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Chapter 4001 - Chapter 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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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1화

의현은 여자를 데리고 탈의실로 향하며 웃으며 물었다.“성함이 어떻게 되세요?”여자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유승란이라고 해요.”의현이 말했다.“저보다 많아야 몇 살 위시겠어요. 그럼 승란 언니라고 불러도 되죠?”그러자 유승란은 눈웃음을 지었다.“어쩌면 내 아들이 당신보다 클 수도 있어요. 이름이 뭐예요?”“장의현이에요.”유승란은 의현의 밝은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신부 친구인가요?”식장에서 들러리가 들어왔을 때부터 승란은 가장 먼저 의현을 눈여겨봤다. 웃는 눈매가 사람을 끌어당겼기 때문이다.의현은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우리는 제일 친한 언니 동생이죠.”둘은 함께 휴게실에 들어갔고 의현은 옷걸이에서 롱드레스 한 벌을 꺼내 여자에게 내밀었다.“이건 새 옷이에요. 색도 너무 발랄하지 않아서 잘 어울릴 것 같아요. 한번 입어 보세요.”“내가 좋아하는 색이네.”유승란은 기쁘게 받아 들고 안쪽으로 들어가 갈아입었다.그 사이 의현은 유정에게 메시지를 보내 잠시 늦을 거라고 알렸다.곧 유승란이 새 옷을 입고 나왔고, 의현은 여자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며 말했다.“언니 진주 귀걸이랑 이 옷 색이 참 잘 어울리네요.”“그렇죠?”유승란은 거울 앞에서 자신을 살피며 무척 만족스러워했다.그곳의 의상들은 모두 명품 브랜드에서 제공한 것들이라 재질이며 마감이 뛰어날 수밖에 없었다.세심하고 따뜻한 의현의 태도에 유승란은 더욱 호감이 갔다. 그러더니 눈동자가 반짝이며 물었다.“말 편하게 해도 되죠?”“당연하죠.”“의현아, 남자친구는 있니?”그 말에 의현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없어요.”그러자 유승란이 바로 말했다.“내 아들 소개해 줄까?”의현은 깜짝 놀랐다. ‘단지 들러리로 도와주고 있을 뿐인데, 갑자기 남자친구까지 나올 줄이야.’그러자 의현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아니에요, 괜찮아요. 저는 강성 사람이 아니라서요.”이내 유승란은 놀란 듯 물었다.“그러면 어디 출신이야?”“해성이요.”유승란은 다시 웃었다.“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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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2화

서씨 집안과 조씨 집안은 사업적으로 왕래가 있었고, 서선혁은 유정의 대학 동창으로서 초대받아 다른 동창들과 함께 앉아 있었다.서선혁은 본래 성격이 활달하고 말도 잘해 인기가 좋았다. 신랑 신부가 다가오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술을 올리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술잔을 기울이던 한 남자 동창이 농담을 던졌다.“오늘은 신부도 예쁘지만 들러리도 다 예쁘네. 유정아, 넌 이제 결혼했으니 나 같은 솔로한테 여자친구 좀 소개해 줘라.”옆에 있던 들러리가 곧장 받아쳤다.“좋아요, 그럼 나는 어때요?”하지만 남자 동창은 눈을 의현에게 고정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난 성격이 좀 더 온순한 사람이 좋은데, 이분이 딱 내 스타일이야. 우리 번호 좀 교환할래요?”선혁도 웃고 있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미묘하게 웃음을 거두고 시선을 의현 쪽으로 옮겼다. 처음 만났을 때 순한 척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물론, 선혁이 의현이 게임 속에서 도끼 휘두르며 쾅쾅 적을 쓰러뜨리던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말이다.말을 건네던 여자가 발끈하며 소리쳤다.“내가 왜 온순하지 않다는 거죠? 나를 잘 알지도 못하잖아요.”“누님, 제가 잘못했어요!”남자 동창은 곧장 손을 모아 사죄하듯 익살을 부렸고, 주변은 웃음바다가 되었다.유정은 일부러 선혁 쪽을 향하며 말했다.