다. 시종들을 모두 물린 뒤, 목소리를 낮추며 조심스레 물었다."과거에는 내가… 내가 잘못했다만, 우리 사이는 결국 부자지간 아니더냐. 나 역시 네가 잘되기를 바란다."배현준은 그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경왕이 다시 입을 열었다."폐하께서 너를 이리도 공들여 키워주셨으니, 내게도 이제는 말 좀…."경왕은 말을 채 끝맺지 못하고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는 긴장한 듯 마른침을 삼키며 기대에 찬 얼굴로 배현준을 바라보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 속내를 훤히 알 수 있었다.배현준이 긴 다리를 뻗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경왕을 향해 쏘아붙였다."사흘 뒤 출정하기 전, 단 하나만 경고해 두겠습니다. 지영이와 뱃속의 아이가 털끝 만큼이라도 해를 입는다면, 제가 남겨둔 암위들이 경왕부를 피바다로 만들 것입니다. 단 한 사람도 살려두지 않을 겁니다."그는 대답을 듣지도 않은 채 미련 없이 걸음을 옮겼다.경왕은 목구멍까지 차오른 욕설을 억지로 삼켰다. 그의 안색은 점차 하얗게 질려갔다. 다른 사람이라면 그저 협박으로 들렸겠지만, 배현준이라면 참으로 그러고도 남을 위인이었다."내 명을 전하거라. 앞으로 방비원 사람들을 보거든 무조건 피해 다녀라! 감히 방비원 사람을 건드리는 자는, 짐짓 나와 척을 지려는 것으로 간주하겠다!"호위가 명을 받들었다.*"배현준이 양성 장군이라고?""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정군왕부 사람들 역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

  • 피안을 거슬러   제507화

    하지만 북명연이 형벌을 견디지 못하고 무언가 실토할 것이 분명했다.그것도 하나의 골칫거리였다.다음 날.북명연은 과연 배준형이 준 독약의 성분과 해독제 약처방을 모조리 털어놓았고, 이는 배현준의 손에 들어갔다.단 하루 만에 배현준은 약처방에 따라 독약과 해독제를 만들었다. 사형수를 데려와 거듭 실험해 본 결과, 해독제에 무언가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평안이 물었다."세자, 북명연이 고의로 숨긴 것은 아닐까요?"배현준이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다."그 지경까지 얻어맞았는데 숨길 필요가 없었다.하지만 약처방의 일부를 감춘 것은 딱 배준형이 할 법한 짓이었다. 배현준은 파렴치한 놈이라며 욕을 내뱉으면서도 이내 실소를 터뜨렸다.이틀 뒤.병부에서 군량과 병기 준비를 마치자, 조정에서 황제는 배현준을 수장으로 임명한다는 교지를 내렸다.소식이 전해지자 백관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 이건… 경세자가 수장을 맡다니, 농담이 지나치지 않소?""경세자가 예전과 달라졌다고는 하나, 전장은 장난을 치는 곳이 아니오."백관의 절반 이상이 황제에게 명을 거두어 달라고 청했다.정군왕이 앞장서서 반대했다."폐하, 배현준이 완력은 좀 있을지언정 전장에서는 모략이 중요한 법입니다. 부장 자리도 과분한 터인데 수장이라니 당치도 않사옵니다!""폐하, 부디 명을 거두어 주시옵소서!""통촉하여 주시옵소서!"대신들이 무리지어 바닥에 엎드렸다.황제는 노한 기색 없이 배현준을 쳐다보았다.그때 배현준은 여유롭게 등 뒤에서 은빛 반쪽 가면을 꺼내 얼굴에 썼다. 한 무관이 단박에 그것을 알아보고 소리쳤다."저건 양성장군의 가면이 아니오!""양성 장군은… 이 년 전에 자취를 감추었는데, 경세자가 어떻게....""이, 이 무슨…."누군가는 말조차 제대로 잇지 못했다.황제가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양성 장군이 바로 배현준이다. 수차례 전장에 나가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지. 이 년 전 서관 일대에서 승전고를 울린 뒤 경성으로 돌아왔고, 짐이 그

