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3741 - 챕터 3750

4388 챕터

제3741화

서정후는 가볍게 콧소리를 냈다.“당연히 그래야지.”“할아버님!” 조백림이 소리쳤다. “장기 풀었어요. 와서 한번 봐주세요!”“벌써?”서정후가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향했다.장기판 앞에 서서 찬찬히 바라보더니, 백림이 한 수 한 수 풀어내는 모습을 따라가며 끝까지 보았다.결과는 간신히 홍기의 승리였다.이에 서정후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한 번 더 보여줘 봐!”그때 식탁에서 유정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할아버지!”서정후가 급히 고개를 돌리며 되물었다.“왜?”“어제 산 오리구이는 마을 분들께 드렸어요. 오늘은 제가 백림이랑 나가 좀 돌다 올게요. 저녁에 다시 사 올게요.”서정후는 심기가 불편한 듯 말했다.“쟤 혼자 못 나가나? 손도 발도 없어?”유정은 말했다.“멀리서 온 손님인데 우리가 예의는 지켜야죠. 게다가 그 비싼 장기 세트까지 선물했잖아요.”사실 그 장기는 서정후의 마음에 쏙 들었다. 마음속으론 무척 마음에 들었지만, 겉으론 여전히 엄격한 얼굴로 말했다.“얕은수에 넘어갈 것 같아?”“진심으로 드린 건데 그걸 그렇게 왜곡하시다니, 할아버지 너무하시네요.” 유정의 말에 서정후는 발끈했다.“이제는 쟤 편을 드는 거냐? 어젯밤만 해도 딴소리하더니!”“그건...”유정은 식은땀을 흘리며 숟가락으로 죽을 휘젓다가 작게 말했다.“그래도 그렇게 멀리서 온 데다가, 우리도 도와줬는데 예의는 지켜야죠.”“흥!”서정후는 비웃듯이 콧소리를 내뱉었다.유정은 죽을 불며 한입 떠먹고는 속으로 안도했고, 그 장기 문제는 어쨌든 무사히 넘어간 것 같았다.유정은 슬며시 고개를 돌려 백림을 쳐다봤다. 남자도 재미있다는 듯 유정을 바라보고 있었고, 눈이 마주친 순간 유정의 심장이 한 박자 빨라졌다.할아버지가 눈치챌까 봐, 유정은 서둘러 고개를 숙이고 밥을 열심히 먹는 척했다.식사를 마치고, 할아버지가 방심한 틈을 타 유정은 백림의 손을 끌고 얼른 집을 빠져나왔다.조수석에 앉은 유정은 미안한 듯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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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2화

조백림은 유정을 킹사이즈 침대 위로 던지듯 눕히고, 몸을 숙여 다가갔다.한 손으로 침대를 짚고, 다른 한 손은 셔츠 단추를 풀며, 그 눈빛은 짙은 파도를 품고 있었다.“이제야 내가 대단하다고 말해? 예전에는 내가 별거 없다고 하지 않았어?”유정은 백림의 눈빛 속 날이 선 기운에 몸이 저절로 떨렸고, 침대 시트를 움켜쥐었다.“조백림.”“응.”백림은 콧소리가 섞인 낮은 음성으로 대답하며, 유정의 턱을 쥐고 입을 맞췄다.익숙하고도 뜨거운 숨결에 유정은 온몸이 힘이 풀렸고, 움켜쥐었던 손을 놓고 남자의 풀어진 셔츠 안으로 손을 뻗었다.커튼이 자동으로 닫히고 방 안은 어두워졌다.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향이 코끝을 감돌며 둘로 하여금 정신을 못 차리게 했다.언제 켰는지 모를 스탠드 조명이 방 안을 은은한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그 불빛 아래서 백림의 깊고 짙은 눈동자가 유정을 곧장 바라보았다.“꼬마 요정, 나 사랑한다고 말해.”유정은 입술을 깨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말했잖아.”“한 번 더.”백림의 목소리는 꽤 짙고 무거웠다....방 안은 어둑했고, 시간의 흐름조차 감지되지 않았다.유정이 눈을 떴을 땐 벌써 오후 여섯 시가 넘어 있었다. 백림은 유정에게 음식을 먹인 뒤, 다시 한번 그녀를 품었다.그 후 유정은 녹초가 되어 침대에 늘어졌고, 씻을 기운조차 남지 않았다. 어렴풋이 백림의 목소리가 들렸다.“유정, 일어나.”“자기야, 이제 집에 가야지.”그러나 유정은 눈도 뜨지 않은 채 귀찮다는 듯 백림의 손을 밀쳤다.“조용히 해. 나 좀 더 잘래.”이에 백림은 낮게 웃었다.“그럼 할아버지께 전화해서 우리 오늘 밤엔 안 들어간다고 말씀드릴게.”유정은 번쩍 눈을 떴고, 멍하니 백림을 5초간 바라보다가, 쉰 목소리로 물었다.“지금 몇 시야?”백림이 손목을 들어 시계를 봤다.“밤 열 시 십일 분.”유정은 숨을 들이마시며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자신의 휴대폰을 확인하니 정말 열 시가 넘어 있었다.유정은 답답한 듯 머리를 한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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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3화

