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씨 집안과 조씨 집안은 사업적으로 왕래가 있었고, 서선혁은 유정의 대학 동창으로서 초대받아 다른 동창들과 함께 앉아 있었다.서선혁은 본래 성격이 활달하고 말도 잘해 인기가 좋았다. 신랑 신부가 다가오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술을 올리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술잔을 기울이던 한 남자 동창이 농담을 던졌다.“오늘은 신부도 예쁘지만 들러리도 다 예쁘네. 유정아, 넌 이제 결혼했으니 나 같은 솔로한테 여자친구 좀 소개해 줘라.”옆에 있던 들러리가 곧장 받아쳤다.“좋아요, 그럼 나는 어때요?”하지만 남자 동창은 눈을 의현에게 고정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난 성격이 좀 더 온순한 사람이 좋은데, 이분이 딱 내 스타일이야. 우리 번호 좀 교환할래요?”선혁도 웃고 있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미묘하게 웃음을 거두고 시선을 의현 쪽으로 옮겼다. 처음 만났을 때 순한 척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물론, 선혁이 의현이 게임 속에서 도끼 휘두르며 쾅쾅 적을 쓰러뜨리던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말이다.말을 건네던 여자가 발끈하며 소리쳤다.“내가 왜 온순하지 않다는 거죠? 나를 잘 알지도 못하잖아요.”“누님, 제가 잘못했어요!”남자 동창은 곧장 손을 모아 사죄하듯 익살을 부렸고, 주변은 웃음바다가 되었다.유정은 일부러 선혁 쪽을 향하며 말했다.“고인석, 잔치 끝나면 나한테 와. 내가 의현이 소개해 줄게.”남자 동창은 즉시 신이 나서 두 손을 모았다.“역시 동창이 최고야. 넌 꼭 쌍둥이, 그것도 이란성 쌍둥이 낳을 거야.”농담은 여기서 끝이 났고 백림은 미소 띠며 입을 열었다.“와줘서 고마워요. 제가 한 잔 올리죠.”사람들은 감히 백림에게 농담하지 않고 그저 잔을 들이켜 비웠다.백림이 유정을 데리고 자리를 옮기자 인석이 선혁에게 물었다. 술에 취한 목소리가 조금 이상해져 있었다.“아까 유정 오른쪽에 서 있던 여자 이름이 뭐야?”선혁은 의현의 뒷모습을 흘끗 보고 담담하게 대답했다.“몰라.”인석은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말했다.“딱 봐도 성격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