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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는 재벌가 사위다: Chapter 5661 - Chapter 5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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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1장

시후는 놀란 눈으로 물었다. “이 그림, 네가 그린 거야?”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며칠 전에 그렸어요. 선비님을 위해서요.”시후는 깜짝 놀랐다. 릴리가 그렇게 뛰어난 그림 실력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장인어른이 얼마 전 협회에서 전시회를 열 것이라며 적절한 작품을 찾느라 애쓰고 있다고 했다. 만약 이 그림을 미술협회에 내면, 아마 전국의 산수화가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시후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릴리가 반지가 끼워진 시후의 오른손을 양손으로 부드럽게 잡았다. 그런 뒤 그녀는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선비님, 소녀 감히 선비님을 데리고 300년 전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그녀의 말이 끝나자,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던 반지가 릴리의 말을 이해했다는 듯 은은한 빛을 내며 진동했다. 그 순간, 시후의 의식이 아득해졌다. 마치 릴리의 인도를 받는 듯 시후는 보이지 않는 문을 빠르게 통과했다. 시원한 바람이 시후를 스치며 눈앞의 풍경이 순식간에 생생하게 그려졌다.푸른 하늘과 끝없이 이어진 산맥, 맑은 물이 비치는 천지, 그 속에서 수많은 꽃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하늘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맑고 푸르며 산은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흰 구름은 마치 손이 닿을 듯 가까이 와 있었고 호수 옆 유난히 푸르른 찻잎의 어머니 나무 곁에는 무수한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호수 위에는 푸른 하늘과 흰 구름, 푸른 산이 반사되어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었다.그리고 그 나무 아래, 시후가 자세히 보니 눈부시게 아름다운 소녀가 하늘색 한복을 입은 채 차를 끓이고 있었다. 그녀는 바로 릴리였다.멀지 않은 곳에서 찻잎을 관리하는 농부들이 바구니를 지고 내려오며, 나무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아가씨.”릴리는 그들을 일일이 반갑게 맞으며 수확한 찻잎에 대해 물었다.농부들은 수줍은 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갓 딴 찻잎을 건넸다. 릴리는 손끝으로 찻잎을 집어 향을 맡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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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2장

릴리의 뒷모습이 산등성이 너머로 사라지자, 시후의 의식은 순식간에 현실로 되돌아왔다.눈을 뜨는 순간, 시후는 릴리가 진짜 300년 전부터 살아온 사람이라는 걸 믿게 되었다.그제야 시후가 가지고 있던 릴리에 대한 모든 의문이 풀렸다. 그녀는 18살의 얼굴로 박청운이 100살이 되어서도 하지 못한 신에 가까운 점을 치고, 풀지 못한 괘를 단번에 풀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나이에 벌써 폴른 오더의 표적이 되었음에도 끝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노르웨이에서 그녀를 구한 뒤, 얼마 안 돼 다시 한국에서 릴리를 마주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그리고 18살 정도 되어 보이는 릴리가 그린 그림들은, 그 깊이와 완벽함도 이제 엄청났다. 그 예술적 재능은 역사상 어떤 화가도 능가할 정도였다.그리고 릴리가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 순간 이 모든 의문들은 곧바로 타당한 이유를 찾게 되었다.리의 그림 실력을 살펴보자면, 그녀는 그림을 이해하는데 30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그렇다면 이것은 다른 화과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전문성이라고 할 것이었다.점술 역시 마찬가지였다.박청운은 겨우 100살이었고 릴리는 300살이 넘었다. 그 차이는 자명했다. 동시에 시후는 릴리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 것을 알아차렸다.왠지 모르게 릴리의 모든 움직임이 시후에게 갑자기 세월을 초월하는 아름다움, 너무나 아름다워서 세상의 어떠한 꽃도 릴리의 앞에서는 빛을 잃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리고 릴리가 고대의 여인들이 자칭하던 ‘소녀’라는 말을 사용하자 시후는 릴리가 마치 바닥에 누워 부드러운 배를 드러내며 가장 큰 약점을 한꺼번에 드러내는 새끼고양이 같다고 느꼈다.릴리는 고개를 숙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소녀 선비님을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선비님이 물었잖아요. 저는 거짓말을 못 하니까요...”시후는 침묵했다가, 조용히 물었다. “넌... 300년 전에서 온 사람이야? 아니면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살아온 거야?”릴리는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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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3장

