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Chapter 3821 - Chapter 3830

4388 Chapters

제3821화

성연희가 말했다.“안 돼, 난 이런 얘기 듣는 거 좋아. 그냥 태교라고 생각할래!”“태교?”소희가 눈썹을 치켜올리자, 연희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우리 딸한테 알려주려고. 나중에 남자친구 고를 땐, 꼭 이런 사람 만나라고!”모두가 고개를 저으며 웃음을 터뜨렸다.사람들이 담소를 나누는 사이, 요요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마당에 있는 분수를 발견하고는 밖으로 뛰어나갔다.이에 도우미는 우청아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자신이 따라가서 보겠다고 했다.한편 창가에 앉아 게임을 하던 유민은 무심코 고개를 들어 마당을 보다가, 요요가 분수 옆 인공 바위에 올라간 걸 발견했다.이에 그는 바로 게임을 종료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도우미는 요요에게 간식을 가지러 잠시 자리를 비웠고, 돌아왔을 땐 요요가 이미 바위 위로 올라가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그리고 유민이 다가오는 걸 보자 서둘러 말했다.“도련님, 안녕하세요! 지금 당장 요요 아가씨를 안아 내릴게요!”요요는 바위 사이에 앉아, 귀여운 얼굴만 쏙 내밀고 말했다.“나 안 내려갈래요!”이에 유민은 도우미에게 별다른 나무람 없이 말했다.“괜찮아요. 제가 볼게요.”그렇게 도우미는 간식을 내려두고 물러났다.유민은 고개를 들어 요요를 올려다보며 말했다.“내려와.”요요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싫어요!”유민은 바지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내 흔들며 말했다.“설 선물 준비했는데, 받을래?”이에 요요의 눈이 반짝였다.“네! 받을래요!”“그럼 내려와. 내려오면 줄게.”요요는 눈을 굴리며 잠시 고민하더니, 통통한 손으로 바위를 짚으며 조심조심 내려오기 시작했다.요요가 중간쯤 내려오자, 유민은 팔을 뻗어 그녀를 안아 내렸다. 그리고 요요는 그의 품에서 깔깔 웃었다.두 사람은 마당 벤치에 나란히 앉았고, 유민은 선물을 그녀 손에 올려주었다.상자를 연 요요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 안에는 동전 크기의 정교한 금속 무당벌레가 들어 있었다.검은 머리, 붉은 날개, 날개에는
Read more

제3822화

요요는 동물들이 공연하는 장면을 보며 여전히 웃고 있었다.심지어 박수를 치고 싶었는지 양손을 마주쳤는데, 그 순간 손에 들고 있던 무당벌레 장난감이 바닥에 떨어져 버렸다숲속 세계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요요는 애니메이션과 현실을 분간하지 못한 채 금세 눈가가 붉어졌다.임유민은 서둘러 무당벌레를 주워 들고 달랬다.“망가진 거 아니야, 안 망가졌어. 설령 망가져도 오빠가 다시 만들어줄게.”그 말에 요요는 금세 눈물을 멈추고, 소중한 보물처럼 무당벌레를 받아 들었다. 유민이 웃으며 물었다.“요요는 뭐 봤어?”요요는 아기 같은 말투로 흉내 내기 시작했다.작은 원숭이가 곡예를 하고, 토끼가 노래를 부르고, 나비 요정이 춤을 추는 이야기까지.말하면서 손짓발짓을 섞어가며 열심히 설명했고, 임유민은 그 모습에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별장 안, 임유진은 창밖을 보다가 마당에서 놀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곤 소희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말했다.“봐, 내가 뭐랬어. 유민이는 아이 돌보는 데 천재라니까!”소희도 창밖을 보며 조용히 웃었다.“유민이는 아직도 아이 같은데?”처음 만났던 날을 떠올렸다.가정교사에게 통제받기 싫다며 떼를 쓰던 모습이었는데, 결국 그녀의 활 솜씨에 감복해 순순히 따라왔던 유민이었다.그로부터 몇 해 지나, 이제는 소년으로 자랐지만 마음은 여전히 천진했다.연희도 창밖을 보고는 자랑스레 말했다.“우리 사위, 보면 볼수록 잘생겼잖아?”“언니 사위라고요?”유진은 눈이 휘둥그레져 연희를 바라보자, 그녀는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응. 유민이는 우리 딸한테 찜해놨어. 조만간 혼수도 준비해서 임씨 집안에 보낼 거야!”유진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소희는 연희의 농담이라는 걸 알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근데 만약 딸이 아니라 아들이라면?”그러자 연희는 여전히 단호했다.“그럼 또 낳지 뭐. 유민이 때문에라도 딸 하나는 꼭 있어야지!”유진은 입을 벌리고 놀라며 말했다.“그럼 나는 언니를 뭐라고 불러야 하지?”잠시 정적이 흐른 뒤,
Read more

