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Bab 3511 - Bab 3520

3547 Bab

제3511화

“사장님, 정말 이대로 가셔도 괜찮으시겠어요?”은미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듯 묻자, 백림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다들 은미 씨를 얕보시네요. 은미 씨를 진짜로 감당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실력이 출중하다는 거겠죠.”그 말만 남긴 채, 백림은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났다.은미는 조백림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 눈빛에는 아쉬움과 허탈함이 스쳤고, 고개를 숙이며 그 자리에 잠시 서 있었다.주말이 되었고, 전날 술자리가 있었던 백림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정오 무렵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정선숙 아주머니가 백림이 벗은 외투를 받아서 들며 다정하게 인사했다.“오셨어요, 도련님.”“어머니는요?”백림은 거실 쪽을 힐끗 바라보며 물었다.“2층에 계세요.”이에 백림은 고개를 끄덕이고, 계단을 올라 2층으로 향했다.서재 문이 반쯤 열려 있자, 백림은 조용히 문을 밀고 들어갔다. 방긋 웃으며 인사하려던 순간, 걸음을 멈췄다.책상 앞에 앉은 유정이 넉넉한 니트 차림으로 단정히 앉아 있었고, 옆모습은 진지하고 고요했다.유정은 손에 붓을 들고 경전을 베껴 쓰고 있었고, 햇살이 풀어진 그녀의 머리 위로 내려앉아 연한 황금빛 광택을 만들어냈다.그 빛은 유정의 귓불 아래 피부를 더 하얗고 여리게 비추고 있었다.문 여는 소리는 작았고, 유정은 깊이 집중하고 있어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그 모습에 백림의 눈빛이 스르르 부드러워졌다.백림은 조심스레 걸어가 유정의 등 뒤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그녀가 적는 글씨를 바라보았다. 한 글자 한 글자 정갈하고 힘 있는 붓글씨였다.그 순간 유정이 미세하게 눈을 움직이며 고개를 들자, 두 사람의 시선이 정확히 마주쳤다.아주 가까운 거리, 백림의 깊고 짙은 눈빛 속에 묘한 미소가 번졌다.“진짜로 경전 베껴 쓰는 거 좋아했어?”유정의 속눈썹이 가볍게 떨렸고, 곧장 시선을 내리고 다시 먹을 찍어 글씨를 이어 나갔다.“내가 먹 갈아줄까?”백림은 소매를 걷으며 말하자, 유정은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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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2화

유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도 알잖아. 조시안 때문이 아니라는 걸.”백림은 유정의 어깨를 눌러 돌려세우고, 고개를 살짝 기울여 여자를 바라보며 손끝으로 턱을 살짝 집어 올렸다.백림의 목소리는 낮고 진지했다.“일부러 숨기려던 건 아니야. 네가 상처받는 거 보려고 그런 것도 아니고. 네가 만화를 좋아하잖아.”“내가 처음부터 진실을 말했으면, 그때 넌 선택을 강요받았을 거야.”“그래서 네가 끝까지 작품을 그릴 수 있도록 기다렸고, 너희가 마주치는 것도 계속 막았던 거야. 그것뿐이야.”유정은 고개를 들었다. 백림의 말을 완전히 믿은 건 아니었지만, 눈빛엔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백림은 유정을 더 꼭 끌어안았다.“유정아, 우리 화해하자.”유정은 백림의 가슴을 밀치며 거리를 두었다.“우리 지금 싸운 것도 아닌데, 무슨 화해야?”“싸운 거 맞아. 네가 예전처럼 웃질 않잖아.”백림은 유정의 관자놀이에 입맞춤하며 중얼거렸다.“네가 웃는 얼굴이 보고 싶어. 가끔 나한테 쓴소리라도 해도 좋으니까. 네가 즐겁기만 하면 날 물어도 괜찮아.”왜 그랬는지 모르게 유정의 눈가가 금세 뜨거워졌다. 마음이 억울하게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고, 손끝은 백림의 셔츠를 꼭 쥐고 있었다.“내가 기분이 좋든 말든, 그게 너하고 무슨 상관인데?”“상관있지. 네가 웃으면 나도 기분이 좋아. 네가 화가 나 있으면, 하루 종일 머릿속이 뒤엉켜서 아무것도 안 돼.”유정은 심장이 어딘가 고장이 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일부러 무심한 척 말했다.“그럴듯하게 말해도 소용없어. 난 그런 말 안 믿거든.”백림은 깊고 진한 눈빛으로 유정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가만히 생각해 봐. 처음부터 지금까지, 너와 관련된 일이라면 내가 언제 소홀히 한 적 있어?”“그날, 네가 날 이용했다고 말했을 때 정말 속이 찢어지는 줄 알았어.”백림의 말에 유정은 고개를 떨궜다. 가슴이 꽉 막히고, 심장이 찌릿하게 아팠다.백림은 유정을 더 꽉 껴안으며 낮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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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3화