“고인석, 잔치 끝나면 나한테 와. 내가 의현이 소개해 줄게.”남자 동창은 즉시 신이 나서 두 손을 모았다.“역시 동창이 최고야. 넌 꼭 쌍둥이, 그것도 이란성 쌍둥이 낳을 거야.”농담은 여기서 끝이 났고 백림은 미소 띠며 입을 열었다.“와줘서 고마워요. 제가 한 잔 올리죠.”사람들은 감히 백림에게 농담하지 않고 그저 잔을 들이켜 비웠다.백림이 유정을 데리고 자리를 옮기자 인석이 선혁에게 물었다. 술에 취한 목소리가 조금 이상해져 있었다.“아까 유정 오른쪽에 서 있던 여자 이름이 뭐야?”선혁은 의현의 뒷모습을 흘끗 보고 담담하게 대답했다.“몰라.”인석은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말했다.“딱 봐도 성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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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3화

두 사람이 거실로 들어서자, 주윤숙이 다가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침대는 이미 다 준비했어. 결혼 축하하고, 빨리 예쁜 아기 낳길 바란다.”유정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감사드려요, 어머니.”주윤숙은 다정하게 말했다.“혹시 저녁에 제대로 못 먹었을까 봐 야식을 준비해 두었어. 배고프면 조금 먹어.”유정은 감동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머니도 고생 많으셨어요. 얼른 들어가 쉬세요.”조변우는 백림을 향해 진지하게 당부했다.“이제 결혼했으니 어깨에 새로운 책임이 생긴 거야. 아내 잘 사랑해주고.”그러자 백림은 깊은 눈빛으로 조변우를 바라봤다.“그럴 거예요.”조변우는 마음 한구석에 뭔가 걸린 듯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제대로 하지 못한 일들을 너는 더 신중하게 해야 해.”백림은 순간 자기 아버지에 대한 증오가 옅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에 백림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네.”조변우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고,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어 백림의 어깨를 두드렸다.자기 아들, 비록 가까이 지내지 않았고 편애하지도 않았지만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들과 아내 모두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존재였다.다른 사람들도 차례로 다가와 축복을 전한 뒤, 시간을 신혼부부에게 남겨주며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화려하고 낭만적으로 꾸며진 별장 안에는 이제 백림과 유정 둘만이 남았다.백림은 유정의 손을 잡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웨딩드레스의 치맛자락이 계단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렸고, 크리스털 샹들리에 불빛 아래 찬란한 광채가 흩뿌려졌다.백림은 정장을 벗어 의자에 걸치고 몸에 꼭 맞는 흰 셔츠만 입은 채로 서 있었다.넓은 어깨와 잘록한 허리 길고 힘 있는 팔이 뒷모습에서도 선명했다.유정의 가느다란 손이 백림의 손을 단단히 잡고 있었다. 부드럽고 하얀 손길은 마치 앞으로 이어질 긴 삶을 함께하겠다는 약속처럼 어우러졌다.방에 들어서자, 백림은 손을 뻗어 문을 닫고 곧장 유정을 벽에 밀어붙였고 거칠게 입을 맞췄다.그러자 유정은 백림의 손을 놓고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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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4화

