Все главы 지존 사위: Глава 11 - Глава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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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나보고 나가라는 거야?”직원이 사장에게 나가라니, 김예훈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사람 말 못 알아들어? 나가라니까! 누가 뽑아줬든 아는 사람이 있든 신경 안 써. 그냥 지금 당장 사라져!”송문영은 이를 꽉 깨물었다. 말이 끝나자 그녀는 가방에서 돈뭉치를 꺼내 바닥에 집어 던졌다.“안 나가겠다, 이거지? 돈이 필요한 거 아니야? 이 돈 들고 꺼져!”바로 그때,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가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그러자 직원들이 사측에서 몰려드려 재빠르게 예의를 갖추었다.마침 고급 가죽 바지에 흰 셔츠를 입고 긴 포니테일 머리를 한 여성이 걸어 내려왔다. 20살 초반으로 보이는 그녀는 서류 봉투를 품에 안고 있었다.그녀의 외모는 송문영과 견줄 만했지만, 몸에서 뿜어내는 아우라는 송문영과 비교할 수도 없었다.송문영은 다른 사람들은 쳐다 보지도 않고 빠르게 김예훈 앞으로 다가가 90도로 허리를 숙였다.“대표님, 죄송합니다. 제가 늦었습니다.”김예훈은 그녀를 쳐다보는 순간 누군지 떠올랐다. 하은혜. 김예훈이 YE 가문에 있을 때 자신을 따라다닌 적이 있었다. 그런 하은혜가 YE 투자 회사의 대표 비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오랜만이에요.”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다.“하 비서, 제 정신이에요?”송민영이 한 발짝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단아한 얼굴에 분노가 가득 찼다.“우리 대표님이 누군지 모두가 다 아는데, 청소 도우미한테 함부로 대표라고 하면 안 되죠!”“청소 도우미요?”하은혜는 조심스럽게 김예훈을 바라보았다. 무표정인 그를 보고 나서야 몸을 돌려 송민영을 차갑게 쳐다봤다.“송 팀장, 눈 크게 뜨고 똑똑히 봐요. 오늘부터 이 분이 바로 우리 회사의 새로운 대표, 김예훈 대표님이십니다.”“뭐라고요?!”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이 아연실색했다. 특히 경호팀장은 다리에 힘이 풀릴 것만 같았다. 대표에게 나가라고 소리치다니…….“그럴리가요! 말도 안 돼!”송민영은 얇은 입술을 깨물며 소리쳤다.“이 사람이 김예훈인 건 맞아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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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송문영은 얼굴이 붉어졌다. 김예훈은 송문영이 여유를 부릴 처지가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어젯밤만 해도 김예훈 앞에서 당당하게 콧대 세우고 함께 노래부르기도 싫어하던 송문영이 오늘 이곳에 서 시키는 대로 다 하겠다고 한다.김예훈은 그녀를 한참 쳐다보았다. 훈녀로 불리던 옛 동기 송문영은 까칠했지만 본성이 나쁜 건 아니었다. 이 생각이 든 김예훈이 입을 열었다.“이번 일로 당장 널 해고할 생각은 없어. 다만 승진과 관련해서는 네 능력을 보고 판단할게.”말을 마친 김예훈은 송문영을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아졌다. 이제 막 회사를 받았기에 운영 상황 같은 것도 어떤지 모르는 판국에, 송문영과 쓸 데 없는 이야기 주고 받을 시간이 없었다.송문영은 아름다운 여자지만 김예훈이 보았던 미모의 여성은 차고 넘쳤다. 적어도 자신의 아내인 정민아와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YE 투자 회사는 대표가 바뀌면서 진행 중이던 모든 투자 계획이 중단된 상황에 오히려 1조를 투입해 양질의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한다.이 소식은 마치 마른 하늘에서 벼락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남해시 전체로 전파됐다.남해시 유명 일가 세력들에게 크나큰 변수가 될 것임을 모두가 예상하고 있었다.이 시기에 가장 먼저 YE 투자 회사에 취임한 새 대표 이사의 신임을 사게 된다면 남해에서 제일 가는 일가로 급부상할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물론 정씨 일가는 어떠한 동요도 하지 않고 그 즉시 가족 연회를 열어 모든 친인척을 불러 모았다.