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ZER LOGIN모든 것을 갖춘 엘리트 형사 최서완. 그녀의 삶에 정신과 의사 서민규가 나타나면서 완벽했던 일상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서완을 통해 처음으로 사랑과 행복을 알게 된 민규. 그러나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던 그의 애정은 점차 광기 어린 집착으로 변해간다. 그에게서 벗어나려는 서완과 그녀를 영원히 자신의 곁에 두려는 민규. 결국 어느 날, 서완은 기억을 잃은 채 피투성이로 발견되고 현장에는 민규의 잘린 발목만 남는다. 살인 용의자가 된 서완은 잃어버린 기억과 사랑의 진실을 추적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파멸시킨 두 사람. 과연 그들의 사랑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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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서랍을 열자 그 안엔 또 다른 봉투가 들어 있었다. 서완은 서류를 하나하나 넘겼다.-약 불출대장-(서완의) 수사기록 노트-11호 1234 톨게이트 기록-서민규정신병원 진료기록-서완 경위 실종 전 통화기록그리고 가장 밑에 놓인 USB 하나. 서완은 그걸 손에 쥔 채 그 자리에 그대로 멈췄다.USB 안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 노트북을 열고 USB를 삽입하자, 비밀번호 창이 떴다.멀건히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던 서완은 먼저 진우의 생일을 입력했다.[비밀번호 오류]진우의 휴대폰 번호일까.[비밀번호 오류]진우의 사번?[비밀번호 오류]“하…….”서완은 책상을 톡톡톡 두드렸다.“설마…….”서완이 자신의 생년월일을 입력하자 티링, 하며 파일이 열렸다.“[SR]? SR이 뭐지?”마우스를 클릭하자 통화 음성 파일들이 날짜별로 분류되어 있었다. 서완은 첫 번째 파일을 클릭했다. “왜 이제야 전화를 받아요? 네? 왜 이렇게 통화가 힘든 건데요? 네? 여보세요!”‘이건……?’그때 띵동- 띵동- 현관 벨이 울렸다.현관 벨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USB를 노트북에서 급하게 뽑았다.삑삑삑삑, 이어지는 번호키 소리에 서완은 U
차 안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아무렇지 않게 안부를 묻기에는 3개월은 너무 긴 시간이었다.서완은 조수석에 앉아 멍한 눈으로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창밖에는 평범한 풍경이 흐르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에 그 모든 것은 낯설기만 했다. 하나같이 너무 오래된 것 같았다.“조금만 기다려요. 거의 다 왔어요.”진우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지만 그녀에게선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그의 말에 눈동자는 그를 향했으나, 그 안에는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았다.오피스텔 앞에 도착하자 진우가 조수석 문을 열며, 다정하게 말했다.“선배, 집에 왔어요.”그 말에 서완이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여기….”“선배 집이잖아요. 기억나죠?”그녀는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왜 이토록 낯설까.익숙한 듯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가는 진우를 따라 그녀 역시 발을 디뎠다.문을 열자 현관의 센서등이 그녀를 환영하듯 빠르게 반응했다.깔끔하게 정돈된 실내. 현관에 놓인 운동화는 그녀가 출근할 때 즐겨 신던 것이었다.신발장 위에 가지런히 정리된 우편물, 그리고 공기 중에는 그녀가 좋아하던 ‘꽃시장’ 디퓨저 향이 은은하게 감돌았다.“여기, 누가 계속...”“제가 선배 실종되고 가끔 왔어요. 문도 열어보고, 청소도 조금씩 하고, 우편물도 정리했어요. 혹시라도 선배가 돌아올까 봐.”그의 목소리가 아련한 듯 침울하게 가라앉았다.“선배가 돌아오면 바로 사용할 수 있게요.”서완이 진우를 향해 살짝 미소 지었다.익숙한 소파, 어느 날엔가 야근 후 쓰러졌던 침대, 거울에 붙어 있는 경찰대 시절의 단체 사진 등 모든 것이 마지막 모습 그대로였다.그녀는 멍하니 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가 조용히 중얼거렸다.“…시간이 멈춰 있었네.”진우가 그녀의 뒤에서 조용히 물었다.“기억나는 거 있어요?”서완이 잠시 눈을 감자 툭-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어떻게 살아왔지, 나?”“선배.”진우는 그녀를 향해 뻗던 손을 멈추고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여전히 그 한 뼘의 경계를 넘
3개월만에 눈을 마주한 그녀의 모습에 진우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그녀는 너무 말라 있었고, 눈은 퀭하게 꺼져 있었으며, 긴 머리는 부스스했고 입술은 갈라져 피가 맺혀 있었다.건강하던 살결은 창백하다 못해 희뿌연 회색빛이 돌았다. 마치 그녀가 아닌것 처럼.그녀가 이윽고 고개를 들고 그와 눈을 마주했다.“진우?”그 한마디에 그의 숨이 턱 막히고 손끝부터 떨리기 시작했다.예전의 강인하고 또렷한 그녀가 아니었다.마치 부서진 거울 조각 같은 위태로운 모습, 초점 잃은 눈빛은 텅 비어있었다.진우는 떨리는 목소리를 간신히 진정시키며, 단호한 눈빛과 어조로 수사관을 향해 말했다.“……밖으로 데리고 나가겠습니다. 영장 가지고 다시 오시죠.”대답은 들을 생각도 없는지, 진우는 서완의 곁으로 성큼 다가갔다.용의자로 앉아 있는 사람이 경찰인 이상 이런 불편한 상황은 어느 정도 예상한 바였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불쾌했다.박 경감이 구겨진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김진우 경장, 지금 이게 무슨 짓입니까?살인 사건 현장 근처에서 피투성이 상태로 발견됐고 피해자가 실종 상태입니다.진술도 명확하지 않아요. 우리가 이 상황을 덮고 보낼 수는...”“시신이 없습니다. 시신, 증거 말입니다.”진우가 단호하게 그의 말을 잘랐다.“자백도 없고 목격자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선배는 지금 정신적 충격과 영양실조 상태입니다.”진우가 소견서를 던지듯 책상에 내려놓았다.“여기 정신과 소견서입니다. 영장도 없이 심신 미약 상태인 사람을 이렇게 밤샘 취조하신 건 분명한 과잉 수사입니다.지금 이 순간까지도 선배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다량의 혈흔이 서민규 씨를 피해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그렇다면 그 피해자의 신변 확보부터 하시죠.”“시신 유기의 가능성도 있습니다.”“그럼 그 시신은 어디 있습니까?”“그걸 찾겠다고 우리가 지금 이러고 있는 거 아닙니까?”“선배가 말하지 않는 이상, 그건 경찰이 할 일이죠.”“이봐요! 김진우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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