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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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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96화
“집 보러 갈래?”전연우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장소월은 깜짝 놀랐다.최근 며칠간 장소월은 전연우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에 정보를 찾아보았다.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했다.전연우는 그야말로 드높은 평판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 영향력과 지위는 사람들을 압도할 정도였다. ‘내 남편이 이런 사람이었다니.’도시 전체 부동산의 65%를 소유하고 있는 그가 무슨 이유로 집을 보러 가자고 말한단 말인가.장소월은 의아함에 고개를 들고 물었다.“갑자기 집은 왜?”전연우는 장소월이 남원 별장에서의 생활을 불편해할까 봐 걱정이었다. 그보다 더 염려되는 건 그녀의 머릿속에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이었다.“엄마, 제가 그린 그림 보세요!”별이가 서재에서 방금 완성한 그림을 들고 뛰어왔다.장소월이 받아 들고 살펴보니 그림에는 그들 가족 세 명이 그려져 있었다.그림만 봐도 별이의 마음이 행복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었다.이제 별이도 유치원에 다닐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예전 집안 도우미의 말에 의하면 별이는 워낙 똑똑해서 유치원에 보낼 필요가 없다고 한다.그림을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니, 별이는 그림에서도 놀라운 재능을 보여주고 있었다.사실 별이는 취미와 관심을 두고 있는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전연우의 강력한 유전자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에 비하면 이 엄마는 많이 부족하네...’장소월의 마음에 무력감이 스며들었다.한편, 한창 왕성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배우 심수정이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정하고 있었다.“누굴 찾으시는 거예요?”도우미가 문 앞에서 이리저리 서성이는 심수정을 보고는 이상함을 느끼고 물었다.심수정은 많은 인맥을 동원해서야 겨우 남원 별장 문 앞까지 찾아왔다. 그러니 자연히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전연우같이 가히 만나기 힘든 남자야말로 자신에게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장소월은 별이를 데리고 슈퍼마켓에 가려고 준비하다가 문 앞에서 도우미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늘씬한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95화
그때 마침 전연우도 병원에 도착했다.장소월이 급히 설명했다.“나 괜찮아.”그녀는 웃으며 전연우의 팔을 잡았다.“별이도 괜찮아. 다만 저 할머니가...”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병실에서 나이 든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가 이 늙은이를 도운 거예요?”장소월과 별이는 할머니가 깨어났다는 걸 알고는 전연우를 내버려 두고 곧바로 병실로 들어갔다. 할머니는 눈을 살짝 감은 채 말했다.“나는 유씨예요. 고마워요.” 그녀는 잠시 멈췄다가 덧붙였다.“하지만... 차라리 날 거기 그냥 놔뒀으면 더 좋았을 텐데...”그 말에 장소월과 별이는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할머니는 왜 저런 말씀을 하시는 걸까?별이는 침대 옆에 앉아 작은 손으로 유 할머니의 거친 손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할머니, 그런 말씀 마세요!”별이의 귀엽고 진지한 목소리에 유 할머니는 눈꺼풀을 살짝 들어 올렸다. 아이들을 무척이나 예뻐하는 그녀였지만, 며느리는 그녀에게 종래로 손주를 보여주지 않았다.장소월은 별이를 귀여워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몇 가지 의문이 들었지만, 실례가 될 것 같아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전연우는 굳은 표정으로 문가에 서서 두 사람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별이와 유 할머니의 즐거운 대화 시간을 방해하지 않도록 장소월은 먼저 병실을 나섰다.유 할머니의 딱한 사정에 정신이 팔린 그녀는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해 전연우의 단단한 가슴에 쿵 하고 부딪히고 말았다.시선이 얽히는 순간, 장소월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늦은 밤, 세 사람은 남원 별장으로 돌아왔다.별이는 시간이 날 때 전화를 하겠다며 유 할머니의 전화번호를 적어두었다.장소월이 샤워를 마치고 나와보니 침대 위에 작은 그림자가 하나 앉아 있었다. 다름 아닌 별이가 동물 인형을 안고 다리를 앞뒤로 흔들고 있었다.예전 별이는 장소월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으려 그녀의 침실에 오지 않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엄마와의 관계가 가까워졌다고 느껴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에 그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94화
