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Chapter 4431 - Chapter 4440

5040 Chapters

제4431화

홍서라는 눈길을 한 번 흘기듯 주고는 담담하게 말했다.“그거 가져와. 내가 볼 거니까.”이에 직원이 메뉴가 적힌 종이를 건넸다.홍서라는 내용을 훑어보고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자 다시 돌려주며 말했다.“가.”직원은 급히 메뉴를 들고 주방 쪽으로 향했다.셰프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희유에게 디저트 하나를 더 내주었다.2층에는 작은 테라스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예전에 해영이 붙잡혀 갔다가 총성이 울렸던 바로 그 장소였다.그곳에서는 호텔 1층 정원으로 이어지는 길이 보였지만, 계단 입구의 철문은 늘 잠겨 있어 평소에는 거의 사람이 오지 않았다.희유는 식사를 마친 뒤 테라스로 나가 정원의 풍경을 바라봤다.잠시 서 있다가 몸을 돌려 돌아가던 중, 복도 모퉁이를 막 지날 때 옆문이 갑자기 열렸고 누군가의 손이 뻗어 나와 여자를 재빨리 안으로 끌어당겼다.“쉿.”안쪽에 있던 남자가 먼저 손짓으로 입을 막게 하더니 말을 이었다.“여긴 감시 사각지대예요. 걱정 안 해도 돼요.”희유는 한 발짝 물러서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는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저를 보자고 한 거 아니에요?”그제야 희유가 물었다.“한이성 씨세요?”희유는 매번 전모둠을 메뉴로 꼭 주문했다.둥근 야채전 3장, 길게 부친 어묵전이 3줄, 그리고 해물파전 3장을 만들어 오라고 했다.처음 주문했을 때는 그 메뉴를 주문서 맨 위에 적었고 두번째에도 똑같이 적었다.그리고 세 번째에는 맨 마지막에 적었다가 다시 펜으로 지워, 먹지 않겠다는 표시를 남겼다.SOS 구조 요청을 알만한 사람이라면 그 의미를 눈치챌 수도 있었다.그래서 다른 사람이 알아차릴까 봐 최대한 은밀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설령 상대가 밀고하더라도 자신은 끝까지 부인할 수 있도록 말이다.오늘 셰프가 보내준 디저트는 하벤당의 시그니처 메뉴였다.희유는 그제야 이 테라스에서 만나자는 신호라는 걸 알아차렸다.이 테라스에서 밖을 보면 정원 맞은편 도로에 하벤으로 향하는 안내 표지판이 보였다.다행히 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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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2화

뜻밖에 동지가 하나 더 생기자 희유의 마음속에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조금 더 쌓였다.곧 희유는 진지하게 말했다.“저는 계속 그 레스토랑에 가서 밥을 먹을 거예요. 혹시 소식이 생기면 다시 여기서 만나요.”그러자 이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희유 씨도 친구분도 꼭 몸조심해요.”희유의 눈가가 순간 뜨거워졌다.“우리 둘 다 꼭 잘 버텨요.”그렇게 두 사람은 시간을 두고 차례로 방에서 빠져나왔다.희유는 37층으로 돌아갔는데 뜻밖에도 유변학이 이미 돌아와 있었다.유변학은 창가에 서서 통화를 하고 있었고 희유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물었다.“식사하는 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희유는 순간 찔렸지만 태연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배가 너무 불러서요. 그냥 좀 돌아다녔어요.”유변학은 희유를 가만히 바라봤다.“기분이 좋아 보이네?”같은 편을 만났고, 같은 목표를 확인한 이상 희유의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었다.아무리 자연스럽게 행동해도, 유변학은 마치 자신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그러자 희유는 웃으며 말했다.“먹고 싶던 걸 먹으면 기분 좋아지는 건 당연하잖아요.”유변학은 한 번 더 희유를 보고는 시선을 거두고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이에 희유가 다가가 물었다.“도와드릴까요?”“괜찮아.”유변학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희유는 더 묻지 않고 소파에 앉아 카드놀이를 시작했다.유변학은 찾던 물건을 집어 들고 희유를 향해 말했다.“오늘은 좀 늦게 들어올 것 같으니까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네.”희유는 고개를 들고 대답하자 유변학은 그대로 문을 열고 나갔다.문이 닫히자, 희유는 유변학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맑은 눈에 근심이 생겼다.그날 밤, 유변학이 늦게 들어온다는 말을 들은 뒤 희유는 방에서 저녁을 먹었다.창밖으로 짙어지는 어둠을 보자 설명하기 어려운 초조함이 밀려왔다.결국 희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방을 나서기 전, 유변학이 준 권총을 몸에 지녔다.밤이 깊어지자 건물 전체는 더욱 화려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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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3화

