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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ผู้เขียน: 진헤이
그녀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눈만 감으면 강이한과 한지음이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과 수술 동의서에 사인하라고 재촉하던 그의 매정한 얼굴이 떠올랐다.

7년의 달콤했던 연애와 3년간의 결혼 생활은 더 이상 떠올리기 싫었다.

어제 오후, 그녀는 이혼 협의서를 필적 감정 센터로 보냈다. 아침에 깨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전화해서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모든 준비가 끝난 뒤, 그녀는 소은지와 약속한 장소로 향했다.

소은지는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단정한 오피스룩을 입고 옅은 화장을 한 그녀는 유영이 기억하는 모습과 똑같았다.

이유영도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지만 강이한과 결혼한 뒤에는 한 번도 저런 옷을 입지 않았다.

매번 소은지를 만날 때면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의 그녀가 부러웠다.

“먼저 들어가 있지 않고 왜 기다리고 있어?”

“고귀하신 우리 세강 사모님이 워낙 비싼 곳을 예약해서 말이지. 회원 아니면 못 들어가잖아.”

그 말에 유영의 표정이 움찔 굳었다.

그녀는 죄책감 가득한 얼굴로 친구에게 사과했다.

“미안해. 난 그런 줄도 몰랐어.”

“장난이야.”

소은지는 침울해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강이한과 함께한 뒤로 이유영은 점차 그의 세상에 완벽히 적응해 갔다.

간단히 먹는 아침도 일반 직장인의 한달 월급을 육박했다.

사람들은 그런 그녀를 두고 강이한의 돈 보고 결혼했다고 비난했다.

“어쩌다가 생각을 바꾼 거야?”

소은지가 커피잔을 들며 느긋하게 물었다.

유영은 고개를 푹 숙이고 차분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냥 아침에 눈을 떴는데 그런 생각이 떠올랐어.”

반년 전, 소은지가 이혼을 처음 권유했을 때, 유영은 홧김에 3개월이나 그녀와 연락을 끊은 적 있었다.

유영이 죄책감 가득한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

“은지야, 전에는 미안했어. 사실 너한테 화낼 게 아니었는데 그때는 그냥 두려웠었어.”

그녀는 외부에 전해지는 소문이 진짜일까 봐 두려웠다.

10년이나 사랑한 사람을 한순간에 잃게 될 수도 있는데 두려운 게 어쩌면 당연했다.

소은지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하고는 그녀에게 말했다.

“이해해. 둘이 오래 만나고 사랑했잖아. 사실 강이한 같은 남자는 연애 상대로는 완벽한 사람이야. 하지만 결혼은 또 다른 얘기지.”

유영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3년 동안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그녀 혼자만 알고 있었다.

소은지가 또 뭐라고 하려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앙칼진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이게 누구야?”

고개를 돌려보니 잔뜩 거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강서희가 보였다.

세강의 양녀이자 강이한의 여동생인 여자.

유영은 그녀의 옆에 서 있는 한지음을 힐끗 보았다. 절세미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청순한 외모를 가진 여자였다.

유영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소은지에게 말했다.

“은지야, 가자.”

이곳에 단 1초도 더 있고 싶지 않았다. 자칫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저 여자에게 달려들 것 같았다.

오늘같이 특별한 날에 절대 한지음과 충돌을 빚을 수는 없었다.

소은지도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도 일할 시간이야.”

강서희의 야비한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엄마가 이상한 사람들이랑 어울리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했는데 하나도 귀담아듣지 않았나 보네?”

“강서희!”

유영이 싸늘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자, 소은지가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

“됐어, 그러지 마.”

“하, 고작 저런 인간 때문에 지금 나한테 화를 내는 거야?”

“세강의 양녀라는 사람이 체통도 없이 그게 무슨 말버릇니야?”

이유영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양녀라는 단어가 강서희에게 금지어라는 사실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시어머니마저도 절대 그 단어를 입에 담지 않았다. 강서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유영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소은지의 손을 잡았다.

“가자.”

뒤에서 강서희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는 대체 저런 여자를 뭘 보고 선택한 건지.”

“서희 너도 그만해. 같이 욕하면 같은 사람이 되는 거야.”

옆에 있던 한지음이 교묘하게 논점을 흐리며 끼어들었다.

마치 자기가 이미 세강의 안주인이라도 된 듯이.

이유영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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