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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Penulis: Rose D' Arc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8-22 19:00:55

발레리

눈을 뜨자마자 트리스탄에게서 온 새 메시지들을 보고도 무슨 감정을 느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호텔로 돌아오자마자—다행히도 아직 혼자였다—나는 눈물과 감정을 억지로 밀어 넣었다. 부모님이 망설임 없이 나를 밀어냈던 것처럼, 나 역시 그것들을 밀어냈다. 마음을 진정시켜 준 것은 내 뱃속의 소중한 생명이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들을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온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그들과는 다를 것이고, 오랫동안 부모님에게 받지 못했던 사랑을 내 아이들에게는 아낌없이 줄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눈을 뜨자 이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용은 단순한 메시지였다. 같은 카페에서 만나자는 말이었다. 아직 하늘은 어두웠고, 지금이라면 갈 수 있었다. 문제는 단 하나였다. 내가 정말 그를 만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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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귀한 루나를 사랑하다     가족

    발레리 팩 홀은 순식간에 텅 비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 아린의 모습은 공허한 눈빛뿐이었다. 경비들이 그녀를 끌고 나가는 동안에도 그녀는 무관심한 얼굴로, 주변의 모든 것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넋이 나간 사람처럼. 어쩌면 어떤 것들은… 어떤 사람들은 끝내 변하지 못하는 걸지도 모른다. 나는 그 생각을 떨쳐냈다. 사용인들에게 홀을 정리해 달라고 말한 뒤 몸을 돌려 떠나려던 순간— “발레리.”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몸이 굳었다.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 온몸을 스쳐 지나갔지만, 이번에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며칠 만에 처음으로 부모님과 눈을 마주했다. 두 사람은 마치 순식간에 십 년은 늙어 버린 사람처럼 보였다. 얼굴에는 주름이 깊어졌고, 표정에는 피로와 상심이 짙게 어려 있었다. 기시감이 밀려왔다. 예전에도 바로 이 홀에서 부모님과 마주치기 전에 도망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번만큼은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두 사람은 천천히 내게 다가와 몇 걸음 앞에서 멈춰 섰다. 그들의 표정을 보는 순간 가슴이 묵직해졌다. 피로와… 차마 읽어낼 수 없는 여러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이번에는 또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 걸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침묵 속에서 그들이 다음 말을 꺼내기를 기다렸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판결을 내려줘서 고맙구나. 그런 일을 당하고도 저 아이에게 그렇게 관대한 판결을 내려 준 건… 정말 너다운 자비였어.”

  • 회귀한 루나를 사랑하다     판결

    발레리 남은 이틀은 마치 시냇물을 따라 흐르는 물처럼 순식간에 지나갔다. 병원에서 돌아오자마자 그대로 정신없이 잠들어 버릴 정도로 지쳐 있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그날 눈을 뜨자마자 나는 트리스탄이 돌아올 준비를 하나씩 해 나갔다. 소피아와 다른 하녀들이 내 곁을 도왔고, 다른 사용인들 역시 내 지시를 기다리며 움직였다. 지난 며칠 동안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해 왔다. 더 이상 루나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이것저것 정리하는 동안만큼은 마치 다시 루나가 된 기분이었다. 이제야 내가 그것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깨달았다. 이상할 만큼 마음이 편안했다. 책임의 무게는 예전보다 가벼워졌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할 일을 마칠 때마다 나는 저택과 병원을 오가며 가능한 한 오래 트리스탄의 곁을 지켰다. 이야기를 나누든, 농담을 주고받든, 아무 말 없이 함께 시간을 보내든 상관없었다. 그와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충분했다. 그 이틀 동안 우리는 아린도, 부모님도, 다가올 재판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어쩌면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찾아왔다. 나는 거대한 팩 홀을 바라보았다. 나를 다시 이 팩으로 불러들였던 연회가 열렸던 장소. 하지만 오늘 이곳에 모인 이유는 전혀 달랐다. '이제 시작이야.'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문득 이 순간쯤 이미 퇴원했을 트리스탄이 떠올랐다. 전날 밤 그는 재판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때 그의 눈빛만으로도 이유는 충분히 전해졌다. 이건 내 선택이었다. 내가 내려야 할

  • 회귀한 루나를 사랑하다    변화

    발레리 '뭐?' 너무도 뜻밖의 말에 온몸이 싸늘하게 굳었다. 그가 어떤 말을 하든 상상은 했지만, 이건 가장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었다. “트리스탄, 그럴 순 없어….” “정당하고 합법적인 판결이야.” 그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루나를 살해하려 한 죄의 대가는 사형이다.” “난 더 이상 루나가 아니야.” 나는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끼며 반박했다. 그는 잠시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전 루나라고 해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알파까지 공격했어.” 가슴 한쪽이 조여 왔다.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평생의 대부분을 그녀를 지키며 살아온 사람이었다. 이제는 모든 인연을 끊었고, 더 이상 그녀를 평범한 팩원 이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해도, 트리스탄은 원래 잔인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그런 결정을 내리다니. '앨린을… 죽인다고?' “트리스탄….” “발레리.” 그가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의 잿빛 눈동자를 마주한 순간, 나는 숨을 삼켰다. 내가 알지 못하는 기억의 그림자가 그 눈동자 속에 짙게 드리워져 있었고, 그 모습은 내 가슴을 저미게 만들었다. “난 이제 모든 걸 알아.” 그가 낮게 내뱉었다. “그 아이 마음속 악의는 너무 깊어. 그런 사람을 이 팩에 그대로 둘 수는 없어. 그렇다고 추방해서 밖으로 내보내 또 다른 위험을 만들게 둘 수도 없고.” 어느새 그의 손이 내 손을 감싸 쥐고 있었다. 부드럽게 감

