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여행을 마치고 강성으로 돌아온 유정은 주말을 틈타 소희, 성연희 등 친구들에게 사온 선물을 지역 퀵서비스로 각각 보냈다.모든 걸 정리한 후, 유정은 침대에 누워 잠시만 쉬려 했는데, 그만 깊게 잠이 들어버렸다.일주일간의 여행 동안 낮엔 바쁘게 움직였고, 밤엔 제대로 쉬지 못했던 터라 심한 수면 부족 상태였다.간만에 조백림이 외출로 옆에 붙어 있지 않은 덕에, 정말 오랜만에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겨울답게 해가 짧아, 깨어보니 이미 바깥은 어두워져 있었다. 시계를 보니 아직 오후 여섯 시도 안 됐지만, 방 안은 고요하고 희미하게 어둡기까지 했다.백림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듯했다.이에 유정은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갔는데, 부엌의 불이 켜져 있고 조용한 소리가 들려왔다.유정이 다가가 보니, 한낮 내내 보이지 않던 백림이 소매를 걷어 부엌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이윽고 유정은 식탁에 기대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오호! 이젠 직접 요리도 하나 봐?”백림은 돌아서며 유정을 바라봤다. 따뜻한 불빛 아래, 남자는 여전히 눈부시게 잘생겼고, 시선은 여유롭고도 생기 있었다.“일어났어?”유정은 막 잠에서 깨어나 긴 니트 원피스를 하나 걸친 채였다. 긴 다리는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헝클어진 머리가 어깨에 걸쳐져 있었으며, 눈가에는 나른함이 묻어 있었다. 그런 모습은 유정 특유의 당찬 인상에 색다른 매력을 더했다.백림은 유정에게 다가가 두 손을 식탁에 올려 유정을 팔 사이에 가두고는, 몸을 숙여 여자의 입술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나 보고 싶었어?”유정은 백림의 얼굴을 감싸 안고 가볍게 웃었다.“난 그냥 잠깐 눈 붙였을 뿐인데?”백림은 유정의 얼굴에 입맞춤을 이어가며 물었다.“꿈에 나왔어?”유정은 예전에 꾼 문어 먹는 꿈이 떠올라 피식 웃었다.“응, 문어 먹는 꿈 꿨어.”백림은 웃음을 머금고 그녀의 허리를 안아 들었다. 창밖은 이미 어둠이 내려앉았고, 유정과 남자의 실루엣은 유리창에 어렴풋이 겹쳐 있었다.백림은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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