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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1장

황수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기회가 있으면 그래도 한 단계 더 올라가려고 노력해야죠. 지금 자리에서 은퇴하면 돈도 별로 못 벌고, 퇴직 후 대우도 그렇게 좋지 않을 거예요. 진 회장만 봐도 그렇잖아요. 예전엔 당신 상사였는데, 그동안 돈도 많이 벌었고 은퇴해서도 대우를 정말 잘 받고 다니잖아요. 자식들이며 손주들이며 얼마나 극진하게 모시는지 모르겠어요. 매일이 얼마나 편하겠어요? 병원에 가도 접수하고 기다릴 필요도 없고, 지정 병원에서 해결이 안 되면 의사들이 직접 대학병원 전문의를 연결해서 협진까지 해 주는데 돈도 한 푼 안 들잖아요. 당신도 그 정도 위치에서 은퇴하면 아들이 백 살까지 오래 사시라고 빌 걸요!”“그렇지……”배 회장도 깊이 공감하며 말했다.“내 나이라면 아직 기회가 조금은 있어. 다만 이번 일 때문에 김상곤 때문에 얼마나 발이 묶일지가 문제지. 서화협회에서 2~3년 정도만 허비하는 거라면 괜찮은데, 5년 이상 묶이면 그땐 정말 끝이야.”황수연은 미소를 지으며 위로했다.“괜찮아요. 사람 일이란 끝까지 해 봐야 아는 거잖아요. 천천히 하나씩 해 나가면 돼요.”……한편, 청년재.김상곤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축 늘어진 채 소파에 기대어 혼자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그는 계속 카톡을 확인하고 있었다. 배 회장이나 서화협회 동료들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후가 이미 이화룡에게 부탁까지 해 둔 만큼, 이화룡이 나서기만 하면 자신이 협회로 복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믿고 있었다.협회 내부에서 자신을 다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면 분명 누군가는 먼저 연락해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는 혹시라도 좋은 소식이 오지 않을까 간절한 마음으로 휴대전화만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모습은 마치 남자친구와 다투고 헤어진 뒤, 상대가 먼저 연락해 화해를 청해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여자와도 같은 모습이었다.반면 윤우선은 거실에 오래 있지 않았다. 이번에 두바이에서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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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2장

배 회장이 이미 집 입구까지 와 있고, 자신을 만나고 싶다는 말을 들은 김상곤은 속으로 크게 기뻐했다.배 회장이 이렇게 직접 찾아와 말투까지 한껏 공손하게 굴면서 좋은 소식까지 있다고 하는 걸 보니, 서화협회 복귀 문제가 이미 해결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 것이다.하지만 흥분하던 김상곤은 곧 마음을 가라앉혔다.'배 회장이 이렇게까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걸 보니, 이화룡 씨에게 제대로 압박을 받은 모양이군. 이럴 때일수록 내가 쉽게 넘어가면 안 돼. 내가 복귀를 너무 원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면 안 되지.'그는 그렇게 생각한 뒤 답장을 보냈다.메시지를 받아 본 배 회장은 차 안에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는 휴대전화를 황수연에게 내밀며 답답한 표정으로 말했다.“여보, 이것 좀 봐요. 김상곤 씨가 서화협회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거 아닐까?”황수연도 메시지를 읽고는 쉽게 판단이 서지 않았다.“정말 돌아오기 싫어졌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에요. 지난번 그 망신당한 일도 그렇고, 그 뒤에는 당신이 결정적으로 협회에서 내보냈잖아요. 그 정도까지 창피를 당했는데 다시 돌아오면 뒤에서 수군거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어요.”배 회장은 초조한 얼굴로 말했다.“정말 돌아오기 싫다고 하면 난 어떡하지? 주임 자리도 내가 겨우 만들어 준 최선의 결과인데. 부회장 자리 하나를 비워서 주겠다고 하면 누가 동의하겠어? 설령 그렇게 한다고 해도 소문나면 다들 나를 욕할 테고, 그 압박도 감당 못 해!”황수연은 한숨을 쉬었다.“이래도 저래도 욕먹는 상황이네요. 내쫓으면 김상곤 씨가 당신을 원망하고, 다시 불러도 여전히 원망할 거고, 다른 사람들까지 당신에게 불만을 품게 될 테니까요. 일이 이렇게 꼬여 버렸네요. 다 제 잘못이에요……”배 회장은 손을 저었다.“지금 그런 말 할 때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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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3장

