بيت / 로맨스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 제170화. 둘 다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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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둘 다 안 해

مؤلف: 루니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10-25 06:11:17

“좋아, 모두 있는 데서 끝내자.”

세령은 정혁이 가리킨 현관을 보지도 않았다. ‘한세령이든 차서윤이든, 둘 중 하나만 이 집에 와라.’ 그 말은 두 여자를 세워놓고 누가 이 집에 어울리는지 심사하겠다는 뜻이었다. 결혼생활 내내 빠져나오려 애썼던 시험지가, 이제는 이혼한 자신 앞으로 다시 배달된 셈이었다.

“회장님, 제가 그 선택지에 왜 들어가요?”

정혁이 의자를 밀며 일어섰다. “네가 오는 날마다 집안이 뒤집어지잖아. 앞으로는 정리하자는 거다.”

“식탁 엎은 건 저 아니에요. 남의 사진 뒤져서 의자 지정한 사람이 따로 있는데, 누가 오고 안 올지 제가 경쟁해야 해요?”

서윤이 곧장 끼어들었다. “저도 초대받은 손님이에요. 세령 씨만 피해자인 척하지 마세요.”

“손님이면 남의 이름표부터 안 건드리죠.”

세령은 방금 벽 쪽으로 옮긴 의자를 바라봤다. 그 의자에는 4년 동안 자신이 참고 삼킨 말이 수북이 쌓여 있는 것 같았다. 흰 식탁보 아래로 드러난 마룻바닥에는 의자 다리가 오래 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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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70화. 둘 다 안 해

    “좋아, 모두 있는 데서 끝내자.”세령은 정혁이 가리킨 현관을 보지도 않았다. ‘한세령이든 차서윤이든, 둘 중 하나만 이 집에 와라.’ 그 말은 두 여자를 세워놓고 누가 이 집에 어울리는지 심사하겠다는 뜻이었다. 결혼생활 내내 빠져나오려 애썼던 시험지가, 이제는 이혼한 자신 앞으로 다시 배달된 셈이었다.“회장님, 제가 그 선택지에 왜 들어가요?”정혁이 의자를 밀며 일어섰다. “네가 오는 날마다 집안이 뒤집어지잖아. 앞으로는 정리하자는 거다.”“식탁 엎은 건 저 아니에요. 남의 사진 뒤져서 의자 지정한 사람이 따로 있는데, 누가 오고 안 올지 제가 경쟁해야 해요?”서윤이 곧장 끼어들었다. “저도 초대받은 손님이에요. 세령 씨만 피해자인 척하지 마세요.”“손님이면 남의 이름표부터 안 건드리죠.”세령은 방금 벽 쪽으로 옮긴 의자를 바라봤다. 그 의자에는 4년 동안 자신이 참고 삼킨 말이 수북이 쌓여 있는 것 같았다. 흰 식탁보 아래로 드러난 마룻바닥에는 의자 다리가 오래 눌러놓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서윤은 그 흔적까지 가져가겠다는 듯 눈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세령은 자리를 옮기고도 여전히 그 흔적을 지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살아낸 시간이 실제로 있었으니까. 며느리라서 웃어야 했고, 좋은 아내라서 불편한 사람이 와도 자리를 지켜야 했다. 이제는 남의 여자친구 때문에 다시 그 의자에 앉거나 떠나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있었다.“전 여기 다시 들어오겠다고 빌러 온 적 없어요. 태겸 씨랑 식사할지, 어머님 초대에 응할지 제가 정해서 왔어요. 그런데 앞으로도 이런 심사라면 안 옵니다. 서윤 씨가 이겨서가 아니라, 제 시간을 그런 데 안 쓰겠다는 거예요.”혜란의 손이 냅킨 위에서 멈췄다. 그녀는 오늘 아침 서윤이 준비한 이름표를 보고도 손님을 맞는 일이니 참고 넘어가려 했다. 그러나 미리 끊어내지 못한 작은 무례가 저녁 한 끼를 통째로 뒤집었다. 세령은 혜란의 후회가 자신을 붙잡는 이유가 되지 않기를 바랐다.“세령아, 난 그런 뜻으로 부른 게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69화. 의자를 치워