유정은 다리를 들어 조백림을 걷어찼다.“너 정말 점점 더 심해지는 거 알아?”“심해져?”백림은 유정이 세게 차지 않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기에 굳이 피하지 않았다.“한번 해보자. 혹시 내가 만족시켜 주면, 너 나한테 시집올 이유가 하나 더 생기겠지?”플러팅을 하는 백림에 유정의 심장이 세차게 뛰었고 이윽고 작게 말했다.“그런 소리 하지 마. 정선숙 아주머니 아직 밖에 계셔.”“아주머니는 벌써 가셨어.”“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유정이 고개를 들자, 백림의 붉고 촉촉한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순간 정신이 아득해졌고,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백림은 유정의 시선을 알아차리고는,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추며, 낮고 유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관계 확실히 하자. 네가 언제든 뽀뽀하고 싶을 때, 난 바로 해줄 수 있어.”유정은 멍해졌고, 마치 동의하는 듯 입가에서 저절로 가벼운 신음이 흘러나왔다. 백림이 정말 너무나도 잘 유혹해 유정은 도저히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적이 침입하기도 전에, 자신이 먼저 항복해 버릴 것만 같아서 너무나 억울했다.긴 키스가 끝나고, 유정은 이마를 남자의 어깨에 기댄 채 쉰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이제 진짜 나가야 해.”이번에 백림은 더 이상 유정을 붙잡지 않았다. 잠시 숨을 고르고 나서, 유정의 손을 잡고 함께 밖으로 나갔다.계단을 내려가며 유정은 뒤늦게 생각이 들었다.‘굳이 관계를 정해야 할 필요가 있나? 지금도 하고 싶으면 키스하고, 백림이 거절할 것도 아닌데.’1층에 도착하자, 주윤숙은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는 걸 보고 부드럽게 웃었다.“혹시 내가 방해한 건 아니지?”이에 유정은 얼른 손을 뺐다.“아뇨, 방금 필사 끝내고 배가 고파서 내려가던 참이었어요.”주윤숙은 백림을 흘긋 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너도 배고팠겠구나?”백림은 입꼬리를 올렸다.“역시 엄마가 제일 잘 아시네요.”주윤숙은 티슈를 백림에게 건네며 말했다.“먹었으면 정리 좀 하지 그래? 정말 예의 없어보여.”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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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4화

