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시후가 건넨 중소단 하나는 소이연의 마음속에 있던 오래된 짐을 완전히 풀어주었고, 동시에 하영수가 20여 년간 안고 살아온 아쉬움을 완전히 채워주었다.잠시 동안, 소이연과 하영수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펑펑 쏟았다.하지만,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소수도는, 거실에서 이미 양복 차림으로 긴장한 채 계속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커다란 장미 꽃다발이 들려 있었고, 성에 차지 않던 다이아 반지는 지금 그의 양복 안주머니 속에 조용히 들어 있었다.소수도는 평생 단 한 번도 여인에게 청혼을 해본 적이 없기에, 불안하고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그가 과거 박혜정과 결혼했던 것도, 자신이 먼저 청혼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시후의 아버지 은서준이 결혼한 후, 박혜정이 소수도를 찾아와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결혼을 제안했기 때문이었다. 박혜정은 소수도가 자신이 요청한 조건만 들어주면 바로 결혼을 하겠다고 했고, 소수도는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모든 조건을 수락했다.그 후 양가 부모님은 급히 상견레를 했고, 빠르게 결혼식 날짜를 잡아 급박하게 결혼을 했다.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진행된 탓에, 소수도는 정식으로 박혜정에게 청혼할 시간조차 없었다.그래서 지금 소수도는 거실을 오가며 머릿속으로 청혼 대사를 수없이 연습했고, 동시에 시계를 자꾸 확인하며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살폈다.욕실에 들어간 지 이미 30분이 지나자 조바심이 난 소수도는 결국 시후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은 선생님, 두 사람이... 왜 아직도 안 나오는 걸까요?”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제 곧 나올 겁니다. 준비는 다 하셨나요?”“준비는... 됐습니다...” 소수도는 자신 없는 듯 대답하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 그리고 그는 또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은 선생님, 실례지만... 청혼할 때는 무조건 한쪽 무릎을 꿇는 것이 맞는 것이죠? 혹시 꽃을 먼저 줘야 합니까? 아니면 반지부터...?”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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