전화가 연결되자 유승란의 쾌활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의현아, 일어났니?]의현은 경쾌하게 웃었다.“네, 지금 짐 정리 중이에요.”이에 유승란은 뜻밖이라는 듯 말했다.[오늘 바로 집에 가는 거야?]“네, 내일 출근해야 해서요.” 의현이 대답에 유승란은 아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서둘러 말했다.[오후 비행기라면 아직 시간 있잖아. 점심은 내가 살게.]그러나 의현은 정중히 거절했다.“괜찮아요. 호텔에서 점심 먹고 바로 공항으로 가면 돼요.”[에이, 너무 사양하지 마. 우리가 이렇게 알게 된 것도 인연인데, 어제 네가 나한테 큰 도움까지 줬잖아. 당연히 밥 한 끼는 대접해야지.]유승란의 목소리는 시원시원하고 단호했다.[주소 불러 줘. 내가 갈게.]그 열정에 장의현은 마침내 호텔 주소를 알려 주자 유승란은 익숙한 듯 곧장 말했다.[호텔 맞은편에 양식당 있거든? 짐 정리 끝내고 거기로 와. 내가 거기서 기다릴게.]약속을 정한 뒤 의현은 욕실로 들어가 옅은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섰다.양식당은 2층에 있었고, 복도에는 P국 추상파 명화가 걸려 있었다. 우아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는 특유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풍겼다.웨이터가 장의현을 안내해 들어가자 창가에 앉아 있던 유승란이 눈에 들어왔다.“의현아!” 유승란이 자리에서 일어나 반갑게 인사했다.“언니!”의현의 또렷하고 맑은 눈빛과 달콤한 미소는 보는 이로 하여금 친근함을 느끼게 했다.승란은 다가와 따뜻하게 끌어안았고 진심으로 마음이 잘 맞는 듯했다.“왜 강성에서 며칠 더 놀다 가지 않아?”의현은 이미 며칠 휴가를 썼기에 출근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이에 유승란은 아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다음에 시간 나면 또 와. 네가 바쁘면 내가 같이 놀아 줄게.”유승란은 전업주부라 시간과 돈 모두 여유로웠고 의현은 감사 인사를 전했다.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 메뉴를 고르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유승란의 휴대전화가 울리더니 전화를 받자마자 말했다.“왔어? 빨리 올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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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5화

의현은 선혁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저는 장의현이에요. 편하게 ‘의현 이모'라고 불러도 돼요.”선혁은 말없이 의현의 손을 바라보다가 비죽 웃었다.“의현 이모요?”그러자 의현은 되레 통쾌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눈썹을 올렸다.“나랑 언니는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자매처럼 지내거든요. 그러니 나를 의현 이모라 부르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죠.”선혁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그렇게 불리면 나이 더 들어 보이지 않아요?”그러나 의현은 손을 거두며 태연하게 받아쳤다.“괜찮아요. 위아래는 분명히 있으니까요.”선혁은 이를 갈듯 웃었다.“그러면 우리 할머니랑도 자매 하면 되겠네요?”의현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반문했다.“혹시 이모할머니가 필요해요?”선혁의 얼굴빛이 하얗게 굳어졌고 유승란은 두 사람의 대화를 그저 장난으로 받아들이며 자리를 권했다.“어서 앉아.”선혁은 곧장 의현 옆에 앉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첫 만남인데 의현 이모랑 좀 더 가까워져야겠죠?”유승란은 아들을 보며 의아한 눈빛을 지었다.이게 눈치가 트인 건지 아니면 여전히 모르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선혁이 자리에 앉으면서 계속 주문을 이어갔지만, 대화는 대부분 장의현과 유승란 사이에서 오갔다. 그 사이 선혁은 내내 장의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그 시선에 의현은 등골이 오싹해져, 결국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빠져나왔다.그리고 의현이 사라지자 유승란은 바로 아들을 나무랐다.“왜 그렇게 사람을 노려보니?”선혁은 의자에 느긋하게 기대앉아 웃었다.“어차피 오늘 내가 저 사람 보러 온 거잖아요.”“그렇다고 그렇게 노골적으로 쳐다보면 어떡해. 첫인상이 얼마나 중요한데. 그러다 오해라도 하면 어쩔 거야? 사람 험하게 보는 줄 알잖아.” 유승란이 못마땅해하며 말하자 선혁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걱정 마요. 내가 뭘 해도 나한테 좋은 인상 가질 일은 없어요.”“왜?” 유승란이 의아하게 묻자 선혁은 입꼬리를 비틀며 비웃었다.“그 애가 바보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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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6화

