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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는 재벌가 사위다: Chapter 6671 - Chapter 6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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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1장

은충환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의사가 늘 술은 마시지 말라고 하지만, 오늘만큼은 꼭 몇 잔 해야겠군요.”모두가 세 노인을 가운데 모시고 함께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안산은 은충환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힌 뒤 직접 술잔을 따라 주고 자신의 잔도 가득 채웠다. 그러고는 자녀들과 시후를 향해 말했다.“오늘은 다들 같이 한잔씩 하자고.”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세 외삼촌과 이모, 그리고 제이크 한의 술잔을 채워 주었다.안산은 술잔을 들고 은충환을 바라보며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은 회장, 그동안 Samson 그룹 사람들이 회장님께 너무 무례했습니다. 저희가 잘못한 일이 많았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Samson 그룹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부디 지난 일을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말아 주십시오!”은충환은 안산의 말뜻을 잘 알고 있었다. 그동안 자신은 Samson 그룹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냉대를 받아왔다. 예전에 해외의 한 중요한 행사에서 안태풍을 만났을 때도, 안태풍은 아랫사람임에도 그에게 조금의 존중하는 태도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은충환은 언제나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사람이었다. Samson 그룹 사람들이 자신을 원망한 것도 안예선이 LCS 그룹으로 시집온 뒤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이해심이 넓은 친정이라 해도 마음속에 원망이 남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더구나 안예선은 Samson 그룹의 장녀이자 모두가 가장 아끼던 존재였다. 부모의 사랑은 물론이고 세 남동생과 막내 여동생에게도 그녀는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 안예선의 죽음은 Samson 그룹 모두에게 너무도 큰 상처였다.그래서 은충환도 술잔을 들어 진심을 담아 말했다.“나는 평생 많은 사람을 원망하며 살아왔어요. 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을 원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예선이와 서준이의 일이 한국에서 벌어진 이상, 그 책임은 LCS 그룹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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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2장

안산은 시후를 바라보며 자애로운 눈빛으로 말했다.“시후야, Samson 그룹에게 부모님의 원수를 갚는 일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두 집안에 가장 중요한 건 네가 반드시 무사히 살아남는 거야. 그러니 꼭 기억해라. 복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네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 네 목숨을 걸어야만 가능한 복수라면 외할아버지는 차라리 그 원수를 갚지 않는 편을 택하겠다.”그는 말을 이었다.“시후야, 너는 부모님이 남긴 유일한 혈육이다. 네 어머니는 내 자식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아이였고, 네 아버지 역시 네 할아버지에게는 가장 자랑스러운 아들이었을 게다. 그러니 네 몸에는 Samson 그룹과 LCS 그룹, 두 집안의 가장 훌륭한 피가 흐르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혈통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네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우리 두 집안 모두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손실이 될 거다.”은충환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시후야, 외할아버지 말씀이 맞다. 복수보다 중요한 건 네가 살아남는 거야.”시후는 두 노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덟 살 때부터 부모님의 원수를 갚는 일을 삶의 유일한 목표로 삼아 살아왔고, 지금까지 모든 것을 참고 견딘 것도 언젠가 직접 원수를 처단하기 위해서였다. 위험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목표를 포기한다면 자신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물론 두 노인 앞에서 오시연과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는 생각을 말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두 사람의 말을 받아들이며 말했다.“외할아버지, 할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신중하게 행동하겠습니다.”그때 외할머니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시후야, 방금 외할아버지 말씀도 들었지? 네 몸에는 부모님의 유일한 혈통이 이어지고 있어. 너도 이제 적지 않은 나이니까 서둘러 그 혈통을 이어가야 하지 않겠니?”그러고는 다시 물었다.“시후야, 유나와는 도대체 언제쯤 아이를 가질 생각이니?”시후는 난처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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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3장

