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Chapter 3811 - Chapter 3814

3814 Chapters

제3811화

하지만 그 순간, 여경은 문득 맥이 풀리고 말았다. 무슨 수를 써도, 이제 더는 주윤숙을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았다.정선숙 아주머니의 말투는 더없이 냉정해졌다.“할 말은 다 했어요. 사모님은 널 만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하세요. 말 섞을 시간도 아깝다고 하시니, 이제 돌아가세요.”여경은 그렇게 저택에서 떠났다.차에 타자마자 조변우의 전화가 걸려 왔다.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그 안에 불쾌함과 불안이 섞여 있었다.[당신, 주윤숙 찾아갔어?]여경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래요. 주윤숙한테 갔어요.”조변우는 격한 분노를 드러냈다.[누가 당신더러 조씨 저택에 가랬어? 내가 뭐라고 했지? 거기엔 가지 말라고, 주윤숙 앞에 나타나지도 말라고 했잖아! 여경, 너 정말 자기 위치를 모르겠어?]여경의 눈가에 눈물이 흘러내렸다.“조변우, 당신은 아직도 날 사랑하긴 해요?”전화기 너머로 조변우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침묵을 일관했다.여경은 흐느끼며 절망적으로 물었다.“그러면 언제부터 주윤숙을 사랑하게 된 거죠?”조변우는 끝내 대답하지 못했다. 여경은 흐느끼다 말고 조용히 말했다.“알았어. 강성에서 떠날게요.”여경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정과 백림이 조씨 저택으로 돌아왔다.내일은 설날이었다. 유정은 저녁을 먹고 나서 친정으로 가 부모님과 함께 설을 보내기로 했다.최근의 일을 겪은 뒤, 주윤숙은 유정을 더욱 살뜰히 챙겼다.“이따가 백림이랑 같이 가. 준비한 설 예물도 함께 가져가야지.”유정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감사드려요, 어머니.”“이제 한 가족인데 뭘 그리 격을 차려?”주윤숙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웃었다.저녁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고, 유정이 입맛이 센 걸 감안해 주방에서는 유정이 좋아하는 요리들을 다양하게 준비했다.하지만, 유정은 접시를 밀어놓으며 백림에게 말했다.“나도 같이 담백한 거 먹을게.”그러자 백림이 접시를 다시 그녀 앞으로 밀며 말했다.“괜찮아, 너 먹고 싶은 거 먹어. 네가 맛있게 먹으면, 나도 기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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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2화

병원.여경의 손목은 이미 붕대로 감겨 있었고, 과다출혈로 인해 얼굴은 병색이 완연하게 창백했다. 그녀는 기운 없이 병상 옆에 선 조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시안인 감옥에 갔고, 당신도 날 버렸어. 내가 완전히 떠나는 게 당신들 마음엔 더 들겠지. 그런데 왜 날 살렸어?”조변우는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왜 이렇게까지 해야 해? 시안인 다시 돌아올 거야. 당신이 없으면, 그 아이는 엄마도 없이 살아야 하잖아.”여경의 눈에는 소리 없이 눈물이 흘렀다. 절망으로 가득 찬 눈빛이었다.“시안인 설령 나와도 인생이 망했어요. 게다가, 내가 엄마가 아니면 그 애 인생이 오히려 더 순탄할 수도 있어요.”“더는 사람들이 그 애를 두고 사생아라며 손가락질하지 않을 테니까.”조변우는 후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내 잘못이야. 처음에, 나랑 주윤숙이 결혼하고 나서, 우린 그냥 깔끔하게 정리했어야 했어. 다시는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고.”여경은 눈물을 머금은 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봤다.“그게 후회야? 당신이 후회해야 할 건, 주윤숙이랑 결혼한 거 아니에요?”조변우는 멀리 어디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아니야. 내가 후회하는 건, 결혼한 이후에도 너와의 관계를 끊지 못했던 거야. 그래서 우리 셋 사이에 이 지긋지긋한 30년의 얽힘이 생겼지.”“난 너한테도, 주윤숙한테도 죄인이야. 30년이야. 너무 길었어. 이젠 이 잘못도 끝내야 해.”여경은 원망 어린 눈빛으로 조변우를 노려보았다.“당신, 도대체 언제 주윤숙을 사랑하게 된 거예요?”조변우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나도 몰라.”아마 주윤숙에게 미안함을 느끼기 시작한 때부터였을지도 몰랐다. 어쩌면 밤마다 서재에서 경전을 필사하던 주윤숙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던 순간부터였을지도.또는 어느 날 문득, 여경보다도 윤숙이 마음속에서 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깨달았던 그때부터일지도 모른다.어쨌든 조변우는 그녀의 고요하고 우아한 기운에 끌렸고, 점점 더 후회했다. 왜 결혼하고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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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3화

