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고약한 여자 같으니라고!”“입조심해요.”소은지가 입을 열자마자 한껏 차가운 말투로 경고하자 순간 할리 연희는 살짝 온몸이 얼어붙었다가 이내 다시 코웃음 치며 되물었다.“이번에 파리로 돌아가는 게 어떤 걸 의미하는지 알기나 해요?”그러게, 과연 무얼 뜻하는 걸까?소은지는 돌아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 그게 어떤 의미인지 당연히 몰랐다.“아버지께서도 당신이 어머니를 그토록 매정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원망하고 있어요. 그리고 명우 씨랑도 이제 희망이 없어 보이는데 설마 그 사람 곁에서 평생 첩 노릇 하겠다는 건 아니겠죠?”첩?할리 연희가 말해주지 않았으면 파리의 결혼 제도를 까먹을 뻔했다.특히 엔데스 명우 같은 사람한테도 가능한 제도였다.“그래서 본인이 그 사람의 진짜 아내가 될 거라고 확신하는 건가요?”한껏 비아냥거리며 물었지만 할리 연희는 단호하게 답했다.“당연하죠!”“참나!”너무 자신 있게 답하는 그녀가 놀랍기만 했다.“그러면 미리 축하라도 해줄까요?”할리 연희는 아까부터 거들먹거리는 소은지의 태도가 거슬렸다.“그 사람이랑 같이 돌아갈 건지나 대답해요!”그러고는 입을 악물고 눈앞의 소은지를 쏘아봤다.“제가 파리로 돌아가는 게 두렵나 봐요?”사실 여태껏 소은지가 파리로 돌아가지 못하게 막고 있던 사람이 바로 할리 연희였는데 막상 그녀가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순간 온몸이 굳어진 채로 얼굴이 단번에 새하얘졌다.“흥!”소은지는 더 이상 눈앞의 여자와 입씨름하는 것에 흥미를 잃고 그대로 돌아섰다.“소은지 씨!”그러자 곧바로 뒤에서 우뢰와 같은 할리 연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설정산은 네 면이 꽁꽁 둘러싸여 있어서 소은지는 지난번에 이곳으로 체포된 후로 도망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엔데스 명우도 절대 그녀가 이곳에서 나가는 걸 허락하지 않았는데 파리로 돌아가려는 태도는 강경했다.화실 안.소은지의 핸드폰 화면이 켜지면서 이유영의 번호가 떴다.“은지야.”“유영아, 혹시 여진우 씨가 지금 여기에 있어?”
한편 강이한 쪽.그는 여진우를 발견하자마자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다가 한껏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물었다.“유영이는 진짜로 안 온 거야?”“그 애가 여기를 왜 와?”여진우가 한껏 날카롭게 되물었다.그래서 지금 사람을 시켜 은별이를 숨겨놓고 또다시 이유영의 인생을 망치려는 건가 싶었기 때문이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여진우는 눈앞의 강이한을 매섭게 쏘아보았다.“은별이는 지금 어디에 있어?”단도직입적으로 묻는 말에 강이한이 비아냥거리며 답했다.“유영이더러 직접 와서 데려가라고 해!”“강이한!”여진우는 여태껏 참았던 분노가 한순간에 폭발한 듯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째려봤는데 강이한은 여전히 여유를 부리며 되물었다.“왜, 유영이의 앞으로 행복한 삶을 위해 내가 사라져 줬으면 좋겠어?”이 말을 만약 두 사람이 과거에 어떤 일을 겪었는지 모르는 사람이 들었으면 분명 이유영이 현재의 지위를 위해 그를 버렸다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사건의 진실은?“네 말대로 넌 그 애 앞에서 사라졌어야 해.”여진우는 한 글자 한 글자를 악에 받쳐서 말했다.“하!”역시나 강이한은 코웃음 치더니 손에 든 시가를 한 모금 빨았다.“그렇다면 실망시켜서 너무 미안하네.”순간 두 사람의 몸에서 동시에 살기가 마구 뿜어져 나왔는데 여진우는 더는 못 참고 곧바로 강이한의 멱살을 움켜쥐었다.“유영이 인생을 그 지경으로 망쳐놓은 걸로 아직 부족해?” “사람을 죽게 했잖아!”“너도 유영이를 죽인 거나 마찬가지야!”그 사람이 바로 이온유를 뜻하나 싶었다.“강이한, 아직도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겠어? 유영이가 왜 이온유를 살려줘야 하는데?”“여태껏 엄마로 여겨왔으니까!”“퍽!”순간 여진우의 주먹이 그대로 강이한의 볼을 강타했다.그리고 도무지 화를 삭이기 어려웠는데 이유영은 어떻게 저런 남자한테 빠질 수 있었는지, 혹시나 당시 그녀의 안목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의심되기도 했다.그리고 당장에라도 눈앞의 강이한을 때려죽이고 싶어 또다시