그래서 자신과 유나의 결혼이 애초부터 평범한 결혼이 아니었다는 점을 떠나, 설령 일반적인 부부였다 하더라도 지금 이 시점에 아이를 가질 생각은 없었다. 언젠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게 된다면, 자신의 아이 역시 과거의 자신과 같은 운명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그래서 시후는 외할머니 오혜인에게 말했다.“외할머니, 지금은 아이를 가질 때가 아닙니다. 로스차일드 가문이 저를 위해 구축하고 있는 AI 시스템이 곧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입니다. 그때가 되면 저는 제이크 한 경감님과 함께 먼저 주도권을 잡고 움직일 생각입니다. AI를 활용해 전 세계에 있는 폴른 오더의 거점을 찾아낼 거거든요. AI는 엄청난 연산 능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폴른 오더의 거점을 찾아내기만 하면 하나씩 제거해 나갈 생각입니다. 그러려면 앞으로 세계 곳곳을 계속 돌아다녀야 할 텐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아이를 가질 계획을 세울 수 있겠어요.”시후의 말 가운데 아이를 가질 여유가 없다는 부분만은 선의의 거짓말이었지만 그 밖의 내용은 모두 사실이었다.시후의 생각에 폴른 오더는 400년 넘게 이어져 온 거대한 조직이지만, 아무리 거대한 조직이라도 하나씩 힘을 약화시켜 나간다면 언젠가는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었다.지금 당장은 오시연과 정면으로 맞설 수는 없지만, 예전에 키프로스 거점을 기습했던 것처럼 세계 곳곳에 있는 폴른 오더의 거점을 하나씩 제거하는 것은 가능했다.그렇게 하면 오시연의 외부 세력을 계속 약화시킬 것이다.게다가 무엇보다 이 방법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공세이자 최선의 방어였다.오시연은 극도로 신중한 성격이었기에 시후가 움직임을 빠르게 가져가고 공격 강도를 높일수록 오히려 더 몸을 숨기고 더욱 조심할 것이다. 반대로 시후가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타격도 주지 않는다면, 그녀는 다시 Samson 그룹을 목표로 삼을 가능성이 컸다.시후는 여전히 오시연이 왜 이렇게까지 Sam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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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4장

은충환이 좀 더 머물고 싶다는 말을 듣고 가장 기뻐한 사람은 뜻밖에도 시후의 외할아버지 안산이었다.그는 웃으며 말했다.“은 회장님, 그럴 거라면 아예 우리 집에서 지내시죠. 방도 넉넉하니 같이 지내면서 술도 한잔하고 옛이야기도 나누고 편하게 지냅시다.”은충환은 미소를 지으며 손사래를 쳤다.“사돈, 마음은 정말 고맙네만 집에서 묵는 건 아무래도 폐가 될 것 같네요. 차라리 버킹엄 호텔에 묵는 편이 더 편하겠습니다. 술 한잔하고 이야기 나누고 싶으면 언제든 찾아오겠습니다. 거리도 가깝고 오가기도 편하잖습니까.”안산이 다시 권하려는 순간 시후가 먼저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샹젤리 스파 호텔은 예전에 제가 안세진 부장에게 부탁해서 대부분 다시 사들였습니다. 바로 옆집 한 채만 제가 가끔 사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비어 있습니다. 이화룡 대표에게 말씀드려 한 채를 바로 준비하게 하겠습니다. 이화룡 대표도 대부분 산 아래에 있으니 생활하시는 동안 필요한 건 모두 챙겨드릴 수 있습니다. 시내에 가실 일이 있으면 이화룡 대표가 직접 모셔다 드리면 되고요.”은충환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었다.“그래, 그게 제일 편하겠구나. 내일 발표회도 버킹엄 호텔에서 열리니까 오늘 밤은 우선 호텔에서 묵고 발표회가 끝난 뒤 이곳으로 옮기도록 하마. 여기 환경이 참 좋아. 서울보다 훨씬 조용해서 마음에 들고. 시후야, 차만 한 대 준비해 주면 될 것 같구나. 생활은 내가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으니 사람까지 붙여 줄 필요는 없다.”안산은 궁금한 듯 물었다.“은 회장님, 이번에 서울에 오시면서 왜 자녀분들 가운데 한 사람도 안 데려오셨습니까?”은충환은 시후를 한번 바라본 뒤 안산에게 말했다.“웃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 블랙 드래곤이 구름산으로 쳐들어왔던 일을 기억하시지요? 그때 LCS 그룹 자식들 가운데 시후를 제외하면 제대로 배짱 있는 놈이 하나도 없었어요. 하나같이 목숨만 아까워하는 겁쟁이들이었지. 나중에 시후가 성도민을 거둔 뒤에는 그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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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5장