제3823화

강솔은 흥분된 목소리로 물었다.[강재석 할아버지 운성 오신 거, 혹시 스승님 댁에 머무시는 거야? 그럼 스승님네도 북적북적하겠네! 그럼 강아심도 거기서 같이 지내겠지?]소희는 웃으며 말했다.“스승님 지금 운성에 계셔. 할아버지랑 같이 설 보내고 있어.”강솔은 놀라며 외쳤다.[헉, 그 고집불통 노인이 드디어 마음을 연 거야?]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다 아심이 덕분이지. 아심이가 직접 모시고 갔어.”강솔은 주스를 홀짝이며 감탄했다.“진짜 아심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거야. 멋지네!”두 사람은 계속 수다를 떨었고, 어느덧 하늘이 어둑해졌다.밖은 오히려 더 붐볐다. 각자의 핸드폰 속으로 서로 다른 도시에서 터지는 폭죽 소리가 고스란히 들려왔다.소희의 폰엔 새해 인사가 쉴 새 없이 들어왔고, 그녀는 한 통 한 통 정성껏 답장을 보냈다.별장 안엔 풍성한 설날 만찬이 준비되었고, 모두가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았다.자리를 정리하자 조백림이 웃으며 말했다.“형, 한마디 해.”모두의 시선이 임구택에게 쏠렸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잔을 들고 조용히 말했다.“새해 복 많이 받고, 내년에도 모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소희는 살짝 고개를 들어 구택을 바라보았다.밝은색 니트 차림의 그는 여전히 키가 곧고 단정했고, 침착한 분위기가 풍겼다.몇 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외모는 거의 달라진 게 없었다.처음 학교에서 자신을 도와줬을 때의 그 모습 그대로 하지만, 어딘가 또 달라졌다.그때는 해외에서 막 돌아온 날카롭고 오만한 청년이었다면, 지금은 듬직하고 단단한 남자로 변해 있었다.세월이 남긴 건 결국 외모보다 마음이었고, 그게 바로 성장이라는 이름의 흔적이었다.다음으로 시원이 말을 이었고, 그는 요요를 품에 안고 있었다.이제 아버지가 되었지만 여전히 고상한 기품이 있었고, 목소리도 맑고 부드러웠다.“오랜만에 모두가 모였네. 우리, 이 인연 소중히 여기고 오늘을 감사히 보내고, 새해 모두 평안하시길 바라.”연희도 감탄하며 말했다.“시원 오빠
Read more