    세령은 4년 동안 며느리라는 이유로 지켜야 했던 의자를, 마침내 식탁 밖으로 끌어냈다.정혁이 먼저 식탁을 쳤다.“그걸 네 마음대로 결정해?”“아뇨. 제 마음대로 앉을 자리만 결정하려고요.”나무 다리가 마룻바닥을 스치는 소리에 서윤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의자가 놓였던 자리에 빈 공간이 생겼고, 혜란 옆에 있던 접시와 냅킨만 덩그러니 남았다. 세령은 의자를 식당 벽 쪽의 작은 찻상 앞으로 옮겼다. 화분 옆에 놓인 그 자리는 창밖 정원을 바라볼 수 있지만 가족 식탁과는 떨어져 있었다.“이제 창가 자리 없어졌네요. 서로 차지할 것도 없고.”“지금 나 보라고 이러는 거예요?” 서윤이 따졌다.“그럼 누구 보라고 했겠어요? 남의 결혼사진까지 들춰보고 의자 예약한 분이 여기 있는데.”이도가 입술을 깨물다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와, 의자 하나 퇴직시켰네. 우리 집 가구 중에 제일 험한 꼴 본 녀석이겠다.”“이도야.”혜란이 꾸짖자 그가 두 손을 들었다.“죄송해요. 근데 형수님 소동보다 낫잖아요. 적어도 의자는 아무도 속이지 않았으니까.”세령은 그 말을 듣고 짧게 웃었다. 가족들이 모인 식탁에서 처음으로 웃음이 자신의 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과거에는 누가 물 한 잔을 부탁해도 며느리인 자신이 먼저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그릇을 옮기는 손도, 의자를 고르는 발도 자기 뜻으로 움직였다.첫해 생신상에서 세령은 저 의자에 앉아 혜란이 젓가락을 들 때까지 국 한 숟갈도 못 떴다. 늦게 온 손님이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자 일어나 자리를 내줬고, 결국 식사를 거의 못 한 채 설거지를 도왔다. 유건은 그때 웃으며 좋은 며느리가 됐다고 했었다. 칭찬인 줄 알았던 말이 지금 생각하면 우스웠다. 좋다는 기준을 누가 정했는지도 모르고 기뻐했으니까. 오늘은 처음으로 의자보다 자기 배고픔이 중요했다.서윤은 비어버린 자리를 내려다보았다.“저는 어머님 곁에서 챙겨드리고 싶었을 뿐이에요. 이렇게 사람 망신을 주셔야 해요?”“아까는 창가가 좋다면서요. 그전엔 저를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68화. 형수님은 누구?

    “내 앞에서 다시 말해봐요. 누구를 형수님이라고 불렀다고?”이도가 물잔을 내려놓자 식탁 위의 웃음이 뚝 끊겼다. 서윤은 세령이 예전에 앉던 창가 의자에 손을 얹은 채 굳었다. 혜란의 오른편, 유건의 아내였던 시절 세령이 앉던 자리였다. 의자 하나를 차지하려던 여자가 입을 잘못 놀린 순간, 가족의 관계가 온통 식탁 위로 쏟아졌다.결혼했을 때 세령은 반찬 접시 하나를 옮기면서도 혜란의 눈부터 살폈다. 지금은 연인과 찾아왔을 뿐인데 서윤은 다시 그 낡은 서열표를 꺼내 들었다.“말실수예요. 태겸 씨랑 만나시니까 예의를 갖추려다가…….”“예의요? 참 어려운 단어를 이렇게 쉽게 쓰시네.” 이도가 웃었다. “제가 그 호칭으로 장난치다가 세령 씨한테 얼마나 혼났는지 아세요? 지금은 함부로 안 부릅니다. 어지간하면 저한테 배우지 마세요. 인생 꼬이는 지름길이거든요.”서윤은 자신을 도와주는 농담인 줄 알았는지 입꼬리를 올렸다. 하지만 이도는 웃음을 거두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그리고 진짜 궁금해서요. 둘째 형 여자친구가 큰형 여자친구를 형수님이라고 부르면, 그건 존중입니까, 자리 선점입니까? 족보를 새로 쓰실 거면 저한테도 한 부 주세요.”“이도 씨, 제가 언제 자리를 선점했어요?”“아까부터 저 의자 안 놓으시잖아요. 그럼 인테리어 검사라도 나오셨어요?”세령은 웃음을 참지 않았다. 막내가 여전히 입은 능글맞았지만, 이번에는 자신을 형제들 사이에 놓고 즐기지 않았다. 누구에게 어떤 이름을 붙일지, 그 이름으로 상대를 얼마나 구속할지 묻고 있었다. 한때 이도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을 알기에 농담 끝에 남겨진 가시가 더 또렷했다.몇 달 전 이도 역시 무심코 세령에게 형수님이라고 불렀다가 이름으로 부르라는 말을 들었다. 그날 막내는 웃으며 물러났고 다시는 예전 호칭을 입에 담지 않았다. 그래서 세령은 지금 그의 농담이 자신을 두고 형들과 경쟁하던 때의 농담과 다르다는 걸 알았다. 웃음 뒤에 누구의 몫이 아닌 이름 하나를 남겨두는 방식이었다.서윤은 혜란에게 몸을 돌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67화. 그 자리는 내 거야

