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Chapter 3791 - Chapter 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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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1화

병원 안.유정은 전화를 끊은 뒤, 마음이 시큰하면서도 뭉클했다. 조금 마음을 진정시킨 그녀는 서선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의현이가 강성으로 온대. 나는 병원에서 움직이기 힘드니까, 대신 공항에 가서 데려와 줘.]선혁은 이미 유정에게 벌어진 일을 알고 있었고, 답장은 금방 도착했다.[걱정하지 마. 나한테 맡겨!]유정이 핸드폰을 막 접으려던 순간,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자마자, 그녀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다.조엄화와 신화선이 문 앞에 서 있었던 것이다. 조엄화는 유정을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눈은 퉁퉁 부어 있었고, 얼굴은 초췌했다.“유정아, 명현이랑 신희 좀 용서해 줘. 내가 이렇게 무릎 꿇고 빌게.”그리고 실제로 머리를 바닥에 찧으며 절했다. 그 모습에 유정은 즉시 뒷걸음질 쳤다.병실 안에 있던 사람들도 소란을 듣고 하나둘 나왔다. 조엄화를 본 순간, 아무도 말하지 않고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조엄화는 콧물과 눈물을 흘리며 울먹였다.“신희가 정신이 나갔던 거야. 잘못한 거 알아. 명현이는 아무것도 몰라. 방금 귀국한 아이야. 그냥 이용당한 거라고!”“유정아, 걔네는 네 가장 가까운 가족이잖아. 제발 한번만 봐줘.”유정은 차디찬 목소리로 말했다.“가장 가까운 가족이 나를 죽이려고 했잖아요. 그리고 우리 회사를 빼앗으려 했죠.” “숙모가 예전부터 조금이라도 선을 지켰다면, 나도 가족이라는 이유로 생각은 해봤을 거예요.”“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런 말이 통할 거라 생각해요?”조엄화는 스스로 자기 뺨을 세게 내리쳤다.“내가 잘못했어. 정말 내가 다 잘못했어. 때리고 욕해도 돼. 그러니까 명현이랑 신희만은 봐줘.”하지만 유정의 눈빛은 변함없었다.“그 사람들, 내 친동생 아니잖아요.”조엄화는 유정이 단호하게 말하자, 그제야 서은혜 쪽으로 무릎을 끌며 다가가 그녀의 옷자락을 붙들고 통곡했다.“형님, 제발 우리 식구들 좀 살려줘요. 신희는 심장도 안 좋아요. 살날도 얼마 안 남았다고요. 감옥에서 죽게 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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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2화

서선혁은 장의현을 공항에서 데려와 병원으로 향했다. 유정을 보자마자 의현은 그녀를 꽉 껴안고 또 한바탕 울었다“며칠 동안 눈이 퉁퉁 부었어!”유정은 의현의 어깨를 두드리며 웃었다.“그건 내가 걱정돼서 그런 거야, 아니면 네 눈이 걱정돼서?”의현은 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슬쩍 서선혁을 힐끗 바라보며 소리 낮춰 말했다.“서선혁이 데리러 오는 거였으면 진작 말하지 그랬어? 공항에서 부은 눈에 창백하고 초췌한 얼굴로 서 있는데, 민망해서 죽을 뻔했잖아.”유정은 그녀를 훑어보며 말했다.“괜찮아. 그 얼굴도 예뻐.”의현도 유정을 찬찬히 살폈다.“정말 어떻게 된 거야? 조백림도 다쳤다며? 그 사람은 괜찮아?”유정은 의현을 데리고 병실로 들어갔다. 백림을 보자 의현은 곧바로 엄지를 치켜세웠다.“사장님, 전 이제부터 사장님을 제 롤모델로 모실게요. 진심으로 리스펙해요!”백림은 침대 머리에 기대 앉아 미소 지었다.“나를 기준으로 삼으면, 남자친구 고르기 쉽지 않을 텐데요?”이에 의현은 장난스럽게 말했다.“그래서 못 고르면 그냥 안 고르려고요. 대충 타협은 못 하니까.”서선혁이 장난스럽게 끼어들었다.“이렇게 예쁜 사람이 남자친구도 없이 지내는 건 인류 전체의 손해야. 해성에 괜찮은 친구 있는데 소개시켜줄까?”그 말에 의현은 순간 씁쓸한 감정을 숨기며 웃었다.“좋지. 잘생기기만 하면 돼.”“당연하지. 잘생기지 않으면 널 감당 못하니까.”