조백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르신이 하신 말씀이라면, 그는 당연히 반박할 수도, 말대꾸할 수도 없었다.서정후는 일부러 도우미를 향해 물었다.“조백림 방 정리는 다 끝났나?”이에 백림이 재빨리 말했다.“그냥 백림이라고 불러주세요.”도우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이미 정리 다 됐어요.”서정후는 알겠다고 응답한 뒤, 둘에게 말했다.“다들 이제 자도록 해.”유정과 백림은 함께 2층으로 올라갔고, 도우미들의 시선 속에서 각자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샤워를 마친 유정은 침대에 누워 이불을 품은 채 백림에게 메시지를 받았다.[잠이 안 와. 너한테 가고 싶어.]이에 유정은 이불을 끌어안은 채 피식 웃었다.[푹 자자, 알겠지?][너 안고 자고 싶단 말이야.]유정은 입술을 꼭 다물고 답장을 보냈다.[할아버지한테 들켜. 얼른 자자.]하지만 바로 옆방의 백림은 도무지 잠들 수가 없었다.바로 옆에,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 유정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볼 수도, 안을 수도 없으니 마음이 허전하고 텅 빈 느낌이었다.밤은 깊어져 가고, 사방은 점점 고요해졌지만, 백림은 자기 심장 박동 소리만 점점 또렷하게 들렸다. 결국 그는 몸을 일으켜 옷을 챙겨 입고 방을 나섰다.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바로 맞은편 작은 거실에 앉아 있는 서정후와 눈이 마주쳤다.그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물었다.“어딜 가나?”이에 백림은 태연한 척 말했다.“목말라서, 물 좀 마시려고요.”서정후는 직접 차를 따라 건넸다.“마셔.”백림은 다가가 옆 의자에 앉아, 찬 찻물을 한 모금 마시고 부드럽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할아버님, 왜 저와 유정을 반대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서정후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백림을 흘겨보았다.“유정이한테 평생 잘할 자신 있나?”백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단호하게 말했다.“물론이죠. 저희는 결혼할 거고, 평생 함께할 거예요.”“평생 함께하는 게 유정이가 평생 잘산다는 뜻은 아니지.”서정후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네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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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4화

