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49화

Author: 진헤이
이번 일로 인해 엔터스 회장님이 엔데스 명우를 혐오하게 되더라도 소은지 또한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간신히 얻어낸 기회마저 허무하게 사라질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이 남자의 차가운 위협에도 소은지는 여전히 태연하고 당당했다. 소은지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난 전혀 상관없어!”

“...”

데스 명우는 소은지의 뻔뻔한 태도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살아가는지 알아? 잘살아 보겠다고? 우스운 소리 하지 마.”

그랬다.

‘잘살아 본다’는 말은 소은지의 세계에서는 그저 우스운 농담일 뿐이었다.

소은지는 느릿하게 손톱을 살피며 남자의 날카로운 얼굴선을 손끝으로 천천히 훑었다.

“예전에 말하지 않은 건 내 실수였어.”

“...”

“엔데스 명우, 넌 내 인생에서 너무 많은 걸 망가뜨렸어! 네 곁에 있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네가 있는 한, 난 한순간도 평온할 수 없어. 내가 죽는다 해도 네 가죽 한 겹은 벗기고 갈 거야!”

소은지의 말이 이어질수록 명우의 눈빛은 점점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남자의 손아귀는 점점 강해졌고 소은지는 숨이 막힐 듯한 압박감을 느꼈다.

소은지는 목이 조여오는 고통 속에서도 개의치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지금 당장 날 죽여봐. 장담하건대, 내일이면 넌 파리에서 쫓겨나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야.”

지금은 엔터스 가문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그들 역시 잘 알고 있었다. 파리를 떠난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말이다.

남자의 손에 더 강한 힘이 실렸고 눈빛은 더욱 잔혹해졌다.

소은지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엔데스 명우를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도발적인 웃음이 가득했고 그 도발은 처음 조은지를 곁에 둔 순간부터 계속되어 왔다.

무엇이 소은지를 이렇게 끈질기고 강인한 사람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엔데스 명우는 소은지를 길들이기 위해 수많은 방법을 동원했지만, 그 모든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어떤 방법을 써도 무용지물이었다. 소은지가 질식으로 정신을 잃어가던 순간, 명우는 소은지를 세게 밀어냈다.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22화

    앞으로 소은지가 파리에서 어떤 삶을 살게 될지는 눈에 훤했다. 아마 양쪽으로 협박을 받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겠지.소은지가 이어서 한 말이 더욱 소름 끼쳤다.소은지는 이유영에게 그렇게 얘기했다. 이 사건은 엔데스 명우뿐만이 아니라 엔데스 현우까지 알고 있다고. 그래서 엔데스 현우가 죽어도 그 자리를 주지 않는 것이라는 것도!그 말을 들은 이유영은 한참이나 이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어서 숨을 꾹 참았다.이윽고 이유영이 얘기했다.“떠나자, 은지야.”떠난다면 이 모든 것을 상관하지 않아도 된다. 이유영이 봤을 때 이곳은 완전히 엉터리인, 최악인 늪이었다.“엔데스 현우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안다고?”“응.”“...”원래도 최악이었는데, 이제는 탈출할 곳이 없어진 기분이었다. 엔데스 명우와 엔데스 현우는 다 소은지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그들은 소은지를 죽도록 미워하면서 죽이고 싶어 할 것이다.“유영아.”“은지야, 엔데스 현우는 마지막까지 너한테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을 거야. 더 복잡한 일이 남아있을 거라고.”“...”더 복잡한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하지만 이미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뭐가 더 힘들겠는가.아무리 힘들어도 소은지는...이유영은 궁지에 몰린 소은지가 어떤 모습인지 알지 못했다. 소은지는 항상 휘황찬란한 삶을 살아왔으니까 말이다.그래서 이유영은 그런 소은지를 부러워했다. 그런데 지금 소은지의 모습을 보면...“너도 잘 알잖아. 엔데스 현우가 너한테 복수하기 위해서 죽어도 알려주지 않을 거란 걸.”그게 중요한 것이었다. 지금 모든 문제는 엔데스 현우에게 있다.“그렇지.”그렇게 말하는 소은지의 말투에서 고통이 묻어났다.“은지야!”“하지만 나는 그 사람을 만나고 싶어.”“...”그 말에 이유영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유영도 가족이 없었던 사람이니까 말이다.임소미를 만난 후에야 어머니라는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지금의 소은지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게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21화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그 말만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3일 뒤에 연회가 있어요. 연이를 도와줘요.”하선희가 화제를 돌려버렸다.“그래.”할리 민상이 고개를 끄덕였다.3일 뒤, 어르신의 생신 연회가 있을 것이다. 엔데스 현우는 반드시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이유영이 돌아왔다.정국진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잠적해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그들이 어디서 돌아온 것인지 몰랐다.이유영은 돌아오자마자 엔데스 저택으로 왔다. 이유영을 본 소은지는 심경이 복잡해서 이유영을 품에 안은 뒤 얘기했다.“돌아오지 말라고 했잖아.”말은 그렇게 해도 소은지는 아직도 이유영이 걱정되었다. 아무래도 강이한이 얼마나 집착이 심한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네가 보고 싶어서 어쩔 수 없었어!”그 말을 듣는 순간 소은지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사실 소은지도 알고 있었다. 소은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이유영은 소은지가 파리에서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 지를...“강이한이 네가 돌아온 것을 안다면 또 집착할 거야.”“그래도 강이한 때문에 평생을 숨어서 살 수는 없잖아.”편하고 조용한 삶은 좋지만, 이유영이 뭔가를 잘못한 사람도 아닌데, 왜 피해야 하는 간 말이다.소은지는 이유영의 말을 듣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걸 보니 다행이네.”“네 어머니는...”거기까지 얘기한 이유영이 잠시 숨을 들이쉬었다.어머니라는 건 대체 어떤 존재기에 소은지가 포기하지 못하는 걸까. 소은지가 어머니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보았을 때, 소은지는 그런 어머니를 포기해서라도 엔데스 명우의 협박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하지만 또 결국 떠나지 않고 여기 남게 되었다.소은지는 이유영을 보면서 얘기했다.“나는 많은 일을 잊어버렸어.”“...”그 말을 들은 이유영이 약간 멍해했다.“그게 무슨 뜻이야?”“나도 모르겠어. 나는 그렇게 많은 것을 잊어버렸는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20화