의현은 고개를 숙이고 말을 잇지 않았다.한편, 조변우는 주윤숙을 집에 데려다주는 길이었다. 그는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입을 열었다.“시안이가 신희한테 이용당한 거야. 백림이를 다치게 한 것도 결국 유씨 집안 애들이 한 짓이지, 시안의 책임은 아니잖아. 한 번만 봐줘.”그러나 주윤숙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조변우, 당신 왜 여경이랑 시안이가 점점 도를 넘는 짓을 하게 됐는지 알아요? 그건 네가 매번 감싸고 넘어갔기 때문이예요.”“어떤 짓을 해도 당신이 수습해 줄 거라고 생각한 거죠.”“시안이가 본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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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3화

여경은 곧바로 조변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목소리는 단숨에 억울하고 서러움으로 가득 찼다.“누가 나를 이 별장에서 쫓아내려고 해요. 내가 이 집에서 산 지가 벌써 이십 년이 넘었고, 이건 내 집이잖아요, 맞죠?”조변우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여경, 당신 강성을 떠나.]그 말에 여경은 숨을 들이마셨고,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당신 지금 뭐라고 한거지?”조변우는 단호하게 말했다.[유신희 일에 조시안이 연루됐고, 이번엔 내가 더는 못 봐주겠어. 그리고 우리 사이도 여기까지야.]여경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멈춰 섰다. 곧 얼굴엔 절박함이 뒤섞인 공포가 떠올랐다.“조변우, 난 당신 따라 삼십 년을 살았어요. 당신 아이를 낳고, 평생 그림자 같은 여자로 살았어요. 나이 들고, 예전 같지 않다고 이제 나를 버리겠다는 거예요?”하지만 조변우는 무정하게 말했다.[삼십 년 동안 틀린 선택을 한 거야. 이제는 끝내야 해.]여경의 얼굴은 순식간에 잿빛으로 변했다.‘그에게 나는 처음부터 잘못된 존재였구나.’절망에 빠졌던 여경은 곧 머리를 굴리며 감정을 눌렀다. 억지로 눈물을 삼키고, 조변우에게 애원했다.“그때 유정을 다치게 한 건 내가 잘못했어요. 시안이도 날 위해 그런 어리석은 일을 한 거고요.”“당신이 그 애를 모른 척하겠다면, 나도 받아들일게요. 우리 조용히 지내면서 다시는 주윤숙이나 조백림 건드리지 않을게요. 예전처럼, 그렇게 살면 안 돼요?”조변우는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우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조변우의 확고한 태도에 여경은 몸이 식어갔다.“시안이가 이제 막 사고를 쳤는데 어떻게 그렇게 무정할 수가 있어요?”조변우가 아무 말이 없자, 여경은 흐느끼며 말했다.“며칠만 시간을 줘요. 이 집에서 산 지 이십 년인데 당장 짐을 싸서 나갈 순 없잖아요.”조변우는 여경에게 휴대폰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라고 했고, 집에 와 있던 실무 담당자에게 직접 주윤숙에게 전달해 며칠 시간을 주겠다고 전했다.상대는 알겠다고 대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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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4화

“넌 줄곧 네가 태어난 환경은 선택할 수 없었다고 말해왔지. 하지만 그 이후 어떤 길을 걷느냐는, 분명 네가 선택할 수 있었어.”“조백림을 적으로 여길 수도 있었고, 형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었어. 그런데 넌, 적으로 대하는 걸 택했잖아.”유정의 말에 조시안은 순간 멍해졌다.태어나서 지금까지, 누구도 백림이 자신의 형이라는 사실을 진심으로 상기시킨 적은 없었다.어릴 적부터 어머니는 늘 시안에게 말해왔다.“주윤숙이 내 남편을 빼앗았고, 백림이 네것이어야 할 조씨 집안의 후계자 자리와 아버지를 빼앗았어. 그러니 네가 반드시 되찾아야 해.”그랬기에 시안은 늘 믿어왔다. 백림과 싸우고, 그를 꺾는 것이 유일한 선택이라고. 