방에 있던 유정이 조백림의 연락이 없자, 그가 잠든 줄 알고 휴대폰을 내려놓고는 몸을 돌려 곧장 잠에 들었다.그날 밤, 유정은 아주 깊은 잠을 잤다.이른 아침, 대문의 거위 소리에 잠이 깬 유정은 눈을 떴을 땐 이미 해가 훤히 떠 있었다.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은 유정은 백림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일어났어?]답장을 기다리며 배가 고파 부엌으로 내려갔다.부엌에 들어서자 먼저 짙은 향긋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그다음으로는 의자에 기댄 채 잠든 백림이 보였다.백림은 아직 어젯밤 옷 그대로였다. 한 손으로 이마를 괴고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었고, 긴 눈썹은 내려앉아 깊게 감겨 있었다.옆에선 탕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창을 통해 들어온 아침 햇살이 그의 또렷한 이목구비를 비추며 눈썹과 콧대 위로 은은한 금빛을 드리웠다.그 모습은 더없이 고고하고 아름다웠다.유정은 몸을 숙여 다가가 반짝이는 눈빛으로 백림을 바라보다가 살며시 남자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백림의 긴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유정이 막 몸을 떼려는 순간, 그가 허리를 감싸 안았다.이에 유정은 밝게 웃었다.“자고 있는 척한 거야?”백림은 피곤이 어린 눈썹 사이로 게으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원래는 자고 있었는데, 네가 오는 소리에 바로 깼지.”유정은 이마를 찌푸렸다.“왜 여기서 잤어?”백림은 국이 끓는 냄비 쪽으로 시선을 옮기며 대답했다.“너 주려고 탕 끓이다가.”“하룻밤 내내 끓였다는 거야?” 유정의 눈이 점점 커지자, 백림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이에 유정은 눈동자를 굴렸다.“할아버지가 시킨 거지?”백림은 고개를 저으며 허스키하고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아니? 내가 자청했어.”금세 눈치를 챈 유정은 기막히고 안쓰러워 다그치듯 말했다.“밤새 하나도 안 잔 거야?”“가끔 졸긴 했어.” 백림은 유정의 허리에 손을 얹고 말했다.“괜찮아. 하룻밤 안 잔다고 죽진 않아.”“나 할아버지한테 따질 거야!”유정은 백림의 무릎에서 벌떡 일어나려 했지만 백림이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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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5화

서정후의 목소리는 다소 다급했다.[유정야, 너 어디 갔니? 네 짐이 다 사라졌더라!]“네.”유정은 느긋하게 컵 속의 우유를 젓다가 담담하게 대답했다.[네라니 무슨 뜻이야?]서정후가 급히 물었다.[조백림이 널 데리고 도망간 거야? 지금 어디 있는 거냐?]“할아버지가 그 사람한테 밤새도록 탕 끓이라고 시켰잖아요. 우선 그 탕부터 마시세요. 전 끊을게요.”유정의 말에 서정후는 바로 상황을 파악하고는 씩씩댔다.[끊지 마!]“아직 뭐 할 말씀 있으세요?” 유정이 묻자, 서정후는 비웃듯 말했다.[걔가 불쌍하다고 나한테 화풀이하니?]“아니요!” 유정은 단호히 부인했다.“밤새 잠도 못 자고, 할아버지는 그 사람 받아들이지도 않잖아요. 그래서 어디 조용한 데 가서 좀 쉬게 하려는 거예요.”서정후는 물었다.“그럼 짐까지 다 챙겨간 건 왜지?”유정은 말했다.“너무 늦어지면 그냥 외박하려고요.”서정후는 잠시 침묵했다. 무언가 못마땅한 듯 기색이 역력했지만 아무 말 없이 시간이 흘렀다.이에 백림은 고개를 들어 유정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할아버님 화나시겠다. 우리 그냥 돌아가자.”“쉿!”유정은 입술 앞에 손을 세우며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결국 서정후는 한발 물러섰다.[됐어. 앞으로는 밤에 그 사람한테 국 끓이라 안 시킬게. 이 정도면 됐지? 쉴 거면 집에서 쉬어라. 방이 남아도는데 밖에 나갈 게 뭐 있어?]“그건 나중에 얘기하고요. 우선 아침 드세요.”유정은 여전히 물러서지 않았고, 말투도 모호했다. 전화를 끊자 백림이 부드럽게 말했다.“아침 먹고 바로 돌아가자.”“안 가.”유정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지금 가면 또 할아버지가 별별 수를 써서 너를 괴롭힐 거야. 우선 푹 자게 해줄게. 걱정하지 마. 나 정도 눈치는 있어.”두 사람은 식사를 마친 뒤 근처 호텔을 잡았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유정은 백림과 거리를 두며 말했다.“딴생각 하지 말고 얼른 자!”이에 백림은 유정에게 다가오며 말했다.“호텔까지 데려와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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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6화