장소월의 건강 검진을 마친 서철용은 눈에 띄게 좋아진 그녀의 상태에 조금 놀랐다.최근 며칠간 전연우가 장소월을 세심히 보살폈음이 분명했다. 이제야 그는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모든 지표가 정상 수준에 도달했어요.”전연우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서철용은 전연우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는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노파심에 다시금 주의를 당부했다.“앞으로도 계속 신경 써야 해.”침대 옆에서 별이가 걱정 어린 얼굴로 물었다.“엄마, 괜찮으신 거죠?”장소월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아가, 엄마 그냥 검진받은 것뿐이야.”하지만 별이는 여전히 근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엄마의 검진 결과가 좋지 않으면 또 아빠와 함께 속상해할 테니 말이다. 서철용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와 별이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토닥였다.별이는 재빨리 몸을 돌려 다급히 물었다. “아저씨, 우리 엄마 괜찮으신 거죠?”아이는 불안함과 초조함에 서철용의 팔을 흔들었다. “너희 엄마 건강하셔.”서철용의 시선이 오랜만에 보는 장소월에게 머물렀다.장소월은 눈앞의 이 준수한 남자가 어딘가 낯익다고 생각되었지만, 정확히 누구인지는 떠오르지 않았다.요즘 그녀는 억지로 기억을 떠올리려 하지 않았다. 그럴 때면 불편함만 커졌기 때문이다.서철용은 장소월의 상태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기에 더 말하지 않고 병실을 나갔다.별이는 장소월의 손을 꼭 잡고 신나게 흔들며 말했다.“다행이에요, 엄마!”건강 검진 지표가 정상 범위 안에 들어왔으니, 장소월은 더는 답답한 병원에 머물지 않고 이내 집으로 돌아갔다. 하루 종일 병원에만 갇혀 있었던 별이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확실히 끝없는 에너지를 방출하는 나이다.장소월은 하는 수 없이 별이를 데리고 산책을 하러 해담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의 조명은 그리 밝지 않았다.장소월의 손을 잡고 걸어가던 별이는 앞쪽 땅바닥에 쓰러져 있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93화
말투에는 다정함이 가득 깃들어 있었다. 전연우는 장소월을 끌어 벤치에 앉히며 물었다. “오늘 재미있었어?”장소월은 잔뜩 신이 나 뛰어다니는 별이에게 완전히 끌려다녔었다. “재밌었어. 별이는 천사 같아.”이 말은 진심이었다.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는 틀림없는 하늘이 보내준 천사였다. 몇 년 전, 아이는 그녀의 전부였다. 그때는 아직 별이가 태어나기 전이었고, 그녀는 태어나지 못한 또 다른 아이를 위해 마음 아파했다. 장소월은 가슴 한구석이 저릿해지는 아픔을 느끼며 그렁그렁한 눈으로 전연우를 바라보았다.장소월은 아이스크림 콘을 꺼내 조심스럽게 전연우에게 내밀었다. “한 입 먹어볼래?”“저 왔어요! 저 왔어요!” 별이가 빠르게 다가와 새로 산 아이스크림 콘을 전연우에게 건넸다. “아빠, 가족은 다 같이 있어야죠. 아빠 혼자 따로 놀 건 아니죠?”전연우는 평소 이런 건 입에 대지도 않았지만 별이의 말은 차마 거절하기 힘들었다. 장소월의 기대 어린 눈빛도 그의 눈에 들어왔다. 아이스크림 콘을 받아든 전연우는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다. 끈적끈적한 액체 위에 괴상한 괴물 모양 장식까지 붙어 있었다. ‘이거 먹어도 되는 건가?’ 별이가 깔깔 웃으며 말했다. “아빠, 독 없어요! 이 괴물은 초콜릿으로 만든 거예요.”전연우는 마지못해 한 입 베어 물었다. 장소월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봐. 네 아빠는 독 없는 것도 독 있는 것처럼 먹네.”별이는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전연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별이의 기대 어린 눈빛에 전연우는 중립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나쁘진 않네.”별이는 의기양양하게 고개를 치켜들고 눈썹을 까딱였다. 그는 벤치 위 배낭 지퍼를 열어 휴대폰을 꺼내 카메라를 켰다. 이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다. 아빠와 엄마인 장소월과 전연우는 순순히 카메라 앞에 얼굴을 맞댔다. 사진을 찍은 후, 장소월은 별이의 익살스러운 표정에 웃음이 터졌다. 전연우의 입가에도 은은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92화