선혁은 의현의 뒤를 일정한 간격으로 따라왔다. 의현은 뒤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닌데, 선혁의 시선이 자신에게 꽂혀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등에 땀이 맺히는 듯 긴장감이 일었고 손바닥은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자리로 돌아오자 선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엄마, 내가 이모 잘 데리고 왔어. 걱정하지 마. 변기통에 빠진 것도 아니잖아.”그러자 의현의 등이 순간 굳어지며 할 말을 잃었다.유승란은 눈을 흘겼다.“쓸데없는 소리 좀 하지 마.”의현은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우리 큰 조카 참 농담도 잘하네요.”선혁은 혀끝으로 윗니를 밀며 고개를 갸웃했고 웃음 속에 짙은 장난기가 스쳤다.“큰 조카?” 유승란이 눈을 동그랗게 뜨자 의현은 선혁의 시선을 피하며 웃으며 설명했다.“제가 언니랑 자매처럼 지내잖아요. 그러면 아드님은 제 큰 조카가 되는 거죠.”유승란은 잠시 멍하니 있더니 곧 고개를 젖히며 크게 웃었고 선혁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엄마, 나한테 소개해 준 여자친구가 갑자기 이모가 됐는데 그게 그렇게 웃겨?”원래는 모두가 눈치껏 넘어가야 할 자리였는데, 선혁이 대놓고 드러내 버리자 의현은 순간 당황했다.유승란은 웃느라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러고는 아들을 흘겨보더니 의현에게 장난스럽게 물었다.“그럼 네 큰 조카, 좀 괜찮아 보이니?”의현은 고개를 돌려 선혁을 유심히 훑어보았다.“이마가 넓고, 눈썹은 칼처럼 뻗었고, 눈매는 길고, 입술은 얇네요. 보아하니 여자 인기도 많겠지만, 본성은 바람기 많고 정에 박한 쪽인 것 같네요.”유승란은 놀란 눈빛으로 아들을 보고 다시 의현을 보며 물었다.“의현아, 너 관상도 볼 줄 알아?”선혁은 코웃음을 치며 비아냥거렸다.“그게 무슨 소리예요? 여자친구 한 번도 사귄 적 없는 내가 무슨 바람둥이예요. 그냥 아무 말 대잔치잖아요.”“너 이모한테 어떻게 그런 말을 해!” 유승란이 단호하게 꾸짖자 선혁과 의현은 할 말을 잃었따.분위기는 이미 맞선 자리가 아니라, 엉뚱한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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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7화

의현은 태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 인사를 건넨 뒤, 조용히 식사를 이어갔다.유승란은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선혁을 바라보며 은근히 칭찬하는 시선을 보냈다.유승란은 원래 호탕하고 소탈한 성격이지만, 동시에 부잣집 안주인다운 기품도 갖추고 있었다. 식사 자리에서도 곧고 단정한 자세로 우아하게 음식을 즐겼다. 그리고 옆자리의 서선혁도 특별히 말을 섞지 않고 묵묵히 식사에 집중했다.디저트가 나오자, 유승란은 직접 접시를 들어 장의현에게 건네며 부드럽게 웃었다.“다음 주에 내 남편이 해성에 일 보러 가는데, 나도 같이 가기로 했어. 그때 우리 또 만날 수 있겠네.”의현은 입 안의 음식을 삼키고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언니 가시기 전에 연락 주시면 제가 시간 맞춰볼게요.”그 대답을 들은 선혁은 괜히 마음이 불편했다. 의현이 자기 어머니를 언니라고 부르는 게 못마땅해 옆눈으로 흘겨보자 여자는 더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언니, 해성 가시면 어디 들르고 싶으세요?”유승란은 해성에 갈 때마다 꼭 들르는 곳들을 얘기했고, 본래 해성 출신인 장의현도 그곳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의 대화는 물 흐르듯 이어졌다.