  • 피안을 거슬러   제506화

    유지영은 향 세 개를 피워 올린 뒤,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외삼촌께서 외할머니의 이름을 빌려 저를 부르신 것이, 억지로 제게 죄를 뒤집어씌우기 위함이었습니까?"그녀의 태도가 지나치게 냉담했던 탓인지, 오히려 담성국은 의심스러웠다."나는 지영이를 믿는다."담씨 노부인이 유지영을 향해 손짓했다. 유지영이 다가가자 노부인은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황성에 크고 작은 일이 얼마나 많은데, 지영이에게 그들 모녀를 해할 여유가 어디 있겠느냐. 손을 쓸 작정이었다면 어찌 지금까지 기다렸겠느냐?"담성국은 침묵했다."성국아, 네가 갓 부장으로 발탁되자마자 처자식이 연달아 변을 당했는데, 누군가 고의로 이간질한 것이란 생각은 못 해본 게냐. 지영이는 네 조카인데 어찌 가족을 의심할 수 있단 말이냐?"담씨 노부인은 유지영을 등 뒤로 감쌌다.그 모습에 담성국의 얼굴에 서려 있던 살기가 가시고, 당혹감과 의문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는 다시 유지영을 바라보았다."정말 네가 아니란 말이냐?""당연히 지영이가 아니지!"담씨 노부인은 담성국을 매섭게 질타했다."필시 정군왕부 놈들에게 속은 게야. 너를 꼬드겨 유씨 가문을 치게 하려는 수작이란 말이다!"담성국은 반신반의했다.담씨 노부인은 유지영을 끌어당겼다."지영아, 네 외삼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할미가 좀 늙었어도 몸은 정정하니, 홀몸도 아닌데 앞으로는 담씨 가문에 오지 말거라."맞잡은 손에 점차 힘이 들어갔다.유지영의 미간이 미세하게 떨리며 마음속에 따스한 온기가 흘렀다. 담씨 가문 전체를 통틀어 오직 외조모만이 그녀의 편이었다.외조모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담씨 가문에 발조차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초상이 끝나면, 나는 시골 장원으로 내려가 조용히 여생을 보낼 참이다."이미 굳게 결심한 담씨 노부인은 손목에서 빛깔 좋은 양지옥 팔찌를 빼어 유지영의 손에 쥐여주었다."네 어미가 내 생신 선물로 구해다 준 것이다. 이제 할미가 네게 주마. 지영아, 부디 평안해야 한다."유지영의 눈시울이 붉

  • 피안을 거슬러   제505화

    "뭐라고?"정군왕과 배준형은 동시에 멈칫했다.낯빛이 잿빛으로 변한 담성국이 배준형을 바라보았다."세자께선 진정 이것이 우연이라 생각하십니까?"배준형이 손끝을 꽉 쥐었다."배현준과 유지영 짓입니다!""또 그 두 인간 짓이냐, 그야말로 안하무인이 따로 없구나!"정군왕은 길길이 날뛰며 방 안을 서성거렸다. 마음속에 초조함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갔다."머지않아 두 사람 다 출정해야 하는데, 수장은 십중팔구 유정남이 맡을 것이다. 유관성의 독이 아직 다 치유되지 않았으니, 절대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터인데."담성국이 다시 입을 열었다."오늘 아침 배현준이 안씨 저택에서 북신의 육공주와 그 호위를 데려갔습니다. 듣자 하니, 그 호위는 어젯밤에 중독을 치료했다더군요."배준형은 입술을 꽉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확실히 북명연에게 서신을 보내 화친은 함정이니 반드시 명언을 곁에 두라고 경고했었다. 아울러 약처방 하나를 바치며, 명언을 쥐고 흔들어야만 북명연이 양나라에서 버틸 힘을 확보할 수 있다고 일러주었다.북명연 역시 그 말대로 명언에게 독을 먹였다.해독제에 관해서라면 배준형도 그 처방을 알고 있었다.명언을 쥐고 흔들면 유지영과 유국공이 타협할 것이라 여겼건만, 유국공이 도리어 말을 바꾸어 신분을 인정하지 않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시국이 불투명했기에, 배준형도 굳이 서둘러 해명하지는 않았다."세자, 만약 유관성이 죽기라도 한다면, 유정남의 성격상 우리 두 사람은 살아서 황성에 돌아오지 못할 것입니다."담성국이 말했다.배준형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유관성이 죽지 않는다 해도, 유정남은 여전히 우리를 놔두지 않을 겁니다."유씨 가문 이방의 꼴만 봐도 알 수 있었다.유정남이 눈곱만큼이라도 정을 베풀던가?담씨 가문에서는 두 사람이 죽어 나갔고, 숙태비는 궁에 불려 들어갔으며, 배준형과 담성국은 곧 전장으로 나서야 했다. 누가 보아도 수세에 몰려 반격할 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이러니저러니 해도 폐하께서 노망이 나신 게지. 친아

