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지고, 절대 김예훈이라는 녀석이 자신한테 무릎 꿇을 거라고는 도저히 믿지 않았다.그가 김예훈에게 따지려던 순간, 김예훈이 손가락을 튕겼다. 타다닥.이때 뒤에서 몇몇 용문당 제자들이 각각 종이상자를 안고 구석에서 걸어 나왔다.“이것은 김현민 도련님이 약혼자와 찍은 웨딩사진이에요. 도련님께서 아직 약혼녀가 누구인지 공개한 적 없는 것 같은데 관심이 생기지 않아요?”용문당 제자들은 기자 무리로 접근해 웃으면서 웨딩사진을 나누어 주었다.김현민과 김승준을 취재하러 온 기자들은 사진을 받을 때만 해도 모두 마지못해 하는 표정이었다.그런데 사진 속 한 쌍의 커플을 보자마자 눈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사진 배경은 진주 빅토리아 항구였고, 남자는 다름 아닌 김현민으로 잘생기고 멋졌다.그리고 그 여성은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는 인물이었다.그녀의 얼굴에 번진 달콤한 미소는 진심에서 우러난 듯했다.김현민과 이렇게 웨딩사진을 찍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모두가 그 여성이 과연 누구인지 궁금해하던 찰나, 김예훈이 용문당 제자의 손에서 사진 한 줌을 건네받아 갑자기 높이 던졌다.사진들이 눈송이처럼 흩날리면서 바닥에 무릎 꿇고 있던 김현민을 비롯한 사람들은 사진 속 인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제대로 본 순간, 얼마나 많은 사람의 안색이 확 달라졌는지 셀 수 없었다.이들은 모두 사진 속 여주인공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김현민은 더욱 얼굴이 하얗게 질리면서 무의식적으로 말했다.“말도 안 돼. 다 없애버린 사진들인데 어떻게 여기서 나타날 수 있어.”“왜 말이 안 돼요?”김예훈은 김현민 앞에 서서 흥미롭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김현민 도련님, 지금은 디지털 시대이자 인터넷 시대라 컴퓨터에 흔적이 다 남는 거 몰라요? 컴퓨터 고수만 있으면 삭제한 사진을 찾아내는 데 반 시간도 걸리지 않을 거예요. 김현민 도련님도 참 독한 사람이네요. 이 여자가 도련님께 충성하게 만들려고 어떻게 웨딩사진까지 찍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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