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사실 그동안 모든 사람이 소은지의 성격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걸 느꼈는데 그 정도가 이렇게까지 나빠질 줄은 몰랐고 엔데스 명우한테 시도 때도 없이 화만 낼 줄도 예상치 못했다.엔데스 명우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웠다.“콰당!”바로 이때, 남자가 신경질적으로 테이블을 뒤집자, 모든 사람이 깜짝 놀라 빠르게 고개를 수그렸는데 이 와중에도 소은지는 익숙하다는 듯이 씩씩거리는 남자를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엔데스 명우는 다시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와 거칠게 팔목을 낚아챘다.“내가 여태껏 네 말을 너무 잘 들어줬지?”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말이다.소은지는 단번에 자기 손을 빼려고 했지만 남자는 오히려 힘을 더 줬다.“놔!”아무리 그녀가 소리를 질러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곧바로 그녀를 안아 올렸는데 발버둥 치는 그녀를 강압적으로 자기 품에 안았다.소은지는 파리에 있을 때 호신술을 배웠지만 지금 이 남자 앞에서는 아무 쓸모도 없게 되었다.“가만히 있어!”엔데스 명우는 버럭 소리를 지르더니 그대로 소은지를 안고 위층으로 올라갔는데 오직 할리 연희만 어수선해진 식당에 앉아 두 사람이 함께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그녀가 보기에는 이 모든 게 그저 지독한 사랑싸움에 불과했고 가만히 있자니 화가 치밀어 올라 곧 질식할 것 같았다.위층 안방.엔데스 명우는 소은지를 거칠게 침대에 내팽개쳤고 그녀가 빠르게 도망치려 했지만 남자는 그녀의 발목을 잡고 단번에 끌어당겼다.그리고 소은지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녀의 몸 위로 덮쳤다.“찰싹!”역시나 소은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의 뺨을 내리쳤는데 엔데스 명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빠르게 그녀의 손을 교차해서 머리 위로 올렸다. “그동안 내가 널 너무 봐줬다니까?”“놔!”소은지는 죽을힘을 다해 발버둥 쳤지만 그의 상대가 전혀 되지 못했고 더 이상 몸부림조차 치지 못하도록 침대에 힘껏 눌렀다.그러자 소은지는 남자를 한껏 매섭게 쏘아보았는데 눈에는 그
눈앞에서 엔데스 명우가 아무리 불같이 화를 내도 소은지는 그저 차갑게 웃을 뿐이었는데 이런 모습을 남자는 더는 못 참겠는지 ‘쾅’하는 소리와 함께 젓가락을 테이블 위로 세게 내리쳤다.그러는 바람에 그의 오른쪽에 앉았던 할리 연희는 그가 젓가락으로 우유가 담긴 컵을 살짝 건드리게 되면서 그 우유를 전부 뒤집어쓰게 되었다.집사가 상황을 보고 도우미들에게 닦으라고 말해주려 다가왔는데 순간 엔데스 명우와 옆에 전전긍긍하며 한쪽에 서 있기만 한 사람들을 보니 할리 연희가 스스로 치우도록 내버려두려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그 옆에서 소은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밥만 먹고 있었는데 그녀의 이런 여유로운 모습이 엔데스 명우를 더 미치게 했다.그러다가 손에 든 컵을 내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배불러.”화가 나 있거나 말거나, 엔데스 명우는 이미 그녀의 안중에 없었고 그러는 남자는 관자놀이의 통증만 더해갔다.“은지의 짐 좀 챙겨줘요.”소은지가 막 돌아서려던 이때, 뒤에서 남자의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러자 집사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다들 빨리 가서 사모님 짐 좀 정리해.”그러고는 냉큼 도우미들에게 알렸는데 소은지는 그 자리에 서서 몸을 잘게 떨고 있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한 마디를 내뱉었다.“난 안 가!”“거기도 네 집이야.”집이라...엔데스 명우가 아무리 멀리 떠났다고 해도 그의 집은 언제나 파리에 있었는데 그러면 자연스레 소은지의 집도 파리에 있는 걸로 된다.소은지는 한껏 매서운 눈빛으로 엔데스 명우를 째려보았다.“아니야!”“소은지!”“미쳤어?”엔데스 명우에 대한 인내심이 완전히 바닥났다.눈앞의 남자는 상호 존중과 배려가 무엇인지조차 까맣게 모르는 것 같았고 매번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는 것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것 같았다.이런 일 처리 방식으로 이미 여러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갔으면서도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설선비의 남편, 그리고 이수연까지!전부 소은지의 최측근이었던 사람들에게 그런