김상곤은 살짝 멈칫하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이화룡 씨가 직접 나섰는데도 배 회장이 설마 말을 안 들을 수 있겠냐?”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듣는다고 해도 상황은 봐야죠. 이런 일은 너무 튕기면 오해가 생기기 쉽습니다. 배 회장이 아버님이 죽어도 서화협회에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오해하면 더 이상 아버님을 설득하려고 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연애도 마찬가지잖아요. 상대와 밀당을 하는 건 괜찮지만 적당히 해야 합니다. 상대가 완전히 희망을 잃어버리면 더는 매달리지 않게 되니까요.”김상곤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듣고 보니 맞는 말이네…… 그럼 나가서 한번 만나 봐야겠다. 서화협회는 아무래도 다시 들어가야지. 안 그러면 앞으로 집에서 네 장모랑 하루 종일 얼굴만 마주 보고 살아야 하잖아.”마침 그때 배 회장이 두 번째로 전화를 걸어왔다. 김상곤은 더 이상 뜸들이지 않고 전화를 받아 말했다.“배 회장님, 도대체 무슨 일인데 자꾸 찾는 겁니까?”배 회장은 다급하게 말했다.“상곤 씨, 드디어 전화를 받았네. 직접 만나 사과도 드리고 좋은 소식도 전해주려고 왔지. 지금 집 입구에 와 있어. 오래 붙잡지 않겠네!”김상곤은 일부러 시큰둥하게 물었다.“전화로 하면 안 되는 얘기입니까?”배 회장은 한층 더 낮은 자세로 말했다.“상곤 씨, 나 때문에 많이 화난 거 알아. 이번 일은 정말 내가 잘못했어. 그래서 어떻게든 만회하고, 제 잘못을 조금이라도 바로잡고 싶어서 그래. 기회를 한 번만 줘. 정말 오래 붙잡지 않을게. 10분이면 충분해.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정을 생각해서 한 번만 만나 주게……”김상곤은 일부러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알겠습니다. 나갈 테니까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어요.”배 회장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그래, 그렇게 하지! 입구에 있으니까 나오면 바로 보일 거야.”“알았어요.”김상곤은 짧게 대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흥분을 감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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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4장

김상곤이 밖으로 나오자 계단 아래 서 있던 배 회장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다시 마주한 순간, 김상곤은 배 회장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 다시 치밀어 올랐다. 그의 눈빛에는 마치 칼날이라도 서린 듯했다.반면 배 회장은 김상곤을 보자마자 얼굴 가득 아첨하는 미소를 지었다. 김상곤이 계단을 다 내려오기도 전에 성큼성큼 다가와 계단 중간에서 그의 손을 덥석 잡고는 죄송한 표정으로 말했다.“상곤 씨, 정말 내가 미안하네!”김상곤은 상대가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뻔히 알고 있었기에 비웃듯 말했다.“배 회장님, 이렇게 오래 알고 지냈는데 회장님이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 줄은 오늘 처음 알았네요!”배 회장은 얼굴이 붉어지며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상곤 씨, 나한테 불만이 많은 거 잘 알고 있네. 변명은 하지 않겠네. 그 일은 정말 내가 잘못한 게 맞아. 하지만 맹세코 처음부터 자네를 속일 생각은 없었네. 정말 자네한테 주임 자리는 만들어 줄 생각이었어.”그는 이를 악물더니 결국 입을 열었다.“솔직히 말하겠네. 마지막에 일이 그렇게 꼬인 건 전부 우리 집사람 때문이야. 계속 옆에서 자네를 그렇게 도와주면 분명 꼬투리를 잡힐 거라고, 누가 문제 삼기라도 하면 내 승진까지 물 건너갈 수 있다고 귀에다 대고 그러더군. 나도 순간 욕심이 생겼네. 그렇게 오래 기다려 겨우 찾아온 승진 기회였는데 이번에도 놓치면 앞으로는 영영 기회가 없을 것 같았어. 그래서 결국 자네와의 약속을 어기게 됐네.”김상곤은 반신반의하며 물었다.“이런 일을 아내 탓으로 돌리는 건 좀 그렇지 않습니까?”배 회장은 다급하게 손을 내저었다.“그게 어떻게 집사람 탓으로 돌리는 거겠나. 상곤 씨, 내 목숨을 걸고 맹세하겠네. 이번 일은 정말 내가 시야 좁은 집사람 말에 휘둘린 거야. 내가 거짓말이라도 했다면 오늘 밤 당장 하늘이 나를 데려가도 좋아!”그제야 김상곤은 그의 말을 80% 정도는 믿게 되었고, 마음속 응어리도 제법 풀렸다.그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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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5장