안산도 깊이 공감하며 말했다.“시후야, 내 생각도 네 할아버지와 똑같다. Samson 그룹이 가진 모든 자원도 전부 네가 마음대로 활용해도 된다.”화기애애한 저녁 식사가 이어지는 동안 모두가 술잔을 주고받았고, 오랜 세월 쌓여 있던 앙금을 푼 두 노인도 점점 더 환하게 웃었다.하지만 대화가 의도치 않게 자연스레 시후의 부모 이야기로 흘러갈 때마다 두 사람의 눈가는 어느새 붉게 물들곤 했다.시후는 그런 모습을 보며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앞으로는 두 집안 사이에 더 이상 갈등도 오해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생전에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했던 부모님도 하늘에서 이 모습을 본다면 두 노인이 화해한 것을 누구보다 기뻐할 것이라고 믿었다.식사가 끝난 뒤에도 은충환은 시후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고 한참 뒤에야 아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 인사를 했다.시후는 이화룡을 불러 차를 준비하게 한 뒤 은충환을 먼저 버킹엄 호텔까지 모셔다드리고, 그제야 집으로 돌아왔다.다음 날 기자회견은 오후로 예정되어 있었다. 오전에는 두 노인과 시후의 세 외삼촌이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변태섭 부부를 만나 발표회 진행 순서와 발표 내용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기로 되어 있었다.그날 밤 시후는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곁에서 들려오는 유나의 고른 숨소리를 들으며 아내가 이미 깊이 잠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시후의 머릿속에는 외할머니가 했던 말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지금까지 한 번도 아이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외할머니의 말은 그의 마음속에 작은 씨앗 하나를 심어 놓았다.대를 이어 간다는 것. 그것은 어느새 그의 어깨 위에 무겁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책임으로 내려앉아 있었다. 부모님이 남긴 핏줄을 계속 이어 가야 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실감했다.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세상을 떠나는 순간 자신의 대가 끊기고, 어떤 사람은 다음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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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6장

시후는 문득 자신이 끝내 오시연을 이기지 못하고 그녀의 손에 죽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를 떠올렸다. 부모님이 남긴 마지막 핏줄마저 자신의 대에서 끊어지게 된다면, 자신은 과연 부모님을 어떤 얼굴로 마주할 수 있을까.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는 순간, 그는 조용히 몸을 돌려 곁에서 곤히 잠든 유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여보… 우리… 아이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시후는 그저 혼잣말처럼 속삭였을 뿐이었다. 유나가 들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눈을 감은 채 잠들어 있던 유나가 몽롱한 목소리로 웅얼거렸다.“여보… 요즘은… 너무… 너무 바빠요… 우리… 1… 2년만 더 있다가… 아기 가지면 안 될까요…”시후는 깜짝 놀랐다. 자세히 보니 유나는 아직도 잠든 상태였다. 사람은 꿈을 꾸다 보면 현실과 꿈을 구분하지 못할 때가 있다. 꿈속에서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는데 현실에서도 그 사람이 곁에서 말을 걸면, 그대로 꿈속 상황에 이어 답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시후는 지금 유나의 꿈속에도 자신이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다만 그녀의 대답이 진심이었는지, 꿈속에서 무심코 한 말인지는 알 수 없었다.애초에 정말 답을 들으려고 한 질문도 아니었기에 시후는 유나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괜찮아요. 나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아. 천천히 생각해도 돼요.”유나도 그의 말을 들은 듯 옅게 웃음을 터뜨리며 잠결에 애교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고마워요… 여보가 최고야…”……바로 그 시각, 가야산의 한 사찰.분위기부터 남다른 한 여인이 마당에 홀로 앉아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오늘은 기온이 크게 떨어졌고, 북쪽에서 불어온 찬바람이 하늘을 덮고 있던 구름을 모두 걷어냈다. 밤하늘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이 여인은 바로 시후의 어머니, 안예선이었다.가야산은 남쪽에 위치해 있었지만 겨울의 습한 추위는 유난히 매서웠다. 그런데도 안예선은 얇은 긴 겉옷 하나만 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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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7장