유정은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른 채, 입맞춤에 의해 눈을 떴다.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고, 방 안은 어둑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주위엔 조백림 특유의 은은한 향이 가득했고, 그가 유정의 위로 부드럽게 몸을 기대더니, 입술 끝에서부터 귓불까지 천천히 입맞춤을 내려갔다.간지러웠지만, 힘이 빠져 아무 저항도 할 수 없었다. 유정은 눈을 반쯤 감은 채 여전히 몽롱한 상태였고, 그저 백림의 입맞춤에 빠져, 정신을 차릴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꼬마 요정.”조백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는 너무도 짙고 부드러워, 마치 그 자체로 유혹 같았다.이에 유정은 얼굴을 돌려 백림의 입술을 받아주었다.백림은 상체를 들어 그녀 턱을 손끝으로 감싸며, 갈증을 느낀 사람처럼 입맞춤에 집착했다.남자의 손이 스웨터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자, 유정은 고개를 젖히며 허리를 살짝 들었다. 숨결은 순식간에 가빠졌고, 마주한 눈빛에도 열기가 번졌다.유정이 백림의 셔츠 단추를 풀려고 손을 뻗은 순간, 놓아뒀던 휴대폰이 갑자기 요란하게 울렸다.낯선 벨소리는 방 안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깨뜨렸다. 조백림은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발신자를 확인했다.유정이 몸을 일으켜 휴대폰을 집어 들고 통화를 받았다.“여보세요, 고효석?”백림은 눈썹을 들어 올리며 더욱 냉정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어디야?]허리를 눌린 채 있던 유정은 살짝 머뭇거리며 말했다.“밖에 나왔어.”[며칠 쉬었는데, 좀 괜찮아졌어?]“응, 이제 괜찮아.”백림이 허리를 감싸 쥐는 손에 힘을 주자 유정이 돌아봐서 째려보았다.“가만히 있어.”유정이 툴툴거리듯 눈짓을 주었고, 그 짧은 눈빛 하나에도 백림은 온몸이 무너지는 듯했다. 그 사람의 유정은 늘 차분했기에, 이런 투정 섞인 모습은 보기 드물었다.[조백림 씨 혹시 옆에 있어?]“응?”[그날 같이 구호 활동했던 내 친구들이 조백림 씨에게 꼭 밥을 사고 싶대. 그날 도와준 게 워낙 커서.]“괜찮다니까, 굳이 안 그래도 되는데.”[내가 말려봤는데도 다들 고집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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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7화

조백림은 문득 생각난 듯 유정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날 구호 활동하러 갔을 때, 고효석이랑 쇼핑하러 간 거였어?”유정은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무심하게 대답했다.“응.”백림은 입술을 다문 채 담담하게 말했다.“소개팅 이후 첫 데이트였던 거야?”유정이 슬쩍 눈을 들어 고개를 갸웃하며 그를 바라보자, 백림이 말을 이었다.“그날 내가 안 갔으면, 너희 둘이 고생 끝에 살아남은 전우애라도 생겼을 테고. 어쩌면 오늘 점심도 같이 먹으면서 생환 축하하고 있었겠지.”“나는 혼자 강성에 남아서 텅 빈 집을 지키고, 허리 아파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이, 마음 아파도 말할 데 없이 있었을 텐데.”백림의 질투 어린 말투에 유정은 웃음이 터질 뻔했다.“아니, 네가 왔잖아. 그 가정은 애초에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생기지도 않은 일로 질투하는 거야?”백림은 유정을 향해 눈에 원망이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유정은 조용히 백림의 손을 잡았다. 중앙 콘솔 위에 올려져 있던 남자의 손을 감싸며 열 손가락을 맞잡았다. 말은 없었지만, 그 어떤 설명보다 진심이 묻어나는 행동이었다.차는 막히는 구간에 들어섰고, 속도는 느려졌지만 백림은 한팔로 운전대를 안정적으로 조절했다.남자는 유정의 손을 꼭 쥔 채 말했다.“앞으로는 그 사람이랑 단둘이 어디 가지 마.”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알겠어.”백림의 입꼬리가 그제야 살짝 올라갔다. 신호대기 중인 사이, 그는 고개를 숙여 유정의 손등에 조용히 입을 맞췄다.백림의 눈빛은 말갛고 따뜻했고, 손등의 짧은 입맞춤 하나에도 큰 만족을 얻은 듯 보였다.유정은 손등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백림의 부드러운 입술 감촉이 그대로 남은 듯했다.유정의 눈빛은 기쁨으로 가득했고, 마음은 마치 날아오르는 새처럼 가볍고 자유로웠다.이번 식사는 효석의 친구들이 백림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예약한 곳은 1인당 40만 원 이상인 고급 레스토랑이었다.두 사람이 도착했을 때, 효석이 미리 나와 입구에서 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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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8화