정민아는 김예훈에게 연회에 참가할 준비를 해야하니 당장 집으로 돌아오라며 전화를 걸었다.김예훈은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 정민아는 이미 자신의 빨간 포르쉐에 올라타 있었다. 휴대폰을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이 썩 좋지 못했다.“여보, 내가 늦었지.”김예훈은 잰걸음으로 정민아에게 다가왔다.정민아는 허리 라인이 강조된 예복을 갖춰 입었다. 가슴팍에는 독특한 장미 브로치를 차고 있었다.‘프라하의 심장?’김예훈의 눈이 반짝였다. 이것이 왜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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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뭐?”김예훈은 순간 멍해졌다. 입 속에 있던 스테이크를 삼키는 것도 잊었다. 언제부터 진행된 일인 건지, 전혀 모르는 일이다.게걸스럽게 먹는 김예훈을 보고 정소현은 더욱 질색하며 차갑게 말했다.“동훈 오빠가 정식으로 혼담 얘기를 꺼냈어. 오늘 저녁에 예물을 보내올 거야. 눈치 있으면 조용히 앉아 있어. 눈치 없이 굴면…….”정소현은 피식 조소를 내뱉었다. 정씨 일가가 합법적인 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친척 중에 경호원들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소란이라도 피운다면 모가지를 그대로 꺾어버릴 수도 있다.“발표할 것이 있으니 모두 정숙하라.”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있던 정 씨 일가의 어르신, 정동철이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 얼굴에는 기대 섞인 표정이 묻어났다.“모두 소식 들었겠지. YE 투자 회사가 갑자기 대표 이사를 바꾸더니 이미 협상 마친 모든 투자를 부결시켰단다. 심지어 프로젝트에 1조원을 투입했지. 이유를 통 모르겠어.”“이 알 수 없는 새 대표 이사가 어디서 온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우리 정 씨 일가에게는 하늘이 준 기회다!”“수많은 남해시 내 일가와 기업이 영향을 받았으니 대규모 구조조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최근 몇 년 들어 정 씨 일가는 남해시에서도 상위권에 속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도 이류 일가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구나.”“현재로서 남해시에서 힘을 더 키우고 우리 정 씨 일가가 장기적인 발전을 이루기에는 아직 부족하다.”“우리 정 씨 일가가 일류 가문으로 거듭나 경기도에서 영향력 있는 최고 일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다!”“YE 투자 회사와 협력해 새로운 대표 이사와 가까이 한다면, 그 1조원이라는 파이를 나눠가질 수 있다면! 앞으로 우리 정 씨 일가는 남해시에서 모든 것을 누리게 될 것이다!”정동철의 말이 끝나고, 장내에 있던 정 씨 일가는 서로를 바라만 볼 뿐 정적만 흘렀다.YE 투자 회사와 협력을 한다? 새로운 대표 이사와 가까이 한다?이번이 기회라는 건 모두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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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모두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집중됐다. 박동훈은 맵시 있는 수트를 입고 단정히 정리한 머리카락을 모두 뒤로 넘긴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는 웃음을 머금은 채 선물 상자를 손에 들고 있었다.“열렬한 박수로 박 대표를 환영해주세요!”한 청년이 크게 외쳤다.그 순간 장내에는 환호소리가 울려 퍼졌다.김예훈과 비교하면 박동훈 같은 청년이야말로 정 씨 일가의 환영을 받을 만한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가장 중요한 건, 박동훈이 정 씨 일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지금 이 순간 정 씨 일가의 눈에 박동훈은 재물신과도 다름 없었다.