릴리는 피식 웃으며 두 손을 허리에 모으고 살짝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말했다. “선비님, 굳이 절 ‘당신’이라 부를 필요 없어요. 그냥 릴리라고 불러주세요.”“그게...” 시후는 진지하게 말했다. “당신은 이제 거의 400살이잖아요. 내가 당신을 ‘할머니’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인데...”릴리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저는 아직도 자라지 못한 소녀일 뿐, 늙은 할망구는 아니라고요. 비록 거의 400년을 살았지만, 여전히 18살 밖에 안 됐어요...”“으음...” 시후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두 개의 목소리가 싸우고 있었다. 하나는 ‘그래, 릴리 말이 맞지. 400년을 살기는 했지만 겉모습은 여전히 소녀잖아.’ 다른 하나는 ‘그래도 400살이야! 400년이라니? 너는 아직 40살도 안 됐잖아!’시후는 망설임이 혹시라도 실수를 불러올까 봐 그 혼란을 떨쳐내려 고개를 세차게 흔들고는 물었다. “저...” 조금이라도 격식의 말을 내뱉는 순간, 릴리의 아름다운 눈썹에 불쾌감이 스치는 것을 분명히 알아차렸기에 시후는 재빨리 말을 정정했다. “아니 내 생각에 넌...”릴리의 옅은 우울감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달콤한 미소가 자리를 대신했다. “선비님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실 건가요? 듣고 있어요.”시후는 놀라 물었다. “그런데 릴리, 400년을 살았는데도 어쩌면 그렇게 젊을 수 있는 거야? 게다가 18살도 안 돼 보여. 설마 회춘단을 계속 먹은 건 아니지?”릴리는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저는 회춘단 같은 약을 먹은 게 아니에요. 17살 때부터 제 몸과 얼굴은 지금 이 모습 그대로 멈췄어요. 그 뒤로 300년 넘게 전혀 늙지 않았죠.”시후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게... 가능해? 너는 연기를 다루는 것도 아니고 설령 연기를 잘 다룬다고 하더라도 영원히 젊음을 유지할 수는 없을 텐데.”릴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선비님은 ‘영춘단’이라는 약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세요?”시후는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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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4장

“그날 저는 아버지를 급히 모셔와 간신히 안정시켰어요.” 릴리는 조용히 회상했다. “아버지는 제게 이름도 모르는 약을 건네며 아무것도 묻지 말고 먹으라 하셨죠. 저는 이 약의 효능을 몰랐지만, 아버지의 말씀을 어길 수는 없어서 그 약을 바로 먹었어요. 그리고 약을 삼키자, 그제야 아버지께서는 그게 ‘영춘단’이라는 걸 알려주셨죠...”릴리는 이 말을 하면 눈시울을 붉혔고, 목소리가 떨렸다. “아버지께서 영춘단에 드시지 않고 제게 주신 이유는 언젠가 제가 눈앞에서 늙어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셨어요. 아버지께서는 만약 아버지가 딸이 천천히 늙어 죽는 것을 지켜보면서 영원히 살 수 있는 약이 있다면 그건 불멸이 아니라 독이라고 말씀하셨죠...”“아버지께서는 저보다 먼저 돌아가셔야 편히 돌아가실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저에게는 ‘넌 아직 젊고, 결혼도 하지 않았으니 이 약을 먹고 500년 동안 잘 살아보아라’고 하셨죠.”시후가 뭔가 생각난 듯 불쑥 말했다. “300살이 넘었다고 했으니, 아이는...?”릴리는 시후를 흘끗 노려보며 살짝 새침하게 말했다. “선비님, 제가 비록 300년 넘게 살아왔지만, 그래도 몸과 마음은 여전히 천진난만한 아가씨라고요. 결혼은커녕 연애조차 한 적이 없답니다. 게다가 지난 세월 내내 저는 쫓기며 살아왔어요. 몇 년마다 한 번씩 몸을 숨기고, 이름과 신분을 바꿔야 했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어찌 아이가 있을 수 있겠어요?”“아, 아... 미안해, 내 착각이었구나.” 시후는 얼굴을 붉히며 허둥지둥 사과했다.릴리는 조용히 말했다. “아버지께서는 제게 당부하셨어요. 만약 세속의 인연에 얽매이기 싫다면, 적어도 처음 400년 동안은 홀로 지내며, 절대 혼인하지 말라고요.”“왜?” 시후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릴리는 담담히 설명했다. “제가 먹은 ‘영춘단’은 처음 400년 동안은 몸이 자라지도, 늙지도 않게 해요. 그리고 마지막 100년 동안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나이를 먹기 시작하죠.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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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5장

