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Bab 3711 - Bab 3718

3718 Bab

제3711화

“일단 일어나 봐.”“네가 먼저 말해.”유정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여경 고의 상해죄를 저질렀어. 법은 그 사람의 범죄 수위에 따라 판결할 거야. 그러니 제발, 네가 인맥을 써서 판결에 개입하지 않으면 안 될까?”이 말에 백림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조시안 때문이야? 걔가 또 뭐라고 했는데?”유정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아무 말 안 했어. 여경이 무슨 죄를 지었든, 그것에 맞는 법 조항대로 처벌받으면 되는 거잖아. 우리가 거기에 관여해서는 안 돼.”그러자 백림의 다정했던 눈빛이 서서히 식어갔다.“그 여자는 네 얼굴을 망가뜨리려고 했어. 다만 실패했을 뿐이야. 그런 사람을 당신이 용서한다고 해서, 그 여자가 고마워할 것 같아? 아니? 더 독해질 거야.”유정은 설명하려 했다.“그 여자를 불쌍히 여기는 게 아니고...”“너는 조시안을 불쌍히 여기는 거지.”백림이 유정의 말을 끊으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널 성폭행하려 했던 남자를 불쌍히 여기는 거라고!”유정은 눈을 크게 뜨며 놀라서 백림을 바라보았다.백림은 유정의 위에서 몸을 일으켜 천천히 셔츠를 집어 들었다. 그녀를 등진 채 조용히 옷을 걸치고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방을 나갔다.유정은 침대에 앉아,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정리했다. 조금 전 남자의 눈빛이 떠올라 마음이 뒤죽박죽 복잡해졌다.시안의 전화 한 통으로 마음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다.백림의 상처가 크지 않았던 건, 결코 여경이 자제했기 때문이 아니다. 남자의 등을 떠올릴 때마다, 유정은 여경의 악랄함이 더욱 미웠다.오늘 낮, 주윤숙의 말을 듣고 나서야 그녀는 백림을 설득하기로 결심했었다. 하지만 그 백림이 그 모자에게 품은 증오는 너무나도 깊었다.그렇기에 유정이 뭐라 해도, 듣지 않을 것 같았다.주윤숙은 유정을 너무 높게 평가한 거였다. 게다가 유정은 주윤숙의 말을 백림에게 그대로 전할 수도 없었다.만약, 백림의 아버지가 여경을 감싸려 하고 있으니 그와 정면충돌하지 말라고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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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2화

조백림은 유정에게 키스하면서 동시에 여자의 팔을 잡고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벽 쪽으로 밀려가는 내내 백림의 입맞춤은 점점 더 거칠고 뜨거워졌고, 유정이 어떻게 몸을 비틀며 벗어나려 해도, 남자는 단단히 그녀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유정은 백림의 팔을 꽉 움켜쥐었고, 입과 코, 숨결까지 전부 백림으로 가득 찼다.입술과 혀는 화끈하게 아팠고, 도무지 빠져나올 수 없어 억울함과 분노가 한꺼번에 치밀어올랐다. 이에 어느새 눈물이 눈가에 고였다.백림은 유정의 눈꼬리까지 입맞춤하며, 꼭 감긴 눈꺼풀을 집요하게 빨았다. 숨이 차오른 채로 이마를 맞댄 남자는 낮고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제발, 조시안 얘긴 하지 마. 그날 그놈이 널 덮치려 했을 때, 정말 죽여버리고 싶었어.”“어릴 때부터 그놈은 내 아버지를 독차지했고, 수없이 쌓인 원망이 있었지만, 그날 널 걔 침대에서 봤을 때 느낀 감정엔 비할 수도 없었어.”유정의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그런 놈을 두고 어떻게 네가 걔를 감쌀 수 있지?”백림은 목이 메이고, 상처 입은 강아지처럼 말끝을 삼켰다.유정은 가슴 깊이 쿡 찔리는 듯한 통증에 숨이 막혔다.“그 사람을 위해 그런 게 아냐.”유정이 울먹이며 말하자, 백림은 이마에 부드럽게 키스하고는 낮게 속삭였다.“안아줘, 제발 나 좀 안아줘.” 유정은 무심결에 팔을 들어 올렸지만, 끝내 용기를 내지 못하고, 남자의 옆구리 옷자락만 꽉 움켜쥐었다.백림은 다시 고개를 기울여, 촉촉이 젖은 그녀의 입술을 조심스럽지만 깊게 빨아들였다.애타게 그리던 이 맛을 다시 느낀 순간, 더는 놓고 싶지 않았고, 끝까지 가보고 싶었다.밤은 이미 깊었고, 문은 여전히 열린 채였다. 어둠 속 희미한 조명 아래, 백림은 유정을 끌어안았고, 두 그림자가 포개졌다. 묘하게 퍼지는 기운이 그 공간을 채웠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유정은 천천히 눈을 떴고, 코앞에 있는 백림을 바라보며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너 또 담배 피웠지?”“질투도 나고, 네 생각도 나고,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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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3화