박동훈은 웃음기가 묻어나는 얼굴로 사람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레드카펫을 밟는 연예인과도 같은 모습이 마치 성공한 인사처럼 보였다.“어르신, 초대도 없이 찾아와 실례했습니다. 제가 에둘러 말할 줄 모르는 성격이라 솔직히 말씀 드리겠습니다!”박동훈은 자신감 가득한 표정으로 크게 외쳤다.“저는 정민아 양에게 한 눈에 반했습니다. 하지만 민아 양은 보잘 것 없는 녀석에게 시집을 갔습니다.”“3년 전, 이 일을 그저 농담이라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당사자는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을까요? 전 민아를 사랑하기 때문에 민아가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아요. 오늘 이곳에 온 것도 여러분 모두 앞에서 이 말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박동훈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외쳤다.“민아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민아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습니다!”와아아!장내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김예훈은 안중에도 없는 직설적인 고백이었다. 그 역시 이 자리에 있는데 말이다.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김예훈은 정말 보잘 것 없는 놈이다. 체면 살려줄 가치가 없다. 잘 보일 필요도 없고 말이다.그저 지금 저 데릴사위가 잔뜩 성이 났을까 걱정이다.“ 몇 년 간 민아만 바라봤습니다!”박동훈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민아를 위해 제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오늘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성과를 가져왔어요.”박동훈은 선물 상자를 천천히 열었다. 그 안에는 수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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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일말의 의문을 품고 있던 정민아 역시 이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어제 정민아도 장미와 프라하의 심장 모두 박동훈이 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오늘 박동훈이 사실대로 인정하니 더욱 확실해졌다.어제 오전에 했던 말인데 오후에 곧바로 프라하의 장미와 프라하의 심장을 준비하다니, 박동훈이 말한 대로 행동하는 사람일 줄은 몰랐다.금방 찾을 수 있는 선물이 아닌데, 혹시나 오래 전부터 준비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아내가 있는 남자이기에 정민아는 이 혼사에 응해서는 안 된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순간 감동이 몰려오면서도 부끄러워졌다.“김예훈 표정 봤어? 아주 놀라 자빠진 것 같은데, 웃겨 죽겠네! 하하하!”이때, 정지용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김예훈이 있는 방향을 가리켰다.많은 사람들이 또 다시 웅성이기 시작했다.김예훈의 표정은 확실히 일그러져 있었다. 무엇보다도 박동훈의 뻔뻔한 거짓말 때문이었다. 누군가 폭로하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없는 거짓말이다.“박 대표님, 우리 데릴사위 표정 좀 보세요. 대표님을 때리고 싶나 본데요?”정지용은 계속 입을 놀렸다.“그럴 수나 있겠어? 박 대표 머리카락도 못 만질 걸? 하하하!”“몸에 있는 거 전부 합쳐도 박 대표님 머리카락 한 가닥 만도 못 하지. 건들기만 해 봐, 우리가 가만히 안 둬!”“왜? 아무 말도 못 하겠어? 놀라서 벙쪘어?”정지용은 ‘하하하’ 박장대소를 했다.“김예훈, 더 머저리 같을 수는 없어? 오늘 당신 와이프 때문에 온 사람이 있는데,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잖아. 데릴사위 꼴이 말이 아니네.”“하하하!”사방에서 신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정민아는 부끄러움이 극에 달했다. 아직 법적으로는 부부사이이기에 김예훈이 놀림 받는 만큼 스스로도 창피했다.