이성은 조금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37층은 외부에 개방되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다들 큰손들만 쓰는 전용층이라고요.”말을 마친 이성은 갑자기 무언가를 떠올린 듯 표정이 굳어졌다가 곧 부드럽게 덧붙였다.“그래도 괜찮아요. 이런 곳에 와서 살아남은 것만 해도 다행이니까요.”그 말에 동의한다는 듯 희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이성은 주머니에서 막대사탕 하나를 꺼내 건넸다.“이거 먹어요.”희유는 조금 놀라며 물었다.“이건 어디서 구했어요?”이성은 웃으며 말했다.“밖에 나가 물자 조달을 자주 하는 관리 직원이랑 친해졌어요. 오늘 오후에 나간다길래 부탁했어요.”“우리나라에서 수입된 사탕이에요. 이거 먹으면 집 생각이 좀 덜 나요.”희유는 코끝이 시큰해져 고개를 숙인 채 포장을 벗겼다.그러고는 사탕을 입에 넣고 고개를 돌려 웃었다.“정말 달달하네요.”너무 오랜만에 느끼는 익숙한 맛이었다.이성은 희유의 맑은 눈을 바라보다가 미소 지었다.“솔직히 말하면, 처음에 누군가 강성 요리를 해 달라고 했을 때 어떤 여자일까 계속 생각했어요. 아마도 저처럼 속아서 온 사람일 거라고요.”“두 번째로 그 요리를 주문했을 때부터 눈치챘어요. 그래도 확신은 못 했죠. 그런데 그다음에 이름을 쓰고 지워 놓은 걸 보고 갑자기 가슴이 철렁했어요.”“이곳에서 같은 처지의 사람을 만났다는 게 반가우면서도, 제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에 너무 답답했어요.”희유는 고개를 저었다.“같은 편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제겐 큰 힘이 돼요. 나갈 수 있다는 희망도 더 커졌고요.”“저도 그래요.”이성은 웃으며 희유를 바라봤다.“오늘 낮에 희유 씨를 만난 뒤로 하루 종일 마음이 가라앉질 않았어요. 그래서 또 이렇게 보고 싶었어요.”이에 이성은 시선을 깊게 고정한 채 말했다.“믿어요. 우리는 반드시 나갈 수 있어요.”희유는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늘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이성의 미소가 더 짙어졌다.“나이는 몇 살이에요?”“만 스물두 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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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4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성이 먼저 자리를 떴고, 십여 분쯤 지난 뒤에야 희유가 밖으로 나왔다.37층으로 돌아온 뒤에도 희유의 마음속 설렘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지만 쉽게 잠들 수가 없었다.이성을 만났다는 사실을 당장이라도 우한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그럴 수 없었다.우한이 있는 곳은 안전하지 않았고, 많은 말을 나눌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다 어느새 졸음이 밀려왔고, 희유는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한밤중.희유는 잠결에 남자의 키스로 깨어났다.본능적으로 거부하려다 두 손이 유변학의 어깨에 닿는 순간 정신이 또렷해졌다.유변학은 희유의 손목을 잡아 부드러운 베개 위로 눌러 고정하고 깊게 입술을 겹쳤다.희유는 살짝 눈을 뜨고 유변학의 깊고 검은 눈동자를 마주했다.방 안은 어둑했고 밖의 화려한 불빛은 모두 사라진 듯했다.세상은 고요했고 오직 유변학의 입맞춤만이 뜨겁고 야하게 이어졌다.유변학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희유의 목선을 따라 천천히 입술을 옮겼다....오늘 밤, 원래 희유에게 손대지 않으려 했으나 결국 욕망이 이성을 이겨 버렸다.다음 날, 희유는 평소처럼 식당으로 향했다.강성 음식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유변학도, 홍서라도 알고 있었기에 굳이 숨길 필요가 없었다.그러니 오히려 이렇게 당당하게 다니는 편이 의심을 사지 않았다.주문한 요리가 하나씩 나오자 희유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졌지만 식사가 끝난 뒤에도 디저트는 나오지 않았다.고작 두 번 만났을 뿐인데 이성에 대한 알 수 없는 갈증이 생겨 있었다.매일이라도 만나고 싶었고 잠깐이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그래서 희유는 자연스럽게 그 작은 루프 옆 방으로 향했다.소파 위에 있던 방석을 내려, 지난번 이성과 나란히 앉았던 것처럼 벽에 기대앉았다.비좁고 작은 공간이었지만 이곳에서는 묘하게 자유롭고 편안했다.창밖으로 들어오는 햇빛조차 유난히 밝아 보였다.전날 밤 유변학에게 깨워진 뒤 새벽 무렵에야 잠들었던 탓에 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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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5화