안예선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사람의 기쁨과 슬픔은 결코 완전히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같은 처지에 있을 때는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할 수 있지만, 누군가 먼저 그 상황에서 벗어나면 남겨진 사람은 오히려 더 큰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예를 들어 고등학교 친구들이 모두 대학 입시에 실패했다면, 같은 처지라는 사실만으로도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된다.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추가 합격으로 하나 둘 대학에 들어가고, 자신만 무더운 8월 말에 일하러 가야 한다면 어떨까. 친구들의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하겠지만, 마음 한구석은 더욱 외롭고 허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대학에 가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처지를 함께 공감해 줄 사람마저 사라졌기 때문이다.안예선에게는 지난 20년 동안 단 한순간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은 고민이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모든 일이 끝난 뒤 아들 시후를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의 인생에서 20년이라는 긴 시간을 비워 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였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시아버지인 은충환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였다. 아들인 은서준은 이미 세상을 떠났는데, 며느리인 자신만 살아 돌아왔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막막했다.이 생각이 떠오르자 안예선은 가슴이 저릿하게 아파왔다. 20년 동안 홀로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조금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난 20년은 하루도 빠짐없이 고통의 연속이었다.무엇보다 단 하나뿐인 아들 시후를 20년 동안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잔인한 형벌이었다.손금옥은 안예선의 슬픈 표정을 보고 조심스럽게 위로했다.“사모님, 너무 앞선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지금은 은 회장님과 친정아버님께서 오해를 푸신 것만으로도 두 분께는 큰 다행입니다. 게다가 폴른 오더를 완전히 해결하려면 아직도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데, 벌써부터 그 이후 일을 걱정하실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안예선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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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8장

“그건 아니고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오늘 좀 일찍 깬 것 같아. 어젯밤에 거래처 사람들이랑 술을 좀 마셨더니 아직 술이 덜 깼네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말했다.“여보, 나 어젯밤에 여보 꿈꿨어요.”시후는 모르는 척 놀란 표정을 지었다.“나? 무슨 꿈이었는데요?”“처음에는 우리 둘이 같이 밥을 먹으러 갔는데, 여빈이도 있었어요. 여빈이가 새로 사귄 남자친구를 소개해 주겠다고 데려왔거든요. 그런데 막 밥을 먹으려는 순간 여보가 갑자기 저한테 이상한 질문을 했어요.”시후는 무슨 꿈인지 대충 짐작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척 물었다.“내가 무슨 질문을 했는데요?”유나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잘 기억은 안 나는데… 좀 엉뚱한 질문이었던 것 같아요. 여빈이도 옆에서 계속 놀리고… 꿈 속인데도 너무 창피했어요.”시후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다행히 꿈이네. 현실에서라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런 엉뚱한 질문은 안 하죠.”유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꿈이라는 게 원래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잖아요.”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여보, 오전에 엠그란드 그룹에 다녀와야 하는데, 오후에 일정 있어요?”시후는 고개를 저었다.“없는데, 왜요?”유나는 말했다.“오늘 오후에 버킹엄 호텔에서 발표회가 열리잖아요. Samson 그룹이랑 LCS 그룹이 큰 협력 사업을 발표한다던데요. 제 거래처 중에 경제 전문 매체에서 일하는 분이 계신데, 오늘 발표회 취재를 가신대요. 이번에는 초청된 언론사가 많고, 매체마다 배정된 자리도 넉넉해서 두 자리 정도는 남는다고 하더라고요. 나도 한번 가서 구경해 보고 싶은데, 당신도 같이 갈래요?”시후는 조금 놀랐다. 유나가 이번 발표회에 관심을 가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원래 시후는 오전에는 버킹엄 호텔에서 내부 회의에 참석하고, 오후 발표회 때는 언론석에 섞여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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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9장