    그렇게 되다 보니 할리 가문은 엔데스 현우가 정말 소문처럼 변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그 생각에 하선희의 얼굴이 더욱 차갑게 식어버렸다.“알겠어요!”할리 연은 하선희 앞에서 반박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양딸이다 보니 하선희가 말하는 것에 모두 따르게 되었다.하지만 속으로는...할리 연은 자기만의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들어보니 오늘 준비했다던데...”할리 연은 그 교통사고를 떠올리며 하선희를 쳐다보았다.“이렇게 경고해도 물러나지 않는 걸 보니 간단한 녀석이 아니야.”“...”“그러니까 네가 해야 하는 일이 더욱 힘들고 고될 거야.”하지만 그럼에도 멈출 수 없었다.‘오늘 사건이 그저 경고라고?’할리 연은 그 생각에 이를 꽉 깨물었다.왜 소은지를 바로 죽이지 않은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하선희는 할리 연을 보면서 얘기했다.“연이야, 나한테는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 그러니 죽기 전에 너희가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어머니, 그런 말은...”하선희의 말을 듣는 할리 연은 가슴이 너무 아팠다.할리 가문에서 하선희는 아주 지위가 높다. 그리고 할리 연이 엔데스 현우와 결혼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하선희를 제외하면 할리 연을 도와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는... 버림받을 수도 있다. 할리 연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다.“오래오래 정정하셔야죠.”“그래...”할리 연의 말을 들으면서 하선희는 씁쓸하게 웃었다.“하늘이 나에게 내린 벌일지도 모르지.”한숨 섞인 그 말은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하선희는 무리해서라도 할리 연의 앞을 가로막는 것을 치워버릴 것이다.“어머니.”“그래, 이제 돌아가.”할리 연이 뭐라고 얘기하려고 했지만 하선희는 들어줄 체력이 남아있지 않았기에 그저 손을 흔들 뿐이었다.할리 연은 그저 하선희를 기쁘게 하고 싶었다.그래야 얻을 수 있는 게 많았으니까 말이다.하선희가 쇠약해진 후, 감정마저 불안정해져서 지금 하선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19화

    정말 그러할까?만약 엔데스 현우의 말이 그런 뜻이라면... 파리의 귀족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싸울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이런 방법으로 나한테 복수하는 거예요?”확실한 명분도 주지 않고 소은지를 곁에 둔다면, 소은지를 죽이려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질 것이다.소은지는 숨이 턱 막혔다.엔데스 현우는 의미심장하게 소은지를 쳐다보더니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났다. 엔데스 현우가 문을 나서려고 할 때 소은지가 물었다.“알고 있는 거예요?”엔데스 명우가 소은지를 협박하고 있다는 것.그리고 더 나아가 엔데스 명우가 약점으로 쥐고 있는 ‘그 사람’의 정체까지.소은지에게 왕비의 자리를 내주지 않겠다는 것은, 엔데스 명우한테서 ‘그 사람’의 소식을 얻지 못한다는 것과 같았다.엔데스 현우는 정말 악독한 사람이었다.이런 방법으로 소은지에게 복수하다니...소은지는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아렸다.엔데스 현우가 소은지를 보면서 말했다.“알죠.”“그 사람이 누구인지도요?”그 사람은 바로 소은지의 어머니였다.소은지가 엔데스 명우한테서 원하는 것이 어머니에 대한 정보라는 걸, 엔데스 현우도 알고 있는 걸까?엔데스 현우는 소은지를 바라보면서 재미있다는 듯이 얘기했다.“알아요.”“...”그 순간 세계가 조용해졌다.모두가 다 알고 있었다.하지만... 소은지는 두 사람의 손바닥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조사하지 마요. 그렇다면 살아서 만날 일은 없을 테니까.”그 말을 끝으로, 엔데스 현우가 떠났다.소은지는 거의 바닥에 쓰러지듯 풀썩 앉아버렸다. 머릿속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엔데스 현우도 알고, 엔데스 명우도 안다.그런데 하필 그 두 사람은... 소은지를 극도로 증오하는 사람이 아닌가.엔데스 현우가 이 소식을 알려준 것은 소은지에게 희망을 포기하라는 것과도 같았다.엔데스 현우가 말하는 ‘죽지 못해 사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엔데스 명우에게 약점을 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소은지에게는 설상가상이었다. ...할리 가문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18화