하여 할리 가문에 아무리 무슨 일이 생겨도 소은지는 아무 입장도 표하지 않을 것이다.“그렇다면 다행이고!”이유영의 말에 엔데스 신우는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이는 것 같았다.“네 오빠가 비너스 타운에 간다고 하던데.”“...”“아마 지금쯤이면 강이한 씨를 만났을 거야.”엔데스 신우의 입에서 들리는 강이한이라는 단어에 이유영의 얼굴이 단번에 어두워졌다.분명 일이 벌어진 지 꽤 오래되었는데도 그녀는 남자의 이름만 들어도 저절로 손발이 떨렸다.“그 사람이 아직도 무서워?”그걸 엔데스 신우는 바로 알아챘던 것이다.분명 이건 뼛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두려움이었기 때문이다.그의 물음에 이유영은 몸을 돌려 가느다란 두 팔을 남자의 잘록한 허리에 얹으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아니요.”옛날에는 아무리 강경하게 강이한과 맞서 싸웠다고 해도 그에 대한 두려움이 아예 없다고 하지는 못했다.겉으로는 괜찮은 척했지만 강이한이라는 사람이 뒤에서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항상 불안했다.하여 이유영은 어떻게 하면 그 남자와의 관계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지를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예전에는 무서웠는데 지금은 괜찮아졌어.”아주 가볍게 얘기했지만 가만히 듣고 있던 엔데스 신우는 그런 이유영이 너무 안쓰러워 품 안의 그녀를 더욱 꽉 끌어안았다.“그러면 됐어.”“은별이는 반드시 찾아올 거야.”사실 요 며칠 동안 이유영이 매일 어떻게 지내왔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당장에라도 비너스 타운에 달려가고 싶지만 파리의 모든 상황이 지금 엉망진창이었다.거기에 엔데스 명우까지 돌아온다고 했으니 여태껏 매우 조용해 보이던 파리가 암암리에 어떤 검은 파도가 들이닥칠지 아무도 몰랐다.하여 이유영은 자신의 어떠한 사소한 행동도 엔데스 신우의 약점이 될 수 없었고 누구에게도 그녀의 약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더 미친 듯이 은별이를 데려오고 싶었고 당장에라도 아이 데리러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었다.이미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는 나이가
소은지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는데 이때 수화기 너머에서 또다시 이유영이 물어왔다.“할리 민상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그 사람?소은지는 그의 이름을 듣자마자 눈빛이 단번에 날카로워졌는데 이유영이 뭐라 하기도 전에 먼저 답했다.“유영아, 난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나 네 편이야.”한지음의 일이든, 이온유의 일이든!아무리 전생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었더라도 소은지는 언제나 이유영의 편에 서 있었다.이유영이 막 뭐라 하려다가 소은지의 말을 듣고 빠르게 답했다.“나도 알아. 넌 언제나 날 위했고 항상 내 모든 결정을 지지해 줬잖아.”“그러니까 너도 똑같이 날 믿고 지지해 줄 거지?”“...”순간 수화기 너머의 이유영은 눈살을 찌푸린 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는데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 어려있었다.그리고 한참 뒤에 소은지에게 말했다.“할리 민상 씨랑 하선희 씨는 엄연히 달라. 지금 할리 가문에 벌어진 일들은 다 하선희 씨가 남긴 문제들이라고!”두 사람이 사실 소은지에게는 그저 혈육 관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고 또 그 부분이 소은지가 여태껏 제일 인정하기 싫어하는 부분이었기에 이유영한테도 두 사람에 대한 호칭이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동시에 소은지에게 계속 주의를 주고 있었는데 사실 이유영 또한 하선희가 너무 미웠고 그런 사람이 소은지에게 그토록 악독한 수법을 썼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그러나 할리 민상 같은 경우에는 이유영이 여태껏 줄곧 파리에 살고 있고 또 엔데스 신우도 지금 그 자리에 있다 보니 파리의 대가족 내부가 어떤 모습인지, 그 가문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자연스레 알게 되었는데 할리 민상은 분명 예전에 봤던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적어도 하선희 같은 사람은 절대 아니었다.이유영의 말에 소은지가 더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래서 지금 내 앞에서 그 사람 편을 드는 거야?” “은지야.”“할리 가문의 사람들이 어떤지 나랑은 아무 상관이 없어. 그만하자, 전해야 할 말은 다 한 것 같으니까 이만 끊