유정은 잠깐 멍해졌다가, 그저 백림의 가슴에 기대 남자의 안정감 있고 쿵쿵 뛰는 심장 소리를 들었다.해 질 녘 노을은 진하게 물들었고, 도로 양옆의 울타리 너머로 뻗은 덩굴은 이미 시들어 있었다. 바람이 불자 낙엽이 하늘 가득 흩날렸다.두 사람의 발치에 쉴 새 없이 맴도는 낙엽들은 마치 생명이 꺼지기 직전 마지막 의식을 치르는 듯했다.백림은 유정의 어깨에 떨어진 낙엽을 털어내고, 팔에 힘을 더 주며 여자의 귀 옆에 얼굴을 가까이 댔다.“너 보내기 싫어.”그 말에 유정은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서서히 어두워지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눈동자를 굴리며 슬쩍 떠봤다.“혹시 나 좋아하게 된 거야?”백림은 손바닥으로 유정의 귓가를 천천히 쓸며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너는? 나 좋아하게 됐어?”유정은 본능적으로 대답했다.“아니!”백림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가, 팔로 유정을 더 세게 끌어안았다. 거의 여자의 몸 전체를 자기 품에 눌러 넣듯 껴안으며 낮게 말했다.“좀 상처받았어.”유정은 콧소리로 웃었다.“너한테 마음이라는 게 있었어?”“있지. 못 믿겠으면 직접 만져봐.”백림은 여유로운 웃음을 담아 부드럽게 말했으나 유정은 그런 수작에 넘어가지 않았다.“괜찮아. 그냥 내가 혼자 짝사랑한다고 생각할게.”백림은 별일 아니라는 듯, 낙천적인 말투자, 유정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힐끔 쳐다봤다.‘이게 짝사랑이야? 안고 싶으면 안고, 키스하고 싶으면 하고!’백림은 고개를 숙여, 노을빛이 내려앉은 유정의 하얀 얼굴을 바라봤는데,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마음이 저릿했다. 그래서 참을 수 없이, 다시 유정의 입가에 입을 맞췄다.이제 막 깊은 키스를 하려던 참이었던 그때, 차 한 대가 도로 쪽으로 다가왔다.유정은 곧바로 고개를 돌려 백림의 품에 얼굴을 묻었고, 코트를 끌어당겨 머리를 가렸다.차는 천천히 지나갔고, 백림은 웃음을 터뜨렸다. 웃는 바람에 남자의 가슴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유정도 웃음이 나와, 곧 백림을 밀쳐내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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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5화

조엄화가 시큰둥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너희 엄마한테는 조백림 집으로 돌아간다고 해놓고, 오늘 누가 너 호텔에서 나오는 걸 봤다더라? 그럼 거짓말한 거 아니냐?”유정은 무의식적으로 유신희 쪽을 바라보자, 조엄화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그거 우리 신희가 그런 게 아니야.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어머니한테 보낸 거야. 이젠 이 사실이 밖으로 다 퍼져나갔어! 우리 집안이 망신을 당했다고!”어이없는 말에 유정이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호텔에서 묵었다고 망신이에요? 숙모, 참견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닌가요?”신화선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유정아, 가족이니까 걱정해서 그러는 거야.”서은혜도 곧바로 나무랐다.“성질 좀 죽일 수 없어? 왜 이렇게 욱하는 거야?”유정은 짧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러면 엄마 말은, 누가 날 괴롭혀도 웃으면서 괴롭힘을 당해라는 거예요?”유정의 뼈 있는 말에 조엄화가 날카롭게 소리쳤다.“누가 널 괴롭혀? 다들 널 걱정해서 그러는 거잖아! 넌 참, 성질 하나는 폭탄 같아서 건드리기만 하면 터지네!”“엄마.”신희가 조엄화의 팔을 살짝 당기며 조용하고 부드럽게 말했다.“화내지 마시고 언니 얘기부터 들어보세요. 혹시 언니가 호텔에 묵은 데도 이유가 있었던 거 아닐까요?”신희는 따뜻한 눈빛으로 유정을 바라보며 말했다.“언니, 혹시 사장님이랑 싸운 거예요? 아니면 호텔에 머물면서 누굴 미행하거나 증거라도 잡으려는 거였어요?”그 말에 거실 안은 순식간에 드라마 한 편이 머릿속에 재생되는 분위기가 되었다.유정이 백림과 싸웠고, 의심이 들어서 백림이 다른 여자와 몰래 만나는 걸 잡기 위해 호텔에 묵었다는 시나리오였는데, 꽤 그럴듯해 보이기도 했다.유정은 그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신희는 정말 상상력이 풍부한 게 드라마 작가를 해도 되겠네. 별일도 아닌 호텔 투숙 하나 가지고 드라마 한 편 뚝딱 만들었잖아!”그러나 신희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언니가 말을 안 해주니까 우리도 추측만 할 수밖에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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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6화