그것이 자신이 조씨 집안에서 존재할 수 있는 길이라고.이에 시안은 쓴웃음을 지었다.“근데 그 적으로서도 제대로 이기질 못했지. 결국 끝까지 억눌렸고, 한 번도 기회를 쥐지 못했어. 어쩌면 뭘 선택했든, 결과는 똑같았을 거야.”“이미 운명의 불공평함은 받아들이려 했어. 그런데 너, 네가 나타나면서 그 모든 게 흔들렸어.”시안은 고통을 누른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조씨 집안의 사생아가 아니었으면, 널 포기하지 않았을 거야.”“세상 모두가 나를 욕하고, 다 등을 돌려도, 난 너 하나만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을 거야.”“우리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같이 살고, 같이 창작하면서, 매일 밤낮으로 얘기하고 웃고 그런 삶을 수없이 상상했어. 그걸 위해서라면 뭐든 버릴 수 있었어.”그 꿈은, 아주 가까이 갔었다. 시안이 이렇게 직접적인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한 건 처음이었다.이에 유정은 눈썹을 찌푸리며 묻듯 말했다.“왜 넌 항상 네 것이 아닌 걸 좇으려 해? 왜 스스로를 가질 수 없는 고통에 빠뜨려?”시안은 한참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이내 체념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마 그게 내 운명이겠지. 태어났을 때부터, 조백림과 싸우는 게 내 인생이었으니까.”유정은 마음이 답답해져 크게 숨을 들이켰다.“넌 오늘 나 부른 이유가 이 말 하려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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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5화

유정은 조백림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안고, 조용히 다가가 입을 맞췄다.한편, 장의현은 하루 종일 해성에 머물며 유정과 조백림이 정말 무사하다는 걸 확인한 뒤, 해가 지기 전 돌아가기로 했다.곧 설이 다가오기도 했고, 가족들도 계속 연락해 의현을 재촉하고 있었다.유정은 병원을 떠날 수 없었기에, 이번에도 서선혁이 공항까지 배웅했다. 차 안에서 두 사람은 줄곧 이야기꽃을 피웠다.의현은 갈수록 선혁이 더 마음에 들었다. 남자는 유머 있고, 예의도 바르고, 무엇보다 사람을 세심하게 배려할 줄 아는 성격이었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그 외모가 딱 의현의 이상형이었다는 점이었다.공항에 도착하고, 작별 인사를 해야 할 시간이 되자 의현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설 지나고 언제 경성으로 돌아가?”그러자 선혁이 호탕하게 웃었다.“아마 설 연휴 끝나고 돌아가지. 연휴 끝나면 바로 출근이니까.”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그럼 나 연휴 끝나기 3날 전에 다시 여기 와서 유정이 보러 올게. 그때 전화할게!”선혁은 미간을 살짝 좁혔다.“어, 그때는 어머니 모시고 외갓집에 가 있어야 할지도 몰라. 괜찮아, 유정이랑 잘 놀아!”의현은 급히 말했다.“그럼 언제 돌아오는지 말해줘. 네가 돌아오면 나도 그때 다시 올게!”의현의 말에 선혁은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 마치 모든 걸 꿰뚫어 본 듯한 웃음이었다.그 표정에 의현은 얼굴이 화끈해지고, 당황스러움이 밀려왔다. 선혁은 잠시 침묵하다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의현아, 우리 이제 다 큰 어른이잖아. 난 애매한 관계를 싫어해요. 오히려 솔직하게 말하는 게 서로 시간 낭비 안 하니까 좋잖아.”“난 장거리 연애할 생각 없어. 무슨 말인지 알겠지?”선혁은 상대가 아직 어린 후배라는 걸 알기에, 말을 최대한 조심스럽게 골랐다.그리고 분명 의현의 마음을 눈치챘기에, 괜히 마음을 애매하게 흔드는 일은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었다.의현의 얼굴은 금세 벌겋게 달아올랐다. 거절당한 기분은 마치 주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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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6화