    “세령 씨한테는 비밀로 하시고요.”서윤이 휴대전화를 내리자 식당 직원은 사진 속 의자와 실제 의자를 번갈아 보았다. 혜란의 오른편, 창을 등진 자리였다. 세령이 유건의 아내였을 때 명절마다 앉았던 곳이기도 했다. 직원이 선뜻 대답하지 않자 서윤은 이름표 한 장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누구 앉으라고 적어두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냥 비워달라는 건데.”“좌석은 사모님께 확인하겠습니다.”직원은 이름표를 건드리지 않았다. 서윤은 웃는 얼굴로 돌아섰지만 복도로 나오자마자 손톱으로 휴대전화 모서리를 긁었다. 어제 전시장에서 자신의 거짓말을 바로잡은 뒤로 유건은 전화를 길게 받지 않았다. 세령의 사진도 쓰지 못하게 됐고, 향수 하나 골랐다고 구경거리가 됐다. 오늘만큼은 누군가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녀는 옛 가족 사진을 다시 확대했다. 혜란 옆에 앉은 세령의 무릎 위로 냅킨이 가지런했고, 빈 접시 옆에는 손때 묻은 물컵이 있었다. 서윤은 사진 속 테이블 배치를 기억해두고 이름표를 한 칸씩 옮겼다. 세령의 얼굴은 보기 싫었지만, 세령이 앉았던 곳은 갖고 싶었다.토요일 저녁, 저택에 도착한 세령은 현관에서부터 익숙한 꽃 냄새를 맡았다. 혜란은 새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한 듯 식탁보까지 바꿔두었다. 태겸이 외투를 받아 걸려다 세령의 눈을 보고 멈추자, 그녀가 소매를 잡아당겼다.“오늘은 입구에서부터 과잉 친절 금지예요.”“연인이 외투 들어주는 것도 금지야?”“그건 허락. 대신 누가 내 의자 정하면 그땐 참견하지 마요.”“알았어. 네가 고른 옆자리만 탐낼게.”세령이 웃자 태겸은 그녀에게만 들리도록 덧붙였다. “거긴 예약 좀 해주라. 다른 손님 앉으면 나 질투할 것 같거든.”식당 문을 열었을 때 서윤은 이미 창가의 의자 등받이에 손을 얹고 있었다. 짙은 남색 원피스와 가느다란 진주 귀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세령은 그 차림보다 식탁에 놓인 이름표를 먼저 봤다. 저택 안에서는 한때 식탁의 끝과 가운데가 사람의 서열을 말해주곤 했다. 첫 명절에 세령이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66화. 빼앗을 의자