  • 피안을 거슬러   제504화

    경왕부의 임 태비는 마지못해 짐을 챙겼다. 경왕을 찾아가 몇 번이나 하소연하고 온갖 수를 다 써보았지만, 경왕으로서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난데없이 무슨 꿈을 꿨다는 게냐! 필시 사람을 고의로 괴롭히려는 수작이다!"임 태비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격하게 욕설을 퍼부었다.서 태후는 선황께서 꿈에 나타나 태비들을 입궁시켜 함께 경전을 필사하고 나라를 위해 기도하라는 계시를 내렸다고 대외적으로 선포했다.중요한 것은 양나라 황제가 그 말을 굳게 믿었다는 사실이다.그러니 감히 의문을 제기하는 자가 있을 리 만무했다."세자비가 나서서 통사정을 해준다면 어떻게든 방도가 있지 않겠느냐?"임 태비는 서 태후의 얼굴을 마주하기가 죽기보다 싫었다. 차라리 경왕부의 좁은 불당에 연금되는 편이 나았다.경왕이 머쓱하게 대답했다."폐하께서 이미 교지를 내리셨습니다. 어머니께서 가시지 않겠다고 버틸 명분이 없습니다."더 이상 매달려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은 임 태비는 어쩔 수 없이 궁에서 보낸 마차에 올랐다.이 일은 경왕부라는 잔잔한 호수에 작은 돌멩이 하나가 던져진 것과 같았다. 잠시 파문이 일었을 뿐 이내 평온을 되찾았다.경왕부의 살림은 여전히 조원금이 맡고 있었다. 여씨 등은 기가 단단히 눌려 감히 허튼수작을 부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덕분에 유지영은 골치 아픈 일을 크게 덜었다."오라버니 쪽은 어찌 되었느냐?"유지영이 물었다.운민은 고개를 저었다.그때 문밖에서 평안이 황급히 달려와 보고했다."세자비 마마, 세자께서 이미 북신의 육공주를 잡아 옥에 가두셨습니다. 큰공자께서는 어젯밤 독 기운이 발작했으나, 다행히 제때 해독제를 써서 억눌렀습니다."그 말을 듣고 유지영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평안이 말을 이었다."세자비 마마, 소인이 궁에서 돌아오는 길에 정군왕부를 지나치다 들은 소식입니다. 정군왕 세자비에게 변고가 생겼다고 합니다. 백성들 사이에서는 정군왕 세자가 살기를 타고나서, 불과 넉 달 만에 정실과 평처가 모두 제 명에