“나 잘게.”유정은 그렇게 말하고 조백림 집에서 나왔다.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백림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아 약을 한 알 집어 들고 잠시 바라보다, 망설임 없이 서랍을 열고 안에 휙 던져 넣었다.바로 그때, 문이 다시 열리며 유정이 문가에 서 있었다. 남자를 똑바로 바라보는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다.이에 백림은 잠깐 당황해 서랍을 덥석 닫았고, 유정은 그대로 다가와 서랍을 열고 약을 모두 꺼내 들었다.유정은 얼굴을 찌푸리며 백림을 노려봤다.“며칠째 약을 하나도 안 먹었네?”들켰으니 백림도 더 숨기지 않고 태연하게 인정했다.“응, 안 먹었어.”“왜 안 먹었는데?”백림은 유정을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상처가 좀 더디 낫길 바랐어.”“뭐라고?” 유정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묻자, 백림은 웃지도 않고 말했다.“그래야 네가 날 더 걱정하고, 더 자주 약 바르러 와줄 테니까.”유정은 이를 악물고 백림을 노려보다가, 한참 뒤에야 입술을 꾹 누르며 말했다.“유치해.”백림은 조금 당황한 듯한 눈빛으로 유정의 손을 잡으려 했다.“화내지 마.”그러나 유정은 백림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화가 난 얼굴로 밖으로 걸어 나갔다.백림은 곧장 따라가 유정을 등 뒤에서 껴안았다. 남자는 목소리를 낮추고 부드럽게 말했다.“미안해. 그래도 약 안 먹어도 어차피 상처는 아물어. 이미 거의 딱지 생겼어. 약 먹는 건 그냥 폴라시보 효과잖아.”유정은 백림의 품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남자는 더 단단히 유정을 끌어안았다.“진짜 화내지 마. 안 먹은 약 전부 다시 먹을게.”유정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나 안 화났어. 네가 자기 몸 함부로 하는 걸 내가 왜 화내?”“넌 날 걱정하고 아끼잖아. 난 그 점을 알거든.”백림은 유정의 허리를 감싸 안은 채, 턱을 그녀의 어깨에 살짝 얹고는 마치 아이처럼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잘못했어.”유정은 코웃음을 쳤다.“방금까진 아주 당당하더니? 넌 잘못한 거 하나도 없잖아.”“아니야. 너 화나게 한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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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4화

유정이 고개를 돌렸다.“약부터 먹어.”조백림은 그녀의 입술에서 불과 몇 센티미터 떨어진 채 멈춰 섰다. 이윽고 그는 조용히 손을 내리고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이번엔 유정 앞에서 약을 직접 삼켰고 여자는 그걸 지켜보며 말했다.“정 약 먹기 싫으면, 내일 상처 사진 찍어서 의사한테 보내볼게. 안 먹어도 된다면 그냥 끊어.”약이 독이란 말도 있으니, 백림처럼 체력이 받쳐주는 경우라면 굳이 항생제를 계속 쓸 필요는 없었다.이에 백림은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너 말대로 할게. 먹든 말든 전부 네가 정해.”유정은 백림을 뚫어지게 보며 조용히 물었다.“그러면 여경의 일도 내 말 들을 거야?”그 말이 떨어지자, 순간 정적이 흘렀고, 유정은 머쓱해지며 한마디 덧붙였다.“조시안 때문 아니야. 여경 때문도 전혀 아니고.”백림은 짧게 대답했다.“생각해 볼게.”“응.”유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난 갈게.”유정이 돌아서서 걸음을 옮겼다. 백림은 유정이 현관문 여는 소리를 듣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나 따라나섰다.문을 열자, 유정은 딱 맞춰 복도 넘어 자기 집 문 앞에 도착해 있었다. 유정은 무심코 고개를 돌렸는데, 허겁지겁 달려 나온 백림과 눈을 마주쳤다. 조용한 밤의 정적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은 잠시 말없이 서로를 바라봤다.백림의 깊고 어두운 눈빛에 유정의 심장이 쿵 하고 뛰었다.괜히 긴장감이 엄습하자 유정이 먼저 물었다.“왜 따라 나왔어?” 백림은 조용히 유정을 보다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했다.“네가 문 나서자마자 보고 싶어서.”유정의 가슴에 묘한 감정이 스며들었고, 잠시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어서 들어가. 얼른 자.”“응.” 백림은 아주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잘 자.”백림의 깊고 따뜻한 눈빛에 유정은 잠깐 흔들릴 뻔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 아침 유정은 백림의 집에 들러 아침 식사를 전해주었다. 그러면서 작은 상자 하나를 백림에게 건넸다.“이거,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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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5화