제3824화

저녁 식사가 끝나기도 전에 요요는 또 먼저 뛰어나가 불꽃놀이를 하겠다며 달려갔다.장시원은 요요를 따라 나가 돌보았고, 사람들도 서서히 하나둘 마당으로 나왔다.소희와 성연희는 보호가 필요한 상태라 마당 끝 라탄 의자에 앉아 쉬고 있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활기차게 불꽃놀이에 참여했다.시원은 요요를 품에 안고 폭죽에 불을 붙였다.불꽃이 튀는 순간, 그는 반사적으로 아이를 안고 몸을 돌렸지만 요요는 하나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작은 얼굴은 온통 들뜬 기색으로 가득했다.청아는 그런 모습을 놓치지 않고 사진에 담았다.다른 사람들 역시 그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소희와 성연희 앞에는 연탄 화로가 놓여 있었다. 연기가 없는 숯에 향초와 찻주전자가 함께 올려져 있었다.임구택은 두꺼운 롱패딩을 두 벌 들고 와 한 벌은 연희에게 건네고, 다른 한 벌은 소희에게 직접 입혀주었다. 그러고는 그녀 옆에 조용히 앉았다.곧이어 노명성도 다가와, 따뜻한 차를 준비해 두 사람 앞에 놓았다.구택은 소희의 배 위에 손을 가만히 얹으며, 주변에서 터지는 연이은 폭죽 소리에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혹시 아기한테 너무 시끄러운 건 아닐까?”소희는 고개를 저었다.“그 정도로 연약하진 않아. 엄청 단단한 녀석일걸.”구택은 소희의 손을 꼭 잡았다.“춥진 않아? 졸리진 않고?”“하나도 안 춥고, 졸리지도 않아.”소희는 찻잔을 들고 구택의 어깨에 살짝 기대며 말했다.“작년 설날도 우리 운성에서 이렇게 보냈지. 그때도 엄청 북적였잖아.”그때 연희가 강아심을 데리고 강씨 저택에 붙들려 있어 넷이서 밖에서 폭죽을 터뜨렸는데,그때 아심의 얼굴에 떠올랐던 그 환한 표정을 소희는 잊지 못했다.구택은 조용히 소희의 손을 어루만지며 물었다.“집 생각나?”소희는 조용히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할아버지 좀 보고 싶긴 해. 그래도 아심이랑 스승님이 곁에 있으니까, 분명 잘 지내고 계실 거야.”마치 마음이 통하기라도 한 듯, 그 순간 아심이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사진 속엔
Read more

제3825화

지금쯤 또 어디에 있는 걸까?소희는 영상 전화를 받았다.심명의 화면도 역시 밤이었다. 주변은 탁 트인 들판 같았고, 여러 사람이 모여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화면 앞에 나타난 심명은 여전히 세상 얄밉게 잘생긴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소희!]임구택이 몸을 기울여 화면을 들여다봤다.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지만, 영상을 끄지는 않았다.“새해 복 많이 받아.”소희는 부드럽게 웃자, 심명은 손가락으로 자기 뒤를 가리키며 말했다.[잘 봐. 눈 깜빡이지 마.]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휴대폰 화면은 그의 뒤편을 비추었다. 원래는 칠흑 같은 어둠이었던 하늘에 갑자기 불꽃이 터지기 시작했다. 숫자 카운트다운이 들려왔고, 마치 국내의 시각과 단 1초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10, 9, 8, 7...2, 1.]잠깐의 정적 후, 하늘을 가르며 불꽃이 쏘아 올려졌고, 곧이어 형형색색의 글자들이 펼쳐졌다.[소희, 새해 복 많이 받아.][모든 일이 잘되길.][마음먹은 일 다 이루길.][순탄하고 평안하길.][기쁘고 건강하길.]...다양한 언어, 다양한 색으로 이루어진 새해 인사가 하늘을 수놓았고, 밤하늘은 거대한 메시지 보드가 되어 심명이 전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냈다.그 주변에서 함께 새해를 맞이하던 이들도 다 함께 외쳤다.[소희, 새해 복 많이 받아!][새해 복 많이 받아!]피부색도, 언어도, 말투도 모두 달랐지만, 모두의 얼굴엔 같은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하늘에 뜬 글자들은 계속해서 나타났고, 다시 흩어지며 떨어졌다. 마치 유성우처럼 눈부신 광경이 이어졌고,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을 멈추게 할 만큼 황홀했다.이에 구택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요란스럽기만 하지.”터치 한 번이면 다 사라질 것들이었다.심명은 화면 너머에서 여우 같은 눈을 반짝이며 소희를 바라봤다.[마음에 들어?]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좋아.”심명이 이 선물을 위해 시차가 비슷한 나라를 골라 일부러 드넓은 장소를 찾고, 카운트다
Read more