유신희는 몰래 주먹을 꼭 쥐었다가, 억지로 미소를 띠며 말했다.“알고 보니 그냥 오해였네요. 그런데 언니, 아까는 왜 바로 보여주지 않고 굳이 사장님이 오기를 기다렸어요? 그랬다면 오해도 생기지 않았을 텐데요.”백림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내가 안 왔으면, 유정이가 증거를 내놔도 안 믿었을 사람이 있었겠죠. 차라리 내가 와서 같이 설명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서은혜를 바라보며 말했다.“어머님, 유정이 일은 제가 책임질게요. 무슨 일이든 저한테 직접 물어보세요.”“괜히 다른 사람 말에 휘둘려서 가까운 사람들끼리 상처 주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거든요.”서은혜는 민망한 듯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그래, 알겠어.”백림은 유정의 손을 꼭 잡았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 챙길게요. 어머님처럼 저도 유정이를 정말 아끼고, 어떤 상황에서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그 말을 들은 유정은 문득 어젯밤, 저녁에 백림과 나눈 포옹이 떠올랐다.‘혹시 거짓말을 자꾸 하다 보면, 나도 그걸 진심으로 믿게 되는 걸까?’배려심 깊은 백림에 서은혜는 깊이 감동한 듯 말했다.“알겠어. 앞으로는 너희 말 믿을게.”백림은 유정을 바라보며, 한층 부드러워진 눈빛으로 말했다.“유정이랑 같이 저녁 먹으려고 레스토랑 예약했어요. 식사 끝나고는 제가 데려올게요.”백림의 말에 서은혜는 반색하며 말했다.“그래, 그래. 다녀와. 기분 좋게 놀다 와!”백림은 서은혜와 신화선에게 공손히 인사하고, 유정을 데리고 밖으로 나섰다.두 사람이 마당을 나와 차에 오르자마자 유정은 꺄르르 웃어버렸다.“아까 숙모랑 신희 얼굴 봤어? 진짜 속이 다 시원하더라!”백림은 눈꼬리를 살짝 치켜올리며 유정을 흘긋 바라보았다.“만약 진짜 아직 호텔에 있었으면, 뭐라고 설명했을 건데?”유정은 콧소리를 내며 당당하게 말했다.“그럼 버틸 수밖에 없지. 내가 어디서 자든 그 사람들하고 무슨 상관인데?”“그런 사소한 일 하나 갖고 말도 안 되는 명분 붙여서 트집 잡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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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7화

피아노를 치던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오며 환한 미소로 인사했다.“조백림!”남자는 훤칠하고 잘생긴 영국 남자였고, 백림이 유정을 소개했다.“내 약혼자, 유정이야.”남자는 놀란 듯한 표정을 짓고는 유정에게 다가가 인사 겸 안아주려 했지만, 백림의 시선에 멈춰 섰다.“얘를 안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야.”남자는 어깨를 으쓱이며 능숙하게 말했다.“정말 인색하네.”백림은 눈썹을 살짝 올리며 태연하게 웃었다.“다른 건 몰라도, 이건 양보 못 해.”유정은 그 말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에 남자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물러서며 유정에게 미소로 인사했다.“난 조지라고 해요. 백림과는 절친이죠.”백림이 덧붙였다.“조지는 본명이 아니야. 자기가 직접 지은 이름이지. 우리나라에서 꽤 흔한 외국인 이름 같다고 좋아하더라고.”유정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은데?”백림이 조지를 향해 말했다.“유정이가 나한테 여길 몇 명이나 데려왔냐고 물었는데, 네가 대답해 줘.”조지는 즉시 손가락을 하나 펴며 과장된 표정으로 말했다.“한 명! 유정 씨는 백림이가 이곳에 데려온 유일한 여자예요!”유정이 장난스럽게 물었다.“그럼 조지 씨, 이런 식의 거짓말을 백림이 대신해 준 게 몇 번이나 되나요?”이에 조지는 손가락을 꼽으며 고민하는 척했다.“하나, 둘, 셋...”백림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조지, 그만 좀 해.”조지는 껄껄 웃으며 유정에게 말했다.“내가 거짓말하는 거 아니에요. 정말로 백림이 여기 데려온 여자는 유정 씨가 처음이에요. 하지만...”조지는 말을 끊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유정 씨가 워낙 사랑스러워서 하는 말인데, 백림은 여자를 다른 곳에 데려갔을 수도 있어요. 걔 꽤 교활하니까 속지 마요.”백림은 할 말을 잃었고, 유정은 정색하며 말했다.“조지 씨 귀띔해 줘서 고마워요.”“아름다우신 유정 씨, 별말씀을 하시네요.”백림의 시선이 점점 살벌해지자, 조지는 황급히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그러고 백림은 피식 웃으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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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8화