“오시연?” 시후는 눈을 크게 떴다. “폴른 오더의 수장이 여자였다고?”“그래요.” 릴리는 이가 갈릴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여자는 악마보다 더 잔인한 사람이에요!”시후가 놀라 물었다. “그럼 영주는 네 아버지의 지인의 여동생이니, 3~400년은 살았을 텐데?!”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여자는 제 아버지보다 한 살 많고, 저보다 23살 많아요. 지금으로 치면 400살이 넘었죠.”시후가 말했다. “그럼 영주도 ‘영춘단’을 먹은 거야?” “물론이죠.” 릴리가 감정에 북받쳐 말했다. “영춘단은 아버지와 오시연이 같은 스승 밑에서 받았어요. 그 스승님은 돌아가시기 전, 두 사람에게 한 알씩 약을 나눠 주셨죠. 이 약을 주신 건 계속 조직의 운동을 이어나가기를 바라셔서 그런 거였어요. 그 외에도 스승님께서는 제 손에 있는 이 반지를 아버지에게 맡기며 말씀하셨어요. 때가 되면 이 반지 속에 숨긴 단약 비법과 수련법을 후대에 전해라고 말이죠. 하지만 스승님이 세상을 떠난 뒤, 오시연은 욕심을 냈어요. 그녀는 아버지를 공격해 반지와 약을 빼앗으려 했죠. 결정적인 순간에 반지가 아버지를 제게 데려왔고 그 때 아버지는 영춘단을 제게 주신 거죠...”그때 릴리는 한숨을 쉬며 마음을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폴른 오더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그렇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하실 거예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말해줘!”릴리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저희 아버지 임준호는 인조 4년, 서기로 치면 1626년에 태어나셨어요. 임씨 집안은 조선 개국 초기부터 대대로 충신의 가문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원래는 서울에서 벼슬을 했지만, 태종 때 평양으로 이주하면서 가세가 점점 기울었죠. 조선 말기로 갈수록 내명부와 환관들이 권력을 쥐고, 정세가 어지러워지자 집안은 완전히 몰락했어요. 아버지께서 장성해 어머니와 혼인하실 무렵에는 이미 벼슬 하나 없는 몰락한 선비 집안이 되었죠. 아버지는 원래 글 공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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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6장

“그 후 2년 동안, 아버지와 오시연은 다시 뜻을 같이하는 의인들을 모아 청나라 세력에 맞서 싸웠어요. 하지만 세력은 약했고, 결국 청군이 조선을 장악하는 걸 막지 못했죠.”“1662년, 반역자 오삼규가 남해에서 왕실의 후손을 살해했어요. 그 소식을 들은 아버지는 통곡하셨죠. 그래서 아버지는 오시연과 함께 폴른 오더의 남은 의병들을 이끌고 오삼규를 암살하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그 뒤 수많은 청군이 아버지와 오시연을 뒤쫓았어요. 그때는 이미 조선 본토가 완전히 점령된 상황이라 둘은 더 이상 갈 곳이 없었죠. 결국 대마도 쪽으로 건너가 정성공 장군의 남조 세력에 합류하려 했지만, 출발하자마자 정 장군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렸어요.”“희망이 끊긴 두 사람은 결국 다시 지리산으로 돌아가 은둔해 계시던 스승님을 찾아 뵙고 몇 년간 더 수련하며 몸을 숨기기로 했습니다. 세상의 눈을 피하면서 동시에 더 강해지기 위해서였죠.”“하지만 지리산으로 돌아간 지 2년쯤 된 1663년, 스승님께서 스스로 수명이 다해감을 느끼셨어요. 그분은 임종 전에 모든 일을 정리하고 아버지와 오시연에게 ‘영춘단’ 두 알을 주셨습니다. 언젠가 조선이 다시 일어설 날이 오기를 바라셨던 거죠.”릴리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일을 말하려니 지금도 분합니다.”시후는 그녀가 말을 멈추자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오시연이라는 여자는 당신 아버지를 오랫동안 따랐던 사람 아닌가? 어떻게 약 하나 때문에 네 아버지를 해치려 한 거야?”릴리는 고개를 젖히며 쓴웃음을 지었다. “오시연은 아버지를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하지만 아버지는 돌아가신 어머니만 그리워했고 오시연에게는 끝내 그 마음을 주지 않으셨죠. 스승님이 돌아가신 뒤, 두 사람은 장례를 마치고 영춘단을 나눠 가졌어요. 그때 오시연이 제안한 거예요. ‘이제 세상은 끝났으니 반란을 멈추고 지리산에 남아 500년을 함께 부부로 살자’고요. 하지만 아버지는 단호히 거절하셨어요. ‘나라를 잃고 혼자만 장생을 누린다면,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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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7장