오늘 밤에 이런 일이 있는 줄 진작 알았더라면 그를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옆에 있던 임은숙이 김예훈을 노려보며 말했다.“아직도 화가 나나? 말 한 마디라도 잘못 놀렸다가는 큰 코 다칠 줄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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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별장에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김예훈을 바라봤다.저렇게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 혹시 정말 YE 투자 회사의 새 대표이사가 누군지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김예훈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YE 투자 회사의 새 대표이사는 바로 나, 김예훈입니다.”모두가 경악했다. 장내 전체에 숨막히는 정적이 흘렀다.하지만 그 순간,“당신이라고? 하하하하!”박동훈은 배를 잡고 자지러지게 웃기 시작했다.그는 겨우 웃음을 멈추고 정동철을 향해 말했다.“어르신, 저 데릴사위가 허풍 떨기 좋아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바보였네요.”정지용과 일부 사람들이 모두 ‘풉’하며 웃음을 뿜었다. 그러고는 바보를 쳐다보듯 김예훈을 바라봤다.“김예훈, 네가 무슨 대표이사야!”정지용이 말했다.“참 재미없네. 그런 헛소리를 누가 못해?”정가을이 비웃으며 말했다.임은숙 역시 성이 났다.“그만 망신시키고 당장 돌아와!”“고집 부리지 말고 그만 해.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네 얼굴에 침 뱉는 거나 마찬가지야.”정민아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김예훈이 오늘 너무 감정적으로 격앙되어 자신이 YE 투자 회사의 대표이사라고 최면을 건다고 여겼다.“그만 해. 의사한테 가보자.”정민아는 김예훈을 끌어당기며 말했다.“민아야, 날 믿어. 내가 증명할게.”김예훈은 휴대폰을 만지며 말했다. 그의 통화기록에 이름이 하나 눈에 띄었다.“박동훈 씨, 당신은 YE 투자 회사의 임원이니 이 이름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겠죠?”‘하은혜’라는 세 글자가 박동훈의 눈에 들어왔다.“참 우습네요. 우리 대표이사님의 비서 이름이 증거라는 겁니까? 그럼 휴대폰에 세계 갑부의 비서 이름이 있으면 저도 세계 갑부겠네요?”박동훈은 전혀 믿지 않았다.YE 투자 회사의 명성은 대단하다. 베일에 싸인 새 대표이사를 제외하면 부 대표부터 대표이사 비서까지 남해시에서 모르는 이가 없다. 김예훈도 아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이런 허풍은 도를 넘었다.“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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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박 대표님, 바보랑 무슨 대화를 하겠어요. 전 하나도 안 믿어요.”주변에 있던 정지용이 더 이상 못 봐주겠다는 듯 말했다. 이내 김예훈의 폴더폰을 빼앗아 바닥에 내던지며 소리쳤다.“하루 종일 허풍이나 떨고 있어! 증거라고? 웃기고 있네!”“당장 나가! 같은 곳에 있다는 것만으로 역겹다고!”“우리 정 씨 가문에 어떻게 저런 놈이 있을 수가 있는지!”“파렴치한 놈!”하나 둘씩 정 씨 일가에 먹칠을 한다며 김예훈을 욕하기 시작했다.김예훈이 대표이사일 리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 순간 김예훈에게 당했다는 생각에 수치심이 밀려왔다.“이게 왜…….”하은혜가 3년 전에 사용하던 전화번호를 더 이상 쓰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휴대폰을 바꿨다는 말도 해주지 않다니, 하은혜에게 연락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짜악!전혀 예상치 못했다. 모두가 이 소동을 즐기려고 하던 그때, 한 편에 앉아있던 임은숙이 갑자기 일어나 김예훈의 뺨을 내리쳤다.김예훈조차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하고 그만 바닥에 고꾸라질 뻔했다. 얼굴도 부어올랐다.“개자식, 아직 덜 망신 당했다 이거야? 우리 집 개에 불과한 놈이 누가 입을 놀리라 했어!”