조백림은 접시 위의 푸아그라를 힐끔 보더니,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시끄러운 것치고 값나가는 건 거의 없어요. 이 20만 원짜리, 그냥 입 닫는 값으로 쳐주지.”권한진의 눈이 가늘게 좁아지며 막 뭔가 말하려던 찰나, 고효석이 냉랭하게 끼어들었다.“한진아, 너 술 너무 많이 마셨다. 자리로 돌아가.”한진은 입꼬리를 비웃듯 올리며 백림을 지나쳐 다른 테이블 쪽으로 걸어갔다.효석은 난처한 듯 백림을 향해 말했다.“미안해요. 얘가 술만 마시면 입을 못 다물어요. 원래는 부른 사람도 아닌데, 하필 여기서 마주쳐서.”백림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요.”옆자리에 있던 김제일이 한진을 억지로 앉히며 조용히 말했다.“야, 너 왜 그러냐?”한진은 조백림 쪽을 힐끔 보고는 눈꼬리에 장난기를 띠며 웃었다.“그냥 장난이야. 왜 이렇게 다들 예민하게 받아들이냐?”실은 다 계획된 행동이었다. 백림을 난처하게 만들어 효석의 앞에서 점수 좀 따볼 심산이었다.조금 전, 효석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제일과 몇몇 친구들이 둘러앉아 수다를 떨었다.화제는 자연스레 유정과 효석의 사이로 흘렀고, 제일이 농담처럼 말했다.“나는 유정이랑 효석이 사귀는 줄 알았어. 알고 보니 유정 씨 남자친구 따로 있더라고. 효석이는 그냥 짝사랑이네.”그때 한진도 웃으며 거들었다.“진짜야? 고효석 같은 훈남을 차는 사람도 있냐?”나희연이 그 말을 받아쳤다.“유정 씨 남자친구도 완전 잘생겼대. 진짜 엄청!”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권한진은, 실제로 백림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외모며 분위기며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보다 몇 수 위였다.그 질투심이 한진을 자극했다. 결국 그 무례한 행동은 효석을 돋보이게 하려는 유치한 수싸움이었다.한진은 제일과 몇 잔 더 마신 후, 유정이 혼자 자리에서 나가는 걸 보고 일부러 전화하는 척하며 따라나섰다.유정이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건너편 복도에서 기다리던 한진이 다가왔다.“유정 씨.”남자의 목소리는 어색하게 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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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9화