장의현은 감정을 다잡고 핸드폰을 꺼내 유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꼬마 요정, 이제 비행기 타러 간다. 설 지나고 다시 보러 갈게!]유정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조심히 잘 가. 집 도착하면 꼭 연락해.]곧이어 유정은 또 다른 메시지를 보냈다.[서선혁이랑 어땠어? 이 정도면 거의 다 된 거 아니야?]의현은 그 문장을 보고 가슴이 아려왔다.[너의 정성은 헛수고가 됐어. 망했어.][무슨 일이야?]의현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다시 문자를 보냈다.[방금 서선혁한테 거절당했어. 진짜 창피해 죽을 뻔했어.]그러자 유정은 놀라워했다.[네가 먼저 고백했어?][아니, 걔가 알아챘어.][그럼 이제 어쩔 건데? 포기할 거야?][포기 안 하면 뭐해? 걔는 나 안 좋아하는데. 계속 들이대다간 친구 사이도 끝날 것 같아.]유정은 곧바로 위로의 말을 건넸다.[걔가 널 몰라보는 거야. 분명히 후회하게 될 거야.]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이제 좀 진정됐어. 생각도 정리했고, 당분간은 걔한테 연락도 안 하고 게임도 같이 안 할래. 나 진짜 빠져버릴까 봐 무서워.]한 번 얼굴을 본 뒤로는 매일 게임에서 선혁의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뛰었고, 만날 생각에 하루하루 설렜다.하지만 아무 미래도 없는 감정에 더 빠지는 건 위험했기에, 차라리 그 전에 멈추는 게 나았다.유정은 농담처럼 말했다.[그렇게 예쁜 여자를 보고도 안 흔들려? 걔 혹시 게이인 거 아냐?]그러자 의현은 엉엉 우는 이모티콘을 보냈고, 유정은 얼른 수습했다.[아냐, 울지 마! 만약 걔가 진짜 게이라면, 너만 못 가지는 게 아니라 세상 여자들 다 못 가지는 거야!]그러나 의현은 오히려 더 서럽게 울고 말았다.한편, 조백림의 상처는 순조롭게 회복되어 병원에 머문 지 이틀 만에 퇴원하기로 결정되었다.모레는 설날이었고, 유정은 주윤숙과 상의한 끝에, 조백림을 집으로 데려가 직접 간호하기로 했다. 주치의도 매일 방문해 치료해 주기로 했다.유정은 아예 백림의 별장으로 이사해, 24시간 남자를 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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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7화

신화선이 서은혜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유정이가 조씨 별장으로 이사 갔다면서? 예전에 백림이랑 동거할 때는 약혼했으니 그냥 못 본 척했지만, 지금은 결혼도 안 했는데 아예 그 집으로 들어가다니.”“밖에서 보면 우리 유씨 집안은 체통도 없고, 딸을 귀하게 여기지도 않는다고 손가락질하겠어.”이에 서은혜는 조심스레 설명했다.“유정이는 그냥 잠깐 조백림을 챙기러 간 거예요.”“챙기는 것도 하루 종일 붙어 있어야 해?” 신화선은 여전히 냉랭했다.서은혜는 신화선이 이번 고소 건을 두고 앙심을 품고 일부러 시비를 거는 것임을 느꼈다. 무어라 반박하려던 찰나, 유준탁이 그녀의 손을 꼭 쥐고 일어섰다.“유정이뿐만 아니라, 저랑 이 사람도 내일부터 이 집에서 나가 살 거예요.”유준탁의 말에 유지태는 화들짝 고개를 들었고, 신화선은 분노에 찬 얼굴로 외쳤다.“우리가 정한 집안 규율 잊었니? 우리가 죽기 전까진, 누구도 이 집을 나가선 안 된다고 했잖아!”유준탁이 담담하게 말했다.“전에는 부모님이 그런 규칙을 정한 이유가, 온 가족이 함께 화목하게 살기 위함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제야 깨달았어요. 그런 생각을 한 건 저희 둘 뿐이었네요.”유준탁의 눈에는 깊은 실망이 깃들어 있었다.“유정이 일로 많은 걸 느꼈어요. 모래알 같은 집안은 억지로 붙잡아도 흩어질 뿐이에요. 그래도 부모님은 부모님이니, 명절마다 인사는 드리러 올게요.”유지태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유정이 일이라니? 유정이 사고 났을 때, 우리도 걱정했어! 그런데 지금은 신희랑 명현이가 감옥에 있는 판국이잖아.”“우리가 그 아이들 할아버지 할머니인데, 마음이 편하겠니? 