    그날 밤...소은지는 그날 밤을 떠올리기 싫었다. 하지만 엔데스 현우는 이미 알고 있었다.윤아정이 소은지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기억인지. 그래서 소은지가 그때를 회상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도 말이다.그날 밤, 소은지가 마주 보지 못하는 그 죄책감에 대해, 엔데스 현우가 까밝혀 내고 있었다.소은지는 엔데스 현우를 보면서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엔데스 현우의 그 차가운 눈빛을 마주한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엔데스 현우가 물었다.“한 통도 받지 않은 거예요? 그때 뭐 하고 있었어요? 동료랑 파티라도 했나?”“그만해요!”그 말을 뱉어내는 목소리가 떨렸고 성대가 아팠다.그때, 윤아정이 손을 내밀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소은지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 밤, 윤아정이 죽던 밤, 윤아정은 소은지에게 열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소은지는 하나도 받지 못했다. 이튿날 깨어났을 때, 소은지는 윤아정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을 뿐이다.그리고 그것 때문에, 소은지는 윤아정이 어쩌면 자살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그 사람들은 어떻게 됐어요?”소은지가 엔데스 현우를 보면서 물었다.윤아정을 한계 끝까지 밀어 넣던 사람들이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소은지는 그 사람들을 죽이지 못해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때의 소은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던 때였다.지금... 그 사건이 몇 년이나 지난 지금, 소은지는 그때 그 사람들이 정말 인과응보를 겪었을지 궁금했다.엔데스 현우는 검은 눈동자로 소은지를 쳐다보면서 말했다.“그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 말에 소은지는 알게 되었다.아마 이 사건에 엮인 사람들은 엔데스 현우에 의해서 처리되었을 것이다.그리고 유일한 생존자인 소은지도 결국 엔데스 현우의 손바닥 안이었다. “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데요?”소은지가 용기를 내 엔데스 현우한테 물었다.“죽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어떤 기분이라고 생각해요?”“...”소은지는 그게 어떤 기분인지 잘 안다.지금 소은지의 기분이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17화

    그래서 엔데스 운빈과 결혼할 때 미치도록 슬퍼한 것이다. 송연미는 엔데스 현우가 송연미한테 진심이라고 생각했으니까.하지만...“언제부터 알게 된 거야?”소은지가 송연미한테 물었다.“시합에 참석하러 단역시에 가려고 결정했을 때부터 알고 있었어.”“...”그 말을 들은 소은지는 그대로 굳어버렸다.어쩐지, 유난히 엔데스 현우에게 집착하던 송연미가 순순히 떠나니 이상했었다.아마 그 순간 알았을 것이다.“나는 그 여자가 정말 부러워.”송연미가 말하는 그 여자는 바로 윤아정이었다.엔데스 현우가 송연미를 차갑게 대할 때, 송연미는 그게 엔데스 운빈의 일 때문인지, 아니면 소은지의 일 때문인지 잘 몰랐다.하지만 엔데스 운빈이나 소은지 때문이 아닌, 윤아정이라는 여자 때문일 줄은 전혀 몰랐다.윤아정,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엔데스 현우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기에 엔데스 현우가 꼭꼭 숨기고 모든 사람이 윤아정을 모르도록 한 것일까.소은지가 복잡한 표정으로 송연미를 쳐다보았다. 소은지를 대하던 송연미의 태도를 생각해 보면 송연미가 엔데스 현우에게 설렌 것은 진심일 것이다.그래서 소은지는 송연미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한숨을 쉰 소은지는 무어라 말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은지야.”“도와주지 않아도 돼.”소은지가 송연미를 보면서 얘기했다.송연미는 결국 하려던 말을 삼켜버렸다.“나는 네가 총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네가 무사하길 바라.”송연미는 처음부터 소은지가 아주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런 소은지가 엔데스 현우 곁에 있는 것을 보면서 송연미는 질투심에 미칠 것만 같았다.하지만 지금의 송연미는 진심으로 소은지가 이성을 무기로 본인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랐다....송연미가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엔데스 현우가 돌아왔다.일주일이 지났다. 그 일주일 동안 엔데스 현우는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았고 할리 연과 함께 다른 장소에 참석하지도 않았으며 엔데스 저택에 돌아오지도 않았다.갑작스러운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