“좋아요.” 희유의 눈에 빛이 스쳤다. “약속이에요.”이 약속이 서로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그 무게를 아는 사람은 둘뿐이었다.이성은 손을 내밀었다.“손가락 걸어.”이에 희유는 이성의 손을 툭 쳤다.“말할수록 더 신나 하시네요. 정말 아이인 줄 알겠어요.”이성은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는데 거의 소리가 날 정도였다.두 사람은 이 작은 방에 앉아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눴다.각자의 지난 이야기, 대학 시절,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까지.시간이 조금씩 흘러 더는 머무를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각자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갔다.37층으로 올라가기 전, 희유는 우한이 있는 곳에 잠시 들렀다.두 사람은 여전히 거리낌 없이 이야기를 나눴지만, 이성에 관한 일만큼은 아직 말할 수 없었다.해 질 무렵, 희유는 37층으로 돌아왔다.기분이 유난히 좋아 소파에 앉아 한동안 카드를 만지작거렸고 시간이 전보다 덜 지루하게 느껴졌다.그때 문이 열리며 유변학이 들어오자 희유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오늘은 좀 일찍 오셨네요?”그 질문에 유변학이 희유를 바라봤다.“내가 일찍 오는 게 싫어?”희유의 시선이 잠시 흔들렸고 한 박자 얼 타다가 대답했다.“아니에요. 그냥 좀 의외여서요.”유변학은 희유의 옆에 앉아 여자를 안아 올려 무릎 위에 앉히고는 턱을 잡아당겨 입을 맞췄다.잠시 입술을 빨아들이다가 살짝 떨어지며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사탕 먹었어?”희유는 눈을 뜨고 잠깐 멍해졌다가 낮게 말했다.“2층 카페에서 샀어요.”유변학은 희유의 허리를 가볍게 두드렸다.“나는 그런 달콤한 건 싫으니까 가서 헹구고 와.”“알겠어요.”희유는 유변학의 무릎에서 내려와 빠르게 욕실로 향했다.유변학은 희유의 뒷모습을 깊은 눈으로 바라보다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점점 어두워지는 하늘빛이 유변학의 무표정한 얼굴 위로 내려앉으며, 묘한 그늘을 만들었다.그날 밤, 두 사람은 방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고 식사 후에는 유변학이 희유를 데리고 사격장으로 향했다.이제 희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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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6화