조백림은 마침 저녁에 약속이 있었다. 원래는 취소할까 했지만, 어차피 혼자 집에 있어도 심심할 것 같아 그냥 늦게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밤 9시, 장소는 케이슬이었다. 외지에서 온 몇몇 지인을 초대해, 이제 곧 시작할 경성 신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그중 한 사람이 백림 손목에 찬 팔찌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멋진데요?”백림은 눈빛에 은근한 뿌듯함을 담아 대답했다.“우리 와이프가 준 거라서요.”그 말에 모두가 와 하며 들썩였고, 다른 이는 놀란 듯 물었다.“사장님, 결혼하셨어요?”백림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거의 곧이죠.”“그러면 결혼식엔 꼭 청첩장 주세요!”백림의 미소가 한층 더 깊어졌다.“그럼요, 당연하죠.”사업 이야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즈음, 누군가 여성 접대 직원을 몇 명 불러들였다.그중 백림을 아는 얼굴이 있었는지 그녀는 바로 백림 쪽으로 다가왔다.하지만 자리에 앉기도 전, 백림은 반사적으로 싸늘한 눈빛을 쏘며 무심하게 말했다.“다른 데 앉으세요.”여자는 순간 멈칫했지만, 오늘의 백림이 평소와 다르다는 걸 눈치챘는지 얌전히 몇 사람 건너편에 자리를 잡았다.백림은 손에 들고 있던 팔찌를 빙그르르 돌렸다. 짙은 광택이 흐르는 그 색감은 술과 담배 연기 가득한 이 공간과는 어울리지 않았다.본래부터 냉철한 분위기를 지녔던 백림은 지금은 오히려 날카로움을 거둔 채 차분하고 고귀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그때였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 문이 열리며 이한경이 술 한 병을 들고 들어왔다.“조백림 사장님 여기 계시다 해서, 인사 겸 술 한 병 들고 왔어요.”그 뒤에는 한 여자가 따라 들어왔는데, 며칠 전 해성으로 돌아갔던 기은미였다.은미는 백림을 힐끗 보더니, 이한경 뒤에 바짝 붙어 조용히 섰다. 이에 백림은 눈을 내리깔며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물었다.“기은미 씨가 왜 여기 있죠?”이한경은 다소 민망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제가 해성에 갔는데, 우연히 기은미 씨가 곤란한 상황에 있더군요. 그래서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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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6화

조백림은 뒤를 돌아보며 얼굴빛이 급격히 굳었다.유정이 손에 야식을 든 채 서 있었다. 유정은 차를 주차해 두고서야 문득 생각나 조금 늦은 시간임에도 백림이 약을 공복에 먹을까 걱정되어 단지 맞은편에서 간단한 야식을 사 온 참이었다.그런데 이런 장면을 마주칠 줄이야.며칠 전만 해도 백림은 기은미를 이미 해성으로 보냈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 이 아파트 앞에 은미가 다시 나타났다.백림의 말 도대체 어느 말이 진실이었을까?유정은 얼굴빛 하나 바꾸지 않고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긴 트렌치코트 자락이 밤바람처럼 차가웠다.백림은 더 이상 은미를 신경 쓸 겨를도 없었고, 바로 유정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두 사람은 유정이 앞장서고 백림이 그 뒤를 따라 말없이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엘리베이터 안에는 다른 사람들도 있어 백림은 아무 말도 못 하고 표정이 굳은 유정을 바라보기만 했다.유정은 무표정하게 앞을 바라보았다. 문이 열리자 유정은 빠른 걸음으로 나가 집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을 세게 닫은 뒤 거침없이 안에서 문을 채웠다.백림은 그 앞에 멈춰 서 이마에 주름을 지었다.“유정아, 문 좀 열어. 내가 설명할게.”“유정!”그럼에도 유정이 문을 열어주지 않자, 백림은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여자는 전화를 단번에 끊었고, 재차 걸자 이미 차단당해 있었다.백림은 둘 사이가 겨우 풀려가던 시점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버린 상황에 답답함과 분노가 한꺼번에 치밀었다.백림은 다시 전화기를 들고 이한경에게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고함쳤다.“지금 당장 기은미 데리고 꺼져요! 어딜 가든 상관없으니까 한 시간 안에 강성에서 사라지게 해요. 아니면 당신이랑 그 여자, 둘 다 내 눈앞에서 사라지던지!”이한경은 놀라 제대로 상황 파악을 못 했고, 백림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백림은 문에 등을 기대고, 휴대폰을 들여다보다가 유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기은미를 보낸 건 사실이야. 그런데 이한경 그 개새끼가 멋대로 다시 데려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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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7화