장소월과 별이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전연우는 두 사람의 안전을 보장한 상태에서 자주 외출하도록 기회를 만들었다. “놀이공원에 별이를 데리고 가보는 건 어때?”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별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좌우로 몸을 흔들며 박수를 쳤다. “좋아요, 좋아요!”그러고는 어린아이 특유의 장난스러운 눈빛과 귀여운 얼굴로 장소월을 빤히 쳐다보았다. 최근 며칠간 장소월은 집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별이와의 관계도 점점 자연스러워졌다. 전연우가 제안했고 별이도 가고 싶어 하니 함께 가기로 했다.운전기사의 도움을 받아 장소월은 별이를 데리고 어린이 놀이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멀리서 전연우가 배치한 사람들이 조심스레 따라가며 장소월과 별이의 안전을 지켰다.놀이공원에 대한 별이의 관심은 사실 그리 크지 않았다. 그의 지능은 또래를 훨씬 뛰어넘은지라 이런 놀이기구는 그에게 너무나 유치했다. 그저 엄마와 함께 있는 이 시간이 정말 좋을 뿐이었다!오늘 놀이공원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았다. 주위 시설만 봐도 이곳은 보통 생활 형편으론 쉽게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엄마, 저거, 저거! 저 저거 탈래요!”별이는 망설임 없이 멀리 있는 롤러코스터를 가리켰다. 그런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기에 그의 나이는 너무나 어렸다. 장소월은 예쁜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저건 너무 자극적이라 너 나이엔 안 맞아. 저기 저거 타는 건 어때?”그녀는 멀리 있는 회전목마를 가리켰다. 별이는 사실 그런 유치한 놀이기구를 경멸했지만, 엄마가 말했으니 타기로 했다. 두 사람은 앞뒤로 회전목마에 올라탔다. 장소월은 별다른 생각 없이 탔지만, 옆에서 별이가 불만스러운 듯 투덜거렸다. “엄마, 왜 저랑 같이 안 타요? 제가 뚱뚱해서 그런 거예요?”그 말에 장소월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는 별이의 뒷자리로 옮기고 어깨를 감쌌다. “아니야, 우리 별이 안 뚱뚱해.”그녀는 다정하게 손을 뻗어 별이의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91화
장소월은 일부러 화난 척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안 맞춰!”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눈은 행복과 만족감에 젖어 반지를 뚫어지라 바라보고 있었다. 언뜻 보면 단순한 듯했지만, 보면 볼수록 깊은 의미가 담겨 있는 반지였다. 안에 글자까지 새겨져 있었으니 말이다. 갑자기 뭔가를 떠올린 듯, 장소월은 전연우의 큰 손을 잡았다. 그의 반지에도 같은 글자가 새겨져 있다는 걸 확인한 그녀는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그날 밤, 전연우는 깊이 잠들었고 달콤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는 그녀, 전연우, 그리고 별이가 한 가족이 되어 더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남원 별장.별이는 일찌감치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오늘의 그는 운동복 차림에 야구모자를 쓰고 있어 발랄하면서도 멋져 보였다.장소월은 오느라 피곤했지만, 별이를 보니 자연스레 모성애가 피어올라 힘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엄마!”별이가 신나게 달려와 장소월의 다리를 와락 끌어안았다.별이를 정말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었다. 마지막으로 병실에서 만났었던가?더는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기억을 더듬으려 하면 머리가 더욱더 무거워졌기 때문이었다.옆에서 전연우는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드디어 한 가족이 다시 모인 것이다.운무 마을에 있던 며칠 전, 별이는 엄마가 보고 싶다며 계속 전화했었다. 전연우는 한편으로는 아들을 달래고, 한편으로는 장소월을 세심히 보살폈다.장소월은 아직 별이의 이런 뜨거운 애정 표현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숙여 조용히 별이를 바라보았다.“엄마, 아직도 저를 기억 못 하시는 거죠?”별이는 서운한 듯 입을 삐죽였다.전연우가 다가와 말했다.“별아, 엄마가 방금 돌아와서 피곤하셔. 엄마 좀 쉬게 해줄까?”장소월과 별이 앞에서 그는 늘 끝없는 다정함을 보였다.별이는 서운했지만 어른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웃으며 장소월을 바라보았다.“엄마, 먼저 쉬세요. 제가 맛있는 거 만들어 올게요!”장소월이 대답하기도 전에, 별이는 쿵쿵 별장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