희유는 마음이 묘하게 흔들렸다.조금 전, 유변학이 갑자기 끌어당겨 입을 맞췄을 때만 해도 곧바로 방으로 데려갈 줄 알았다.그런데 남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연습하라며 한발 물러섰다.희유는 촉촉해진 입술을 살짝 다물었는데 아직도 남아 있는 남자의 입술 온기와 감각이 떠올라 가슴이 한 번 크게 뛰었다.괜히 들키면 안 될 것을 들킨 것처럼 작게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표적 앞에 섰다.그렇게 다시 연습을 시작했지만 손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이내 연속으로 세 발을 쐈지만 모두 빗나갔다.그때 유변학이 뒤에서 다가오더니 희유의 등에 바짝 붙어 섰고, 팔을 뻗어 여자의 어깨를 감싸 쥐며 손을 잡았다.그러고는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집중해.”곧 유변학이 방아쇠를 당기자 탄환이 날아가 정확히 과녁의 중심을 꿰뚫었다.희유는 눈을 한 번 깜박이며 작게 말했다.“이러시면 더 집중이 안돼요.”유변학은 여전히 몸을 숙인 채 차분한 시선으로 앞을 보며 말했다.“내가 정말로 신경이 쓰여?”희유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고개를 숙이고는 낮고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당연하죠.”유변학은 희유의 부드러운 얼굴선을 바라보자 눈빛이 더 깊게 가라앉았다.“너는 거짓말할 때도 얼굴이 안 붉어지네. 그건 어떻게 하는 거야?”그 말에 희유는 순간 멈칫하며 고개를 돌려 유변학을 바라봤다.몸이 거의 맞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본 유변학의 눈은 여전히 끝을 알 수 없는 블랙홀이 있는 것마냥 그대로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그래서 시선을 피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낮게 말했다.“사장님은 저한테 아무 영향도 없다고 생각하세요?”그러자 유변학은 거의 티 나지 않을 만큼 옅게 입꼬리를 올리고는 한 걸음 물러나며 말했다.“밖에서 기다릴게.”그렇게 유변학은 그대로 돌아서 사격장을 나가 밖의 소파에 앉았다.희유는 이 남자를 도무지 이해할 수도 그 마음을 읽어낼 수도 없었다.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다시 표적을 향해 총을 든 희유는 50발을 모두 쏘고 나서야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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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7화

이성은 계속해서 희유를 설득했다.“친구는 이 일에 직접적으로 끼어들지 않았잖아. 아마 화가 미치지는 않을 거야. 설령 문제가 생겨도 그건 내 일이고 나는 남자니까 괜찮아.”“최악의 경우 물감옥에 가두는 정도일 거니까 네가 먼저 나가.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우리를 구해.”희유의 머릿속은 몹시 혼란스러웠다.자기 혼자라면 결과가 어떻든 한 번은 시도해 봤을 것이지만 지금은 우한을 두고 갈 수가 없었다.이성은 희유의 손목을 꽉 붙잡았다.“나는 평소에 호텔 밖으로 나갈 수 없어서 이번이 어쩌면 다시는 없을 기회야. 계속 망설이고, 감정에 휘둘리다 보면 유일한 탈출 기회를 놓칠 수도 있고.”“그러니 너도 한 번만 걸어봐요.”한 번만 도박하자는 말이었다.희유만 나갈 수 있다면 전화 한 통으로 충분했고 전화 한 통이면, 셋 다 이 지옥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다.그러나 희유는 여전히 불안했다.“저는 오빠랑 같이 나가는 거잖아요. 제가 도망치면 분명히 오빠를 의심할 거예요.”희유는 구조가 오기도 전에 우한이나 이성이 해를 입을까 봐 두려웠다.“괜찮아.” 이성이 단호하게 말했다.“네가 대신 등록하는 그 직원은 현지 사람이야. 그때는 집에 일이 있어서 휴가 갔다고 하면 돼.”“당장은 문제가 없을 거고 최소한 이틀 정도는 내가 시간을 벌 수 있어요.”희유의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고 이성은 말을 이었다.“다른 사람들한테 들었어. 우리처럼 속아서 끌려온 사람들은 가족들이 찾아와서 몸값만 내면 풀어준대.”“우리한테는 그만큼 큰 의미가 없다는 거야. 그러니까 제일 중요한 건 가족에게 우리가 여기 있다는 걸 알리는 거야.”희유는 마침내 결심했다.“언제 움직여요?”“내일 오후.” 이성이 정색하며 말했다.“내일 점심에 일부러 조금 늦게 레스토랑에 와. 그다음에 여기서 다시 만나는 거야. 내가 갈아입을 옷을 가져올 거니까 다른 건 전부 내 말만 들으면 돼.”희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그럼 이렇게 해. 자세한 건 내일 다시 만나서 얘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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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8화

