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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Author: 진헤이
“유영아.”

강이한은 따스하면서도 아린 눈빛으로 온전히 자신을 밀어내려는 이유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유영을 떠올리면 가슴이 미어졌다.

두 사람의 과거는 차마 떠올릴 수도 없을 만큼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더욱이 말로 꺼낼 수도 없는 상처였다.

입 밖으로 꺼낼 때마다, 이미 아물어가는 흉터를 억지로 다시 뜯어내는 기분이었다. 칼에 찔리는 듯한 고통이 다시 스며들 뿐이었다.

하지만 피할 수 없었고 그저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네 눈이 나으면... 그때 다시 이야기하자.”

강이한은 무언가를 말하려다 결국 삼켜버렸다.

그 목소리엔 쓸쓸함이 배어 있었다.

이유영은 강이한의 말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당장 의사를 만날 수도 없었다. 강이한의 말처럼, 그 의사는 정말 괴짜일지도 몰랐다.

결국 오늘도 헛걸음이었던 건가?

점심 식사 자리에서.

“도와줄게.”

이유영이 손을 뻗으려는 순간, 강이한이 이유영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이유영 앞에 있던 컵이 손이 닿자마자 뒤집혀 버렸고 컵 안의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우지와 우현이 서둘러 다가와 물잔을 정리했다.

그 사이, 강이한은 이유영을 안아 들어 올렸다. 덕분에 이유영은 물이 쏟아지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었다.

강이한은 이유영을 안은 순간, 이유영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똑똑히 느꼈다. 강이한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던 말은 거짓말이 분명했다.

어떻게 신경 쓰이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유영아.”

이유영은 여전히 어둠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지난 생에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데 익숙해졌던 이유영도 여전히 어둠은 공포였다.

사실, 어둠 속의 삶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찬란한 햇빛 아래서 살아가길 원하니까.

다양한 색채를 보고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면서 말이다. 이유영 역시 그런 것들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강이한의 기억 속엔 지난 생 이유영이 어둠 속에서 느꼈던 절망이 여전히 선명히 남아 있었다.

그때의 강이한은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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