제3826화

방금 카운트다운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 임유진은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다.순식간에 도시 전체가 깨어난 듯, 수많은 불꽃이 밤하늘에 동시에 터졌다. 폭죽 소리는 귀가 멍해질 만큼 요란했다.사람들은 가장 열렬한 방식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있었다.폭죽 소리가 울려 퍼지자, 임유민은 무의식적으로 요요를 돌아봤다. 혹시 놀라지 않을까 걱정해서였다.장시원은 요요를 품에 꼭 감싸 안고, 외투로 귀를 덮어주었다. 혹시 깨지 않을까 조심했지만, 요요는 미동도 없이 새근새근 잠든 채, 꼭 우유 먹고 곤히 잠든 아기 돼지처럼 평온했다.유진은 다시 뛰어와 헉헉대며 구은정을 마주 향해 앉았다.“내 새해 선물은요?”손을 내밀며 재촉하자, 은정은 짙은 눈매로 그녀의 손을 잡고는 조심스레 반지를 끼워주었다.아무 장식 없는 심플한 은반지였지만 유진의 가는 손가락에 꼭 맞았다. 유진은 반지를 위아래로 살피며 기쁜 얼굴로 은정을 바라봤다.“혹시 프러포즈예요?”반응이 꽤 귀여웠는지 은정은 웃었다.“프러포즈가 그렇게 간단한 거였어?”“그러면 지금 물어봐요. 난 당신이랑 결혼할 생각 있으니까.”유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반짝이는 불빛 속에서, 은정의 얼굴은 더욱 뚜렷하게 부각되었다.“이건 프러포즈 반지가 아니야.”은정이 유진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이건 내가 직접 만든 거야.”“직접 만들었다고요?”유진은 반지를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며 깜짝 놀라자, 은정은 살짝 찡그리며 말했다.“완벽하진 않아. 원래는 다이아도 하나 박으려 했는데, 세공이 너무 어렵더라.”몇 번이나 실패한 끝에 결국 심플한 은반지만 만들 수 있었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만큼은 진심이었다.유진이 이 반지처럼 아무 걱정 없이, 늘 편안하길 바랐다.“나는 이 반지가 어떤 다이아 반지보다 더 좋아요!”유진은 손을 들어 반지를 하늘에 비춰보며,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바보 같은 녀석.”이윽고 은정은 유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다음에는 더 특별한 거 만들어줄게
Read more

제3827화

유정은 마지막까지 남았다.밤은 이미 깊었지만, 시내는 여전히 북적거렸고, 고요한 주택가 이쪽은 서서히 밤의 정적을 되찾고 있었다.가로등은 은은한 노란빛으로 감돌았고, 그 불빛은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들어 잔잔한 그림자를 만들었다.어쩌다 한번 밤하늘 위로 터지는 불꽃놀이, 기묘한 빛과 색이 반짝이는가 싶더니 금세 조용히 사그라졌다.조백림은 유정을 품에 감싸 안았고, 평온한 얼굴엔 다정한 기운이 가득했다.“며칠을 고민했어. 올해는 뭘 선물하면 좋을까? 근데 뭘 생각해도 마음에 안 드는 거야.”유정은 백림의 품에 기댄 채 새해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나지막이 웃었다.“네가 이렇게 무사히 내 곁에 있는 것, 그게 나한텐 최고의 새해 선물이야.”백림은 유정의 옆얼굴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다. 그 입맞춤은 차분하면서도 부드러운 입맞춤이 심장을 간질이게 했다.“그래도 뭔가 선물은 하고 싶었어. 그래서 그 만화 플랫폼, 네 명의로 넘겼어.”“회사 일도 이제 내가 같이 볼 거야. 남편이 네 든든한 후원자가 돼줄 테니까, 넌 만화만 그려.”그 말에 유정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백림을 돌아봤다. 그는 그녀의 살짝 벌어진 입술에 다시 가볍게 입을 맞췄다.“기뻐?”유정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 플랫폼은 유정도 직접 만들 수 있었지만 중요한 건 그 말이었다.백림이 자신의 뒤를 받쳐주겠다는 것. 회사의 운영도, 유씨 집안의 견제도 전부 그가 감당하겠다는 말.유정는 오로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이에 유정은 까치발을 들어 백림의 입술에 먼저 키스했다.“조백림, 내가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아. 널 만났으니까.”백림은 유정의 어깨를 감싸 안고 깊이 입을 맞췄다.불꽃이 하늘 위에서 다시 터졌다. 유정이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눈부신 불꽃으로 가득 찬 밤하늘은 마치 앞으로의 그녀의 인생을 환히 밝혀주는 것 같았다.불꽃이 사그라든 후, 유정은 조심스럽게 백림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속삭였다.“인제 그만 가야겠어. 안 가면 날 새겠어.”
Read more