  • 회귀한 루나를 사랑하다     시련

    발레리 방 한구석에 앉아 나는 제라드 박사가 트리스탄의 상태를 살피며 차분히 지시를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의 벅찬 감정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지만, 나는 결국 그를 위해 팩의 주치의를 불러오고 말았다. 나는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바닥으로 시선을 내렸다. 너무 오래 바라보고 있었다. 몇 분씩 그의 얼굴선을 따라 눈길을 머무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친 일이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그건 증거였으니까. 그가 살아 있다는 증거. 내 곁에 있다는 증거. 그리고 조금 전의 모든 일이 현실이었다는 증거. 그는 나를 사랑했다. 그 사실이 천천히 내 안에 자리 잡았다. 몇 주 동안 이어졌던 그 애매한 경계가 마침내 제자리를 찾은 기분이었다. 나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피투성이가 된 채 창백하게 쓰러져 나를 위해 목숨까지 내던진 그의 모습을 보는 순간, 모든 것이 선명해졌다. 그 마음은 그를 기다리는 내내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병실에서 홀로 그의 유일한 보호자로 남아 몇 번이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나는 오직 한 가지를 간절히 기도했다. 그는 죽으면 안 된다. 내 마음을 전하기도 전에 그를 잃을 수는 없었다. 더 이상 내 감정을 외면할 수도 없었다. 나는 그를 사랑했다. 예전처럼 모든 것을 안다고 믿으면서도 아무것도 몰랐던 그 남자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는 진정한 그를 알게 된 지금의 트리스탄을 사랑했다. 그의 결점과 실수까지도 모두 품은 채. 나는 그의 결점을 알면서도 그를 사랑했다. 그는 자신

  • 회귀한 루나를 사랑하다    사랑해

    트리스탄 눈부신 빛이 눈을 파고들자 희미하게 신음이 새어 나왔다. 둔한 통증이 감각을 무디게 만들었지만, 밝기에 익숙해지자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 병원이었다. 앨린의 협박, 발레리, 그리고 총성이 뒤섞인 기억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내가 의식을 잃은 뒤에 있었던 일들까지도... 몸을 일으키려다 묵직한 감각에 멈칫했다. 침대 옆으로 시선을 돌리자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저 머리카락만큼은 어디서든 알아볼 수 있었다. 발레리. 그녀는 잠들어 있었다. 침대의 빈 공간 위에 두 팔을 포개 베개 삼아 얼굴을 기댄 채였다. 푸른 침대 위로 백금빛 금발이 물결처럼 흘러내렸다. 눈가는 붉게 부어 있었고, 이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볼을 따라 말라붙은 눈물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트리스탄! 안 돼! 정신 차려!” 그 절박한 외침이 아직도 귓가를 맴돌았다. 목이 꽉 메어 왔다. 이제는 모든 것이 기억났다. 그녀가 죽은 뒤 이어졌던 전생의 기억들까지도. 가슴을 짓누르는 무게는 더욱 커졌다. 그때도 그랬다. 너무 늦어서야 모든 것을 깨닫고, 비참함과 죄책감, 후회와 이루지 못한 사랑에 갇힌 채 생을 마감했다. 진실은 고통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해방감을 안겨 주었다. 결국 모든 길의 끝에는 그녀가 있었다. 그때의 나는 너무 눈이 멀어 그것을 보지 못했을 뿐이다. 무엇보다 나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품었던 소원이었다. 그 소원 때문에 내가 이 시간으로 돌아온 걸까? 모든 것을 바로잡으라고? 애초에 내가 그런 기회를

  • 회귀한 루나를 사랑하다    소원

    트리스탄 그날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앨린은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갔고, 나는 그녀를 거의 마주치지 않았다. 가끔 마주쳐도 그녀를 바라볼 수가 없었다. 나를 이용하려 했던, 술에 취한 내 몸을 탐하려 했던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기 때문이다. 그 후 며칠 동안 그녀는 점점 더 불안정해졌다. 수시로 연기를 하며 피해자인 척 행동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랐다. 이제는 그것이 너무도 선명하게 보였다. 끝없는 피해의식. 내가 알고 있던 그녀의 모습은 산산이 깨져 있었고, 머릿속에는 한 가지 의문만 맴돌았다. 왜? 나는 그녀를 외면했다. 그저 거리를 두었다. 죄책감과 자기혐오에 짓눌려 그녀의 행동에 일일이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순진한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애써 넘기려 했다. 분명 그날의 일은 한 번의 실수일 뿐이고, 언젠가는 잊힐 거라고. 적어도 어느 날 밤, 한밤중에 눈을 떠 알몸의 그녀가 내 위에 올라타 있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그렇게 믿었다. 불길한 기분에 눈을 떴다. 어둠 속에서 그녀의 실루엣을 확인한 순간에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았다. 앨린이 무엇을 하려는지. 몸을 움직이려던 나는 그녀가 적막 속에서도 또렷이 들리는 목소리로 혼잣말을 시작하자 멈춰 섰다. 이것만이 나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이제야 모든 것이 완벽해질 거라고. 발레리에게 이것마저 빼앗길 수는 없다고. 그리고 발레리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모두를, 심지어 나까지도 발레리에게 등을 돌리게 만들기 위해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를.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내 피가 차갑게 식어 갔다. 나는 충격과 믿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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