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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화] 완벽한 불평등 조약, 항복의 수결(1)

Author: 유리구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6 00:02:25

“자, 진짜 너희들의 목줄을 쥔 협상을 시작해볼까.”

이헌의 그 오만하고 비릿한 미소와 함께, 두꺼운 가죽 두루마리가 거친 마찰음을 내며 낡고 차가운 나무 탁자 위로 활짝 펼쳐졌다.

천막 안의 공기가 얼어붙을 듯 차가웠지만,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은 두 사람 사이에는 펄펄 끓는 용암 같은 핏빛 살기가 소름 끼치게 맴돌고 있었다.

여진족 수장 야루는 두루마리를 독사처럼 쏘아보며, 짐승처럼 씩씩거리는 거친 숨을 헐떡였다.

“협상? 웃기지 마라! 네놈들이 우리보다 더 굶주려 뼈만 남은 시체 꼴이라는 것을, 내가 세작의 확실한 보고를 듣지 못했을 것 같으냐!”

야루가 시퍼런 핏대를 세우며 탁자를 쾅, 박살 낼 듯 내리쳤다.

“너희 조선군 진영의 군량미가 바닥나, 병사들이 갑옷을 삶아 먹는다는 첩보는 이미 다 알고 있다!

한양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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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세가 완벽하게 꺾였다.서연은 이헌의 등 뒤, 어두운 상석의 그림 속에 고고하고 조용히 앉아, 그 경이로운 남편의 혀놀림에 남몰래 소름 돋는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이헌은 그저 적을 창칼로 물리치는 데만 뛰어난 미치광이 맹장이 아니었다. 협상의 판을 단숨에 뒤흔들고, 적의 영혼과 약점을 갈기갈기 찢어발겨 완벽하게 굴복시키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조선 최고의 악마적이고 매혹적인 기만자였다.“자, 이제 네놈들의 벼랑 끝에 몰린 처절한 상황 파악이 완벽하게 끝났다면.”이헌이 굳어버린 야루의 코앞으로, 탁자 위에 놓아두었던 핏빛 조약문 두루마리를 툭툭 밀어주었다.“이 달콤하고 썩은 당근을 맛볼 시간이다.”“당근이라니…… 무엇을, 나더러 어쩌자는 것이냐. 우리를 살려두기라도 하겠다는 것이냐.”야루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목숨을 구걸하듯 기어들며 물었다.“조선에 완벽하게 귀속되어라.”“……!!”“독립된 위대한 부족이라는 그 알량하고 멍청한 오만함을 버리고, 우리 위대한 조선의 백성이 되어라.압록강 이북, 너희들이 차지하고 있던 그 척박한 황무지의 공식적인 영토 관리권을 네놈들에게 합법적으로 내어줄 테니. 두려워하지 말고 그곳에 평생 뿌리를 내리고 살아라.대신, 네놈들은 우리 조선을 대신하여. 북방의 다른 북적 오랑캐 놈들이 우리 국경을 쳐들어오지 못하도록 목숨 걸고 막아내는, 우리 조선의 핏빛 사냥개이자 든든한 고기 방패막이가 되는 것이다.”“우리를 개처럼, 조선의 노예처럼 영원히 부려 먹겠다는 소리 아니냐! 내 어찌 부족의 자존심을 버리고 네놈의 발밑에 엎드려&hell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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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진짜 너희들의 목줄을 쥔 협상을 시작해볼까.”이헌의 그 오만하고 비릿한 미소와 함께, 두꺼운 가죽 두루마리가 거친 마찰음을 내며 낡고 차가운 나무 탁자 위로 활짝 펼쳐졌다.천막 안의 공기가 얼어붙을 듯 차가웠지만,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은 두 사람 사이에는 펄펄 끓는 용암 같은 핏빛 살기가 소름 끼치게 맴돌고 있었다.여진족 수장 야루는 두루마리를 독사처럼 쏘아보며, 짐승처럼 씩씩거리는 거친 숨을 헐떡였다.“협상? 웃기지 마라! 네놈들이 우리보다 더 굶주려 뼈만 남은 시체 꼴이라는 것을, 내가 세작의 확실한 보고를 듣지 못했을 것 같으냐!”야루가 시퍼런 핏대를 세우며 탁자를 쾅, 박살 낼 듯 내리쳤다.“너희 조선군 진영의 군량미가 바닥나, 병사들이 갑옷을 삶아 먹는다는 첩보는 이미 다 알고 있다!한양의 그 멍청한 조선 왕이 너를 버리고 보급을 완전히 끊었다는 사실도 말이다!내가 여기서 조금만 더 웅크리고 시간을 끌면, 네놈들은 이 맹추위 속에서 며칠 내로 서로의 살을 파먹고 물어뜯다 비참하게 뒈질 것이다! 그런데 무슨 건방지게 내게 협상이란 말이냐!”야루의 발악 같은 일갈이 천막 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며, 등 뒤의 호위병들이 일제히 칼자루를 움켜쥐었다.하지만 이헌은 야루의 그 핏대 선 절규가 한낱 똥개의 짖음이라도 되는 양, 피식하고 서늘한 헛웃음을 흘리더니. 이내 턱을 비스듬히 괴고 뱀처럼 잔혹한 시선으로 야루의 두 눈을 완벽하게 얽어맸다.“그래? 네놈 세작이 꽤나 유능하긴 한 모양이군.”이헌의 그 너무도 여유롭고 거만한 태도에, 폭발할 듯 화를 내던 야루가 멈칫하며 움찔했다.“우리가 보급이 끊겨 며칠 굶은 것은 굳이 부정하지 않지.허나, 야루. 네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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