김상곤이 협회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는 순간, 배 회장은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그가 그토록 기다린 것도 바로 김상곤의 이 한마디였다. 김상곤이 돌아오겠다는 의사만 밝혀 주면 가장 큰 고비는 넘긴 것이나 다름없었다.이제 앞으로 승진할 수 있을지는 더 이상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서화협회 회장 자리만 무사히 지킬 수 있어도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배 회장은 감격한 표정으로 김상곤의 손을 꽉 잡고 말했다.“정말 잘됐네, 상곤 씨! 자네가 돌아오면 우리 둘이 다시 힘을 합쳐 협회를 잘 이끌어 가자고. 걱정 마. 기회가 생기면 내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서 자네도 하나씩 다시 승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네.”하지만 김상곤은 이미 배 회장을 완전히 신뢰하지는 않았다.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승진 이야기는 지금은 하지 말죠.”그러고는 일부러 한껏 허세를 부리기 위해 뒤쪽의 청년재의 웅장한 정문을 가리키며 말했다.“사실 제 형편이나 나이를 보면 더 이상 뭘 욕심 낼 이유도 없습니다. 서화협회에 간 것도 그저 좋아서였어요. 즐거우면 계속 다니는 거고, 즐겁지 않으면 그만두면 그뿐입니다. 앞으로 무슨 직책을 맡든 크게 중요하지도 않아요. 직책이 아무리 높아도 청년재에 집 한 채 마련하는 것보다야 어렵겠습니까.”물론 이런 말을 하면서도 김상곤은 속으로는 자신감이 없었다.청년재 집값이 엄청나게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그 집은 자신이 돈을 주고 산 것도 아니었고, 시후가 돈을 주고 산 것도 아니었다. 시후가 풍수를 봐 주고 얻어 낸 집이었을 뿐이었다.사람들은 흔히 청년재에 사는 사람이라면 부자거나 권력자라고 생각했지만, 김상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자신들의 집은 결코 엄청난 부자 집안이 아니었다. 그저 우연한 기회에 이곳의 집주인이 되었을 뿐이라는 걸.하지만 지금 그는 배 회장 앞에서 자신이 엄청난 부자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서화협회 일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 주고 싶었다.배 회장은 김상곤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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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6장

“맞네, 맞아.”배 회장은 크게 공감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상곤 씨, 자네가 서화협회에 온 건 그냥 취미 삼아 즐기려고 온 거라는 걸 나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네. 자네 정도 형편이면 협회에서 받는 푼돈이야 눈에 들어오기나 하겠나?”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그래도 상곤 씨, 내가 나이 많은 형님으로서 솔직히 한마디 하겠네. 가끔은 너무 모든 걸 취미처럼만 생각해서는 안 되는 거야. 아무래도 여긴 협회라는 조직이니까 모든 일을 장난처럼 대하면 여러 가지가 허술해질 수밖에 없어. 협회에서는 조금만 허점이 보여도 금세 꼬투리를 잡히기 마련이네. 이번에 자네가 장 사장과 함께 일을 벌인 것도 그렇지. 내가 보기엔 자네는 워낙 솔직한 성격이라 그 사람 꼴 보기 싫어서 장난삼아 한번 골탕 먹인 거겠지만, 그런 일이 밖으로 알려지면 결국 협회에서 자네 입지만 좁아질 수 있어.”김상곤도 배 회장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의 행동을 '솔직한 성격' 때문이라고 좋게 말해 주니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확실히 제가 너무 충동적이었습니다. 앞으로는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습니다.”배 회장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상곤 씨, 지난 일은 우리 둘 다 여기서 끝내고 깨끗이 잊어버리자고. 앞으로 협회에서는 예전처럼 좋은 친구로 지내자고. 자네 일은 내가 항상 마음에 두고 챙기겠네. 아직 나를 완전히 믿지 못하겠다면 앞으로 내 행동을 보면 될 걸세.”김상곤은 여전히 마음속 응어리가 남아 있었고 배 회장을 완전히 신뢰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분위기를 생각해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회장님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저도 믿겠습니다.”“좋아!”배 회장은 웃으며 말했다.“밖이 꽤 춥네. 오래 붙잡지는 않겠네. 언제 복귀할지만 정하면 돼. 요즘 별일 없고 빨리 나오고 싶으면 내일 아침 바로 협회로 오게. 내가 다 준비해 놓겠네. 조금 더 쉬고 싶으면 며칠 더 쉬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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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7장