같은 반 친구가 조변우에게 그 사람의 이름을 알려줬는데, 그녀는 주윤숙이라고 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씨 집안과 주씨 집안이 정략결혼을 맺게 되었고, 여경은 주윤숙이라는 이름으로 조변우 앞에 나타났다. 그날, 여경이 입고 있던 건 바로 그 하얀색 롱 드레스였다.반년이 지난 후에서야 조변우는 진짜 주윤숙이 유학을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여경을 찾아가 따졌다. 더는 숨길 수 없던 여경은 결국 오열하며 모든 것을 고백하고 사과했다.그 무렵 두 사람은 이미 반년 가까이 교제 중이었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사이였다. 미래를 약속한 사이이기도 했다.조변우는 결국 잘못된 만남일지라도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이제는 여경을 택하기로 했다.그가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 물음에 답을 내리기까지, 삼십 년이 걸렸다.주윤숙의 손끝이 잠시 멈췄다. 고개는 들지 않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먹 좀 갈아줘요.”이에 조변우는 눈을 들었다.마치 학창 시절, 누군가에게서 주윤숙의 이름을 들었을 때처럼, 마음이 설렜다. 곧 그는 걸음을 옮겨 주윤숙에게 다가갔다.주윤숙은 예전처럼 변함없이 아름다웠지만, 조변우는 이미 온몸에 상처투성이였다.“그래.”이 나이가 되면, 더 이상 무릎 꿇고 눈물로 용서를 구할 일도, 손을 맞잡고 맹세를 주고받을 일도 없다.삼십 년의 세월은 이미 지나갔고, 앞으로 또다시 삼십 년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지난날은 놓아주고, 남은 삶을 아끼는 것, 그게 가장 큰 지혜라고 봐야 했다.조백림은 유정을 집에 바래다주었다.미래의 장인어른을 모시고 한참을 함께 차를 마셨고, 유정이 외할아버지와 영상통화를 시작하자, 백림도 옆에 다가가 서정후에게 인사를 건넸다.“할아버님, 설 연휴 넷째 날에 유정이랑 같이 경성으로 찾아뵐게요.”백림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서정후가 웃으며 응답하자, 유정이 물었다.“내일은 혼자 명절 보내세요? 아니면 주칠강 할아버지네랑 같이 보내실 거예요?”서정후가 답했다.[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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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4화

설날을 이틀 앞두고, 조백림과 유정 모두 별일 없이 안전하다는 걸 확인한 소희는, 이제 운성으로 돌아가 설 준비를 하기로 했다.저녁, 샤워를 마친 뒤 임구택이 소희의 머리를 말려주었다.소희의 머리카락은 풍성하고 부드러웠다. 꽤 오랜만에 자르지 않아 조금 더 길어진 상태였다.구택은 다섯 손가락으로 소희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빗으며, 약한 바람으로 살살 말려주었다.머리를 다 말린 뒤, 구택은 소희를 품에 안아 무릎 위에 앉혔다.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소희야, 올해는 우리 운성에 안 가고 여기서 명절 보내자. 어때?”막 목욕을 끝낸 소희는 촉촉한 피부에 부드러운 검은 머리칼이 흘러내려, 한층 더 맑고 투명한 눈빛을 띠고 있었다.“왜?”구택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살짝 넘겨주며 다정하게 말했다.“이제 배도 많이 나왔잖아. 괜히 왔다 갔다 하며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오후에 할아버지랑 통화했는데, 할아버지도 같은 생각이시래.”소희는 그의 말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게 진짜 할아버지 뜻이야? 아니면 임구택 네 생각이야?”구택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우리 둘 다 같은 마음이지. 너 아끼는 건 똑같으니까.”소희는 시큰둥하게 배를 쓰다듬었다.분명 눈에 띄게 배가 나온 건 사실이지만, 딱히 몸이 전보다 불편하다고 느껴지진 않았다.‘내 아이가 이 정도 흔들림도 못 견딜 리가 없는데...'그러나 구택은 계속 설득했다.“할아버지가 그러시더라. 명절 지나고 강성으로 오신대. 그러면 매일 얼굴 볼 수 있으니까 굳이 이번에 오라는 소리 안 하셨지.”소희는 구택을 바라보며 말했다.“근데 난 괜찮은데?”아직 임신 막바지가 아니었고,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도착하고, 차로 몇 시간이면 되는 거리였다.구택은 소희의 뺨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며 말했다.“이상하게 요즘 뉴스나 병원 기록을 보면, 임산부가 아무 이상 없다가도 차에 살짝 흔들리거나 물건 하나 들었다가 갑자기 유산하는 경우가 있대.”“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건 없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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