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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81장

테일러 스위프트는 이미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었다. 조금 전 유나와 권여빈에게서 지지한다는 말을 끌어냈고, 트레버가 촬영한 영상까지 확보했으니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괜히 시후까지 ‘설득’해 보겠다고 건드렸다가 수많은 사람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테일러 스위프트가 먼저 논쟁을 끝내려 하자 곁에 있던 미쓰이 요시타카도 서둘러 중재에 나섰다.“두 분의 토론을 들으며 저도 견문이 크게 넓어졌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공연 전 파티라 시간이 넉넉하지 않으니, 이 문제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은 선생님 생각은 어떠신지요?”시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손님은 주인의 뜻을 따르는 법이죠. 미쓰이 씨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이견은 없습니다.”테일러 스위프트는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옆에 있는 트레버를 바라보니 그도 말없이 휴대전화를 집어넣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마음이 한결 놓였다.그런데 그때 시후가 트레버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제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방금 대화의 전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신 것 같은데요?”트레버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저는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고 있었을 뿐, 영상을 촬영하지 않았습니다.”시후가 웃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 혹시 영상을 촬영했고, 마침 인터넷에 올릴 생각이라면 두 가지만 지켜 달라는 말씀을 드리려는 겁니다. 첫째, 영상을 올릴 거라면 반드시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공개해 주십시오. 앞뒤를 잘라 내고 일부만 올린다면 조작이나 다름없으니까요. 둘째, 저와 제 곁에 있는 두 분은 공인이 아닙니다. 그러니 영상을 올릴 때는 저희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해 주십시오. 요즘 동영상 플랫폼의 업로드 도구에는 AI 기능이 있어서 버튼 한 번이면 얼굴을 가릴 수 있을 겁니다. 스위프트 씨의 얼굴을 가릴지는 두 분이 자유롭게 결정하시고요.”트레버는 잠시 침묵하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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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82장

“그러시죠.”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자신이 굳이 배유현을 마중하러 나갈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갑자기 이곳에 오기로 한 것은 분명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서였으니, 자신도 그 호의에 화답하는 게 도리였다.미쓰이 요시타카는 곧이어 테일러 스위프트와 트레버를 바라보며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두 분은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배 회장님이 오시면 제가 두 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테일러 스위프트 역시 시후는 배유현의 친구지만 자신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따라가 끼어드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았기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습니다, 미쓰이 씨.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미쓰이 요시타카와 시후 일행이 밖으로 나가자, 테일러 스위프트는 황급히 트레버에게 말했다.“자기, 아까 찍은 영상은 나중에 편집해 줘. 앞에 나온 두 여자만 남기고, 조금 전 남자와 나눈 뒷부분은 전부 빼.”트레버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생각에 잠긴 듯 대답했다.“응, 알았어.”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다른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 사실을 모르는 테일러 스위프트는 불쾌한 얼굴로 투덜거렸다.“조금 전 그 남자 정말 너무하지 않아? 불법 이민자 문제를 끌어들여서 나를 반박하다니 어이가 없어. 계속 억지만 부려 대는 바람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도 않고 반박할 말도 떠오르지 않았잖아. 여기 있는 일본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보겠어?”트레버가 무심코 말했다.“난 그 사람 말이 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뭐라고?!”테일러 스위프트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따져 물었다.“지금 그 사람 말이 옳다는 거야? 그럼 내 생각은 틀렸다는 뜻이야?”트레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내 생각에 그 남자가 한 말은 틀리지 않았어. 성소수자를 지지할 수는 있지만, 그걸 지나치게 선전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맞는 것 같아. 우리가 어떤 일을 온 힘을 다해 홍보하면,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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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83장

트레버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단단히 화가 났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는 그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몇 마디 해 주면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하지만 어쩐 일인지 조금 전 시후가 했던 말이 자꾸만 자신의 어린 시절과 사춘기를 떠올리게 했다.그가 어린 시절과 사춘기를 보낼 당시, 미국 사회에는 온갖 타락한 유혹이 넘쳐 났다. 문신과 흡연 정도는 오히려 사소한 축에 속했다. 주변의 수많은 친구들은 유행을 좇고 멋있어 보이려고 어린 나이에 갱단에 가입했다. 누군가는 일찌감치 마약 중독자가 됐고, 미성년자일 때부터 거리의 갱단원들과 총을 들고 강도질과 패싸움을 벌이다 감옥에 가거나 길거리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었다.그런 환경에서도 트레버가 야구계에서 승승장구하고, 야구 특기생으로 명문대 전액 장학금을 받은 데 이어 프로 리그에 진출해 인생의 정점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절반 이상 부모님의 공이었다. 부모님은 사춘기의 그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바로잡아 주었다. 그가 건전하고 발전적인 삶의 궤도에서 벗어나려 할 때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손을 내밀어 바른길로 돌려놓았다.그 시절을 떠올린 뒤 여자 친구가 줄곧 지지해 온 일들을 다시 생각해 보니, 아무리 봐도 무언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적어도 미성년자가 아직 올바른 판단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부모에게서 자녀를 보호하고 지도할 권한을 빼앗아서는 안 됐다. 더구나 미성년자를 대신해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무책임하게 내려서는 더욱 안 될 일이었다.이런 일을 적극적으로 선전하면 주관이 뚜렷하지 않은 일부 미성년자가 이를 멋지고 유행을 앞서가는 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러면 그들의 판단에도 분명 영향을 미칠 터였다.그런 생각이 든 이상 트레버는 도저히 테일러의 뜻에 동조한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그는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해 테일러를 설득했다.“자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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