선혁은 말없이 지켜만 보다가 결국 언니라는 호칭을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남자는 의현에게 주스를 따라주고 휴지도 건네자 의현은 대화에 빠져 있다가 자연스럽게 그것을 받아 입가의 땅콩소스를 닦았다.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동작에 유승란은 순간 멈칫했다. 정말 두 사람에게 인연이 있는 건 아닌가 싶어 괜히 더 기뻐졌다.식사가 끝나갈 무렵 유승란이 물었다.“의현아, 오후 비행기가 몇 시지?”“네 시 십 분이에요.” 의현이 대답했다.“잘됐네. 오후에 선혁이 시간이 비니까, 너 공항까지 바래다주라고 하자.” 유승란은 싱글벙글하며 말했으나 의현은 재빨리 손사래를 쳤다.“괜찮아요. 호텔 차량 서비스가 있어요.”그러자 선혁이 태연히 받아쳤다.“그래도 돼요. 의현 이모 챙기는 건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선혁이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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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8화

의현은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언니는 저를 좋아하시지만, 아드님이 저를 좋아할 거라는 보장은 없잖아요.”유승란은 단정하게 말했다.“우리 선혁이 이렇게 한 여자랑 잘 어울려 얘기하는 건 처음이야. 분명 네가 마음에 든 거야.”그러자 의현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언니, 그건 너무 겸손하신 거예요. 아드님을 잘 모르시네요.’그러나 의현은 곧장 진지하게 말했다.“저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하지만 저는 해성 출신이고, 어머니가 롱디 결혼은 반대하세요. 그래서 언니의 호의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아요.”유승란은 바로 받아쳤다.“그건 문제도 아니지. 네가 멀리 못 가면, 내가 선혁이를 보내면 되잖아!”의현은 그 말에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때 선혁이 걸어왔고 눈길을 흘리며 말했다.“뭘 그렇게 즐겁게 웃어요? 또 엄마랑 같이 내 흉본 거죠?”이에 의현은 시선을 맞추며 대꾸했다.“왜요? 양심에 찔려요?”선혁은 냉소 섞인 웃음을 흘렸다.“전혀요. 오히려 어떤 사람은 평생 양심에 찔리며 살겠죠.”의현은 반박하려다 유승란이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는 것을 보고 금세 표정을 정리했다. 장난기 어린 얼굴 대신 낯선 사람 대하듯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대접 잘 받았어요. 이제 호텔로 돌아가 볼게요.”유승란은 따뜻한 미소로 답했다.“그래, 푹 쉬어. 내일 떠날 때 연락해 줘. 선혁이 너 공항까지 데려다주게 할게.”선혁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의현을 바라보자 여자는 고개만 살짝 끄덕이고 호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의현이 멀리 사라지자, 유승란은 못마땅하다는 듯 아들을 흘겨보았다.“그러니 여자친구를 못 사귀지. 직설적이고 둔하긴.”선혁은 웃음을 터뜨렸다.“엄마, 혹시 내가 이런 성격이라 오히려 날 좋아할 수도 있잖아요.”“흥!” 유승란이 콧방귀를 뀌더니,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놀란 듯 물었다.“너, 설마 의현이 마음에 둔 거야?”선혁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난 내 이모 해 주면 좋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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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9화