아름다우면서도 약간의 쓸쓸함을 머금은 멜로디는 사람들의 마음을 저절로 사로잡았고, 유정도 어느새 조용히 귀를 기울이며 깊게 빠져들었다.이후 이어진 피아노 선율은 더욱 로맨틱하고 화려해졌다. 마치 고통과 불안을 딛고 부활한 사랑처럼 찬란하게 퍼져나갔다.유정은 음악에 이끌려 고개를 돌렸고, 우연히 조백림과 눈이 마주쳤다.촛불 아래 드리워진 그림자 속에서 남자의 눈빛은 깊고 따뜻했다. 눈을 통해 마음까지 꿰뚫는 듯한 그 시선은, 유정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잠시 동안 그 눈빛에 빠져 있다가, 유정은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심장이 마치 고장 난 듯 쿵쿵 두근거렸다.연주가 끝나자, 레스토랑 안엔 따뜻한 박수가 퍼져 나왔다.사람들의 시선이 유정과 백림에게 쏠렸고, 어떤 여성 손님은 자신이 앉은 테이블의 장미꽃을 들고 유정에게 건넸다.“두 분의 사랑이 영원하시길 바랄게요!”이에 유정은 환한 미소로 말했다.이런 축복을, 유정은 받아들여야 할지 순간 망설였다. 하지만 백림이 자연스럽게 꽃을 받아서 들며 말했다.“그럴 거예요. 고마워요.”유정도 급히 고개 숙여 인사했다.“고마워요.”백림은 장미꽃을 테이블 위 화병에 꽂았다.“이건 증거야. 우리가 항상 함께할 거란 증거.”유정이 조용히 물었다.“너는 그런 걸 진짜 믿어?”이에 백림은 진지한 눈빛으로 유정을 바라보며 대답했다.“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유정은 백림의 눈동자를 잠시 바라보다, 말을 아끼고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식사를 이어갔다.식사가 끝난 뒤, 백림은 서은혜와의 약속대로 유정을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유씨 저택 앞에 도착하자, 유정은 차 문을 열며 말했다.“오늘 고마웠어. 곤란한 상황에서 도와줘서 고맙고, 저녁도 정말 맛있었어.”백림의 친구들도 포함해서, 모든 게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백림은 유정을 따라 내려 차에서 내리며, 느긋한 웃음을 띠었다.“그렇게 인사만 하고 갈 거야?”유정이 돌아보았다.“아직 뭐가 남았어?”“줄 게 하나 있어.”백림의 말에, 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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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9화