릴리는 시후의 입에서 갑자기 “맹장명”이라는 이름을 내뱉자 깜짝 놀랐다. 오늘 밤 끊임없이 놀란 사람은 시후였고, 릴리는 놀라울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했다. 하지만 ‘선친’의 이야기가 나오자 약간의 슬픔이 스쳤을 뿐이었다.그러나 시후가 ‘맹장명’이라는 세 글자를 말하자, 릴리는 순식간에 놀라움에 휩싸였다. 그녀는 무심결에 외쳤다. “선비님은 어쩌다 스승님의 이름을 아신 거예요?! 그분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300년이 넘었는데다, 살아 계셨을 당시에도 거의 산에서만 은거하며 수행하셨기 때문에 그분을 아는 사람 자체가 거의 없을 텐데......”시후는 감탄하며 말했다. “이름은 맹승, 자는 장명으로 경주에서 태어났고, 수련 후에 스스로를 장생거사라 부르며 이름을 맹장생으로 바꿨지......”릴리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선비님... 어쩌면 스승님에 대해 그렇게 자세히 아세요?! 아버지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스승님은 평생 도를 닦는 데만 몰두하셨고, 세상 사람들은 그분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어요. 게다가 벌써 세상을 떠난 지 거의 400년이 넘었는데, 선비님은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신 거죠?”시후는 천천히 설명했다. “그분은 500살까지는 은거하며 수행을 하셨고, 우연한 계기로 장씨 가문의 선조를 구해주셨어. 그때 그 집안 선조가 봉고등 팔찌 두 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를 얻는 조건으로 제자처럼 곁에 두었다고 하더라고. 이후 160살쯤 되어서 수명을 다할 시점에 연장을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세상을 떠돌았고, 수십 년 뒤 마침내 수명을 늘리는 법을 찾아냈다고 하더군. 그리고 그때 만든 게 바로 ‘영춘단’이야.”시후는 말을 이었다. “그 약으로 수명이 500년으로 늘어나자,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갔어요. 하지만 돌아왔을 때, 장씨 선조는 이미 사흘 전에 세상을 떠났지. 그분이 하루라도 빨리 돌아왔다면, 그 약은 아마 그 장씨 선조의 것이 되었을 거야......”릴리는 놀란 듯 물었다. “선비님이 말한 그 장씨 선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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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8장

시후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결국 천 년을 살아도 하늘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란 말이네. 하늘이 벼락 한 줄기 내릴 가치도 없었다니.”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셈이겠죠.” 릴리는 이렇게 말한 뒤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선비님과 스승님은 정말 인연이 있네요. 비록 선비님이 태어났을 땐 스승님이 이미 세상을 떠난 지 300년이 넘었지만, 기묘하게도 두 분의 앞뒤 인연이 이어져 있네요.”그리고 릴리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감히 여쭤볼게요. 선비님은 어떻게 도에 입문하셨나요? 누가 스승이셨죠?”시후는 숨기지 않고 말했다. “우연히 『구현보감』이라는 고서를 얻었어. 그 안에 수련과 관련된 내용이 자세히 적혀 있어서, 그걸 토대로 도에 입문한 거지.”릴리가 고개를 갸웃했다. “『구현보감』이라...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에요.”“그래? 전 혹시 맹장명 선생이 쓰신 게 아닐까 싶었는데...” 시후가 아쉬운 듯 말했다.“아버지께서도 그런 말씀은 안 하셨어요.” 릴리가 답했다. “전 스승님을 직접 뵌 적이 없어요. 아버지가 다녀오신 뒤 들은 이야기뿐이죠.”시후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그럼 맹장생을 직접 본 적은 없어?”릴리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없어요. 아버지가 지리산에서 세상으로 돌아온 뒤, 스승님인 맹장생 어른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시곤 했어요. 그분은 천 년을 살아온 분이라, 아버지께선 늘 존경심을 가지고 계셨죠.”“아버지는 저에게도 영기를 다루는 법을 가르쳐보려 하셨지만 저는 타고난 재능이 없었어요. 그 덕에 결국 수련의 길엔 오르지 못했죠. 만약 제가 그때 영기를 다룰 수 있었다면, 한 번쯤은 직접 찾아 뵙고 그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몰라요.”시후는 문득 떠올랐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아, 그러고 보니 장남교 할머니께서 내게 주셨던 초상화가 하나 있어. 지금 샹젤리 스파 별장에 보관돼 있는데... 관심 있으면, 나중에 보여 줄게.”릴리의 눈이 반짝였다. “정말요? 전 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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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9장