의현은 말없이 가만히 있다가 한숨처럼 속으로 중얼거렸다.잠깐 세수를 하고 정리한 뒤 호텔 밖으로 나서자, 검은색 G바겐이 눈에 띄었다.운전석에 앉은 서선혁이 선글라스를 쓰고 고개를 비스듬히 돌려 보며 말했다.“공주님, 어서 승차하세요.”의현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물었다.“왜 여기 있는 거야?”선혁은 눈썹을 들어 올리며 대답했다.“단체방에 나도 있는 거 못 봤어?”의현은 눈이 커졌다. 들러리들과 낯선 사람 몇 명이 추가된 건 알았지만 세세히 보진 않았던 터였다.선혁이 가볍게 웃었다.“그래, 네가 날 차단했잖아. 프로필 사진도 바꿨으니 못 알아본 게 당연하지. 자, 이제 올라타.”의현은 꼼짝 않고 서 있자 선혁이 차에서 내려 문을 열었다.“내가 잘못했네. 공주님은 모셔야 하는 거였지.”의현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선혁을 한번 훑어보고는, 조수석 대신 뒷좌석 문을 열고 올라탔다.선혁은 다시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고, 약속 장소인 블루드로 차를 몰았다.의현은 창밖만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선혁은 백미러로 여자를 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우리 엄마는 생각이 단순해서 가끔 앞뒤를 재지 않고 움직이거든.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의현은 속눈썹이 살짝 떨리더니 냉정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이미 언니께 분명히 말씀드렸어. 우리 사이에는 아무 가능성도 없다고.”선혁은 눈썹을 치켜올렸다.“내가 말한 건 둘이 자매라는 설정 말이야. 정말 이모 노릇할 거야? 호칭도 바꿔. 무슨 언니야.”“너랑 또래인 아들이 있는데, 원래대로면 네가 우리 엄마를 이모라고 불러야지.”의현은 피식 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애써 고개를 돌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버텼다.억지로 과거의 힘든 기억을 떠올려서라도 웃음을 삼켰다.이에 선혁은 흘깃 보며 말했다.“웃고 싶으면 웃어. 참다가 병나면 내가 책임져야 하잖아.”“누가 네 책임을 바란다고?” 의현이 즉각 쏘아붙였다.“내 차에 타고 있잖아. 내가 책임지는 게 당연하지.”“그럼 세워, 내릴게.”선혁은 짧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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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0화

다른 사람들이 두 사람이 게임을 하는 걸 보고는 모두 합류해, 딱 맞게 다섯 명이 팀을 꾸렸다.현영이 로그인하면서 선혁에게 물었다.“선혁 오빠, 주로 무슨 캐릭터 해요?”선혁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원딜.”조현영은 눈이 반짝이며 말했다.“그럼 제가 서포트할게요. 같이 해요.”선혁은 손가락이 잠시 멈췄다가 옅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원딜은 나 혼자 해도 돼.”“와, 그렇게 잘해요?” 현영의 눈빛이 더 빛났다.선혁은 그 틈에 의현이 고른 캐릭터를 보겠다며 몸을 기울였다. 그 의도가 너무 뻔해 현영이 더는 달라붙지 못하게 만들려는 듯했다.결국 의현은 사이드 라인을 선혁은 원딜을 맡았다. 현영은 굳이 서포트를 골랐고 나머지 둘은 미드와 정글을 맡아 완벽한 조합이 됐다.게임이 시작되자 현영은 먼저 미드에서 라인을 정리한 뒤 곧장 선혁을 돕기 위해 갔다.한편, 사이드 라인에서 의현은 세이린을 선택해 상대편 여포를 쓰러뜨렸다. 라인을 정리하려던 순간 상대 정글이 들이닥쳤다. 의현은 재빨리 스킬로 밀어내고 타워 쪽으로 달렸지만 정글이 순순히 놓아줄 리 없었다. 그래서 점멸로 따라붙어 일격에 마무리하려 했다.그 순간, 선혁이 몸을 날려 의현의 앞을 막았고 원딜 특유의 연사 공격이 상대 정글을 몰아붙였다.세이린은 회복 스킬로 체력을 회복하며 다시 전투에 합류했고, 마침내 남은 피를 의현이 마지막 일격으로 마무리했다.아마도 상대 정글은 죽는 순간까지도, 왜 상대 원딜이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자기 앞에 나타났는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이후 선혁은 덤불에 숨어 복귀한 여포를 기다렸다가 의현과 함께 협공으로 다시 잡아냈다.그때 현영이 외쳤다.“선혁 오빠, 빨리 돌아와요. 저 혼자 타워 못 지켜요!”하지만 선혁은 무시하고 의현과 함께 사이드 타워를 밀었다. 두 사람은 적의 버프까지 빼앗고 두 번째 타워까지 밀어냈다.결국 상대가 몰려들자 선혁은 의현을 지켜내려다 전사했다.휴대폰을 쥔 채 부활을 기다리며 선혁은 낮게 웃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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