너희가 그 애들 감옥에 보낸 것만도 분하지 않은데, 이젠 가족 간에 균열을 내겠다고?”조엄화는 이전처럼 날카롭게 굴지는 않았지만, 얼굴에는 원망과 불만이 가득했고, 서은혜를 날카롭게 노려보고 있었다.유준탁은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아버지, 신희랑 명현이는 자기 잘못으로 그렇게 된 거지, 저희가 그렇게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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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8화

신화선도 덧붙였다.“요즘 우리 부부 정말 정신없이 살았어. 유정이 일 났을 땐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이제는 신희랑 명현이까지 그렇게 되고 나니...”“물론 애들이 잘못한 건 알지만, 그래도 우리 손주들이잖아. 그 애들 인생이 이렇게 끝났다고 생각하니, 화도 나고 마음도 찢어져.”신화선은 눈가를 훔치며 흐느꼈고, 이어 서은혜의 손을 붙잡고 애원하듯 말했다.“은혜야, 넌 이 집안에서 제일 속 깊고 착한 애잖아. 조엄화처럼 모질지도 않고... 넌 우리 마음 이해해 줄 수 있지?”하지만 서은혜는 전혀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정말로 모든 것을 다 보고, 다 느끼고, 더는 애정도 기대도 없어진 얼굴이었다.서은혜는 신화선의 손을 살짝 뿌리치며 말했다.“우리가 나가려는 건 어머님 때문이 아니에요. 솔직히 이런 일이 있었는데 동서가 우리 식구를 좋게 보겠어요?”“마음에 원망이 쌓였을 텐데, 한 집에서 마주치며 사는 게 오히려 불편하죠. 우리가 나가서 서로 마음 추스르는 시간을 갖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아니야, 절대 그럴 리 없어. 조엄화가 너희를 원망할 리가 있니?” 신화선이 다급히 말하자 서은혜는 쓴웃음을 지으며 되물었다.“어머님은 정말 그렇게 믿으세요?”신화선은 그제야 말문이 막혔고, 유준탁은 정말 단호하게 나왔다.“더 말 안 하셔도 돼요. 지금은 떨어져 있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저랑 은혜는 자주 찾아뵐게요.”하지만 유지태는 조금 전까지 몸을 낮춰가며 화해를 청해놓고, 여전히 자신들의 뜻을 거스르려는 아들을 보며 얼굴이 굳어졌다.“결국, 너희는 마음을 굳힌 거냐?”유준탁은 고개를 끄덕였다.“네.”그 단호한 대답에 유지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면하며 걸어 나가 버렸다. 신화선 또한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러니? 곧 설인데, 우리를 이대로 내치고 너희끼리 가버릴 셈이야? 우리 둘 다 쓰러져야 그때서야 돌아올 거냐?”유준탁은 그 말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눈빛이 다시 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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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9화

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조심할게.”그날 밤, 유정은 조백림의 몸을 닦아주고 약을 발랐다. 그리고 복용해야 할 약도 준비해 두었다.“내가 여기서 보고 있을게. 꼭 먹어.”백림은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가볍게 가운만 걸친 채였고, 까만 눈동자엔 다정한 미소가 담겨 있었다.“설마 또 버릴까 봐?”유정은 당차게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아무튼 내가 먹는 걸 직접 봐야겠어.”백림은 알약을 입에 넣고 물을 한 모금 가득 마셨다. 고개를 살짝 젖히며 시원하게 삼켰다.이에 유정은 안심하며 컵을 받아 내려놓았다.그렇게 유정이 막 돌아서려는 순간, 백림이 여자의 팔을 꽉 붙잡고는 힘껏 끌어당겨 무릎 위에 앉혔다.여자는 몸을 피하려 했지만 움직이지 못한 채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장난치지 마.”“다친 건 다리가 아니잖아.”