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빅토리아 항구. 블랙 요트 한 척이 천천히 선착장에 도착했다.육지에는 벤츠 G클래스 차량 몇 대가 일렬로 서 있었고, 그 차에서는 열 명이 넘는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이 내렸다.아까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모두 미소를 짓고 있었다.앞장선 김현민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용연옥에서 풀려난 사람을 조용히 바라보았다.간단한 옷차림에 두 손에는 아직 붕대와 석고가 감겨 있는 이 사람은 바로 김태빈이었다.김현민은 속으로 김태빈이 이번 기회에 처리되길 바랐지만 지금은 웃으면서 김병욱, 곽영현과 함께 다가가 반갑게 맞이했다.“태빈아, 우리가 수장님께 빌어서 풀려날 수 있었던 거 알아? 그런 의미에서 우리한테 한턱내야지.”“수장님.”김태빈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김현민에게 예의를 갖췄다.그는 비록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몰랐지만 풀려난 것도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했다.복직되면서 골든 수비대를 다시 관리할 수 있게 된 것도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에서 가장 핵심적인 존재임을 뜻했다.김태빈은 김현민과 인사를 나눈 뒤 무표정한 얼굴로 곽영현, 김병욱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어쨌든 김태빈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직계가족이었기에 김현민 앞에서만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춰야 하는 것 외에는 예의를 갖춰야 할 사람이 없었다.“돌아와서 다행이야. 나 때문에 며칠 동안 감옥살이를 하게 해서 미안해.”김현민은 너그럽게 김태빈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이번에 입은 손해는 내가 반드시 갚아줄 테니까. 어차피 그냥 보잘것없는 놈이 소란 피우는 것뿐이야. 내가 큰일을 처리하고 나서 여유가 생기면 새끼손가락 하나로도 죽일 수 있어.”김태빈은 순간 눈빛이 차가워졌다. 이번 사건에서 제일 미운 사람은 김승준, 박연서, 김윤후가 아니라 바로 김예훈이었다.김태빈은 감옥에 있는 동안 김예훈이라는 놈이 갑자기 튀어나와 자기 일을 망치지만 않았다면 모든 일이 잘 풀려 감옥에서 이상한 사람들과 지냈을 일도 없었을 거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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