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정장을 입은 남자가 도발했다.“이 일을 책임지지 못하면 사장님 자리도, 기생오라비 자리도 지키지 못할 거예요.”김예훈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정말 거침없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첫 회의에서 이렇게 체면을 깎아내리다니. 안동 김씨 가문 사람의 손에 죽을까 봐 두렵지도 않나?’어쨌든 김청미의 신분이 심상치 않으니 누군가 일부러 무시하려 해도 제대로 무시할 수 없었다.김예훈은 손에 든 자료를 대충 훑어보고는 그 남자가 바로 진주·밀양 재단 마케팅부서의 부장, 맹정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에게는 꽤 흥미로운 신분이 하나 더 있었는데 듣자하니 어릴때부터 보고자란 김태훈 집사의 아들이라 꽤 신임을 얻고 있다고 했다.김현민마저도 그를 만나면 형이라고 부를 정도였다.이 신분만으로도 안동 김씨 가문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을수 있었다.맹정남이 미쳐서 김승준과 맞서 싸우지만 않으면 재단에서 그를 건드릴 사람이 없었다.게다가 그의 이력을 보면 두세달만 지나면 재단 대표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이것이 바로 김청미의 갑작스러운 부임에 그가 그렇게 불만을 드러낸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했다.“맹 부장님, 말 똑바로 하시죠.”김청미는 당연히 맹정남을 알고 있었고, 이 순간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제가 방금 부임했는데 어떻게 저희 재단에 손해를 끼쳤다는 거죠?”“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도 모르는 거예요? 그러고 사장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세요?”맹정남의 얼굴에는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얼마전에 이시카 그룹과 손잡고 대한민국에서 이시카 그룹 제품을 판매하기로 했거든요. 모두 알다시피 이시카 그룹은 가전제품 사업을 하고 있고, 그 제품은 늘 해외 여러 시장을 휩쓸고 있죠. 저희가 이시카 그룹과 손잡기만 하면 이번 기회를 통해 해외시장을 진출할 수 있고, 나아가 안동 김씨 가문이 다시 최정상 위치로 올라갈수 있었어요. 합의도 끝났고, 아침에 계약서를 체결하려는데 불과 두시간 전에 저희 재단 내부에 인사 변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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