조시안의 말은 유정의 가슴을 싸늘하게 만들었다. 이윽고 유정은 차분히 물었다.“그게 사실이라는 증거 있어?”시안의 목소리는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그날 너희를 따라다닌 사람, 내가 찾아냈어. 그 사람이 직접 입으로 말했어. 형한테 돈을 받고 따라다녔다고.][유정아, 네가 지금 나한테서 의심을 느끼는 거 알아. 형이랑 너 사이에 틈 만들려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하지만 나 정말 너를 위해서야. 네가 믿지 않아도, 나는 떳떳해.]유정의 머릿속은 엉망이 되어 있었다. 이에 몇 마디 건성으로 응대한 뒤, 급히 전화를 끊었다.시안의 말은 마치 뒤통수를 시원하게 몇 대 맞은 것처럼 아팠다. 가만히 떠올려보니, 그날 백림은 원래 가려던 장소를 바꿔 갑자기 미술전을 보러 가자고 했었다.‘혹시 정말 일부러 그랬던 걸까?’백림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대신 다쳤다는 사실에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지만, 만약 이 모든 게 처음부터 계획된 거라면 그 의미는 전혀 달라질 것이었다.휴대폰에 메시지 알림이 떴는데, 백림이 아까 보낸 기은미에 대한 해명을 덧붙인 메시지였다.유정은 소파에 앉아 잠시 멍하니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맞은편 벽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던 백림이 유정이 나온 걸 보고 고개를 돌렸다.“드디어 나왔네.”유정은 조용히 백림을 바라보았는데, 그 시선엔 냉정한 의심이 섞여 있었다.“조백림, 하나만 물어볼게. 제발 이번엔 진실만 말해줘.”백림은 담배를 비벼 끄고 고개를 끄덕였다.“말해.”유정은 숨을 고르고 단호히 물었다.“그날 식당에서 여경이 날 공격한 거, 네가 일부러 그쪽으로 유도한 거야?”백림의 얼굴빛이 미묘하게 바뀌었다.“조시안이 그 얘길 한 거야?”“누가 말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사실인지 아닌지만 말해줘.”잠시 정적이 흘렀고, 백림은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그래. 내가 일부러 그쪽으로 오게 했어.”이에 유정의 심장이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백림의 대답은 예상한 것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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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8화

유정은 몸을 곧게 세운 채 가만히 있었고, 조백림이 조용히 물었다.“기은미 일 날 믿어줄 수 있어?”유정은 시선을 떨구고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백림은 유정을 품 안으로 깊이 끌어당겼다. 마치 유정을 안는 것으로 자신의 공허함을 채우려는 듯,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꼬마 요정, 인제 그만 도망쳐. 넌 이미 나를 사랑하게 됐잖아.”유정의 심장이 미세하게 떨렸다. 백림은 고개를 약간 기울여 그녀의 입술을 정확히 찾아내 키스했다.유정은 더는 저항하지 않았고, 백림의 뜨거운 숨결은 여자의 감각과 생각을 하나씩 덮쳤다.여자는 백림의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는데, 하얗게 질린 손끝이 그녀 마지막 자존심 같았다.이윽고 백림은 유정을 가볍게 안아 올려 방 안으로 향했다. 길게 억눌러온 감정은 더 이상 가둘 수 없었다.방 안은 어느새 짙은 공기와 욕망으로 가득 찼다. 백림은 서둘러 유정의 옷을 벗기려 했으나, 여자는 갑자기 옷깃을 꽉 잡았다.이에 백림이 유정을 바라보며 낮게 숨을 몰아쉬었다.“왜 그래?”유정은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보았다. 희미한 불빛이 눈동자에 드리우며 어둑하게 퍼졌다.백림도 옆으로 누워 유정을 조심스레 안아주었다. 따뜻한 손바닥이 유정의 뺨을 어루만지며 낮고 거친 목소리로 속삭였다.“괜찮아. 한 발짝만 내디뎌 줘. 그다음은 내가 다 감당할게.”유정은 몸을 웅크려 눈을 천천히 감은 채 백림의 가슴에 이마를 기댔다.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했다. 백림의 체온은, 여전히 유정을 안심시킨다는 것 말이다.어렴풋이 잠에 들려던 순간, 갑작스러운키스에 유정은 놀라 눈을 떴고, 그녀는 바로 몸을 일으켜 앉았다.이에 백림은 당황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고, 유정은 시선을 내리고 중얼거리듯 말했다.“나 아직 씻지도 않았어. 집에 가서 씻고 잘게.”말을 마치자마자 유정은 급히 침대에서 내려와 방을 나섰다. 백림은 그런 여자의 당황스러운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다시 침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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