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코는 아버지가 늘 자신과 시후가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아버지의 농담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얼굴을 붉히기는커녕 오히려 볼을 불룩 내밀며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가 정말 호텔에서 주무시고 싶으시면, 제가 바로 예약해 드릴게요. 아니면 아예 우리가 일본으로 돌아갈 때까지 거기서 계속 지내셔도 돼요! 그마저도 부족하다 싶으면, 호텔 하나 사드릴 수도 있고요!”그러자 이토 유키히코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 “나나코, 이 아버지는 그냥 농담한 거다. 괜히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라...”그러면서 얼른 덧붙였다. “이제 막 골프 시작했으니, 넌 어서 은 선생님을 잘 대접해라. 우린 당분간 들어가지 않고 있으마. 방해하지 않을 테니.”아버지가 더 이상 농담하지 않자, 나나코도 굳이 대꾸하지 않고 작별 인사를 한 뒤 급히 집을 나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그녀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고, 곧 엘리베이터는 최상층에서 내려오며 빠르게 문이 열렀다. 그 순간, 안에는 한 명의 여성이 서 있었다. 키가 크고,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세련된 정장을 입고 있어 어딘가 지적인 우아함이 느껴지는 미인이었다.그 미인은 나나코를 보자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떴다가, 이내 약간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그 여인은 바로 오늘 홍콩에서 돌아온 유미경이었다.그녀는 이미 서울 대학교와 계약을 맺고 교수직을 맡게 되어, 학기 시작 전부터 학교에 출근해야 했고, 오늘이 공식적으로 첫날이었다.학교의 일정에 따라, 오늘은 등록 절차를 마치고 이어서 각종 회의와 학술 세미나에 참석해야 했다. 새 학기 준비는 복잡했지만, 어쨌든 새내기들은 OT를 받아야 했고 새로운 학기에 적응해야 했기에 제대로 된 수업까지는 시간이 있었다.원래 그녀는 차를 몰고 학교로 가려다, 예상치 못하게 아래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추었고, 문이 열리자 나타난 이는 며칠 전 차 안에서 시후와 함께 있던 바로 그 여인이었다.그날 차 안에서 스쳐 본 나나코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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