유나의 말처럼 수도권은 물론 전국이 Samson 그룹과 LCS 그룹의 협력 발표를 주목하고 있었다.두 그룹의 관계와 오랜 갈등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전국적인 화젯거리였다.당시 신문과 잡지, 연예·경제 매체들은 두 재벌가의 갈등을 앞다퉈 분석했고, 지금도 인터넷에서 검색만 하면 관련 기사와 이야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물론 그 가운데 상당수는 당시 사건을 과장하거나 각색한 내용이 많아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고 신뢰하기 어려운 것들이었다.하지만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재벌가 이야기가 오히려 사람들에게는 가장 좋은 화젯거리가 되곤 했다.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두 그룹은 그 갈등에 대해 단 한 번도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이 없었고 서로 교류하고 있다는 증거도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그래서 사람들은 정확한 내막은 몰라도 두 그룹이 오래전부터 완전히 등을 돌린 사이라는 사실만은 모두 알고 있었다.그런 두 그룹이 갑자기 전략적 협력을 발표한다고 하니 언론은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큰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이번 발표회 역시 그만큼 대대적으로 준비됐다. 버킹엄 호텔에서 가장 큰 연회장을 발표회장으로 꾸며 2천 명이 넘는 취재진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주요 언론사들도 모두 초청 대상에 포함됐고, 참석을 확정한 기자와 관계자만 해도 이미 2천 명을 넘어섰다.시후는 평소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는 유나가 이번 발표회만큼은 직접 가 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 조금 의외였다.어쨌든 그는 일반 관람객처럼 발표회장을 찾을 계획이었기에 유나와 함께 간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었다.유나는 아침 식사를 마치자마자 일찍 집을 나섰고, 시후도 얼마 지나지 않아 차를 몰고 버킹엄 호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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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80장

오늘 버킹엄 호텔은 일반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호텔 안팎에는 경호 인력이 삼엄하게 배치돼 Samson 그룹과 LCS 그룹 핵심 인사들의 안전을 철저히 책임지고 있었다. 심지어 정부에서도 대규모 경호 인력을 파견해 현장 경비를 지원할 정도였으니, 대한민국이 최대 해외 투자자인 Samson 그룹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여실히 보여 주는 모습이었다.동시에 이는 외부는 물론 Samson 그룹을 노리는 세력에게도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Samson 그룹은 대한민국에 막대한 투자를 가져오는 귀한 손님이며, 누구도 그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시후가 버킹엄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외가 식구들과 할아버지는 이미 가장 큰 회의실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변태섭도 아내 한미정을 데리고 일찍 도착해 있었다. 오늘은 두 그룹의 협력 사업을 공식 발표하는 것은 물론, 두 사람의 인사 발령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었다.시후가 합류하자 모두는 발표회 진행 순서와 공개할 세부 내용을 하나씩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안태풍이 입을 열었다.“그럼 오늘 발표회 진행 순서를 먼저 설명드리겠습니다. 기자회견은 오후 2시에 시작합니다. 별도의 사회자는 두지 않고 제가 직접 진행을 맡겠습니다. 2시부터 2시 20분까지는 제가 언론에 환영 인사를 드리고, Samson 그룹과 LCS 그룹의 공동 프로젝트인 서준자동차 브랜드를 공식 발표하겠습니다.”“그 다음에는 은 회장님께서 먼저 말씀을 하시고, 이어서 아버님께서 연설하실 예정입니다. 두 분께서는 이번 협력의 배경과 목표를 중심으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두 분의 말씀이 끝나면 제가 다시 무대에 올라 1차 발표를 정리하면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통해 서준자동차의 주요 정보를 공개하겠습니다. 투자 규모와 생산 설비, 조직 규모는 물론 앞으로 출시할 차량의 콘셉트까지 모두 소개할 예정입니다.”“이후에는 변 교수님과 한 교수님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두 분의 경력과 서준자동차에서 맡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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