소은지의 말에 엔데스 명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할리 연희는 한껏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엔데스 명우를 바라보았다.“명우 씨.”그러자 엔데스 명우는 소은지를 바라보며 한마디했다.“됐어. 소란 피우지 마.”“제가 어디 감히 여섯째 도련님 앞에서 소란을 피우겠어요?”그녀는 의미심장하게 말을 내뱉은 뒤 우유 한 모금을 마셨다.사실 소은지는 우유를 그다지 즐겨 마시지 않았는데 비너스 타운에 온 뒤로 좋아하게 되었다.이때 갑자기 자기 머리를 톡 건드리는 엔데스 명우 때문에 소은지는 손에 들고 있던 컵을 하마터면 땅에 떨어뜨릴 뻔했다.깜짝 놀라 그를 매섭게 째려보니 남자는 오히려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비꼬지 마.”보아하니 어제 했던 해명 아닌 해명이 이 남자한테 꽤 먹힌 눈치였다.그러나 할리 연희는 두 사람의 모습에 자신이 순간 잘못 본 줄 알았다.엔데스 가문의 여섯째 도련님은 자신을 배신한 사람을 가장 싫어하는데 왜 소은지만은 매번 참고 넘어가 주는 걸까?“명우 씨.”할리 연희는 아까보다 더욱 간절하게 엔데스 명우를 불렀지만 돌아오는 건 남자의 싸늘한 대답뿐이었다.“할리 가문에 오랜 세월 동안 있으면서 할리 사모님께서 많은 걸 가르쳐줬을 텐데 유독 자기 주제 파악하는 방법은 안 가르쳐 줬나 보네.”그의 말에 할리 연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그리고 여전히 자신을 하찮다는 듯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는 소은지 때문에 그녀는 심장이 바닥으로 내려앉는 것 같아 자기도 모르게 두 주먹을 꽉 쥐었다가 다시 애써 감정을 추슬렀다.바로 이때, 엔데스 명우는 소은지가 좋아하는 음식을 그녀의 접시에 덜어줬지만 그녀는 한 번 힐끔 쳐다만 볼 뿐 먹지 않았다.그래도 엔데스 명우는 아랑곳하지 않았는데 그저 그녀가 자기 체면을 내리깎지만 않으면 이것 또한 두 사람 사이에 진전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려 했다.“오후에 파리로 돌아가려고 해.”소은지는 한참 밥을 먹고 있다가 문득 들리는 엔데스 명우의 말에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고
소은지는 자신을 막고 있는 할리 연희가 귀찮다는 듯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비켜요!”“은지 씨, 당신이랑 명우 씨는 더 이상 아무 가망도 없어요. 그리고 전 아버지한테도 이미 명우 씨랑 결혼하겠다고 말해둔 상황이고요.”아버지라는 단어를 서슴없이 내뱉는 그녀의 모습이 소은지는 마냥 웃기기만 했다.“그러든지 말든지.”저 한마디를 소은지는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지만 할리 연희한테는 매우 모욕적으로 들렸다.하여 소은지 앞을 가로막고 큰 소리로 외쳤다.“그럼 당장 떠나요!”소은지가 그녀의 곁을 지나쳐 가려 하자 할리 연희가 다급히 다시 말을 이었다.“아버지는 지금 당신한테 신경 쓸 겨를조차 없어요.”어떻게 해서든지 엔데스 명우 곁에 남아있을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라고 경고해 주고 싶었다.“그리고 아버지는 절대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할리 연희는 여태껏 하고 싶었던 말을 마구 쏟아냈는데 애석하게도 소은지의 귀에는 이 모든 말이 그저 우스갯소리로 들렸다.“절 미워한다고요?”“그래요. 어머니가 돌아갔을 때도 보러 오지도 않았잖아요. 아버지가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절대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요!”순간 소은지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는데 할리 연희는 왠지 자신을 조롱하는 것 같은 느낌에 기분이 나빴다.그러다가 소은지는 다시 어깨를 으쓱거리더니 더 이상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그대로 아래층에 내려갔다.할리 민상이 자신을 미워한다니.어찌 보면 잘 된 일이다. 그 미움이 극에 달해서 더 이상 만나지 않고 또 그들과 이제 그 어떤 접촉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잘 생각해요. 당신이 떠나주기만 하면 어떤 요구든지 다 들어줄 테니까!”할리 연희의 말에 소은지가 단번에 고개를 돌리더니 한껏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되물었다.“할리 가문의 돈으로 지금 절 쫓아내려고요?”“...”할리 연희는 순간 말문이 막혀 곧 질식할 것 같았다.그러나 소은지는 다시 가볍게 코웃음 치며 말을 이었다.“보아하니, 당신은 몇 년 동안 그 여자한테