백림은 유정의 허리를 감싸 안은 채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았다.“제대로 보고 싶어.”유정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맨날 같이 붙어 있잖아. 아직도 못 봤어?”백림은 유정을 꽉 안은 채, 눈빛은 점점 더 깊어졌다.“유정아, 우리 결혼하자.”유정은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응.”백림의 눈빛이 은은히 흔들렸다. 남자는 한 팔로 유정을 번쩍 안아 들고는 침실로 걸어갔다.이에 유정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상처 터져! 당장 내려놔!”백림은 부드럽게 말했다.“왼팔에 약간의 상처일 뿐이야. 너 정도는 안을 수 있어. 네가 가만히만 있으면 상처는 안 벌어져.”유정은 그 말에 더 이상 저항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백림의 어깨에 살짝 기대며 반대편 가슴에 감긴 붕대를 걱정스레 바라보았다.백림이 침대에 여자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았을 때, 유정은 겨우 안도의 숨을 쉬었다. 그러고는 화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조백림, 너 진짜 그만 좀...”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백림이 몸을 숙여 유정의 입술을 막아버렸다.백림은 천천히 유정의 옆에 누워 얼굴을 감싸 안고는 뜨겁고도 깊은 키스를 이어갔다.백림은 아주 간절하게 유정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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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0화

유정은 부엌에서 푹 고운 국을 들고 와 옆에 내려놓고는, 뒤돌아 의사에게 물었다.“선생님, 상처는 어떤가요?”의사는 조백림의 맑고 또렷한 눈빛을 마주하곤 급히 대답했다.“회복이 아주 빠르세요.”어젯밤, 이후 백림은 방의 불을 껐다. 일이 끝난 뒤 유정은 마음이 불안해서 그의 상처를 확인하려 했지만, 남자는 괜찮다며 피곤하다고 잠을 청했다.아침에 백림의 옷을 벗겨 상처를 확인하려 하자, 남자는 유정의 손을 붙잡고 몸을 눌러 덮쳤다. 그 눈빛만으로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히 보인 유정은 황급히 도망쳤다. 또한 지금 의사가 괜찮다고 하자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의사 역시 무엇을 눈치챈 듯, 돌아가기 전 유정을 아래층까지 배웅받는 자리에서 조심스레 말했다.“유정 씨, 사장님 같은 상태일 땐, 되도록 절제하시는 게 좋아요.”유정은 순간 멍해졌다가 곧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민망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의사는 급히 덧붙였다.“괜찮아요. 저도 의사니까 이해할 수 있어요.”유정은 더더욱 얼굴이 화끈해져서 연신 고개만 끄덕였다.다시 위층으로 올라오자, 침대에 기대 반쯤 누워 있는 백림이 보였다. 유정은 곁에 놓인 꽃병을 덥석 들어 그의 쪽으로 던지듯 내밀었다.백림은 전혀 움직이지도, 눈 하나 깜박이지도 않았다.유정은 실제로 던질 생각은 없었고, 그저 겁만 주려 했을 뿐이었다. 그랬기에 유정은 팔을 되돌려 꽃병을 품에 안고 화난 듯 말했다.“왜 피하지도 않아?”“네가 칼을 던져도 안 피할 거야.”백림은 입꼬리에 미소를 머금고 느긋하게 유정을 바라봤다.유정은 그 말에 마치 바람 빠진 풍선처럼 기운이 다 빠졌다. 꽃병을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진짜, 창피해 죽겠네.”백림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금세 상황을 이해한 듯 이를 악물고 말했다.“쓸데없는 말을, 내가 그 자식 바로 해고할 거야!”“안 돼. 선생님은 널 위해서 한 말이잖아. 책임감 있는 좋은 의사야. 왜 그런 사람을 해고해?”유정이 급히 말리자, 백림은 그녀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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