시후는 장인어른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밖에서 돌아오는 모습을 보자, 서화협회 복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그래서 일부러 모르는 척 물었다.“아버님, 무슨 좋은 일 있으셨어요? 표정이 아주 좋으신데요.”김상곤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은 서방, 이화룡 씨 정말 대단하더라! 자네가 오늘 오후에 이야기한 지 얼마나 됐다고 배기동이 저녁에 직접 찾아와서 나더러 협회로 돌아와 달라고 사정하더라고!”그러고는 신이 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배 회장이 나한테 주임 자리를 마련해 줬어. 예전 상임부대표 자리보다는 한참 낮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지. 나도 승낙했고 내일부터 바로 출근하기로 했어.”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장인어른은 능력이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집에만 계속 있는 것보다는 적당히 할 일을 만들어 주는 편이 여러모로 나았다. 그래서 웃으며 말했다.“잘됐네요. 적어도 이제 집에서 심심하게 지내실 일은 없겠어요.”김상곤은 신이 난 표정으로 말했다.“오늘 내가 배 회장을 제대로 눌러 놨어. 내가 뭐라고 했는지 아나? '나도 청년재에 사는 사람인데 서화협회 자리 하나가 뭐가 그렇게 대수냐.' 딱 이렇게 말했지. 그랬더니 그 친구가 바로 깨닫더라고. 그때 표정을 봤어야 했는데, 정말 볼 만했어!”그때 현관문이 열리며 유나가 집으로 들어왔다. 마침 김상곤이 '정말 볼 만했다'며 손짓까지 섞어 가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본 유나는 웃으며 물었다.“아빠,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요? 그렇게 신나셨어요?”김상곤은 딸에게 자신의 일을 알리고 싶지 않았기에 얼른 웃으며 말했다.“별거 아니다. 은 서방이랑 협회 이야기 좀 하고 있었어. 유나야, 저녁은 먹었니?”“먹었어요.”유나가 대답했다.“엠그란드 그룹에서 직원 식사하고 왔어요.”그러고는 다시 물었다.“아빠, 엄마랑 두바이에서는 재미있게 놀다 오셨어요?”김상곤은 아까까지의 우울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채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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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8장

말을 마친 시후는 김상곤이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아버님, 그럼 전 이만 올라가 보겠습니다.”……다음 날 아침, 김상곤은 일찍부터 차를 몰고 서화협회로 출근했다.그가 복귀했다는 소식을 두고 뒤에서 수군거리는 사람은 적지 않았지만, 모든 부회장들이 미리 입단속을 해 둔 덕분에 누구도 김상곤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꺼내지는 못했다.김상곤은 처음에는 혹시라도 비웃음을 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예상과 달리 사람들은 모두 이전보다 더 공손하게 대해 주었다. 덕분에 그는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며칠 뒤, 변태섭과 한미정은 신혼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한편 서준자동차 출범 발표회도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Samson 그룹은 국내에서 이미 여러 투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지금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프로젝트는 곧 공식 발표를 앞둔 서준자동차였다.서준자동차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하기 위해 Samson 그룹과 시후는 함께 논의한 끝에, 시후의 외할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서준자동차의 회장직을 맡기로 결정했다. 또한 시후의 친할아버지인 은충환도 LCS 그룹을 대표해 발표회에 참석하기로 했으며, 시후의 지분을 대신 보유하는 만큼 부회장 직함도 함께 맡게 되었다.다만 시후와 Samson 그룹이 협의한 최종 결정에 따르면, 실질적인 회장은 둘째 외삼촌인 안태풍이 맡고, 최고경영자(CEO)는 변태섭이 맡기로 했다. 원칙적으로 안태풍은 서준자동차의 생산과 운영에는 개입하지 않고, 최대한의 권한을 변태섭에게 위임하기로 했다.서준자동차의 출범을 크게 알리기 위해 Samson 그룹과 LCS 그룹은 곧 전례 없는 대규모 사업 협력을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양측은 어떤 분야에서 협력하는지에 대해서는 끝까지 공개하지 않았다.LCS 그룹은 국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했고, Samson 그룹 역시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세계적인 한인 기업으로서 국내에서도 막강한 영향력과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었다.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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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9장