신희는 어두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흘끗 쳐다보고는, 반려견을 데리고 조용히 안쪽으로 돌아갔다.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운 유정은 조백림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나 도착했어.]유정은 몸을 옆으로 돌리고 양손으로 휴대폰을 감싸 쥔 채 답장을 보냈다.[그럼 일찍 자. 잘 자.][잠이 안 와. 꼬마 요정 생각나서.]유정은 눈썹을 찌푸리며 재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였다.[나한테 꼬마 요정이라고 하지 마!][그럼 누가 해도 돼?][장의현이 학교 다닐 때 붙인 별명이야. 이젠 애도 아니라 썩 내키는 별명도 아니거든.][난 마음에 들어.]그 짧은 말에 유정의 심장이 이상하게 요동쳤고, 얼굴이 뜨거워지는 걸 느끼며 답장을 썼다.[그럼 좋아하는 사람한테 넘겨. 난 잘 거니까 더 이상 안 보내.][약속했어. 꼬마 요정은 이제 내 거.]백림이 일부러 말을 비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유정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처음엔 핸드폰을 꽉 쥐고 한바탕 욕이라도 써보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없이 메시지를 지웠다. 눈을 감았지만 입꼬리는 저절로 올라갔다.다음 날, 유정은 출근 후 업무를 마치고 저녁 무렵 다시 자기 아파트로 돌아왔다.문을 열자마자 백림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급하게 일이 생겨서 며칠 출장을 가. 밥 잘 챙겨 먹어.]유정은 그 말을 읽으며 묘한 감정을 느꼈다.예전에도 두 사람은 일주일, 보름 넘게 못 보는 일이 흔했지만, 백림이 이렇게 먼저 일정을 알려주는 건 드문 일이었다.잠시 후, 유정은 짧게 답했다.[알았어.]백림은 바빴는지 몇 분 뒤에야 답장을 보냈다.[날 보고 싶어해야 해.]유정은 그 메시지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답장을 보내는 걸 포기했다.이틀 뒤, 소강희가 단체 채팅방에 메시지를 보냈다.[오늘 저녁에 우리 셋이 밥 어때?][좋아.]유정이 곧바로 동의했지만, 전소은은 거절했다.[오늘 남자친구 만나기로 했어.]이에 강희는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너 남친 아직 나랑 유정이한테 안 보여줬잖아. 이제 슬슬 공개해야 되는 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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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0화

식사 도중, 강희가 화장실에 가겠다며 유정에게 함께 가자고 손짓했다.화장실에서 나오는 길, 강희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소은이 남자친구 꽤 괜찮지 않아?”유정도 고개를 끄덕였다.“되게 괜찮더라. 우리 셋 중에 이제 너만 솔로네. 괜찮은 사람 있으면 얼른 시작해.”강희는 웃으며 말했다.“회사에 나한테 관심 있는 남자 한 명 있어. 나도 살짝 마음이 있긴 한데, 그 사람이 지방 사람이거든. 우리 집이 반대할까 봐 고민 중이야.”그러고는 다시 한번 웃으며 덧붙였다.“뭐, 급할 건 없지. 넌 약혼해도 혼자인 거나 마찬가지잖아. 우리 둘이 솔로 동지야.”유정은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강희는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유정을 데리고 휴게 공간으로 발걸음을 돌렸다.“오늘 원래 소은이 남자친구랑 단둘이 데이트하려던 거잖아. 우리 좀 밖에서 시간 보내자. 둘이 오붓하게 있게 해줘야지.”그 시각, 룸 안에서는 기호가 유정이 캐비닛 위에 놓고 간 가방을 흘끗 바라보며 물었다.“유정 씨는 무슨 일 해? 방금 그 시계만 해도 억대일 것 같은데.”그러자 소은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유씨 집안의 딸이잖아. 원래 돈 많아.”기호는 그제야 납득한 표정이었다.“아 그러면 굳이 나 소개해 줘서 뭐 해. 괜히 비교만 당하잖아.”기호는 말끝을 흐리며 쓴웃음을 지었다.이에 소은은 남자의 팔을 살짝 끼고 어깨에 기대며 애교를 부렸다.“그럴 리 없지! 유정이네 집이야 부자지만, 부모가 골라준 약혼자가 바람둥이에 생긴 것도 별로라던데? 남자 보는 눈은 내가 더 낫지.”기호는 재벌가들끼리 정략결혼 하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왔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유정 씨는 좀 안됐네.”그 말에 소은은 곁눈질로 기호를 째려보며 물었다.“뭐야, 유정이 불쌍해서 동정이라도 생긴 거야?”기호는 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지. 네 친구니까 그냥 한 말이야. 도대체 무슨 생각 하는거야?”소은은 그제야 만족한 듯 웃었다.“그거면 됐어.”잠시 후, 소은은 기호를 올려다보며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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