“네가 정말 뭐라도 된 것 같니? 새 대표이사라고?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하하하하!”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모두가 코미디라도 보듯 흥미진진한 눈빛이었다.정민아는 복잡한 표정으로 머뭇거렸지만 이내 입을 열었다.“오늘 일 때문에 감정적일 수밖에 없는 건 알겠지만 왜 이렇게 뻔히 들킬 거짓말을 하는 거야? 이럴 필요 없어. 이혼하겠다는 말 안했으니까.”“당장 박동훈 대표님께 사과해. 이 일이 새어나가 YE 대표이사가 알기라도 한다면 정말 큰일이야.”김예훈은 잠시 멍해졌다. 정민아가 자신의 편이 되어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그 순간 박동훈은 참을 수 없었다. 김예훈이 계속 발악을 하는 것이 이득이었다.“어르신, 이렇게 허풍을 치다가는 큰일날 지도 모릅니다.”박동훈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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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박동훈의 말에 정동철은 가슴이 철렁했다. 맞는 말이다. 김예훈이 계속 저렇게 발악한다면 정말 정 씨 가문에 해가 될지도 모른다.“어르신, 오늘은 정 씨 일가의 연회인 만큼 피 봐서 좋을 게 없을 겁니다. 제가 직접 앞뒤 분간 못하는 저 사람을 따끔히 혼내겠습니다!”박동훈이 나서려고 하는 모습에도 정동철은 전혀 말릴 생각이 없었다.다른 사람들도 구경거리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애초부터 김예훈이 마음에 안 들었기에 박동훈이 해결해줬으면 했다.박동훈은 앞으로 달려나가 뛰어오르더니 김예훈을 향해 발을 날렸다.그의 운동 실력은 몇 년 간의 헬스로 다져졌다. 게다가 태권도를 배우며 검은 띠도 땄었다. 발차기를 하는 순간 강한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다.“태권도 검은 띠 고수라고 하지 않았어? 김예훈은 망했네. 당장 쓰러지겠군!”“저 녀석 너무 멍청한 거 아니야? 집안 때문에 때리지 못한 거지, 아니었으면 나한테 진작 맞았어!”“허세 부릴 게 없어서, 자신이 대표이사라고? 어떻게 죽을지 감도 안 잡히네!”주변에서 비난이 몰아쳤다. 모두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소동을 지켜봤다.저 발에 맞으면 머리까지 돌아갈지도 모른다.하지만 김예훈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발에도 미동없이 우뚝 서있었다.“김예훈, 어서 잘못했다고 인정해!”정민아는 김예훈이 맞기까지 하는 모습에 스스로 긴장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어쩌면 정말 강아지를 키운다는 감정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스스로는 아무렇게나 다뤄도 상관없지만 다른 사람은 그럴 수 없다는 그런 감정.“싸움은 흉내만 낼 줄 아나 봐요.”물러설 생각이 없던 김예훈은 오히려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어느 삼류 강사에게 배워온 기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발차기는 겉보기에 대단해 보여도 시범 경기 기술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김예훈은 YE 가문의 직계 자제로서, 어렸을 때부터 무술을 배워야만 했다.그가 배운 건 태극권이었다. 그것도 실전에서 가장 강하다는 ‘무가태극권’을 배웠다.3년 동안 무술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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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뭐야?”모두 벙찐 얼굴이 되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오른손 한 번 들었을 뿐인데, 어찌 이렇게 고꾸라질 수가 있단 말이지?이런 힘이 있었다니!그저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닐까?사람들은 그저 우연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박동훈이 재수가 없어서 김예훈이 휘두른 손에 자빠진 것이라고 말이다.“김……김예훈……딱 기다려…….”박동훈은 부들부들 떨며 온 힘을 다해 자리에서 일어섰다.“반드시 널 죽여 버리겠어…….”