시후는 릴리가 가진 그 벼락 맞은 나무 조각에 마음이 끌렸지만, 쉽게 달라 하지는 못했다. 그 낙뢰목은 릴리가 300년 동안 간직한 물건일 것이고 그 의미가 단순한 나무 이상의 것이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지금 시후는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현재 자신의 상태로는 그 나무를 제련할 힘조차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대신 조용히 물었다. “릴리, 지난 300년 동안 어떻게 살아왔어?”릴리는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 “나는 영기를 다루지 못하니까, 폴른 오더의 오시연을 이길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계속 도망치는 삶이었죠. 그래도 처음 200년은 괜찮았어요. 그땐 교통도, 통신도 발달하지 않았으니까요. 나를 잡기 쉬운 시대가 아니었죠.”그녀는 과거를 떠올리며 천천히 말했다. “아버지를 묻어드린 뒤, 어린 나이에 능력도 없어 여러 산속의 마을을 떠돌며 수십 년을 살았어요. 얼굴이 너무 젊어 의심받기 쉬워서 보통 다섯 해, 길어야 여덟 해면 다른 곳으로 옮겼죠.”“그 시절, 나는 마시는 차를 사랑하게 됐어요. 정말 푹 빠져 버렸죠. 여러 마을을 돌며 제조법을 배우고, 직접 새로운 방법을 연구했어요. 그리고 천지 근처에서 몇 년을 살며 차 농부들에게 더 좋은 제법을 가르쳤어요. 그러다 ‘찻잎의 어머니 나무’가 하늘에서 내린 벌을 받는 걸 보고 정신적 지주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느꼈어요.”그녀는 씁쓸히 미소 지었다. “그래도 수십 년의 도피 끝에 돈도 좀 모으고 살아가는 법을 터득했어요. 그래서 남부를 떠나 동남아로 갔죠. 그곳에서 여러 나라를 떠돌다 말레이시아의 페낭에서 잠시 정착했어요. 그 후엔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인도를 거쳐 중동을 지나 오스만 제국으로 갔어요. 그때 유럽이 산업혁명 중이었는데, 그 발전 속도에 정말 놀랐죠.”“그래서 유럽 각국을 돌며 대학에도 다녔어요. 19세기 초에는 프랑스로 건너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이 조선을 침략하더군요. 그리고 아편 전쟁이 터졌을 당시, 저는 서양인들의 잔혹함을 보고 저는 유럽을 떠나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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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70장

릴리는 오랜 세월 폴른 오더를 피해 도망을 치면서도 인류의 중심 무대에서 살아왔다. 게다가 도피 중에 한국에 기여할 생각까지 했는데, 이건 그녀의 아버지 임준호의 행동과 매우 흡사했다. 역시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그때 릴리는 말을 이었다. “제가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예전부터 알던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강회 측과 연락이 닿았어요. 그들과 만나 조선의 미래를 위해 함께 힘을 보태려 했죠. 하지만 그 약속된 날, 폴른 오더의 죽음의 전사들이 저를 덮쳤어요. 그리고 저는 정말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왔죠.”시후가 물었다. “그럼, 내부에서 누군가 밀고한 거야?”릴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쓸쓸히 말했다. “맞아요. 그땐 몰랐지만, 오시연의 사람들이 이미 자강회 안쪽까지 스며들어 있었더군요.”릴리는 이어서 담담히 말했다. “그 일을 겪은 후 저는 깨달았어요. 오시연이 이미 아시아를 넘어 세계 곳곳에 세력을 퍼뜨리고 있다는 걸요. 그래서 저는 잠시 눈을 피해 당시 개발이 덜 된 남미 쪽으로 건너갔습니다.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 대한제국이 무너지고 일본이 조선을 강제 병합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 소식을 듣고 며칠을 잠도 못 잤죠... 결국 위험을 무릅쓰고 저는 조선으로 돌아왔어요. 처음엔 서울에 머물렀다가 이후 북쪽 지방까지 떠돌며 독립운동 자금줄을 찾으려 했어요.”“그러던 중 1931년, 일본이 만주사변을 일으키며 전쟁의 불길이 번지기 시작했어요. 북쪽 정세가 급변하자 저는 다시 서울로 돌아왔어요.”“그리고 1937년, 중일전쟁이 터지면서 조선 전역이 전쟁터가 되었어요. 저는 여자인 데다, 당시 돌보던 아이들도 있었기 때문에 전란 속을 이리저리 떠돌 수가 없었어요. 결국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계속 머물렀어요.”시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계속 도망치며 살아왔다고 했잖아. 그런데 돌보는 아이들이 있었다니?”릴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 세계를 떠돌다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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