한동안 밤은 조용했고 유변학은 희유를 품에 끌어안고 있었다. 허리에 얹힌 손에는 거친 마찰의 감촉이 남아 있었고 그 손은 희유를 더 깊게 끌어당겼다.희유는 유변학의 팔을 베고 누워 남자의 호흡이 서서히 고르는 것을 들었지만 쉽게 잠들지 못했다.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올 즈음, 희유는 다시 유변학의 움직임에 잠에서 깼다.그리고 다시 잠들었다가 눈을 떴을 때 유변학은 언제 나갔는지 방 안에 없었다.요 며칠 유변학은 유난히 바빴다. 기용승에게서 임무를 받은 듯, 매일 새벽같이 나갔다가 늦게 돌아왔다.그러나 그건 희유에게도 유리했다.적어도 사라진 사실을 그렇게 빨리 알아차리지는 못할 테니까.희유는 몸을 일으켜 어깨 위에 겹겹이 남은 자국들을 바라보다가 창밖으로 스며든 햇빛을 보았다.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고 신선한 공기를 깊게 들이마셨다.‘곧 자유야.’그런 생각을 하게 되자 심장이 저절로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시간은 더디게 흘렀고 오전 내내 희유는 벽에 걸린 시계를 몇 번이나 확인했다.이토록 시간이 느리게 흐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았다. 초조함이 몸을 잠식했지만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간절함과 기대가 그 모든 불안을 눌러버렸다.마침내 시곗바늘이 열두 시를 넘기자 희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나서기 전, 권총을 챙겼고 유변학의 구급상자에서 면도날 하나를 떼어내 속옷 안쪽에 숨겼다.문을 나서기 전, 한 번 뒤를 돌아본 뒤 단호한 눈빛으로 문을 닫았다.먼저 레스토랑으로 향해 식사했는데 오늘은 디저트가 없었다. 아무래도 약속이 되어 있었던 터라 따로 암호를 맞출 필요는 없었으니까.희유는 늘 하던 대로 천천히 식사를 마친 뒤 테라스로 향했다.잠시 주변을 살핀 뒤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옆방으로 몸을 숨겼다.이번에는 꽤 오래 기다렸다.희유는 벽 아래 놓인 쿠션에 앉아 밖으로 나간 뒤의 일을 반복해서 떠올렸다.‘전화기를 무사히 찾을 수 있을까? 전화를 걸고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전날 희유는 우한에게서 받은 칩 두 개를 가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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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9화