제3828화

임구택이 운전하는 차 안에서, 소희는 처음엔 임유진, 임유민 남매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웃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이내 의자에 기댄 채 잠이 들었다.구택은 룸미러로 아이들을 보며 조용히 하라며 손짓했다.“쉿.”“소희 자고 있어.”소희는 원래도 잠이 많았지만, 임신하고 나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 사실 오늘 구택은 일찍 돌아가려 했지만, 소희가 성연희네와 함께 새해를 맞이하자고 고집을 부려 끝까지 함께 있게 된 것이다.유진은 뒷좌석에서 담요를 꺼내 소희 배 위로 덮어주었다. 그녀는 소희의 부른 배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예전엔 임신한 여자를 보면 좀 무섭다고 느꼈는데, 이상하게 지금은 너무 귀여워.”유민은 의자에 기대어 작게 웃었다.“그건 숙모가 우리 동생을 배고 있으니까 그런 거겠지.”그 말에 유진은 피식 웃었다.“게다가 소희는 임신했는데도 예쁘잖아. 나도 나중에 저렇게 예쁘게 임신했으면 좋겠다.”이에 유민은 짧게 유진을 흘겨보며 말했다.“부끄러운 줄 알아.”유진은 무심코 튀어나온 말에 자신도 얼굴이 붉어졌고, 머쓱하게 하품하며 말했다.“나도 졸리니까 말 걸지 마.”유민은 쿠션 하나를 유진에게 던져주었다.집에 도착하자 구택은 차를 바로 별장 현관 앞으로 몰고 갔다. 그는 조심스럽게 담요로 소희를 감싸 안고 방으로 옮겼다.이미 문 앞에서는 도우미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모두 조심조심 양쪽에서 길을 비켜주며 따라갔다.노정순과 우정숙은 카드놀이를 마친 뒤 잠자리에 든 상태였다. 노정순은 미리 도우미들에게 당부해두었다.“소희가 오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미리 따뜻하게 데워두세요.”하지만 지금 이 분위기로는 아마 먹을 수 없을 듯했다.유진과 유민은 소희가 방에 들어간 걸 확인한 뒤에야 서로 인사를 나눴다.“잘 자.”유진은 방문 앞에서 고개를 돌려 웃으며 말했다.“임유민, 새해 복 많이 받아.”그러자 유민이 한쪽 눈썹을 들썩였다.“새해 선물은?”유진은 웃으며 눈을 찡긋했다.“준비해 놓았어. 내일 아
Read more