“설마 당신이 진짜로 할리 가문의 딸이라고 생각했던 거예요?”소은지의 말에 할리 연희는 순간 얼굴이 새하얘지더니 말문이 턱 하고 막혀왔다.그리고 매섭게 노려봤는데 당장에라도 달려가서 눈앞의 소은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을 만큼 그녀에 대한 원망이 커져만 갔고 한 마디 한 마디가 할리 연희의 가슴에 콕콕 박혀 따갑고 아팠다.“당신...”“왜요, 제 말이 틀렸어요?”“당신은 할리 가문에 정식으로 돌아온 게 아니라서 아직...”“그건 그때 제가 돌아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잖아요. 무슨 뜻인지 아직도 모르겠어요?”말을 마치자마자 한껏 조롱의 눈빛으로 눈앞의 할리 연희를 바라보자 원래부터 좋지 않았던 얼굴빛이 소은지의 자극으로 더욱 하얗게 변해만 갔다.그때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는 게 무슨 뜻일까?그래서 지금은?그러나 할리 연희가 뭐라고 반격하기도 전에 소은지는 그녀를 문밖으로 쫓아내더니 ‘쾅’ 하는 소리와 같이 문을 닫아버렸다.처음이었다.할리 가문에 들어온 뒤 처음으로 누군가가 할리 연희를 이렇게 거칠게 대했는데 그 상대가 하필 소은지라는 사실이 더 굴욕적으로 느껴졌다.“쾅쾅쾅!”“당장 문 열어! 능력 있으면 나와 보라고!”할리 연희는 이 순간 화가 굉장히 많이 나 있어 문이 부서지도록 세게 두드렸다.바로 이때, 문이 진짜로 열렸다!“촤르르!”소은지가 그녀에게 찬물을 끼얹었다.할리 연희는 순간 온몸이 차가워지고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순식간에 그녀를 휘감아 한동안은 멍한 얼굴로 서 있기만 했다.할리 가문에 살았을 때 비록 그녀는 수양딸이었지만 소은지가 없으니 거의 친딸 대접을 받으면서 지내왔고 하선희의 보호막 아래에서 아무도 감히 무례하게 굴지 못했다.하여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이런 푸대접은 받아본 적이 없는 그녀였는데...“소은지 씨!”할리 연희는 오늘에야 자신과 소은지의 차이를 확실하게 깨달은 것 같다.여태껏 할리 가문에서 독차지했던 모든 걸 한방에 잃은 느낌이었는데 혹시나 소은지가 진짜 할리 가문의
엔데스 명우는 전화 한 통을 받자마자 서둘러 밖으로 나갔는데 그는 이제 파리에서의 모든 걸 내려놓은 것처럼 보였다.소은지는 최근에 설정산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보고 왠지 그들의 신분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느껴지면서 오늘날의 엔데스 명우가 뒤에서 무슨 계획을 짜고 있는지 더 궁금해졌다.그러나 이유영의 남편인 엔데스 신우도 만만치 않은 사람이었기에 그런 방식으로 몇 년 동안 잠복해서 살고 있었을 것이다.어두운 곳에서 그의 인맥이 얼마나 넓게 뿌리를 내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은지는 이에 대해 오래전부터 관심이 없었다.침대에 누워 이유영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문득 안방의 자물쇠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당연히 엔데스 명우일 줄 알았는데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할리 연희였다.순간 소은지의 얼굴이 단번에 어두워졌다.“노크하는 예의도 없어요?”“굳이 그 예의를 은지 씨한테 차려야 하나요?”할리 연희가 하찮다는 듯이 코웃음 치며 답하자 소은지는 그녀를 차갑게 쏘아보았다.그리고 곧바로 침대에서 내려오자마자 할리 연희의 팔목을 잡고 밖으로 끌어내려 했다.“이거 놔요!”그녀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소은지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나가라고!”할리 연희와 똑같이 소리치자 그녀는 갑자기 싱긋 미소를 짓더니 한껏 비아냥거리며 말을 이었다.“혹시 잊어버렸을까 봐 다시 말해두는데 여기는 명우 씨 집이고 전 지금 그 사람의 약혼녀예요. 그러니까 여기서 나가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이라고요!”할리 연희는 눈앞의 소은지에게 모욕적인 말을 마구 내뱉었다.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엔데스 명우 곁에서 온갖 추잡스러운 상황을 다 겪었던 소은지는 이런 모욕쯤이야 기꺼이 참아낼 수 있었다.하여 매섭게 그녀를 쏘아보며 받아쳤다.“할리 가문에서 이런 배은망덕한 인간을 길러줬다니!”소은지의 말대로 할리 연희가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은 모두 할리 가문이 그녀를 입양해서 키워줬기 때문인데 역시나 할리 연희는 이 말을 듣자마자 제대로 긁혔는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