조백림은 앞으로 더 나아가려 했지만, 유정이 남자의 팔을 붙잡았다.“됐어. 그만해.”잠시 뒤, 고효석과 다른 일행들이 황급히 밖으로 나왔다.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모두가 얼어붙었고, 김제일은 다급히 응급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서비스 직원에게는 약상자를 가져오라며 지시했다.효석이 물었다.“무슨 일이야?”한진은 욕설을 퍼부으며 난동을 부렸다. 이에 백림이 다시 앞으로 다가서자, 한진은 겁을 먹고 벽에 몸을 바짝 붙였다.유정이 백림을 막아섰고, 효석을 향해 단호하게 말했다.“권한진 씨가 나를 돈으로 매수하려 했어. 내 남자친구는 그걸 듣고 참지 못한 거고.”효석은 순간 멍해졌다. 돈으로 유정을 매수한다니?“뭐라고?”효석은 곧장 한진을 바라보며 물었다.“너 뭐라고 했어?”한진은 인상을 찌푸리며 손에 묻은 피를 보다가, 주변에 있던 직원에게 명령했다.“여기 매니저 데려와. 보안팀도 전부 불러. 당장!”그리고는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말투는 노골적으로 백림을 위협하는 어투였다.“오늘은 아무도 못 나가. 다 끝장 보는 거야.”효석은 화를 억누른 채 소리쳤다.“권한진, 너 지금 뭐하는 거야?”한진은 자기 이마를 가리키며 효석에게 소리쳤다.“권한진, 여긴 경성이야. 내 구역에서 내가 맞았는데, 네가 아무 일 없던 척하라고? 난 살면서 이렇게 모욕당한 적 없어!”한진은 이를 악물고 직원을 향해 소리 질렀다.“뭘 멍하니 서 있어? 아까 부르라던 사람들은 어딨어!”잠시 뒤, 식당 매니저와 보안팀이 뛰어들듯 도착했고, 매니저는 한진을 알아보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권한진 대표님, 도대체 무슨 일인가요? 일단 병원부터 가시죠.”“병원은 무슨 놈의 병원!”한진은 광기 어린 눈빛으로 소리쳤다.“오늘 이 가게 문 닫아. 파리 한 마리도 못 나가게 해!”매니저는 당황한 얼굴로 웃으며 말끝을 흐렸다.“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저희 매장엔 파리 없어요.”“내가 지금 농담하는 것처럼 보여?”한진의 얼굴이 뒤틀렸다.“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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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0화

“고효석이 분노 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권한진, 너 이대로 못 참겠으면 법적으로 해결해. 여기서 사람 모아놓고 모욕 주지 말고!”한진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고효석, 우리 관계야 원래 좋았지. 근데 오늘은 내가 네 체면 못 봐준다.”“내가 경성에서 이런 꼴 당했는데, 이 많은 사람 앞에서 고개 숙이고 지나가라고? 내가 그렇게 살진 못해.”남자는 눈을 좁히며 덧붙였다.“이 일은 이 일이고, 나중에 네 체면은 내가 챙겨줄게. 지금은 저 자식이 내 앞에서 머리 조아리고 사과해야 끝나. 그걸로 정리해.”이때 강리나가 화가 나 소리쳤다.“권한진, 백림 씨는 외지에서 와서 우리 도와준 사람이야. 너 진짜 그 정도도 못 참아?”“내가 외지인한테 이 꼴 났는데도 참으라고?”한진은 화분대 위에 있던 도자기 화병을 들고 바닥에 내리쳤다.쨍그랑! 날카로운 파열음과 동시에 복도는 정적에 잠겼다.한진 옆에 있던 무리 중 누군가가 나섰다.“형님, 화내지 마세요. 직접 손 안 쓰셔도 돼요. 우리가 처리할게요.”그 말과 동시에 그 무리는 백림을 둘러싸듯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한진은 호텔 매니저를 향해 노려보며 말했다.“당신들 손대면 이 가게도 박살 나니까 알아서 해!”유정은 반사적으로 백림 앞을 막아섰고 낮게 말했다.“할아버지께 전화할게.”“괜찮아. 그럴 일 아냐.”백림은 담담한 표정으로 유정의 손을 감싸 쥐고, 식당 매니저에게 시선을 돌렸다.“지금 당장 이 인간들 전부 내쫓으세요.”식당 매니저는 난처한 얼굴로 말을 아꼈다.“그게 혹시 손님께서 먼저 사과해 주시면, 오늘 식사는 저희가 전부...”권한진은 연간 수억 원을 쓰는 VIP 고객이었기에, 그를 무시하긴 어려운 입장이었다.백림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당신이 책임 못 지는 입장이면, 윗사람 부르세요. 이 식당 총괄이 이만형 본부장이죠?”“그분을 아시나요?”매니저가 놀란 눈으로 되물었다.“아니까 당장 부르세요.”백림이 단호하게 지시했다.매니저는 곧 상황이 단순하지 않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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