제3829화

뜨거운 입김이 이마에 닿자, 소희는 눈을 천천히 감았고, 입꼬리는 저절로 말려 올라갔다.샤워를 마치고 나니 한동안 정신이 또렷해져서, 두 사람은 나란히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아기 이름은 뭐로 할지, 명절 지나고 임유진과 구은정이 약혼식을 올린다던 소식, 또 강재석이 강성으로 내려올 예정이라는 소문까지.구택은 소희의 어깨를 감싸 안고, 한 손으로 소희의 어깨를 토닥이자, 소희는 이내 다시 조용히 잠에 빠져들었다.구택은 자기 이마를 소희의 이마에 살짝 맞댄 채, 희미한 조명 아래 잠든 얼굴을 지켜보았다. 마음은 마치 별빛이 떨어진 듯 고요하고 따뜻했다.세상의 모든 곳에 소희의 이름으로 집을 마련해주겠다는 약속, 그 약속보다 더 확실한 행복이 지금 그의 품에 안겨 있는 아내와 아이였다.또한 그것이 바로 구택의 전부였다.소희가 전날 밤늦게까지 놀았다는 걸 알았기에, 노정순은 아침 일찍부터 도우미들에게 단단히 일렀다.“소희 잠 깨기 전엔 누구도 방에 들어가지 말게.”그래서 아침 아홉 시가 돼서야 소희는 천천히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구택은 이미 외출 복장을 마치고 소희 곁에 서 있었다.“방에서 먹을래, 아니면 아래층 식탁으로 갈까?”“식탁으로 가야지.”소희는 이불을 당기며 슬며시 일어났는데, 마음 한편이 살짝 불편했다.이제 임씨 집안 며느리가 된 마당에, 전날 밤늦게까지 놀고 오늘은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잤다.할아버지한테 배운 예절이 다 무색해진 기분이었다.이때, 구택은 소희의 뺨을 가볍게 쓰다듬었다.“무슨 생각해?”소희는 머쓱하게 웃었다.“내가 며느리 노릇을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적어도 유진이보단 못한 거 같아.”“유진이도 아직 안 깼어.”구택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넌 며느리지만, 우리 가족 눈에는 유진이랑 똑같이 애기야. 누구도 너한테 무리한 기대 안 해. 괜히 불편할까 봐 더 조심스러워하지. 혹시라도 집 오는 게 싫어질까 봐.”소희는 미소 지었다.“그럴 일 없어. 나 이 집을 이미 내 집이라고
Read more

제3830화

임시호는 소희를 바라보며, 다소 엄숙해 보이는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었다.“방금 강재석 어르신께 세배 전화를 드렸는데, 도경수 어르신도 이번에 운성에 함께 와 계시다더구나.”소희는 단정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원래 사부님은 설 명절 때 강성을 떠나시는 걸 꺼려하셨는데, 이번엔 강아심이 모시고 내려오셨어요.”노정순은 웃으며 말했다.“그처럼 고집 센 어른도, 손주 사랑 앞에선 어쩔 수 없나 보네.”임유진이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을 받았다.“강아심처럼 그렇게 귀여운 손녀가 있으면, 나라도 백번 천번 다 들어주겠네!”우정숙은 눈썹을 찌푸리며 훈계했다.“강아심 이름도 함부로 부르는 거니? 소희가 너 좀 봐준다고 해서, 점점 버릇이 없어지네.”이에 유진은 입을 삐죽이며 혀를 내밀었다.“알았어요.”임시호는 다시 부드러운 말투로 소희에게 말했다.“어르신 말씀이, 설 지나고 강성에 오실 거라고 하더군. 오시면 꼭 알려줘야 해. 우리도 함께 인사드리러 가야지.”“네, 그럴게요.”소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이때, 구택은 조용히 소희의 그릇에 계란말이를 하나 올려주며 말했다.“이제 밥부터 먹자.”맞은편에 앉아 있던 임유진은, 둘 사이 흐르는 자연스러운 손길에 눈을 떼지 못했다.생선 살은 가시 하나 없이 발라지고, 새우는 껍질이 말끔히 제거됐으며, 계란말이도 한입 크기로 가지런히 잘라져 있었다.유진은 고개를 돌려 유민을 향해 조용히 물었다.“너, 예전엔 삼촌이 이렇게 바뀔 줄 알았냐?”유민은 흘깃 올려다보다 담담히 말했다.“포인트는 삼촌이 아니라, 숙모야.”“무슨 뜻이야?”유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숙모는 왠지 모르게 누군가가 지켜주고 싶게 만들어. 그냥 그런 사람이야.”유진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무슨 소리야, 소희는 혼자서도 열 명은 때려눕힌다고! 완전 터프하단 말이야!”“게다가 겉으로 보면 차가워 보이기까지 하잖아. 그런 사람은 오히려 가까이 다가가기 힘든 거 아냐?”유민은 설명을 덧붙였다.“그 차가움
Read more
PREV
1
...
381382383384385
...
439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