  • 피안을 거슬러   제503화

    유지영은 천천히 다가가 허리를 굽히고 쪼그려 앉았다. 손수건을 꺼내 북명연의 얼굴에 묻은 핏자국을 가볍게 닦아내며 나직하게 말했다."고작 호위무사 하나일 뿐인데, 공주에게 그리 대단한 자도 아니지 않습니까. 공주부에 거느린 남총만 서른 명이 넘는데 어찌 그 자를 놓아주지 않는 겁니까?"북명연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나를 협박하는 것 말고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유지영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얼굴에는 조금의 조급함도 비치지 않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북명연이 돌연 입을 열었다."해독제를 주마. 대신 나를 여기서 내보내 다오.""그건 안 됩니다."유지영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단칼에 거절했다."양나라와 북신의 전쟁이 코앞입니다. 공주 같은 핵심 인물을 어찌 풀어줄 수 있겠습니까?""그렇다면 너도 헛수고하지 마라."북명연이 고개를 돌리며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유지영은 손수건을 북명연의 얼굴에 내던지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배준형도 해독제를 미끼로 나와 협상하려 들더군요. 나는 단지 두 사람 중 누구와 거래하는 것이 더 나은지 저울질하고 있었을 뿐입니다."배준형이라는 이름은 과연 북명연을 자극했다.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어. 허튼수작 부리지 마.""어리석군요!"운민이 코웃음을 치며 욕설을 내뱉었다."배준형은 지금 하루가 멀다고 세자비 마마께 협력하자며 매달리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유관성이라는 이름을 벗어던지고 정통 핏줄을 회복하여 큰 뜻을 품으려 안달이 났단 말입니다."북명연의 얼굴에 미세한 동요가 일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녀가 상체를 일으켜 세워 유지영을 바라보았다."협상을 하려거든 응당 대가를 치러야지. 네가 본궁을 찾아온 걸 보면 틀림없이 해독제를 바라는 것일 테니.""아무도 방해하지 못할 곳으로 거처를 옮겨 연금하는 건 어떻습니까?"유지영이 물었다.북명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거절하려 했다. 하지만 온몸의 상처에 더해, 신방에 갇혀 매일 만두 반 개로 연명하며 시도

  • 피안을 거슬러   제1화

    7월의 장안 거리는 굉장히 시끌벅적했다.마차 한 대가 성문 입구에서 멈추었다.털썩!유지영은 온몸이 꽁꽁 묶인 채 마대에 담겨 바닥에 내던져졌다. 온몸으로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특히 하반신에서는 찢어질 듯한 고통이 계속되고 있었다.“읍….”지나가던 백성들이 소리를 듣고 마대를 풀어주었다.창백하게 질린 얼굴과 사내의 옷가지를 걸친 여인의 모습이 드러났다.하얗고 가는 목덜미 아래에는 붉은 자국이 가득했다.“이 사람은 정왕 세자비 아닌가?”누군가가 유지영을 알아보고 비명을 질렀다.“옷매무새가 이 모양인 것을 보아 불결

  • 피안을 거슬러   제10화

    동금은 원래 표사의 딸이었으나 부모를 잃은 뒤 전당포에 팔려간 데다가, 전생에서는 실족사로 죽기까지 했다.충성을 맹세한 사람은 아니지만, 적어도 전생에 유지영을 배신하지는 않았다.매일 고된 일을 하는 사람이라 접촉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송씨에게서 문서를 기어코 받아낸 것을 보면 눈치도 빠르고 수완도 있는 듯했다.나머지는 아직 관찰 대상이었다.“오늘부터 종령각을 배신하는 자는 엄벌에 처할 것이다.”유지영은 근엄한 표정으로 엄명을 내렸다.나머지 사람들은 주향 일당이 내쳐지는 것을 보았기에 황급히 고개를 조아렸다.방으로

  • 피안을 거슬러   제9화

    “선주는 참 복도 많아요. 이 집안의 복덩이라니까요.”이내 셋째 부인이 아부를 떨기 시작하자, 송씨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지영아, 그동안 경왕 세자의 평판이 어떤지 너도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혼인한 뒤에는 조용히 지낼 수 있도록 네가 잘 붙들어야 한다. 어차피 훗날 경왕부 작위를 잇게 되면 먹고사는 걱정은 없을 테니, 제발 사고를 쳐서 우리 집안에 피해가 가는 일만은 없게 하거라.”유지영은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당장 침소로 돌아가 한숨 자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다행히도 노부인이 이제 돌아가도 좋다는 뜻을

  • 피안을 거슬러   제8화

    “지영아, 아직도 화가 안 풀렸느냐?”송씨는 못 말리겠다는 듯 말을 이었다.“그날은 오해가 좀 있었단다. 선주는 내가 따끔히 혼내 두었어.”유지영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가 어찌 작은어머니와 선주에게 화를 내겠어요. 운부 비단은 참으로 구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들었어요. 일부 무늬들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던데, 구하시느라 참 힘드셨겠어요. 감동이에요, 작은어머니.”그 말을 들은 송씨는 그제야 긴장을 풀었다.‘역시 그 멍청함은 어디 안 가는구나!’유지영은 노부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집안의 맏언니로서 당연히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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