“아니야? 그럼 날 사랑한다고 인정하는 거야?”소은지는 특히 뒤의 말을 마치 우습다는 듯이 더 비아냥거리며 내뱉었다.순간 남자의 얼굴이 점점 험악해지더니 입술을 달싹거리며 눈앞의 소은지를 노려봤는데 금방에라도 그녀를 삼켜버릴 것 같았다.이때, 소은지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남자에게 다가왔는데 문틈 사이로 들어오는 찬바람에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그 모습에 엔데스 명우는 재빨리 커튼을 닫아줬다.“네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난 이번에 반드시 너랑 같이 파리에 돌아갈 거야.”남자는 소은지가 말하기도 전에 한껏 단호하게 말했다.그러자 그녀의 손은 허공에 있다가 그대로 굳어버렸는데 다시 눈썹을 치켜뜨고 엔데스 명우에게 물었다.“혹시나 내가 또다시 당신의 모든 걸 망치지 않을지 두렵지 않아?”또다시 모든 걸 망쳐?그러니까 바로 전에 엔데스 명우가 소은지의 모든 걸 망가뜨렸듯이, 지금 그녀는 복수심에 그의 모든 걸 부숴버릴 심산인데 남자는 기어코 그녀와 같이 파리에 돌아가려고 했다.자신을 한껏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보는 소은지를 보며 분명 그녀가 호락호락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마를 짚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난 상관없어!”혹시나 해명해 볼까, 고민도 해봤지만 여태껏 해명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지금 이 순간도 그저 눈앞의 소은지를 빤히 바라볼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이미 할 말은 다 했는데 소은지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해 보였다.남자는 뒤돌아서자마자 ‘쾅’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박차고 나갔는데 문이 닫히고 나서야 소은지의 세계가 비로소 조용해지는 것 같았다.그러다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는데 그 웃음이 너무나 슬퍼 보였다.이때, 핸드폰 화면이 밝아지면서 이유영의 번호가 떴다.사실 소은지도 지금 이유영은 은별이의 일로 골머리를 심하게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자기 남편의 일에 대해 얘기를 안 할 수 없었다.통화버튼을 누르자마자 빠르게 이유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은지야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엔데스 명우의 얼굴을 보니 소은지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반대로 눈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웃어버리는 그녀의 모습에 엔데스 명우는 이상하게 가슴 한편이 시리고 따끔거리는 것 같아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창가 쪽에 가서 커튼을 열어젖혔는데 곧바로 느껴지는 찬바람에 그제야 심란했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것 같았다.‘딸깍’하고 라이터 소리가 들리면서 방안에는 단번에 휘발유 냄새가 가득 채워졌고 불꽃이 피어올랐지만 금세 찬바람 때문에 꺼졌다.엔데스 명우는 다시 한번 라이터를 켰고 그제야 불이 담배에 붙더니 그는 두 모금 깊게 빨고 말을 이었다.“그래서 지나온 과거들이 아직 네 가슴에 깊이 상처로 남았다는 거지?”엔데스 명우가 그녀를 찾아온 뒤로, 소은지는 여태껏 그 일들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한 적이 없었고 줄곧 과거에 대해 말했다.하여 여태껏 그를 향한 비꼬는 말투나 시종일관 차가웠던 태도가 다 그들이 과거에 얼마나 추악한 일들을 겪었는지를 그대로 보여줬다.“흘려보낼 수도 있는데 그건 당신한테 달렸겠지.”비록 소은지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답했지만 엔데스 명우는 단번에 저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챘다.순간 온몸의 기운이 밖에서 부는 눈보라보다 더 차갑게 돌변했다.“꿈도 꾸지 마.”“하!”그의 말에 소은지는 한껏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며 비열하게 웃었다.“난 정말 이해가 안 가!”“...”뭐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건지 막 물으려는데 소은지가 다시 비아냥거리며 말을 이었다.“예전에 현우 씨는 파리의 모든 걸 포기 하면서까지 날 쫓아다녔는데 그 모든 게 다 나에 대한 죄책감이라는 걸 난 알고 있거든? 그런데 우리 여섯째 도련님은 대체...”소은지는 갑자기 하던 말을 멈췄다.그러나 엔데스 명우는 처음 듣는 얘기에 순식간에 얼굴이 굳어져 있었다.소은지는 지금 엔데스 현우가 떠난 게 죄책감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과연 누가 양심의 가책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고이 간직했던 자기 마음을 하루아침에 접는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