직원의 유니폼은 얇고 단출했기에 총을 몸에 지니기에는 너무 눈에 띄었다. 이에 희유는 잠시 고민하다가 권총을 이성에게 건네기로 했다.“이거 쓸 줄 알아요? 혹시 모르니까 가지고 있어요.”그러자 이성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이건 어디서 난 거야?”희유는 총몸을 손끝으로 천천히 문지르며 낮게 말했다.“누가 준 거예요. 제가 가지고 있으면 너무 티 나니까 오빠가 갖고 계세요.”말을 마치고 희유는 권총을 이성의 손에 밀어 넣었다.이성은 조심스럽게 총을 받아 들고는 뭔가를 말하려다 결국 이렇게만 말했다.“시간 됐으니까 이만 가봐.”“네.”희유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심장이 쿵쾅거림을 억누르며 먼저 문 쪽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그 순간, 희유는 그대로 굳어버렸다.놀라움에 머릿속이 하얘졌지만, 몸은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재빨리 뒤쪽의 문을 닫아 안쪽에 있는 이성을 가리고는 웃음을 띠며 입을 열었다.“홍서라 언니.”앞에는 홍서라가 서 있었고 옆에는 네댓 명의 보디가드가 함께였다. 홍서라는 의미심장한 미소로 희유를 바라보았다.“이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부터 지키려 드네. 정말 내가 똑똑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정말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말을 마친 홍서라는 옆으로 다가오는 사람을 보며 덧붙였다.“그래도 최소한 이 아이는 사장님한테 조금은 마음이 있을 줄 알았는데, 참.”희유는 유변학을 보는 순간, 온몸의 피가 식는 것 같았다.보디가드들이 문을 열고 안에 있던 이성을 끌어냈고 홍서라는 희유 앞으로 다가와 얼굴을 붙잡았다.“왜 이렇게 됐는지 알려줄게. 너희 둘의 도망 계획은 저 셰프가 이미 다 말했어.”희유는 순간 멍해져서 고개를 돌려 이성을 보았다.이에 이성은 고개를 깊이 숙인 채 괴로운 표정으로 쉰 목소리를 냈다.“미안해. 정말 미안해, 희유야.”희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이성을 바라보았다.그 순간,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절망감 때문에 기분은 나락까지 떨어지는 것만 같았고, 그나마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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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0화

홍서라는 사람을 시켜 이성과 희유를 각각 데려가게 했다. 희유는 2층의 한 방에 감금되었고 해가 질 때까지 그대로 방치되었다. 어둠이 내려앉을 즈음, 보디가드가 와서 희유를 데리고 나갔다.보디가드는 희유를 지하 2층으로 데려갔다.37층의 층별 안내도에는 모든 층의 표기가 있었지만, 지하 2층만은 표시가 없었다.희유는 예전에 지하 2층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해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지하 2층은 마치 인간의 천국과 지옥이 극단적으로 나뉜 공간 같았다.층의 절반은 넓고 밝았으며 첨단적이고 현대적인 시설로 가득했다. 안에서는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마치 정예 연구팀처럼 보였다.그러나 다른 절반은 완전히 달랐다.어둡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잔혹한 공간이었다. 크고 작은 철창 안에는 사람들이 갇혀 있었고, 이미 사람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안쪽에는 거대한 물감옥이 하나 더 있었는데 안에는 네다섯 명이 물에 잠긴 채 있었다.보디가드가 희유를 물감옥 옆으로 데려가자, 갑자기 한 사람의 머리가 물 위로 튀어나왔다. 그 사람은 입을 크게 벌린 채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는데 마치 죽음 직전에 마지막 희망을 붙잡으려는 사람처럼 보였다.이에 희유는 다리가 풀려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다.그 사람은 뼈만 남은 듯 앙상했고 머리카락은 절반 이상 빠져 있었다. 온몸에는 거대한 거머리들이 달라붙어 있었는데 다들 손바닥만 한 크기였다.입을 벌릴 때마다 거머리가 입안에서까지 기어 나왔다.그리고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는 순간, 희유는 온몸이 떨릴 만큼 공포에 사로잡혔다.바로 윤단아였다.귀신처럼 변해버린 그 여자는 윤단아였다.희유는 입을 막은 채 울음을 터뜨리며 뒤로 물러섰다.그때 누군가가 희유의 어깨를 붙잡자 깜짝 놀란 희유는 저도 모르게 크게 비명을 질렀다.“아아악!”소리 없이 다가온 사람은 홍서라였다.홍서라는 다섯 손가락으로 희유의 머리를 꽉 눌러 윤단아를 보게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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