그동안 LCS 그룹과 Samson 그룹의 오랜 갈등은 대부분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깊어진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당시 시후의 아버지인 은서준은 폴른 오더의 표적이 된 뒤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로스차일드 가문과 정면으로 맞섰다.바로 그 일 때문에 LCS 그룹은 로스차일드 가문으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게 되었고, 결국 은충환은 어쩔 수 없이 은서준을 가문에서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당시 은충환은 가장 아끼던 둘째 아들이 이미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는 단지 LCS 그룹이 로스차일드 가문과 계속 대립해 봐야 얻을 것은 없고, 오히려 가문의 국제적 발전에 큰 걸림돌만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그래서 로스차일드 가문에 우호적인 뜻을 보이고 적대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은서준을 집에서 내쫓았다.하지만 그의 진심은 은서준을 영원히 내쫓는 것이 아니었다. 겉으로만 가문에서 내보내는 모습을 보여 은서준이 더 이상 LCS 그룹의 자원을 동원해 로스차일드 가문과 맞서지 못하게 하는 한편, 로스차일드 가문도 만족시키려 했던 것이다.게다가 그는 당시 LCS 그룹과 로스차일드 가문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사업 경쟁일 뿐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 정도 경쟁이 실제 보복이나 살인 같은 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쉽게 말해, 두 기업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한쪽 회사의 회장이 상대 회사에 성의를 보이기 위해 자기 회사 CEO를 해임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여겼다. 그런 경우 CEO가 잠시 물러나는 일은 있어도 상대 회사가 사람을 보내 암살하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래서 은서준이 아내와 시후를 데리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기로 했을 때도 은충환은 그곳이 아들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 무렵 아들의 성격이 지나치게 날카로워졌다고 생각해 다른 지역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쉬다 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여겼다.하지만 그가 휴식이라고 생각했던 여정은 결국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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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0장

시후가 차를 몰고 빌라 앞에 도착하자 차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Samson 그룹 가족들이 모두 빌라 밖으로 나왔다.안산은 아내의 부축을 받으며 가장 앞에 섰고, 네 남매가 그 뒤를 따랐다. 제이크 한도 함께 밖으로 나와 손님을 맞이했다.차 안에 있던 은충환은 Samson 그룹 사람들이 모두 마중 나온 모습을 보고 놀라면서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차가 천천히 속도를 줄이는 동안 그는 본능적으로 안전벨트를 풀고 곧바로 문을 열려고 했다.안전벨트 경고음이 울리는 순간 시후도 차를 완전히 세웠다.은충환은 차가 멈추자마자 곧바로 문을 열고 기다렸다는 듯 차에서 내렸다.안산도 걸음을 재촉해 은충환이 내리는 순간 차 앞으로 다가왔고, 가장 먼저 두 손을 내밀며 감회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은 회장, 정말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별일 없으셨죠?”은충환도 그의 두 손을 맞잡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안 회장님, 오랜만이군요. 잘 지내셨습니까?”짧은 인사였지만 두 사람은 맞잡은 손을 여러 번 힘 있게 흔들었다.그때 시후의 외할머니도 앞으로 나와 반갑게 인사했다.“은 회장님, 정말 오랜만이에요.”은충환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사모님도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덕분에 잘 지냈어요.”외할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뒤에 있는 자녀들에게 말했다.“다들 뭐 하니? 얼른 은 회장님께 인사드려.”시후의 세 외삼촌과 막내 이모도 한 목소리로 인사했다.“회장님, 안녕하셨습니까.”은충환은 네 사람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다들 잘 있었구나. 정말 오랜만인데 많이들 변했네.”안충주가 공손하게 말했다.“회장님, 예전에 뵐 때는 저희도 한창 젊었는데 이제는 하나둘 중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은충환은 감회에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꽃은 다시 피어도 사람의 젊음은 돌아오지 않는 법이지. 그래도 마음에 후회만 없다면 나이 드는 것도 나쁘지 않아.”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였다.“말씀 그대로입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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