사람들은 코피가 흐르고 있는 박동훈을 바라보다 불쌍한 얼굴로 김예훈을 쳐다봤다.저 데릴사위가 무슨 능력이 있단 말인가? 박동훈은 YE 투자 회사의 중간관리자다. 그가 손가락만 까딱해도 식은 죽 먹기처럼 김예훈을 죽일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김예훈은 박동훈을 상대하기 싫다는 듯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을 주웠다. 이내 김연철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예훈아. 무슨 일 있느냐?”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김연철의 목소리는 한없이 따뜻했다.김예훈은 바닥에 엎어져 있는 박동훈을 쳐다보며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YE 투자 회사에 박동훈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회사 이름을 팔며 사기 치고 다니네요. 처리 좀 해주시겠어요?”“별 것 아니구나. 어떻게 처리하면 되겠니?”“모든 것을 잃게끔요.”말을 마친 김예훈은 전화를 끊었다.“개자식, 감히 이 몸을 때려? 아직 안 끝났어!”박동훈이 소리쳤다.“이 몸이 누군지 알아? 난 YE 투자 회사 사람이야. 내 뒤에는 YE 가문이 있다고! 내 말 한 마디면 뼈도 못 추릴 거야!”박동훈 역시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화가 치밀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그러고는 모두 보란 듯이 스피커폰을 켰다.잠시 후, 위엄이 느껴지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동훈아, 무슨 일이냐?”“범이 형님, 누가 절 때렸어요! 여기 킹덤주택단지 5동 펜션이에요. 사람 좀 데려와서 이 개자식 좀 처리해 주세요!”“알겠다. 마침 그 근처에 있으니 10분 안에 도착하마.”박동훈의 외침에 ‘범이 형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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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오정범’이라는 이름에 정 씨 일가는 모두 찬 공기를 들이마셨다.오정범은 남해시에서 무섭기로 이름난 사람이 아닌가! 수많은 가문에서도 그를 찾을 정도다.그런 사람을 박동훈이 데려올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정동철 역시도 만족스럽다는 듯 환한 얼굴로 손녀사위가 될 박동훈을 바라봤다.“’내일의 태양을 볼 수 없다’라……좋아요. 곧 모든 걸 잃고 파산하게 될 당신이 어떻게 대비할지 참 궁금해지네요.”김예훈이 씩 웃으며 말했다.“하하하! 머리가 정말 어떻게 되었나보네? 수표 20억원 어치도 쉽게 여기는자산가에게 모든 걸 잃게 된다니, 파산하게 된다니! ‘파산’이 무슨 뜻인지 알고 하는 말인가?”“에휴, 매일 TV 보지도 않고 소설만 보면서, 책은 며칠 읽지도 않더니 몇 마디 배웠다고 함부로 입을 놀리네!”“내가 김예훈이라면 벌써 도망갔을 거야. 오정범이 오면 정말 나에게 내일은 없을 테니까!”“신고라도 해야하나?”“멍청하긴, 무슨 신고야. 구급차를 불러야지! 불길하게 저 녀석을 우리 집에서 죽게 둘 순 없지 않겠어?”이때, 박동훈의 휴대폰이 울렸다. 바로 그의 직속상관, YE 투자 회사 부대표에게서 온 전화였다. “박동훈, 너 이 자식! 밖에서 대체 뭘 하고 다니는 거야? 1분 전에 하 비서에게서 전화가 왔어. 예전에 네가 회사 프로젝트 자금 유용한 일이 까발려졌다고! 넌 이미 해고야. 네 모든 자산도 동결되고 청산 중이니까, 법원 소환장이나 기다리고 있어!”“내가 경고하는데, 잡혀 간 이후에 해도 되고, 하면 안 되는 말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야 할 거야!”“저는…….”박동훈이 말문을 열었지만 이미 전화가 끊기고 난 후였다.자신이 왜 갑자기 파산을 한 건지 전혀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 이 데릴사위의 말이 사실이라니.방정맞은 주둥이 같으니라고!하지만 똑똑한 사람답게 재빨리 정신을 차렸다. 이 일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니 인맥을 동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해결하지 않으면 이 소식이 내일 금방 알려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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