    “그거 지금 당장 치워.”혜란이 가리킨 것은 차서윤이 식탁 위에 펼쳐놓은 자리 배치도였다. 어젯밤 ‘이번에는 제가 앉을 자리부터 정하고 싶어요’라는 문자를 보내더니, 오늘은 아예 이름표까지 만들어 들고 온 것이다. 종이 한쪽에는 ‘차서윤’, 다른 쪽에는 ‘한세령’이 적혀 있었다. 아직 오겠다는 대답도 하지 않은 사람의 이름이었다.“어머님, 그냥 미리 준비한 거예요. 가족끼리 먹는 밥인데 자리 하나 정하는 게 뭐가 어때서요?”“세령이 이름은 네가 올릴 게 아니야.”혜란은 이름표를 뒤집었다. 예전에는 세령의 마음을 묻지 않은 채 편지를 숨겼고, 그게 장남을 지키는 길이라고 여겼다. 그 일을 바로잡는 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울었는지 이제는 안다. 그런데 유건의 새 연인이 또 세령의 의자를 정하고 있었다.“어머님도 세령 씨가 와야 마음이 편하시잖아요. 저를 미워하는 사람 앞에서도 당당히 소개해주시면 되죠.”“소개는 해줄 수 있어. 하지만 세령이가 증인처럼 앉아 있어야 네 자리가 생기는 건 아니야.”서윤의 웃음이 얇아졌다. 혜란은 이름표 한 장이 얼마나 잔인한지 뒤늦게 배웠다. 세령은 예전 이 식탁에서 유건 옆에 앉아 반찬을 건네고, 어른들의 대화가 끝날 때까지 먼저 일어나지도 못했다. 누군가 대신 골라준 그 자리를 이제 와 새 여자에게 넘겨주겠다니, 식탁이 무슨 주인 바뀌는 집 문패라도 된단 말인가. 혜란은 저녁 식사 초대를 허락했을 뿐, 좌석표를 만들라고 시킨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번 전시장에서 서윤이 보낸 ‘감시당한다’는 문자를 받은 뒤로는, 이 여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부터 확인해야 했다. 유건에게 사실을 듣고 나서도 서윤은 오해였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같은 시각 세령은 전시장 바닥에 앉아 조명 아래 천의 색을 비교하고 있었다. 향수 때문에 관람을 막았던 구역은 다시 열렸지만, 일정표에는 미뤄진 설명 시간들이 빼곡했다. 미래가 재단선을 긋는 동안 혜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휴대전화 진동에 세령은 칼날을 먼저 덮었다. 이 일이 끝나면 근처 카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65화. 증거 내놔

    “그럼 세령이가 당신을 감시했다는 증거, 지금 보여주시겠어요?”태겸의 물음에 서윤이 쥔 휴대전화가 허공에서 멈췄다. 조금 전까지 윤혜란에게 세령을 감시자로 몰아가는 문자를 보내던 손이었다. 전시장 한쪽에서는 관람객들이 발걸음을 늦췄고, 환기 때문에 걷어 올린 직물 견본 아래로 찬 공기가 밀려들었다. 세령은 태겸이 왜 처음부터 거짓말이라고 소리치지 않았는지 알았다. 거짓말은 증거를 요구받는 순간부터 스스로 모양이 달라지는 법이었다. 세령은 한때 유건이 자신에게 들려줬던 다정한 거짓말들을 떠올렸다. 믿고 싶은 마음 때문에 놓친 빈틈이 얼마나 많았던가. 오늘은 그 빈틈을 스스로 확인할 생각이었다.“증거요? 제가 당한 일을 꼭 사진으로 찍어둬야 믿으시겠어요?”“아뇨. 서윤 씨 말씀을 사실이라고 놓고 확인하자는 겁니다. 언제, 어디서 세령이가 따라왔는지요.”태겸은 그녀의 휴대전화를 만지려 하지 않았다. 세령의 어깨를 감싸지도 않았다. 그 대신 직원들이 정리 중인 안내판 옆으로 물러서서 서윤이 대답할 공간을 남겼다. 세령은 그 태도가 고마우면서도 이번 일의 마지막 문장은 자신이 말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와 다시 사귀기로 정한 날의 약속도 떠올랐다. 가족의 허락을 받지 않고, 상대의 뜻을 대신 정하지 않을 것. 태겸은 그녀 대신 싸우지 않고도 곁에 서 있을 수 있었다.“식당에서 저를 노려봤어요. 오늘도 옷이랑 향수를 검사했고요.”“식당은 서윤 씨가 세령이 맞은편으로 예약했죠. 오늘은 서윤 씨가 이 전시장에 왔고요. 그게 따라다닌 증거입니까?”“말을 그렇게 하면 제가 스토커라도 된다는 거예요?”“그 말은 제가 한 적 없어요. 감시당했다는 근거를 묻는 중입니다.”유건이 옆에서 입을 열었다. “서윤아, 그만해. 네가 보내놓은 문자부터 바로잡아.”“또 전처 편이네. 유건 씨는 여자친구가 울어야 속이 시원해요?”그 말에 세령이 웃었다. 이번에는 속이 시원해서가 아니라, 서윤이 끝내 자신을 누군가의 아내 자리로만 밀어 넣으려는 게 기가 막혀서였다.“유건이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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